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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 밥하기 싫어져요

흑흑 조회수 : 1,195
작성일 : 2008-01-14 20:52:46
오늘 아침 김치찜 올려두고 호박전 부치고 순두부찌개 올리려고 했어요.
그런데 음식 되기 십분 전 쯤에 엄마가 식탁에 앉으시더니 호박전이랑 총각김치랑만 해서 식사를 하시기 시작하셨어요.
그 와중에 동생한테 빨리 나와서 밥 먹으라고 재촉하셨고요.
그래서 조금만 기다렸다 드시라고 동생도 조금 있다 부르라고 했지요.
그런데 계속 드시길래 찌개 끓을 때까지 기다리시고 동생도 그만 부르세요, 하고 전 식탁 앞에 앉지도 않고 찌개가 언제 끓나 가스불 앞에서 종종 거렸습니다.
동생 나와서 엄마랑 똑같이 호박전에 총각김치랑만 밥 먹기 시작합니다.
십 분만 기다리면 되고 시간에 여유 있는데 왜 저러시나 싶었지요.
거의 찌개 다 끓고 김치찜 다 됐을 무렵에 식탁으로 가서 보니 이미 밥공기가 썰렁합니다.
갑자기 짜증이 확 올랐어요, 누구는 아침부터 가스불 앞에서 종종 거리고 있는데 엄마랑 동생은 앉아서 십분도 못 기다리고 만들어 놓은 반찬도 소용없게 만드네 싶고 저는 밥을 먹든 말든 상관도 없나 싶어서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그만 먹고 조금 있다 찌개랑 먹어, 라고 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소리 지른 건 제가 잘못했어요, 반성해요.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십분만 있다 금방 한 반찬이랑 찌개랑 식구 다 같이 앉아서 아침 맛있게 먹으면 안되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동생이 숟가락 식탁에 탁 소리 나게 내려놓더니 안먹어, 하고 부엌에서 나가더군요.
당장 다시 앉지 않으면 앞으로 집에서 밥 먹을 생각하지 말라고 해야 하는데 순간 멍해서 아무 말도 못 하고 가스불 그냥 놔두고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나중에 보니까 아무도 가스불을 안꺼서 김치찜은 타고 찌개는 졸아들고 김치통은 그냥 열려 있고 가관이었습니다.
진짜 엄청 속상하더군요.
저 혼자 살면 반찬 그렇게 해먹지도 않아요, 전 그냥 배만 부르면 되는 사람이라 꼭 밥을 안먹어도 되거든요.
그래서 일주일 파업 할라고요.
유치해도 할 수 없어요, 밥할 마음이 싹 사라졌습니다.  
소리지른 건 저도 잘못했으니까 그냥 밥 해야 되는 거 아니라고 좀 해주세요.
이 기회에 식구들이 밥의 소중함을 알게 해주고 싶습니다, 흑흑.

제발 밥 먹는 식구들이 제 때 나와서 밥 먹으면 좋겠어요.
매일 안나와서 음식 식기 전에 나와서 먹으라는 것도 고역, 기다렸다 먹으라는 것도 고역이네요.
매일 비슷한 시간에 밥 하는데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요ㅠㅠ
IP : 122.45.xxx.214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1.14 8:58 PM (58.120.xxx.173)

    꼭 원글님이 밥 하셔야 하는건가요?
    어머님이나 동생이 밥 하면 안되나요??
    아침부터 김치찜, 애호박전, 순두부 해주는.. 그런 딸, 언니 얼마나 고마울까요..
    저희집 와서 해주시면 전 매일 밥 2공기씩 맛있게 먹을 수 있는데.. >_<

    근데 저희 신랑은 너무 이른 시간엔 밥이 안 들어간대요..
    오직 물만 먹힌다고..
    자꾸 어머님이랑 동생이 그런 식으로 나오면..
    딱 누룽지탕에다가 김치만 주세요.. 그러면 될꺼 같아요..

  • 2. 밥하는
    '08.1.14 9:03 PM (211.59.xxx.15)

    사람의 심정을 어머님도 동생분도 몰라주셨군요.

