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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대통령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경찰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해야 하는 나라

[펌]진중권 조회수 : 1,016
작성일 : 2008-05-17 16:01:28
그저 대통령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나라가 완전히 이상해졌다.
굳이 국가인권위의 해석에 의뢰하지 않아도, 상식적으로 대한민국의 국민 모두는
남녀노소의 차이에 관계없이 헌법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집회에 참석할 자유와 권리를 갖고 있다. 그런데 경찰이 뭔데 죄 없는 학생을 찾아와서, 그것도 수업 시간에 데려다가 조사를 한단 말인가? 그 학생이 무슨 범법 행위라고 했단 말인가?
듣자 하니 그저 집회신고 하러 경찰서에 찾아간 것뿐이라고 한다.
그 어린 학생이 수업하다 말고 끌려 나가 경찰의 조사를 받을 때, 얼마나 겁이 났겠는가?
지금 이명박 정권은 중고생들 대상으로 협박을 하고 있다.
  
그저 대통령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나라가 온통 대통령의 사유물이 되어 버렸다.
경찰은 촛불문화제를 불법화하여 시민들을 범법자로 만들고,
방통위는 포털 사이트에 이명박 비판하는 글을 삭제하라고 강요하고,
그 위원장은 이명박 지지율 떨어진 게 KBS 때문이라고 사장의 사퇴를 종용하고,
청와대는 EBS에 전화를 걸어 e 지식채널의 광우병 관련 프로그램의 방영을 중단시키고,
교과부와 교육청은 '집회에 참가하면 불이익을 준다'는 협박과 함께
교사와 장학사를 동원하여 학생들 단속에 나서고,
심지어 동사무소까지 설쳐대며 주민들이 내건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플래카드의 수거에 나섰다.
  
그저 대통령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나라가 졸지에 과거로 돌아가 버렸다.
시민들은 아우성인데, 대통령은 안가(安家)에서 측근들을 만났다.
최시중을 만나고, 이재오를 만나고, 정두언을 만나고,
대선 때 외곽조직 노릇을 했던 언론인 출신들을 만나서 민심(?)을 청취했다고 한다.
'안가 정치', 그 얼마 만에 듣는 말인가?
중요한 정치적 결정을 안가에서 내리던 시절이 과거에 있었다.
대통령 개인에게 그 집은 안락한 가옥, 안전한 가옥, 안가(安家)일지 모르나,
국민의 기억 속에 그 집은 섬뜩한 흉가(凶家)로 남아 있다.
대통령이 측근들을 만나는 삼청동의 안가. 그곳이 앞으로 국보위 노릇을 할 모양이다.
  
도대체 지지율이 어디까지 떨어져야 현실을 직시하게 될까?
지지율이 바닥을 헤매도 '일희일비 하지 않겠'단다.
아니, 사나이는 시련을 겪을수록 더 강해진단다.
자기도취에 빠져 현실감을 상실한 모양이다.
'국민과의 소통에 실패했다'는 반성에서 기껏 나오는 결론이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언론 때문에 무지한 시민들이 오해를 하고 있으니,
유언비어(?) 유포하는 길바닥 선동자들 잡아가두고,
최시중의 지휘 아래 언론계를 평정하여 방송계를 조중동으로 바꿔 놓으면
국민과의 소통의 길이 트일 거라는 생각이다.
방통위원장의 행태는 정확하게 5공 시절 허문도가 하던 짓을 연상시킨다.
    
이래 놓고서 툭하면 지난 정권 탓이나 늘어놓는다.
적어도 노무현은 태양계에서 명왕성이 퇴출된 책임까지 군말 없이 뒤집어썼다.
적어도 노무현 정권 때에는 아무 근거 없이도 대통령 씹는 것을 가벼운 '국민 스포츠'로 즐길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아무리 올바른 근거를 갖고 있어도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하면
졸지에 범법자가 되고, 교실에서 공부하다 말고 경찰에 조사 받으러 끌려 나간다.
그저 대통령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공화국의 국민으로서 누려야 할 헌법적 권리가
이렇게 현저히 줄어들었다.
불과 몇 달 사이에 어쩌다가 나라꼴이 이 모양이 되었을까?
  
