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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우미글을 읽고 맘이 안 좋아서요.

행인1 조회수 : 1,751
작성일 : 2007-11-27 01:15:54
돌지난 아기 키우며 전업으로 살고 있는 주부입니다.
남편식성 까다롭지 않아 어제 저녁 반찬 오늘 저녁에 올려놔도
국 한번 끓여 이삼일 버텨도 잘 먹어주는 덕에 걍 대충~삽니다.
한창 아가 낳고 힘들때 일주일에 한두번 청소나 분리수거라도 도우미의
도움을 받아볼까 생각한 적이 있었어요.
남편은 힘들면 그러자 했지만 친정어머니도 시어머님도 평생 살림 하시며 잘 안 써본 도우미를
딸랑? 애 하나 낳고 쓰자니 웬지 주제넘은 짓 같아 생각을 접었지요.
남편에겐 울집같은 평수(20평대)서 도우미를 쓰면 아줌마가 심히 비웃을거 같다란 말도 했어요.
오늘 최다리딩기록?(필시 보다 적절한 단어가...)을 세운 도우미관련글과 리플을 읽으며 참 나같은
정신머리 없는 여자는 도우미를 쓰면 절대 안되겠다 싶더군요.
분명 내집인데도 옷이며 물건이며 발이 달려 혼자 순간이동을 한건지 아님 쓰레기속에 섞여 나란
여자와의 인연을 끊은겐지 그런 물건이 있었다 기억은 하겟는데 못 찾는게 있어요.
필요해서 간절히 찾고있을때는 꼭 못 찾고 나중에 있으나마나 신경도 안쓸때 떡~하니 찾아집니다.
주로 옷이 그래요.이너웨어종류로 비슷한 스타일을 좋아하다보니 검정색 라운드티만해도 여러개,
터틀넥도 반팔도 긴팔도 여러개. 그밖의 이런저런 스타일의 흰색티셔츠나 푸르거나 흰 무지 셔츠들.
근데 가끔은 돌이켜보면 스스로 낡은거를 정리해 버려놓고 한번씩  찾기도 해요.
아마 저같은 여자가 도우미를 썼다면 필시 그녀가 들고갔을지도 모른다고 엄한 사람 무지 미워햇겟죠.


저희 시어머님은 스타일로 볼때 분명 도우미 안 쓰셨을거 같아요.
한두번이면 모를까...
저희 친정어머니도 거의 도움 없이 혼자 하셨지만 제가 기억하기에 딱 세번정도 기억이 있네요.
6살때였는데 새집으로 막 이사를 마친 후였는데 엄마가 심각하게 많이 아프셨어요.
그때 처음으로 도우미 아줌마가 오셨는데 평소 엄마치마꼬리만 붙들고 살던 막내였는데
막상 엄마가 아프셔서 저한테 신경을 별로 못 쓰시니 그냥 도우미 아줌마가 좋았던거 같아요.
우리 엄마보다 나이도 많아뵈고 지금 생각해좀 그 흔한 파마머리도 아닌 생머리를
틀어올려 핀으로 집은 헤어스타일에 좀 촌스러운 분였는데 참 잘해 주셨거든요.
아주 어릴때라 많은 기억은 없는데 아줌마가 좋았다는 기억은 참 많이 남아요.
어느날 저녁에 저를 불러서는 아줌마는 내일부터 못 오니까 엄마,아빠 말씀 잘듣고 이쁘고 착하게
잘 크라고 그러셨어요.
어린 마음에 마지막이란 생각이 들어선지 아줌마가 집을 나서시는데 졸졸 따라갔어요.
아줌마는 자꾸 뒤를 돌아보며  그러다 길 잃는다고 빨리 집으로 돌아가라 하셨는데 그냥 돌아가기
싫어서 계속 아줌마를 졸졸 따라가니 아줌마가 안되겠던지 돌아서서 저에게 오시더니 이러다
더 어두워지면 집 잃어버려 못 돌아가게 된다며 50원짜리 하나 쥐어주시며 얼른 집으로 가라고 하셨어요.
그 아줌마가 가시고난후 다른 아줌마가 오셨다고 엄마는 나중에 말씀 하셨지만 전혀 기억이 없네요.
당시는 입주가정부가 대세라 시간제 파출부가 그닥 없었는데 엄마가 너무 아프셔서 아빠가 아는 분한테
부탁해서 어렵사리 소개받아 취직자리 알아봐주마고해서 잠시 오셨던 분이라는걸 나중에 알았어요.
엄마도 그분을 기억하시더군요.약속대로 아빠가 무슨 공장인가에  취직시켜 드려서 가신거고 아주 나중에
한번 찾아 오셨는데 이미 저까지 커서 학교가고 없어서 못보시고 엄마랑 식사하시고 가셨다고.
큰언니도 그 아줌마를 기억하는데 그 아줌마가 처음 오셔서 도시락반찬은 무얼 싸주면 좋겟냐고 하셔서
북어보푸라기를 좋아한다고 했더니만 정말 한달내내 북어보푸라기를 싸주셔서 자기 좋아하는 반찬 실컷
먹었다고 하더라구요.


