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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감축에 대한 어떤 블로거 글입니다.(펌글)
이분이 언급하신 농림,산림쪽 국가기관...특허 엄청 열심히 냅니다. 외국으로부터 로열티 방어하려고..
그래서 더 와닿네요. 씁쓸합니다.
모두들 공무원감축 고소하다..이렇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언제나 먼저 칼에 휘둘리는건 묵묵히 연줄타지 않고 권력에 아부하지도 않고 일하던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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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현재 공무원이다.. 사람들이 질시하고 질타하는 철가방맨인 것이다.. 그래서, 인수위원회의 조직개편과 관련한 결정사항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처지다... 결정권한이 없으므로 처분만 기다려야 하는 그런..
공무원을 7천명을 줄인다고 한다... 지난 정부의 4천여명 보다 훨씬 많은 사람을 잘라냈다고 일을 잘 해냈다는 뉘앙스의
기자회견도 신문과 TV로 보았다... 그 7천명 속에 내가 포함되어 있다... 어쩌다가 이 상황에까지 이르렀을까?
일반 사람들은 7천명이나 줄인다니 뭔가 대단한 일을 이번 정부는 해내고 있는가 하고 생각하겠지?
7천명의 구성원은 누구일까? 그 사람들은 공무원에서 잘릴만큼 많은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일까? 살아남은 다른 부처의 사람들보다
국민을 덜 위하고 나라를 덜 걱정하던 그런 사람들일까?
대통령실 106명, 공통부서 감축 734명, 중복기능 간소화 686명, 규제개혁 810명, 지방이양 446명, 출연연구 기관화 3,086명, 민간이양 1002명, 업무폐지 81명.. 총 6,951명...
출연연구 기관화 3,086명.. 7천명중 44%.. 이들은 뭐하는 사람들일까? 정말로 공무원에서 쫓겨나갈 만큼의 일 밖에 못하던 사람들일까?
공무원은 다양한 직렬이 존재한다. 행정직, 별정직, 교정직, 기능직, 연구직 등... 각자의 직렬에 맞춰 고유의 업무를 수행하는 조직이 공무원이다.. 출연연구 기관화하는 사람들은 그 중에 연구직에 해당한다... 연구직이란 해당 부처에서 정책을 세우거나 집행할 때의 배경자료를 작성하고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며 기술적, 과학적 성과에 몰두한다.. 그러다 보니 행정권력이나 정치권력과는 거리가 멀다...
난 공무원 중에 연구직 공무원이다.. 연구하는 공무원에 맞추기 위해 배우는 것도 더 많이 배웠다.. 이런 상황이 올줄 알았으면 미리 행정직으로 전직할 걸 그랬다 싶다.. 행정직이라도 되었으면 '찍'소리라도 내어볼텐데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변해버리는 내 상황에 난 아무런 항의도, 설명도 해보지 못하고 그냥 당하고 있다... 아! 나도 정치권력에 바짝 붙어서 살 수 있는 현명한(?) 사람이 되어 버릴껄... 후회가 막급이다...
결국 출연연구 기관화 3,086명은 힘이 없고 정치적인, 행정적인 연줄이 없는. 한편으론 실리를 챙길줄 모르는, 돈으로 따지는 능력이 부족해 경제적 마인드(?)가 부족한 연구직 공무원을 자르는 방안인 것이다... 아.. 참으로 슬프다... 사기업에서도 사람을 자를때 연구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제일 먼저 자른다고 하더니만... 정부부처에서도 그런일이 발생하고 말았구나... 하기사.. 과학기술부도 없애는 사람들인걸... 힘없는 연구직 공무원 정도야 무슨 대수랴...
그러나, 왜 다른 힘있는 부처의 연구직 공무원들은 출연연구기관화 하지 않는가? 연구직 공무원은 각 부처에 존재한다.. 건교부에도, 문광부에도, 기상청에도, 환경부에도 연구직이 존재한다.... 그들은 출연연구기관으로 가지 않을 만큼, 현재의 우리들보다 훨씬 일을 잘하고 있던 것일까? 매일 같이 틀려 많은 사람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기상연구는 우리들보다 잘 했던 것일까? 환경관리에 대한 연구는 우리들보다 훨씬 나았던 것일까? 문화재 관련 연구는 또 우리의 실적이나 업적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 였을까? 수자원 관련 연구는 우리나라를 물 부족국가나 자연재해로부터 보호할 수 있을 정도인가??? 그들이 부럽다.. 그정도의 훌륭한 연구결과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니... 연구결과가 형편없었던(?) 농촌진흥청, 수산과학원, 산림과학원의 1차산업 관련 연구기관들만 정리해고 대상이 되었으니 말이다...
국제회의에 여러번 참가해 발표도 했다.. 내가 연구하고 있는 1차산업부분은 외국으로부터 많은 압력이 들어온다.. 우리는 세게에서 중요한 1차산업 수입국의 하나이니깐.. 난 회의때마다 우리나라를 변호하고 방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논리적으로 궁색한 경우에는 억지도 써 보았다.. 그래도 여전히 수출국은 다양한 경로와 방법을 통해 압력을 가하고 있다.. 내가 이 상황에 몰리고 있는 것은 그 회의에 나가 우리나라를 위한 노력을 덜 했기 때문일까? 그것 말고도 난 국민들을 위해 덜 노력했을까? 내 사욕을 위해 연구를 해왔을까?
