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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미없는 삶, 정말 고아같은 느낌.

마음 조회수 : 2,456
작성일 : 2008-02-09 00:54:44
시부모님은 돌아가셨고,
나이 많은 큰형님은 제사 지내고 얼른 갔으면 하는 눈치고...
(새벽 6시~7시사이에 제사지내고, 밥먹고, 설거지하면 8시쯤 됩니다.)

그러면 모두들 큰형님 눈치에 발맞춰 돈봉투 건네고 8시쯤 인사하고 나옵니다.
초간단 명절모임입니다.

그동안 뭐 크게 싸운 것도 없고, 밍밍함 그 자체인 명절풍경..
남편도 죽어라 가기 싫어하고, 나도 그런데
그냥 이렇게 밍밍하게 다녀옵니다.

그런데 시댁만 그러냐? 아니요. 친정도 그렇습니다.
시댁은 저 큰형님께서 워낙 사람들을 싫어하니 다들 알아서 피해주는 것이고
친정은 다들 나를 무슨 외계에서 온 괴물취급을 하기때문에
제가 싫어서 그냥 눈도장만 찍고 얼른 나와버립니다.


참 싫네요.
친정가기도 싫고, 형님댁 가는것도 싫고..
지금 20년차인데... 뭐 이렇게 재미없는 명절을 사람냄새 안나는 이런 짓거리를 왜 하는지...
친정 자주 안가는줄 뻔히 알면서
이번엔 형님이 그럽니다.

마누라가 예쁘면 처가집 기둥에 절도 한다는데.. 왜 안가려고 할까?

형님과 나는 몇십분만 참으면 추석때까지 볼일 없는 관계이므로 그냥 참고 나왔지요.


그리고 도착한 친정...
모두 절받을 분위기 아니였기에 용돈봉투만 아버지 엄마 따로 드리고..
좀 앉아 있다가 오려고 하는데
언니네가 왔어요.
엄마는 다들 한꺼번에 만났나고 무척 좋아했지만
저는 별루였네요.

동네북도 아니고, 맨날 나를 험담하는 일로 시작해서 (나를 앉혀놓고) 나를 놀리는 일로 끝나는 친정식구들
남편도 이런 분위기를 학을 떼고 싫어하지요.
당신네 식구들은 왜 하나같이 당신만 씹어?

왜 씹냐고요? 그냥 엄마 아빠 즐거우시라고...


오늘은 한복입고 절하는 것때문에 제가 톡톡히 씹혔습니다.
언니네가 전부 한복을 준비해왔던 겁니다.
우아하게 한복으로 갈아입고 세배를 하려하는데
남편과 저, 그리고 우리집 아이들은 밍숭밍숭 평복이였죠.

이때 우리 훌륭하신 엄마가 몇번에 걸쳐 잔소리를 하셨습니다.

다 내가 잘못가르켜서 쟤는 저래. 이런날 한복입는거지 언제 입니?
식구들 쭉 있는데, 10번도 넘게 한복을 준비하지 못한 저를 탓하며
다 내가 잘못가르켜서 저렇다고..
보고 배운 본데가 있어야한다고...
어찌나 야단을 치시던지...

절하고 ...

밥도 안먹고 도망치듯 나와버렸습니다.

집에 오는 동안 내내 마음이 아파서 차안에서 잠을 자버렸습니다.
남편은 이 기분으로 집에 들어가기 싫다며 차에서 기분을 풀려고 시도햇지만
저는 그렇게 금방 풀릴 기분이 아니였네요.


집에 와서 결국 남편과 싸움이 났습니다.
혀님이 내게 한말은 남편에게 하지도 못했는데..
자기는 처가에서 자기가 왜 그런 대접을 받아야하는지
자기 듣기 싫었던 것만 나에게 쏟아붓고 칼로 도려내듯 내 가슴을 후벼파놓고 문잠그고 잡니다.
정말 이기적이고 못된 인간입니다.