도우미를 써본 일이 없으니 도우미가 이렇다 저렇다 말할 처지가 아니지만 아무리 돈을 주고 사람을 부리고
궂은 일을 시키는거지만 글들이 너무 맘이 아파요.
물론 받은돈보다 값어치를 못한다 할만큼 요령을 피우는 분들, 주인물건을 소중히 다루지 못하고 험하게
사용한다거나 주인허락없이 가져가는 일은 그것이 꼭 금전적 가치가 있는 그 어떤것이 아니라 소소한
양념거리나 채소 자투리라한들 나쁘다 생각해요.
경제적 궁핍함으로 인해 생활전선에 나섰지만 그분들의 인격도 존중되어져야 마땅할진대 어쩌면 그리도
험하게 말씀하시는지...
물론 말씀 하시는 것처럼 손버릇이 좋지 못한 사람이 있을 거예요.근데 경제적인 상황이 좋지 못하니 작은것이건
큰것이건 쉽게 유혹에 흔들릴수 있을지도 모른다 생각하는건 좀...그런 문제는 경제적 상황과는 무관한 절대적인 가치기준이 아닐까요?
경제적인 상황이 좋지 못하다고해서 그럴수 있다고 그럴것이라고 생각하고 의심하며 어떻게 남의 손에
내 공간을 맡기시는지...차라리 도우미가 그랬다는 심증이 있으신 분은 스스로 해결하시는 편이 낫지 않은지..
많은 분들이 그리 생각하시면서도 도우미의 도움을 받는단 사실이 놀랍고 정말 나쁜 도우미 외에 몇푼 벌자고
주인집의 그런 생각모른채 남의집 화장실 청소하고 빨래 개키고 하는 그분들이 안쓰러워 지네요.
IP : 211.187.xxx.83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음.........
    '07.11.27 1:27 AM (61.66.xxx.98)

    그 글과 댓글보면서 마음상하실 분들 계실거 같더군요.
    그런데 또 경험담이 대부분이니 뭐라하기도 그렇구요.
    직접 겪었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요.
    일부 악덕교사 문제랑 비슷한거 아닐까요?
    그런 교사 만난 경험이 있는사람은 나쁜교사라면 치가 떨리듯...
    경험이 있는사람은 일단 경계를 하면서 조심하겠죠.
    그것까지 뭐라 할 수는 없는 듯 해요.

    당연히 좋은 교사도 있듯이,좋은 분들,양심적인 분들도 계실거고요.
    직업의식 뚜렷한 도우미 분들께서 너무 맘상하지 않으셨음 하고요.

    그나저나...
    그글 2탄보면 더 착잡하더군요.
    원글 댓글 보고 제 댓글 지워버렸어요.
    댓글 달 가치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남의 인생 내가 걱정할 필요없다란 말 되뇌이면서요....
    오늘 참 착잡했네요.

    그나저나 원글님은 좋은기억을 갖고 계시네요.
    중간부분은 단편소설을 읽는 기분이었어요.
    눈에 선~하네요.

    저희는 제가 어릴때
    엄마가 많이 아프시면 아버지가 집안일을 하셨지요.
    그때 아주 가난했거든요.
    그래도 지금 생각하면 따뜻한 기억이네요.

  • 2. 저도
    '07.11.27 1:27 AM (61.34.xxx.88)

    그 글 읽으면서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답니다. 그런 문제를 굳이 여기다 올리셔서 공론화 시켜야 하는건지 이해가 안되구요. 제 생각엔 그리 큰 돈도 아닌것 같구(비싼 보석 같은거 아니란 말이죠) 그냥 그 정도라면 차라리 업체에 전화해서 다른 분 쓰겠다 하심 되는거 아닌가 싶어요. 세상 살면서 손해 조금도 안 보고 사는분 어디 있던가요? 약간의 손실로 그것도 물증도 없이 사람을 쉽게 매도하고 이런 온라인상으로 안 보인다고 그렇게 글 올린 분도 좋게 안 보이네요. 저도 원글님말에 많이 공감합니다.

  • 3. 음.........
    '07.11.27 1:29 AM (61.66.xxx.98)

    참...저도 원글님 생각에 많이 공감한다는 말을 빼먹었네요.

  • 4. 언니
    '07.11.27 1:41 AM (219.77.xxx.25)

    님...맘이 이쁜 분 같습니다.