    님의 생각대로 일주일 파업하세요.
    그런 결단도 내릴 줄 아셔야 다른 식구분들, 님께서 차린 밥상 소중한 줄 알거에요.

    그런데 왜 다른 분들은 밥하는데 거들지 않으세요?
    동생분이 남자인가봐요.

    그렇다면 어머님이라도 함께 도와주시지... 에구

    다른 끼니도 아니고 아침에 그렇게 반찬 많이 하는 것
    웬만큼 부지런하지 않으면 못하는데 왜 그 성의와 정성을 몰라 주셨을까...

    일주일 파업 끝난 후에는 밥상 차리실 때에
    식탁에 미리 한가지라도 올려 놓지 마세요.

    반찬이 한가지 두가지 올라가 있다보면
    먹는 사람 입장에서는 시장기가 돌고
    빨리 먹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수저를 들게 되겠지요.

    그리고 규칙을 정하세요.

    밥상이 다 차려지거든 식사를 시작하고
    제 때 나와서 먹지 않으면 다음 끼니는 그냥 넘어간다.
    뭐 이런 식으로요.

    서로 화나거나 마음 상하지 않게
    님이 마음이 평화로울 때
    예쁘게 한 번 제의해 보세요.

    으쌰으쌰 화이팅!

  • 3. 흑흑
    '08.1.14 9:06 PM (122.45.xxx.214)

    콜론 세개님, 저희집이 식구가 다 모여서 밥을 먹는 시간이 아침 밖에 없어서 아침을 신경써서 차리는 편이에요.
    그리고 밥을 제가 하는 건 벌써 십년 정도 됐는데 엄마가 살림 자체에 관심이 없으셨고(어릴 때 인스턴트를 많이 먹는 게 싫어서 제가 해먹기 시작했어요;) 동생은 시켜놓으면 부엌이 폭탄이 됩니다...;
    또 집에서 저만 출퇴근이 따로 없는 직업이기도 하고요.
    저희 식구는 아침을 꼭 먹거든요.
    안해주면 막 장난으로 구박해요;
    누룽지탕에 김치도 안해주고 싶어요.
    물만 먹고 나가세요, 하면 안되려나요ㅠㅠ

  • 4. 흑흑
    '08.1.14 9:09 PM (122.45.xxx.214)

    밥하는 님 답변대로 하면 좀 효과가 있을 거 같아요, 감사합니다.
    제가 화가 나서 생각이 제대로 안났는데 참 명쾌하게 정리해주시니까 정리가 되네요.
    규칙을 써서 부엌 식탁 유리에 커다랗게 깔아놓아야 겠어요, 생각만 해도 속시원하네요.

  • 5. 더 중요한건
    '08.1.14 9:23 PM (61.38.xxx.69)

    정한 규칙을 지키는 겁니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힘내세요.

  • 6. 울시아부지
    '08.1.14 9:50 PM (211.215.xxx.220)

    가 그러시네요.
    밥상 다 차려지기전에 오셔서 반찬다 휘저어 놓으시고 혼자 우적우적 잡수십니다.
    그래서 전.....
    밥을 제일 나중에 푸고 숟가락을 맨 마직막에 줘요 ^^
    울시아부지는 밥 먼저 달라고 늘 그러시지만 전 안줍니다.
    듣다못한 시어머니 뛰어오셔서 먼저 퍼주시기 전에는요.
    이제 울시아부지는 제가 밥상 차리면 으례 그러는줄 알고 기다리세요 ^________^

  • 7.
    '08.1.14 10:41 PM (220.75.xxx.15)

    맨날 하기 싫어요.

  • 8. 저희
    '08.1.14 10:43 PM (121.185.xxx.113)

    신랑이 그래요.
    막 반찬하고 있는데, 김치랑 먼저 먹고,,
    집에오면 배가 고픈것도 이해는 하지만 한번씩 짜증나긴해요.

  • 9. 울신랑..
    '08.1.15 9:03 AM (61.83.xxx.103)

    아침에 물도 안마십니다.
    꼭 차타고 가다 화장실 가야할 일이 생겨서 불안하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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