안녕하십니까...제목에서 말씀 드렸다 시피 어제 저녁8시 무렵 부터 오늘 새벽 5시까지 시위대에 있었던 학생입니다. 저는 운동권에 있는 학생도 아니고 중문 07에 재학중이 그저 평범한 학생입니다. 그냥 제가 어제부터 오늘 새벽까지 본 모습들을 말씀 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시청에서에 촛불 시위가 끝나고 청와대로 향하고자 많은 무리들이 일어서서 나아가고 있었을 때 서울시의회쪽 건물에서 약간에 몸싸움과 고함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저는 어떤 무리에 속하지 않아서 빠르게 그 곳으로 갈 수 있었는데 중학생을 연행하고 있는 경찰을 향해 비난과 제지가 있었습니다. 그 일로 긴장감이 고조 되었으나 이내 진정되었습니다. 하지만 닭장차에 있던 의경이 커튼 아래 틈을 통해 그 주위에 있던 시민들을 폰카로 찍고 있었습니다. 이에 격분한 제 남자친구가 앞에 나가 난리를 피는 바람에 카메라 세례를 받았고 연락이 두절되었으나 금방 찾아 청와대로 가고 있었습니다. 쉽게 청와대로 뚫리는 길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역시나 청와대로 향하는 모든 길은 닭장차로 막혀있어 귀가하는 시민들의 원성도 자자했습니다. 대다수에 시민들은 차빼라를 부르짖었고 꽤 시간이 지났을 무렵 약간에 틈이 생겨 그 곳으로 시민들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길은 막은 것은 시위대를 분산시켜 힘을 약하게 만들려는 대책이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었으나 청와대로 향하기 시작했습니다. 청화대를 향하는 길 3곳에서 시민들의 시위가 있었고 제가 있을 당시에는 인사동에서 가장 가까운 쪽이 격렬한 시위 중이었고 그 다음으로 가운데가 중간쯤, 학교 방면인 서대문 쪽은 그냥 전경만 서 있을 뿐이었습니다. 시간이 흐르자 학교 방면쪽에 있던 길에 전투 경찰이 몇겹으로 쌓여 시민들과 대치를 벌였고 이를 막기 위해 예비군 아저씨들이 그 곳으로 향하기도 했습니다. 집에 올 무렵,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는데 여고생이 살수차에서 나오는 엄청난 수압으로 실명을 했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물대포를 맞은 사람들이 실려 갔고, 그 전에 버스 위에서 절을 하던 고등학생 쯤으로 보이는 학생이 체력저하로 힘들어하다 내려오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한 할아버지는 쥐를 잡자며 쥐덫을 끌고 돌아다니시기도 하면서 사람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습니다. 이명박은 물러나라, 고시 철회, 대한민국을 부르짖으며 평화시위를 했는데 그럴 때 마다 처음에는충격을 완하할 수 있는 곡선으로 뿌리던 물을 직선으로 내리 꽂으면서 시위대를 공격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시위 현장에 사람들이 줄어드는 듯 했으나 인근 편의점이나 가게에서 배를 채운 뒤 다시 돌아와 시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참 미련하게도 대사관을 공격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정부는 그 근처를 버스로 막아 세븐일레븐을 이용하고자 하는 시위대에 원성을 듣기도 했습니다.
시위 도중 확성기를 들고 계시던 분이 3시 무렵에 1시간 30분만 참으라고 하셨는데 그 쯤이 되자 촛불을 들고 많은 무리에 사람들이 시위에 합류하기도 했습니다. 정확히 그 무리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너무 빠른 속도로 저희쪽으로 왔기 때문에 순간 오토바이인지 알고 식겁했습니다. 그만큼 신속하게 시위에 합류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전에는 월드컵 응원을 맞치고 경기장에서 바로 시위 현장으로 와주신 붉은 악마들도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인지 확실치 않지만 그로 인해 사직 공원일대가 마비되었다는 전갈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물을 맞고 추위에 떨던 시민들은 오토바이를 타신 아저씨들께서 종이 상자와 땔 나무들을 구해다 주신 덕에 삼삼오오 모여 몸을 녹일 수 있었고, 수건을 나눠주신 시민들 덕에 물기를 닦을 수 있었으며, 고래고래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지리던 저희들에게 생수를 나눠주시기도 했습니다. 배가 고프다는 저희 말에 어떤 여자분은 초코파이와 핫브레이크를 나눠주셨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을 것이라 해서 무질서하고 인정을 느낄 수 없는 살벌한 분위기라고 생각했으나 모두 동변상련에 마음으로 그 곳에서 한 마음으로 외쳤습니다. 고시 철회, 이명박은 물러나라,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X2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머 이런 노래 등 목이 터져라 외쳤습니다. 조중동은 꺼져라는 말과 사랑해요 엠비씨, 엠비씨는 남아라, 경향일보 남아라, 햔겨례도 남아라, 이런 문구도 외쳤습니다.