저들은 지난 정권을 '아마추어'라 불렀다.
그래, 노무현 정권은 프로팀이 아니라 아마추어 실업팀이었는지 모른다.
그러는 이명박 정권은?
한 마디로, 공 따라서 우르르 몰려다니는 삼청동 조기축구회 수준이다.
이 정권이 잘못한 게 어디 쇠고기 문제뿐이던가? 나중에 차차 얘기하겠지만,
그들이 그 동안 보여준 것은 경제, 외교, 국방, 통일, 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친 보편적 계행(鷄行)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삼청동 조기축구회 '얼리버드팀은 애초에 상암구장에 어울리는 팀이 아니다.
초중고를 자기들의 상대로 골랐다면, 마땅히 학교 운동장으로 가야 하지 않겠는가?
  
노무현이 조중동과 싸웠다면, 이명박은 초중고랑 싸운다.
도대체 어느 나라 대통령이 초중고를 무찌르고 앉았는가.
그러니 초등학생한테까지 무시당하지.
듣자 하니 거리에 설치해 놓은 5.18 시민게시판에 마침내 대통령을 비난하는 초등학생들의 글이 올라왔다고 한다.
도대체 초딩한테까지 비난 받는 대통령이 지구 위에 또 있을까?
지지율 바닥으로 떨어지는 데에 걸린 시간과 더불어,
최연소 대통령 비난의 기록 역시 기네스 감으로 손색이 없다.
이제 초등학교까지 경찰이 찾아갈지 모르겠다.
유치원도 불안하니, 미리 손 봐 놓는 게 어떨까?
조중동은 뭐하는가? 어서 원아들을 선동한 배후를 뒤져야지.
  
이것이 이명박 정권 하의 나라꼴이다.
평소에 경찰서에 갈 일이 없는 선량한 시민들은 경찰서에 전화를 받게 되면, 가슴이 덜컹 하기 마련이다.
별 것 아니라고 경찰서에 조사 받으러 다니는 거, 분명히 유쾌한 체험은 아니다.
경찰에서 노리는 것은 이렇게 시민들을 심리적으로 위축시켜 촛불집회의 참여를 막는 것이다.
마침 진보신당에서 촛불문화제에 참가하는 학생들과 시민들을 위해 15명의 변호사로 변호인단을 구성했다고 한다.
혹시라도 집회에 참여한 죄(?) 경찰이 찾아오거든, 다음 번호와 주소로 즉시 연락하시기 바란다.
  
  tel)02-6004-2000 진보신당/e-mail; newjinbo@gmail.com
  
다른 것은 몰라도, 경찰 앞세워 아이들 괴롭히는 것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촛불을 든 우리 아이들, 어른들이 지켜줘야 한다.
중고생들이 촛불을 들고 나선 데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견해가 있을 수 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소녀시대 왔다고 우르르 몰려나가다가 넘어지고 자빠지는 것보다 백 번은 성숙한 행위인 것 같다.
그건 그렇고, 경찰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해야 하는 나라가 이 세상에 또 어디에 있단 말인가?
  
  (제발 민심을 읽으라는 의미에서,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누리꾼들의 글들을 종합해서 요약한 글입니다. 내용은 물론이고 일부 표현까지도 글의 저작권이 이름없는 누리꾼들에게 있음을 밝혀 둡니다.)

IP : 221.140.xxx.188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명언
    '08.5.17 4:15 PM (116.126.xxx.53)

    아무리 생각해도 소녀시대 왔다고 우르르 몰려나가다가 넘어지고 자빠지는 것보다 백 번은 성숙한 행위인 것 같다.
    그건 그렇고, 경찰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해야 하는 나라가 이 세상에 또 어디에 있단 말인가?