난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1차 산업의 상황을 오래전부터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행정직 공무원들에게 말해왔다... 준비해야 한다고... 그러나, 돌아오는건 언제나 마이동풍이었다... 물론 그들이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아니다.. 단지 미래를 준비해야할 만큼의 업무가 아니었기 때문일 뿐이다.. 그들의 상황도 이해한다.. 맡은 업무 잘해야 1년정도 하고 다른 업무로 갈아타야 하니깐... 상황파악하고 뭔가 해야할 때 다른 부서로 이동해야 하니깐... 하지만 항상 벽에다 대고 얘기하는 느낌뿐이었다... 난 연구자지 정책집행가가 아니었기에 그런 상황인식에 대한 대처들이 항상 안타까웠다... 안타까운 정도로 끝났기 때문에, 그들의 인식을 타파하지 못했기 때문에 난 국가로부터 정리해고 대상이 된걸까?
내가 국가를 위해, 국민을 위해 일하고 연구했다는 나의 자긍심과 자부심은 이제 어데로 던져야 하는 걸까?
국회의원보다 국민을 더 생각하지 못했을까?
국회의원보다 더 나라를 생각하지 않았을까?
이민이라도 가야할까?
자신의 자리에서 충실했던 주변의 동료들을 보면 가슴이 먹먹하다...
1차산업연구를 위해서 기업이 돈을 댈 것인가? 농민이, 어민이 돈을 댈 것인가?
인수위가 말하는 농수산물 유통구조가 복잡한 것이 연구직 공무원의 잘못일까?
민간 기관이 되어서 내 개인 욕심이 아닌 농민을 위해, 어민을 위해, 산림을 위해 일할 수 있을 것인가?
민간기관이 되어서 인수위의 바람대로 1차산업 경쟁력 향상과 농어촌 발전을 위해 역량을 집중할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가슴이 먹먹하다...
1. rose
'08.1.18 2:28 PM (59.13.xxx.64)인수위에서 하는 일이 물론 잘하는 일도 있겠지만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네요. 공무원 감축해서 생기는 실업자들은 또 어떻게 해결할 지....다른 부서에 흡수시켜서 명목만 남겨 놓구 없어지는 게 아니라는 괴변을 쏟아내구....아무 힘없는 부서가 무슨 일을 추진할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가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정말 불안합니다. 대운하 만들어서 조그만 땅덩어리 훌렁 날리는 건 아닌지...불안불안입니다.
2. 그러게요
'08.1.18 3:27 PM (124.49.xxx.137)공무원 축소 .. .. 결국 그 역시 힘없고 권력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의 정리해고 일뿐입니다.
사람들은 왜 이리 겉으로 보이는것만 보고 생각하는지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닌데 말이죠.. ㅡ.,ㅠ3. 쩝
'08.1.18 3:42 PM (116.32.xxx.231)맘에 와닿는 글입니다.
이번 정부조직개편안보고 정말 할말을 잃었습니다.
이명박이란사람이 갖고 있는 조직에 대한 중요성이 어떤건지 뼈져리게 느껴집니다.
교육?통일 이딴거에 그닥 관심없다는거. 오로지 건설. 정말 가슴치고 통탄할 일입니다.4. 동감입니다
'08.1.18 3:48 PM (125.182.xxx.50)혹시나가 역시나가 되었습니다~~~
단편적인면만 보고싶지 않았고,,,,깊이 품은 뜻이 있겠지~~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그러기엔,,,,너무,,,,딴길로 가고 계셔서,,,,ㅡㅡ;;
정작 중요한것이 무엇인지를 다시한번 생각하시고 일을 추진하셨으면하는 생각입니다,,5. 동감
'08.1.18 4:29 PM (125.177.xxx.5)공무원도 공무원이지만 국회위원 수나 좀 줄였으면 좋겠어요.
국정 안보고 골프치거나 해외여행 혈세로 들락날락하는것들...
뒷돈 받아챙기는 인간들 모두 짤라 버렸으면 좋겠는데,,
대통령이 비리 대통령이라 가능할지 모르겠네요.6. 123
'08.1.18 7:12 PM (82.32.xxx.163)저도 윗분과 동감..입니다.
국회위원들 좀 어떻게 했으면 좋겠네요.
국정감사도 문제구요.7. 도대체
'08.1.20 12:19 AM (121.141.xxx.61)왜 과학기술을 이렇게 무시하는지 모르겠어요.
우리나라가 먹고 사는 게 무엇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솔직히 우리 나라 돌아가는 구조를 냉정히 보면 기술에 집중투자해야하는데요. 특히 특허는 방어를 못 하면 끝장이에요. 중국은 치고 올라오고, 유럽이나 미국쪽에서는 압박을 해대는데 그거셔팅기고 있는 거잖아요. 솔직히 억지쓰는 부분도 있고...-_-;;
자르려면, 정말 생산성이라고는 없는 것들을 자르던가요. 하긴 걸핏하면 단체로 해외나가 놀고 오면서, 시찰하고 왔다고 하는 것들이 이번에도 칼자루를 쥐고 있으니, 저희들끼리 서로를 자르지는 않겠죠. 이러니 누가 이공계를 가고 싶어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