시간이 흐르는 것에 따라 전경에 무력이 심해졌으며, 시위 현장에 검은색 경찰차 한 대가 들어오자 시민들이 그 차를 감싸고 보내지 않으려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 시민이 그냥 보내주자며 비폭력을 외쳤고 시민들은 그 말에 따라 그 차를 보내주는 일도 있었습니다.
태극기가 시위대 위를 지나 앞 쪽까지 전달되었고, 다음 아고라, 서울여대, 고대,한신대,인천XX대(어디인지 잘 모르겠음), 노동조합, 해방 이화 깃발 2개, 서울대, 심지어 휠체어를 타고 나오신 장애인분들도 있으셨습니다. 너무 많은 인파에 경복궁 근처에 김밥천국과 그 바로 옆에 있는 패밀리마트가 짭짤한 수익을 얻었을 겁니다. 거의 패밀리 마트에 줄이 길가까지 나왔으니 말이죠.
그런 상황에서 폭력이 점점 가해지자 비폭력을 외치며 양쪽에 이성을 찾게 하려는 시민들의 움직임도 많았습니다.
버스를 흔들고자 남자들을 앞으로라는 구호로 남자들이 앞쪽에 나가기도 했고, 버스를 흔들기도 했습니다. 참, 인사동쪽에서 청와대로 갈 때 버스 몇대가 길을 막고 있었는데 시위를 오래 하자 무슨 이유에서인지 사람 한 명이 지나갈 수 있는 길을 터주기도 했습니다. 어제와 오늘 시위 현장은 이랬습니다. 시위를 하면 저게 될까 싶어 괜히 고개를 숙였던 사람 중에 한 사람이지만 어제는 정말 참을 수 없었습니다. 학교에서 학점 잘 받고 취직 잘 한다고 해서 나라가 이런 개판인데 저 혼자 잘먹고 잘 살면 뭐하겠냐는 생각에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말할 줄 아는 지식인이 되고 싶었습니다. 나중에라도 자식들에게 부끄러워질까봐, 엄마는 뭐 했냐는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 할까봐 다녀왔습니다.
그렇게, 제가 막 시위 현장을 나와 버스를 기다리던 정류장에서 본 바에는 닭장차가 4대 더 그 현장으로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정말 전해 드리고 싶은 말과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한 번 나가서 보시는 게 더 많은 울림과 깨달음을 던져 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부끄럽지 않은 행동을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제발...부탁합니다...선두에 서서 칼바람 맞으라는 소리는 하지 않겠습니다. 그저 그 자리에 나가 그 분들과 한마음으로 같은 소리를 내주셨으면 합니다. 중간이면 어떻고 선두에 서지 않으면 어떻습니까? 그 자리에서 한 뜻을 모았다는 것에 더 큰 의의가 있을 겁니다. 여러분의 목소리가 이 세상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일단... 현장에서 계셨던 분들의 얘기를 자세하게 들을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서 두 개 퍼 왔습니다.
다른 글들 보면, 여러 대학에서 각각 깃발 들고 정말 많이 참여했다고 합니다. 지금 학교 게시판 보면 시위 마치고 들어온 학생들이 후기 올리고, 다른 학생들이 그거 보고 지금부터 나간다고 하구요...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누려오던 민주주의가 이렇게 목숨걸고 지켜야 하는 소중한 것인줄 예전엔 몰랐었네요.ㅠ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또 다른 후기 하나 더 예요.
화이팅 조회수 : 471
작성일 : 2008-06-01 07:43:20
IP : 87.11.xxx.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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