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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25만원짜리 치마를 사왔어요
애들이 어버이 날이라고 저 몰래 백화점에 가서 선물과 치즈 케이크와 떡을 사서 왔어요.
둘째가 누워있는 저에게 식탁으로 오라고 하더니
카네이션과 카드를 주더군요.
감기약에 취해 정신이 몽롱한 상태에서 카드를 읽었어요.
큰 아이는 선물을 주면서 열어보라고 하더군요.
열어보니 치마인데 가격이 25만원이예요.
순간 화가 나는걸 억지로 참았는데 얼굴엔 티가 났나봐요.
엄마가 좋아하는 얼굴을 기대했던 아이들에게 찬물을 끼얹었는지 싸늘한 분위기가 지속되길래
이러면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기억을 남겨주는 것 같아서 그제서야 좋아하는 표정을 짓고,
치마 이쁘다고 칭찬을 했는데 이미 수습하기엔 늦어버린거죠.
기왕에 산거 처음부터 좋아해줬으면 좋았으련만 어렵게 모은 용돈을 치마에다 써버린 것에 속상하기도했고, 미안하기도했고, 또 감기약에 취해 비몽사몽이었고...
지금 학원에 간 아이들에게 치마 고맙다는 문자를 보냈는데도 수습이 잘 안되네요.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1. ...
'08.5.8 8:42 PM (118.217.xxx.61)근데 어떤 센스없는 직원이 선물에 가격표를 붙여서 포장해 주나요???
2. .......
'08.5.8 8:47 PM (203.228.xxx.197)"어렵게 모은 용돈을 치마에다 거금을 써버린 것에 속상하기도하고 미안하기도하고 감기약에 취해 비몽사몽인 것도 있었고..."
이 말씀을 아이들에게 해주세요.
엄마를 위해 거금 25만원을 쓴 마음이 착한 아이들이니
어머니 마음을 알아줄거예요.^^3. 그렇죠^^
'08.5.8 8:48 PM (218.235.xxx.246)다른누가 선물해줬으면 기분좋았을텐데
아이들이 어렵게 모은 용돈을 다써버린거같아 속상하죠
그래도 애들이 너무 기특하네요
아이들에게 너희들용돈을 다쓰게한거같아 미안해서 그랬다고하심되겠죠^^4. 아이들을
'08.5.8 8:56 PM (121.134.xxx.143)안고 진심을 말해주세요
어렵게 모은 돈을 엄마를 위해 한번에 써버리니 엄마가 너무 고마우면서도 속이 상했다 라구요..5. 요즘엔
'08.5.8 9:03 PM (58.230.xxx.194)맘에 안들거나 사이즈 교환때문에 선물안에 교환권이랍시고 가격이 떡하니 적힌 교환권을
넣어서 포장해주더라구요 ^^;;
전 어제 백화점 가서 13만원짜리 아빠 티셔츠 한장사면서 손이 발발 떨렸는데..따님들이
통이 크네요 ^^6. 엄마가
'08.5.8 9:06 PM (125.186.xxx.132)입으면 예쁠거같았나봐요~~~ 좋으시겠어요^^
7. ...
'08.5.8 9:07 PM (211.44.xxx.9)윗님처럼 아이들도 발발 떨다가
투철한 효심에, 심호흡 한번하고 용단을 내리지 않았을까요? ㅎㅎ
미안한 마음 잘 전달하시고...
아이들 마음 완전히 풀리면
그래도 백화점 이용 건이나
돈 단위에 대한 개념은 좀 심어주셔야 할 것 같은데요.
학원이라고 하신 걸로 봐서 중고생일 듯한데,
큰 선물은 용돈이 아닌
직접 번 돈으로 하는 게 좋을 거라는.. ^^8. 죄송한말씀이지만
'08.5.8 9:34 PM (61.109.xxx.6)님이 미안하실일은 아니신것같아요.
선물도 선물나름이지 성인이면 모르지만 중고생이 아무리 돈을 모아도
25만원짜리 선물을 한다는건 선물의 의미가 될수없다는것을 알아야할것같아요.
물론 아주 부잣집 자제분들이라 우리같은 서민들하고 쓰는 단위가 다르다면 할말없지만요.9. ...