  • 2. 감동
    '08.5.17 4:28 PM (121.88.xxx.127)

    윗분 말씀에 동감..어제 서울대 축제 소녀시대 이야기 들으면서 피식 웃었는데
    정말 중고등학생들 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좋은 글 읽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3. ㅎㅎㅎ
    '08.5.17 4:35 PM (163.152.xxx.46)

    아무리 생각해도 소녀시대 왔다고 우르르 몰려나가다가 넘어지고 자빠지는 것보다 백 번은 성숙한 행위인 것 같다.
    그건 그렇고, 경찰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해야 하는 나라가 이 세상에 또 어디에 있단 말인가?

  • 4. .........
    '08.5.17 4:37 PM (203.228.xxx.197)

    아무리 생각해도 소녀시대 왔다고 우르르 몰려나가다가 넘어지고 자빠지는 것보다 백 번은 성숙한 행위인 것 같다.
    그건 그렇고, 경찰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해야 하는 나라가 이 세상에 또 어디에 있단 말인가? 333333

  • 5. .
    '08.5.17 4:46 PM (123.215.xxx.222)

    대통령 하나가 바뀌었을뿐인데...
    역시 진중권씨글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맞습니다. 맞고요....

  • 6. ....
    '08.5.17 5:40 PM (124.49.xxx.204)

    아무리 생각해도 소녀시대 왔다고 우르르 몰려나가다가 넘어지고 자빠지는 것보다 백 번은 성숙한 행위인 것 같다.
    그건 그렇고, 경찰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해야 하는 나라가 이 세상에 또 어디에 있단 말인가? 4444

  • 7. z
    '08.5.17 6:24 PM (125.186.xxx.132)

    중고생은 촛불집회. 대학생은 덧글알바 ㅋㅋㅋㅋ 진중권교수님 후배들인데ㅋㅋ 최고의 엘리트들이 참 ㅎㅎㅎ. 그나저나 진중권교수님은 심교주님 황교주님과싸울때 빛을 발하시는거같습니당 ㅋ

  • 8. ㅠㅠ
    '08.5.17 6:55 PM (211.204.xxx.240)

    경찰은 하고 싶어서 하겠습니까?....경찰분들도 집회에 나가서 그러고 싶지 않을꺼예요...

  • 9.
    '08.5.17 7:21 PM (210.123.xxx.142)

    서울대 축제에서 원더걸스 왔다고 아이들이 몰려서 부상 사고 났다는 기사, 잘 읽어보면 근처 고등학생들이 관객의 70%였다고 하던데요.

    진중권씨 이번 글에는 저도 동의합니다만, 사실이 아닌 것을 근거로 대학생들을 깎아내릴 필요는 없겠지요. 사실에 근거해서 깎아내리는 건 상관없지만요.

  • 10.
    '08.5.17 7:28 PM (125.186.xxx.132)

    저건 좀 오바스럽지만, 대학생들 요즘 좀 너무한거같더군요. 내동생을 봐도--

  • 11. 대학생들이
    '08.5.17 7:34 PM (121.169.xxx.32)

    행동을 하지 않는건 사실이잖아요?
    이기적이고 취업에만 골몰해 있어서
    과거 대학생들의 의식과 상당히 차이가 나는건 사실입니다.
    명문대에서 경제학 공부하는 조카를 보면 사회에 대해 문젯점을 잘알지만,
    눈앞의 현안때문에 엄두가 안난다고 하더군요.
    어쩌겠습니까??

  • 12. 과거와
    '08.5.17 10:57 PM (210.123.xxx.142)

    시대가 바뀌었으니 단순비교하기는 어렵죠. IMF를 기점으로 대학생의 취직이 급격히 어려워지고 민주화는 어느 정도 이루어지면서 큰 흐름이 아예 바뀐 거죠.

    예전에는 대학 졸업만 해도 취직이 어느 정도 되던 세대고, 사회적 현안이 무거웠구요.
    요즘은 대학 졸업이 예전의 고등학교 졸업 정도의 의미밖에 못 갖는 세대고, 선배들의 덕으로 민주화가 많이 이루어져서 예전처럼 대학생들이 사회개혁의 선봉에 서는 시대가 아니구요.

    요즘 대학생들이 잘한다는 건 아니지만 무조건 뭐라 할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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