외롭고 서럽고 슬픕니다.
고아같은 느낌입니다.
밖에서는 호인소리 듣고, 법없이도 살 사람이란 말 듣고
사회단체에 기부도 많이 하고 자원봉사도 많이 하고 좋은 일 하며 사는데
내가 어디가 많이 잘못된 사람인가봅니다.
남편이 제대로 된 인간이라면 이런 나를 위로해줘야지 지 당한걸 나에게 퍼붓고 자는게 말이 되나요?
어쩜 친정 엄마는 맨날 맨날 나만보면 그렇게 씹는게 취미일까요?
뭘 어떻게 해야 칭찬한번 할까요?
내 딸들도 할머니가 엄마를 유독 구박하는게 싫다고 할 정도이니...
이젠 정말 발길을 끊어버릴까 싶네[요.
정말 고아엿으면 이렇게 서러울거 같지 않은데..

시댁도 친정도 다 안가고 싶네요.
어짜피 고아같은 내 삶... 명절땐 여행이나 다녀야할까봐요.

정말 재미없습니다. 위로가 안되주는 남편도 정말 싫네요.

IP : 58.120.xxx.141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왜 그런대요?
    '08.2.9 1:00 AM (121.129.xxx.250)

    친정 엄마에게 님의 그런 심정을 편지로 써서 보내세요. 아실 건 아셔야죠.
    그래도 님의 스트레스를 남편에게 푸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남편이 무슨 죄라구요.
    친정시댁 의지 말고 아이들이랑 집에서 윷놀이도 하고 즐겁게 보내세요.
    왜 그런 분들 때문에 님이 속상해 합니까? 억울하게요.

  • 2. 그러게요
    '08.2.9 1:08 AM (116.126.xxx.228)

    그러게요..........제가 님의 남편이라도 화날것 같은데 왜 애꿎은 화풀이를 남편에게 하세요.
    이유가 어쨌든 남편은 님의 가족에게 직접 당하는건데.........그리고 어머니말씀은 사위앞에서 "나는 잘 가르쳤다" 이런걸 강조하고 싶은 그런 심정일 수도 있구요.

    글만 봐선 친정에서 님만 유독 미움을 받는다는게 납득이 잘 안가서 인지.......양쪽집에 그렇게 간단하게 다 인사치례하고 일찍 집에와서 느긋하게 쉬는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은데요

  • 3. 저는
    '08.2.9 2:50 AM (123.98.xxx.213)

    생각이 좀 다릅니다. 친정일은 님이 알아서 시댁일은 남편이 알아서..
    친정에서 님을 구박한다면 그 덕분에 남편까지 구박받는 일인데. 님이 막던지 남편분을 위로해주던지 그래야 하지 않나요? 친정에 가지 마시던지, 막던지 그러세요

  • 4. ...
    '08.2.9 9:48 AM (211.245.xxx.134)

    남편도 죽어라 가기 싫어하는 시댁인데 꼭 가셔야 하나요
    시부모님도 안계신데 이제 그만하시고 집에서 가족들과 보내시던가 즐겁게 여행이라도
    다녀오세요

    온가족이 친정을 다녀와서 마음이 아플정도면 친정도 가지마세요
    남편분도 아내가 친정에서 그런 대접을 받는다는게 원글님보다 더 속이 상해서
    그랬을겁니다. 이해하시고 이제 마음가는대로 편하게 사세요

  • 5. 저같으면
    '08.2.9 10:46 AM (121.175.xxx.56)

    두군데 다 발길 끊고 내 가족끼리 오붓하게 명절 지내겠습니다.
    무한도전 재방송이나 보면서요...ㅎㅎ

  • 6. 앞으론
    '08.2.9 10:49 AM (118.37.xxx.26)

    저라면
    돌아오는 추석부터는
    식구들 여행계획 세워서 여행하겠습니다.
    고생한 나 자신과 남편 아이들에게 상주는 셈으로요.
    보고 맘상하느니
    나 편하게 살겠어요.

  • 7. 남편
    '08.2.9 11:30 AM (58.226.xxx.24)

    이번 일은 남편 미워할 일이 아닌 거 같아요.
    시댁 형님일도 남편이 뭐라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구요.
    시어머니라면 모를까...

    친정 한번 뒤엎고.... 그 뒤로 가지 마세요.
    혹시 언니네한테 친정에서 용돈을 많이 받으시나요?

  • 8. 틀에서 벗어나보고.
    '08.2.9 12:03 PM (211.33.xxx.112)

    올 부턴 여행을 떠나보세요. 여행지에서도 친정, 시댁이 떠올라 즐겁지 않으면 명절날의 모든것 받아들이시고 즐거운 생각들 가져 보세요. 나이 든다는게 별건가요. 좋게, 좋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여유가 생기는 거지요.,

  • 9. 남편들
    '08.2.9 1:19 PM (59.186.xxx.147)

    말할줄모르는 사람들 참 많아요. 진짜 미워. 평생 아껴줄 사람이 누군데 바보같은 천치들 .

