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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좋아요

.. 조회수 : 520
작성일 : 2008-01-07 00:53:30
결혼한지 만 4년이 되어 갑니다.
결혼하구서 2년 정도 집에서 남처럼 살았구요, 정말정말 남처럼 살았구요,
이제 화해해서 아기를 가지고.. 예정일이 이제 하루 남았네요.
저도 정말 천하의 귀차니스트지만 제 남편 따라갈 사람은 없을 거에요.
집안이 쓰레기통처럼 돼도 그냥 있습니다. 치우잔 말도 안하고 치우란 말도 안하고 걍...
(감히 치우라고는 못...하는 걸까요;;)
제가 참다참다 못해 청소를 하면 그제서야 미적미적... 청소하는 시늉 합니다.
퇴근하고, 혹은 주말엔 밥 먹고 게임하는 게 전부입니다.
바람쐬러 나가는 것도, 운동하는 것도, 대청소하는 것도, 제가 하자고 해야만 합니다.
그냥 제 눈엔 꿈틀꿈틀 하는 벌레 같아요.
사이가 안 좋아서 남처럼 살았을 땐 전 하루하루가 숨막혀 죽을 것 같았거든요.
헤어지고 싶어서 미칠 것 같았어요. 정이 떨어질 대로 떨어져 매일같이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들어오든, 심하게는 외박을 하건, 크게 상관이 없었나 봅니다.
그래도 같이 사는 사람인지라 예의상 나 오늘 안 들어간다 문자 보내면 "응" 달랑 이렇게 옵니다.
자기는 그냥 게임하다 자고 출근하면 그만이니까 편하겠지요. 많이 이상하지 않나요?
그런데 저는 그렇게 살 바엔 차라리 이혼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혼하자고 난리를 쳤더니 그제서야 안된다며... 잘하겠다며...
저도 잘한 것 별로 없으니 서로 잘하자고 화해한 것이 1년이 넘었습니다.
아이도 생겨서 이제 곧 태어날 것이고...
그런데 사실 이 남자 별로 변한 것이 없네요.
뭐든지 관심 밖입니다. 열심인 것은 단지 게임... 회사가는 것도, 아이를 위해서 뭔가 준비하는 것도,
모두모두... 관심 밖이에요. 그래도 좋게 봐줄려고 나중에 아이 태어나도 이럴꺼냐 물어보면
그때는 이렇게 못하지 그럽니다.
어쩌다 보니 게임이 문제인 것처럼 들리지만 사실 게임이 문제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가족에 대한
관심이 없는 거네요. 마치 예전에 제가 외박하고 다녔을 때, 보통의 남자라면 난리난리를 쳤겠지만
화도 내지 않고, 외박하지 마라 말도 안하고 그랬던 것 처럼...
변명 같지만 정말 어느 정도인가 보기 위해 막 나갔던 것인데 끝까지 그러더군요.. 끝까지 무관심...
남편이라고 있는 게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다 싶어서, 제가 너무 공허해서, 정말 많이도 울었어요.
지금은 그 때가 다 지나갔지만 남편의 태도는 그 때의 연장선이네요.  
아이가 태어나는데 준비할 게 좀 많나요..
저는 아무것도 모르겠고, 주위에 도와줄 가족 친척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인데
자기는 그냥 나 몰라라 하네요.
지금은 제가 회사를 그만둔 상태라서 웬만하면 낮에 혼자 있을 때 제가 다 하려구 합니다.
그래도 취미이니 주말에 하고 싶은 거 하게 하고 싶어서 평일 낮에 웬만한 일은 제가 힘들어도 다 해치웁니다.
딱 한가지, 베란다 외풍이 심해서 그거 좀 막아달라고 했어요. 몇번을 얘기했습니다.
하루는 맘 먹었는지 날 잡고 하다가 잘 안되서 너무 힘들어 하는 게 눈에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보일러 뜨끈뜨끈하게 틀고 내복입고 지내겟다고, 하지 말라고 그랬어요.;;;
욕실 한켠에 청소도구랑 세제 쌓아둔 곳, 아이 태어나면 욕조 놓을 곳 필요하겠다 싶어서 치워달라고
했는데 아직 그대로 있어요. 병원에서 조리원 갈 때 신생아 카시트 있어야 하니 그거는 자기가 맡아서
알아서 구매해봐 그랬는데 아직도 알아보지도 않고 있어요. 그 외에 자질구레한 거 정말 많습니다..