'08.5.8 9:43 PM (221.153.xxx.111)그래두요..
엄마가 좋아할 줄 알고 자기한테도 어마어마한 돈 쓴 걸텐데 일단 좋아해 주셨으면
좋았을걸요.
저는 대학생인데 엄마가 좋아하실걸 기대하면서 선물하고 반짝반짝 쳐다보고 있어도
뭘 이런걸 사왔냐 환불해라 등 시큰둥한 반응에 상처받아요.
기뻐하시는 표정 하나면 되는데...
얼마전에도 백화점 갔다 스카프 선물했는데 환불해라, 돈이 차라리 좋다.
이러시길래 오늘은 꽃도 안사고 봉투에 돈 넣어 드렸어요.
좋아하시네요.ㅡㅡ
앞으로는 그냥 선물 고민 않고 돈으로 하든지 안할래요.
다신 선물 안할래요.ㅠㅠ10. 원글입니다.
'08.5.8 10:18 PM (221.150.xxx.66)시국이 어수선함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댓글을 주셔서 감사한 마음에 코 끝이 찡해지네요.
저는 오늘 일로 또 하나 배운 부족한 엄마입니다.
한참 전에 제가 지나가는 말로 빨간색 플레어 치마가 입고 싶다는 말을 딸아이들이 귀담아 두었나봐요. 백화점에 가서 빨간색 플레어 치마를 찾다가 마음에 드는 걸 발견하고 비쌌지만 꼭 엄마 사주고 싶어서 샀다는군요.
평소 아이들이 지네가 대학가면 아르바이트해서 부모님이 뒷바라지 해주신거 다 갚을거라고 하던 착한 아이들이었어요. 잘 다독거려 주겠습니다.
좀 있다가 오면 아이들과 같이 100분 토론 봐야죠.
진중권 교수님 응원해드려야죠.^^11. *^^*
'08.5.8 10:19 PM (210.111.xxx.139)아이들이 멀리 있는 저로서는 아름답고 부러운 맘이 큽니다.
빨간색 플레어 스커트 어울리기 쉽잖은데 늘씬한 몸매 이실것 같아요^^
자녀분 들과 얘기 잘하셔서 추억으로 간직 하세요.
저도 100분 토론 기다립니다.^^12. 음
'08.5.8 10:35 PM (222.108.xxx.195)일단 딸아이들의 모습들이 너무 이쁘네요.
우리 아들들은-.- 무뚝뚝함의 극치.....13. ㅋㅋ딸들은
'08.5.8 11:12 PM (125.186.xxx.132)엄마가 이쁘게하고다니는거 좋거든요 ㅋ전 피아노 대회나가서 100원짜리뽑기로 반지도사다주고그랬어요 ㅋㅋㅋ
14. 고맙고
'08.5.8 11:37 PM (121.131.xxx.127)예쁘지요
그 돈을 모으려면 한참 걸렸을테고
가지고 싶은 것도 많았을텐데요
저도 그렇게 비싼 옷은 안사지만,
아이들은
어른 옷이 어느 정도 가격을 하는지 잘모르고
손 떨면서 돈 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고맙다고 하시고,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선물할 때는 어느 정도 가격이 적당한지 알려주시고
환불하시면 될 듯 합니다.15. ..
'08.5.9 12:03 AM (211.53.xxx.134)꼭 진심으로 고마워 하고있단거 느끼게 해주세요..
저 어렸을때요, 울엄마는 눈이 많이 높으셔서 제가 스카프니 뭐니 사드려도 마음에 드셔하신적이 한번도 없어요..
그게.. 지금도 생각나요.. 그때 속상했던 마음이요..16. 저도..
'08.5.9 12:15 AM (121.134.xxx.205)초등학교때였어요....동네 문방구가면 조잡한 악세사리들 있잖아요...그때는 그게 좋아보였나봐요...모은 용돈으로 엄마 사다드렸는데..엄마가 화를 내셨던가..별..시큰둥 하셨던가 그랬어요..
참 많이 상처받았고..우리 엄마는 아주 좋은거 아니면 안되는 분인가보다 하고 큰 벽을..