  • 10. ...
    '08.2.9 1:25 PM (121.162.xxx.71)

    그런 대접 받고 가는 남편이 착한 듯...
    하지막 자꾸 보다가 남편분이나 자식들이 배우게 됩니다.
    가지마세요.

  • 11. 정말
    '08.2.9 3:09 PM (122.44.xxx.134)

    다음부터는 가지 마세요.
    그런대접받고 시댁이고 친정이고 뭐하러 가시나 싶네요.
    남편과 아이까지 나를 깔보게 됩니다.

  • 12. ..
    '08.2.9 4:15 PM (211.172.xxx.33)

    전 남편분이 속이 좁으시네요
    아내의 심정을 위로해주어야지 거기서 아내 흠을 잡으시다니요
    입장을 바꿔서 시댁에서 남편에게 그렇게 한다면 저라면 위로해줄 것 같아요
    나라도 위로해주고 잘해줘야 가정이 행복해질텐데...

    어쩌라구요
    가서 친정을 들고 엎으라는 이야기인지?
    그리고 친정 어머니 ...정말 이상하시지만 그런 환경에서 자란 아내가 측은할 법도 하잖아요

    내년부터는 가족끼리 여행가세요

  • 13. 두 군데 다
    '08.2.9 6:14 PM (116.37.xxx.159)

    안가시면 안되나요?
    알면서 가는 건 그런 대접 받을 자격밖에 없다는 걸 인정하는 것입니다.
    저라면 단칼에 무 자르듯 연락 않고 명절엔 여행계획 잡겠어요.

  • 14. 정말로
    '08.2.9 10:51 PM (121.182.xxx.104)

    친정분위기가 왜그런가요? 원글님도 남부럽지 않게 사신다면 뭐하러 마음고생 하시나요? 친정에서 한번 뒤집어 엎으시는게 좋은것 같군요. 님 남편도 너무 착하시네요 왜 그냥있으시는지

  • 15. 전 제얘기
    '08.2.9 11:21 PM (59.14.xxx.41)

    인줄 알았습니다 ...원글님은 장녀는 아닌것 같은데...전 장녀 입니다 신랑 원망 마세요...대접 받고 싶을 겁니다 ...전 시댁 친정 발길 끓었습니다...오히려 마음이 편안합니다. 대신 명절엔 맜는는 음식도 하고 나름 즐김니다...우울해하지 마시고 즐기며 사세요.내자신을 사랑 하세요...

  • 16. ...
    '08.2.10 12:54 AM (210.223.xxx.118)

    사실... 티브이에 나오는 다복한 명절이 되는집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어느집이나 강도에따라..정도에 따라 ..이런 저런 사정이 있기 마련이고 ...제가 보기엔...
    님은 그래도 그정도나 되시니.. 부럽네요~ 전 친정이 못살아서 남푠 몰래 한달에 50~60만언씩을 드리고 있는 상탠데.... 명절땐 양가 20씩 명절 용돈 드리거든요? 근데...
    명절날 20드리니깐 친정 엄마딴엔 얼마 안되는 있는돈 모조리 명절 음식을 준비하셨나봐요~ 그렇다고 많이는 아니고 돼지갈비..잡채...만두 빚으시고.. 굴전이랑 호박전등 이랑뭐 그정도...딱~봐도 5만언 안팍이지요~ 근데... 전날 갑자기 탕수육이 먹고 싶어서 엄마한테
    전화드렸죠~ "엄마..탕수육이나 좀 해~" 돼지고기 한~ 3천언어치랑 전분가루랑 케챂이랑
    당근이랑 오이정도는 있을테고 만드는게 힘들지 돈이야 뭐 얼마 드나요?
    근대... 정말 기가 막힌게 탕수육 하실 돈이 집에 한푼도 없으시다고 어떡하냐고 하시더라구요~ 물론 엄마 마음이야 오죽했겠지만... 어쨌던 어찌나 속상하던지... 저야말로 정말 속상한 명절이언네요~ 제 얘길 들으시니... 한결...위로가 되진 않으시는지....한마디로 이런 절대적인 상황보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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