한번 얘기해주면 귀담아서 듣는 법이 없고 그냥 흘려 버립니다. 왜? 관심이 없으니까.
게임 관련 자질구레한 것들은 기가 막히게 잘 알고, 시간 투자 정말 많이 합니다. 왜? 관심이 있으니까...
그렇지 않나요?
정말 참다참다 못해 싸웠습니다. 3일 전에... 이렇게 살거면 그때 이혼하자 했을 때 놔주지 왜 잡았느냐
아이는 왜 가졌느냐, 니가 아빠될 자격이 있느냐...
난 직장도 없고 해서 아이 못 키우니까 니가 일단 맡아라 나야 혼자 몸으로 뭐해서 못 먹고 살겟냐.
기왕 아이는 태어나게 되었으니까 일단 낳고 정리하자 그랬습니다.
제가 태어날 아이를 두고 오죽했으면 이랬겠냐구요... 정말 진담으로 그랬습니다.
주말껴서 싸우게 되면 그냥 둘다 밥 안 먹고 버티다가 며칠 있다 화해하거나 그랬는데
그냥 이제는 나몰라라 합니다. 아이 때매 무작정 굶을 수도 없으니 밥도 혼자 사먹거나 해먹었습니다.
엊그제는 계속 굶다가 새벽에 너무 배가 고파서 주섬주섬 옷 걸치고 나갔습니다.
어디 가냐고 묻길래 대답을 안했어요. 언제 배아파서 병원갈지 모르는 마누라가 새벽에 집 나가는데
대답을 안했다는 이유로 그냥 두고 보네요.
24시간 분식집에 가서 쫄면이랑 김밥을 사와서 걍 혼자 다 꾸역꾸역 먹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저 정말 웬만하면 같이 먹자고 하고 스르르 구렁이 담 넘어가듯 화해가 됐을 거에요.
이번에도 그럴 줄 알았습니다. 제가 미쳤나요.. 관심도 없고, 새벽에 나가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데도
그냥 나가는 거 보고만 앉았는 남자, 이번에도 제가 시간이 지나고 화가 좀 풀리길 바랬겟지요.
오늘도 혼자 나가서 볼일 보고 집에 와서 밥 해먹었습니다.
그때까지 과일 까먹고, 빵 까먹고... 그러구 있었나봐요. 신경 안쓰고 혼자 밥 먹었습니다.
방으로 들어오니 한숨을 푹푹 쉬더니 언제까지 이럴 거냐고 묻네요. 그걸 왜 저한테 묻습니까....
자기가 변해야지 왜 내가 풀리기만을 바라냐구요.
앞으로 잘해야지.. 그러는데 4년 동안 두고본 바로는 고칠 것 같지도 않고...
말은 자기가 먼저 꺼내는데 그냥 항상 제가 일방적으로 얘기를 하게 되요. 그냥 말을 안해요.
제가 이건 이러하고 저건 저렇지 않냐 따지면 그냥 듣습니다. 뭐라 대꾸도 잘 안하고.. 그냥 자기가 바보같다고
자기가 잘못했다고 겨우 한마디씩 하고... 미치죠..
그러다가 언니한테 전화가 왔어요. 저희 식구는 외국에 사는데, 언니가 막내동생 출산한다는데 들여다 보지도
못하고 해서 안타깝다고.. 그런 얘기를 해서 안그래도 울며 싸우던 중에 울컥 했어요.
언니가 걱정할까봐 겨우겨우 울음 참고 전화 끊고 엉엉 울었어요. 그리고 꼴보기 싫으니 좀 나갔다 들어오라고
그랬습니다.. 그게 4~5시간 정도 된 것 같은데 아직까지 안들어오네요.
알아서 들어오겠죠.. 자기도 나 외박할 때 그랬던 것처럼 저도 알아서 하겠거니 그냥 내버려 둬야죠...
무엇보다 제가 너무 지쳐서 말이에요...
아기가 언제 태어날지 모르는데 이렇게 행복하지 못한 가정에 태어나게 만들어서 넘 미안해요.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고...
도박에 빠져서 재산을 탕진하는 것도 아니고, 월급 꼬박꼬박 가져다 주고, 술담배 안하고, 바람 안 피우고..
이걸로 된 건가요. 그래서 참구 살아야 하는 건가요?
물론 저보다 더 큰 문제 안고 사시는 분들도 많은 거 잘 알지만 부부사이에 이런 일은 원초적으로 비교불가라고
생각해요. 전 옛날에 서로 신경 안쓰고 살아봐서 다시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거든요.
그냥 사람이 시들시들 시들어간다는 느낌이었어요.....
죽이되든 밥이되든 차라리 정리하고 싶어요...
IP : 125.177.xxx.100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1.7 1:56 AM (61.66.xxx.98)

    (도박에 빠져서 재산을 탕진하는 것도 아니고, 월급 꼬박꼬박 가져다 주고, 술담배 안하고, 바람 안 피우고..)

