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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마음은 왜 드는 걸까?
남편과 결혼초기에는 많이 싸웠지만 이제는 서로에게 적응이 되어서 싸울 일은 만들지 않습니다.
서로 의견이 다를 땐 살짝 살짝 피해가거나 그냥 동조해주기도 합니다.(사실 남편이 제게 그렇게 하는 편입니다)
오늘 아침, 갑자기 제가 남편에게 물었어요.
여보! 나 참 정이 없는 편이지?
그랬더니 우리 남편 대답을 안하고 가만히 있어요.
그래서 제가 다시 "대답을 안하는 걸 보니 내가 정이 없는 거 맞구나" 했더니 다시 아무 말이 없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저는 정이 없는 것같아요...
시댁이나 친정붙이 누구에게나 정에 넘치게 못하고 딱 그만큼만 하게 되는 마음은 왜 일까요?
시어머님에게도 시아버님에게도 한 달에 한 두번씩 만나 저녁을 먹게 되어도
딱 '안녕하세요'밖에 안나와요.
뭐, 하다못해 춥네요 정도도 하기 어렵습니다.
마음이 가지 않는 데 춥네요 어쩌고 일부러 하는 것도 혹시 가식인가 싶어 주저하게 됩니다.
오늘도 그랬습니다..
저녁 드시고 우리집에서 차마시고 과일 드시고 하는데도 어머님은 우리 아이데리고 어쩌고만,
저는 형님하고만 얘기를 나누고...
다들 돌아가시고 난 뒤, 남편이 머리 아프다고 먼저 잠자리에 들었는데, 갑자기 가슴이 훵 하면서
슬픈 생각이 듭니다.
나는 왜 이런 성격일까? 어디쯤에서 이렇게 사람에 대한 마음을 잃어버렸을까? 하는 생각에 잠 못이루는 밤이
될 것같아요...
1. 동심초
'07.12.30 11:04 PM (121.145.xxx.252)원글님 성격과 제 성격이 좀 비슷한데가 있어요
저도 마음에 없는말, 행동 잘 못해요 그런데 세상살이가 그런게 아니거라구요
나이가 들어가니 측은지심이라고 해야할지... 늙어가는 시부모님도 밉기만 한것은 아니더라구요
어깨도 주물러 드리고 다리도 주물러 드리고 남편흉도 봅니다.
여전히 저를 그다지 좋아 하시지는 않지만 그냥 내가 그렇게 하는게 마음이 편해서요
원글님도 조금씩 다가서 보세요
사소한 말 붙임도 해보시고 ... 가는정이 있어야 오는정이 있다는 말도 있고 말한마디에 천냥빚도 갚는다고도 하잖아요
남편도 아마 더 가까워지실겁니다.2. 저도 같은 성격
'07.12.31 1:12 AM (211.213.xxx.102)저도 같은 성격이어서 글 읽으면서 깜짝 놀랬어요
제친구는 동네 아줌마 아저씨들 모르는 사람 없답니다
언제나 싹싹하고 상냥하고 인사 잘하죠. 싫어하는 사람앞에서도 내색안하고 예의 잘 차리구요
전 싫은사람 앞에선 얼굴부터 티가 나구요..좋아하는 사람앞에서도 입에 발린말 한마디 하는게 힘들어요 ㅠㅠ
말 한마디가 정말 천냥빚갚는다는게 인생 살아보니 진짜 맞는 말인데 저에게는 정말 힘드네요 흑...3. 진심으로
'07.12.31 7:43 AM (121.183.xxx.209)사소한 말붙임이 어려워요...
형님에겐 말하기가 쉬운데, 그 건 형님이 계속 뭘 물어봐주고 또 자기 얘기를 해주고 하니 가능한데요, 저랑 시어머니랑 둘이만 같이 있으면 집에 가고 싶어요.
내년엔 조금만 더 노력해야겠어요..
남편이 어머니한테 잘했음 하는 눈치인데, 그 걸 못해주니 괴로워요..4. 너무
'07.12.31 10:56 AM (218.144.xxx.137)자책하지 마세요.
장사꾼이 왜 입바른 소리 잘하고 고승이 왜 말이 없는지..
나이 들거나 그러면 ..말이 없어도 맘이 어떤지 보일때가 있습니다.
저는 입발린 소리하고,맘은 도랑같은 사람보다 말 없어도 그 맘을 느낄수 있는 예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좋습니다.
마음이 예쁘면 (물은 차면 넘치듯이) 걱정하지 않아도 말로 나타나는거 같아요..
한마디를 하더라도..5. 제 생각에는.
'07.12.31 11:29 AM (222.109.xxx.201)원글을 읽어보니, 시부모님께는 안녕하세요 인사만 하시고 형님과는 좀 얘기를 하신것 같은데... 말씀은 안 하셨어도 시부모님께 정뗄 정도로 안 좋은 일이 있으셨나 보네요.
안녕하세요 말고는 다른 한마디도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마음이 닫혀져 있는거잖아요...
그런 마음이 들수도 있겠죠.이해는 가요. 하지만 옆에 있는 남편이 얼마나 마음이 불편할까요?
시부모님께 마음에 없어서 괜히 이말 저말 섞기 싫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남편 생각해서 마음은 못 여시더라도 말문이라도 조금만 여시면 어떨까 싶어요.
그리고 이건 괜한 오지랖이겠지만..
그런 무뚝뚝함은 시부모님한테만 그러신건가요? 아니면 다른 모임에도 그러신건가요?
만일 다른 모임에서도 안녕하세요 한마디만 하고 내내 아무말도 안하고 계시는 거라면...그거는 과묵하다거나 정이 없는 성격이 아니고, 같이 있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게 아닌가 생각되요. 빈말일지언정 분위기를 깨지 않을 정도는 서로간에 인사말을 주고 받는건 예의 아닌가요? 그정도 예의도 안차린다는 건 상대방을 무시한다는 뜻이구요.
아무튼 마음에 상처가 있는 분 같아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