느꼈었어요..참고로 전 34 이구요.. 20대 후반까지 그런 선입관이 있었네요...지금은 아니지만..
살아가면서 오해가 있다는건 참 슬픈거같아요...17. 에휴
'08.5.9 10:43 AM (210.123.xxx.142)절대 교환 환불 하지 마시고 제발 그냥 입으세요.
아무리 고맙다고 말해도 말과 행동은 다릅니다. 고맙다고 말하고 환불하면 아이들은 '고맙지 않은가보다' 생각하게 되지요.
그게 얼마나 큰 상처인데요. 그 선물 고르면서 아이들이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엄마 기쁘게 해주려 애썼을 마음 생각해보세요. 돈 25만원과 못 바꿉니다.
이상, 늘 선물 사다드리면 비싸다고 교환하고 환불하는 부모에게 질려 선물 절대 안 하고 돈만 보내는 딸입니다. 자식 입장에서는 참 재미없습니다. 사소한 것 하나라도 고맙게 받으시는 시부모님이 감사하기도 하구요.18. ^^
'08.5.9 11:48 AM (210.94.xxx.89)제초등학교 때.. 그러니까, 벌써 30년 전이네요. 엄마가 예쁜 잠옷을 입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동생과 돈을 모아서 거금을 모아서 레이스가 많이 있는 잠옷을 사 드렸어요.
엄마가 받으시더니 처음엔 깜짝 놀라셨는 지 아무 말이 없으셨어요. 그러다가 조금 후에 웃으면서 제가 사온 잠옷은 면 100%가 아니라서 엄마돈을 약간 보태어서 면100% 잠옷을 사고 싶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다같이 구입했던 잠옷집에 가서 다시 면 100% 잠옷으로 바꾸어서 왔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기분이 좋았어요. 저와 동생이 모은 돈으로는 처음 구입했던 잠옷도 간신히 구입했었거든요. 그리고 어쨌든 엄마가 저와 동생들 소원대로 예쁜 잠옷을 입으실 수 있게 되었구요.
그 당시에 다른 기억들은 그렇게 선명하지 않은 데, 그 일은 정말 선명하게 기억이 나네요.19. 받으세요 그냥
'08.5.9 11:50 AM (210.115.xxx.210)윗 댓글분중에 어느분처럼
우리 엄마도 늘 "나는 현금이 좋다" 하셔셔 자식들 중에 어느 누구도 엄마 쓰라고 물건 사들고 오는 자식이 없습니다.
현금은 받기는 좋지만 살가움이 없죠...돈만 삐죽 드리고 가니..20. 같은경험
'08.5.9 1:51 PM (211.40.xxx.58)저도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전 그 때 아무 말도 못 했습니다.
(그 당시 집안에 나쁜 일이 있어서 심정이 복잡했습니다,
설명이 불가능합니다.)
어째든 제가 하고픈 말은
몇년동안 중요한 일이 있거나 외출할 일이 있으면
그 옷을 입으며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정말 잘 맞지, 이 계절에 딱이야.
물론 아이가 들을수 있게끔 말입니다.
제 아이는 저 혼자 절 쳐다보며 빙그레 웃습니다.
그 때의 제 딸 아이는 참 이쁩니다.
그런 아이를 바라보면 전 행복합니다.21. 님과 같은
'08.5.9 2:31 PM (61.98.xxx.149)경우,
저는 굳건히, 굳건히, 줄기차게 화를 내며 그 애처로운 애들을 몰아 부칩니다.
그리하여 다음에는 그런 무모한 선물을 하지 못하도록 아예 싹을 잘라 놓습니다.
마음 속으로는 '벼룩이 간을 내어먹지, 어찌 그 어린것의 용돈을-지금은 월급을- 쓰게 놔 두나!'
하면서.
또 그리하여 지금은 어버이날에 선물은 커녕 땡전도 못받고 있는 불쌍한 늙은이로 몰락을!!!
원글님,
부디 앞날을 잘 내다 보시고 멋지게 마무리하시길...!22. 와우~
'08.5.9 7:31 PM (58.224.xxx.75)따님 잘 키우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