    도박, 폭력, 주사 이세가지 경우는 이혼하시라고 권하는데요.
    왜냐면 목숨도 왔다갔다하고 미래가 망하는 길 밖에 없거든요.

    근데 이경우가 아니면 쉽게 이혼하시란 말이 안나와요.
    이혼 하시고 지금 보다 더 잘 살 자신 있으신가요?
    애 떼어놓고 나와서요?

    임신이시라 더 예민해지신거 같기도 한데요.
    걍~돈벌어다 나랑 애에게 생활비 대주는 사람이다 생각하세요.
    그거라도 없는거 보다 있는게 낫쟎아요?
    그러다 보면 새록새록 정이들수도 있고(없을 수도 있지만,)

    제남편도 퇴근해서 밥먹고 곧장 게임시작해서 서너시간 합니다.
    그리고 잠자리...
    전 그냥 냅두네요.
    저대로 하고 싶은거 하면서 지내요.

    남편의 성격을 아셨으니 너무 큰 기대하지마시고
    원글님께서 생활속에서 나름 재미를 찾아 사셨으면 하는게 제 생각인데요.
    다른 분들 의견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 2. ....
    '08.1.7 2:33 AM (122.32.xxx.51)

    제가..
    이런 남편때문에...
    정말...
    아이 낳고 초기 우울증이 정말 심했구요..
    저희 남편이..
    님 남편보다는 그래도 좀 낫지만...
    특히나 게임부분은...
    정말 이 세상에 있는 게임사이트들 다 없애 버리고 싶은게..
    제 속마음이예요..
    어떤 사람 그러더군요..
    바람 안피고.. 술 안먹고. 담배 안피고...
    그냥 게임 좀 하는거 가지고 쥐잡듯 잡냐구요...
    근데...
    차라리 술먹고 담배피는게 더 낫겠어요..
    하루에도 몇번씩 방에 들어가서 게임한다고 눈 벌겋게 충혈 되어 있는거 보면..
    솔직히 저게 사람인가 싶습니다...
    정말루요..

    저도 정말 부지기수로 싸워도 보고 하지만...
    솔직히 이건 천성적인 부분과도 연관 되구요...
    그리고 게임은 중독이예요...
    그러니 저도 방법이 없어서 이러고 살긴 합니다...
    저는 정말 남편 꼴배기 싫어서 둘째도 낳기 싫은데..
    근데 시엄니...
    이런자기 아들 사정은 전혀 모르고 둘째 이야기 하는데..
    정말 고대로 짐싸서 보내 버리고 싶습니다...
    정말로 요즘은..
    연애시절 게임한다고 새벽까지 피시방 있을때..
    그때 그걸 왜 놓쳤는지..
    솔직히 후회 스럽습니다...
    그때 왜 몰랐을까 하구요..

  • 3. 동심초
    '08.1.7 9:20 AM (121.145.xxx.252)

    남편이 자랄때 환경이 아마 정리가 안되고 어지러진 상황에서 생활을 했을겁니다.
    깨끗하게 청소하고 정리된 환경에서 자라지 않았다면 정리할줄 몰라요
    자랄때 아버지가 어머니를 배려하고 돌보는 환경이었다면 당연 배부른 아내의 부탁을 귀흘려듣지 않을겁니다.
    저는 그리 생각하고요 그런 문제는 아마 20-30년이 흘러도 잘 바뀌지 않습니다.
    현재 원글님이 할수 있는것은 남편에 대한 모든 기대를 포기하고 나와 애만 있다고 생각하고 생활하셔야 될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매일 지옥이고 남편에 대한 원망으로 생활하기 힘들고 끝내 이혼이라도 불사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지요
    이혼하시면 애 문제, 경제 문제 더 복잡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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