  • 5. .....
    '07.11.27 1:49 AM (124.57.xxx.186)

    원글님 글에 공감하는 부분도 있지만, 또 변명(?) 같은걸 해보자면
    도우미를 쓰는 문제가 고객센터 상담원이나 텔레마케터들과 마찬가지로
    사람과 사람이 대면하는 문제인데다 내 집안, 내 가정사를 다 내보여야 하는 일이다보니 여러 사람을 만나다보면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을 다 만날 수 있게 돼서 그런것 같아요
    원글님도 학창시절을 떠올려 보면 같은 반을 했던 모든 친구들이 다 좋았던게 아니었던것처럼요 그리고 꼭 그분들을 의심하면서 쓴다기 보다는 그럴거라고 생각 못하다가 그런 일을
    당했을 경우들도 있는거구요
    저희 집은 애가 셋이라서 어렸을때 원글님네처럼 입주아주머니가 있었던 적도 있었고
    도우미 아주머니들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정말 이런일 저런일 다 있었거든요
    정말 좋으신 분들도 많았지만 엄마 외출하신 틈을 타서 어린 삼남매 남겨들고 짐 싸들고 도망가버린 사람도 있었고 제가 용돈 모아서 피아노 의자 뚜껑 아래 넣어놓은 지갑을 아줌마가
    꺼내서 자기 주머니에 넣는 광경을 목격하기도 했구요
    처음부터 의심하면서 쓰는게 아니라 이런 저런 상황을 겪으면서 도우미를 안쓸수 없는 상황이라면 자기가 조심하고 챙겨야 한다 또는 어느 정도는 감안해야 한다는 경험담들을 말씀하시는거지 그런일 하시는 분들 전체를 매도한다거나 의심하면서 사람을 쓴다거나 하는 내용들은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경제적인 상황이 안좋아서라기 보다는 그런 시험에 들게 하는 상황에 노출이 많이 되는 직업이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돈을 만지는 직업이나 그런 유혹에 빠지기 쉬운 직업들은 월급을 많이 줘서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보상을 충분히 해주는 경우들도 많잖아요

  • 6. 행인1
    '07.11.27 2:18 AM (211.187.xxx.83)

    음......님!
    악덕교사문제와의 비교가 적절한것 같네요.
    맞아요.어느 직업군이건 이런 저런 사람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근데 교사라는 직업과는 달리 절대적인 약자인 도우미의 신분을 감안할때 이 상황이 더욱 맘이 아프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참 자상하신 아버님을 두셨네요.저희 아버지는 집안일엔 영 소질이 없으시고 이상한 요리만 하셔서 저희들이 심하게 거부 했었는데 그런것조차 다 추억으로 남네요.
    .....님 말씀을 듣고보니 제가 좀 감정에 치우치지 않았나란 생각도 해 봅니다.
    어린 나이에 그런 기억이 있으셨다니 안타깝네요.
    그래도....아직도.... 그 글들이 마음에 남아요...

  • 7. 그러게요
    '07.11.27 3:50 AM (220.88.xxx.217)

    그 글 쓰신 분이 젤.. 놀랍더군요.
    대응방식에 자기 수준이 드러나던데..
    창피한 줄도 모르는.

  • 8. ..
    '07.11.27 10:03 AM (211.207.xxx.157)

    점점 뒷담화 수준으로 가네요,,
    여기도 별로 좋아 보이지않습니다

  • 9. ,,
    '07.11.27 10:09 AM (220.117.xxx.165)

    그런데, 형편이 어려우신 분들이 도우미 일을 주로 하시다보니 (다 그런건 아니죠.. 그랜저 몰고 다니면서 하는 분들도 있다면서요)
    물건이나 현금 도난사고, 그런 일들이 실제로 생기는 것은 어쩔 수가 없어요.

    다른 분야도 그래요. 택시기사분들 중에 성실하고 친절한 분들이 얼마나 많은데, (저 택시 자주 타는데, 빨리 태워다주시면서 친절한 분들 엄청 많아요)
    택시강도니 뭐니 해서 밤에는 위험하다고, 모임 끝나고 여자 태워 보내면서 차번호 적고, 그렇게들 하잖아요.
    그러면 가족 중에 택시 하시는 분들은 얼마나 맘 상하시겠어요.
    그렇지만 실제로 밤에 택시 타면 위험한 일들이 생기기 때문에 택시를 이용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거죠.
    직장생활에서도 마찬가지구요, 자영업도 그렇지 않나요?

    어느 분야에서나 물흐리는 사람들 때문에 성실하고 착한 사람들이 맘고생을 해요..
    도리가 없더라구요..

  • 10. 원글님
    '07.11.27 12:30 PM (211.41.xxx.21)

    도우미뿐 아니라 다른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들 중에도 나쁜 사람은 있지요.
    그렇다고해서 그 직업 가진 모든 사람을 다 나쁘게 보진 않지요.


    저같은 경우도 도우미분 남이다 생각않고 믿고 다 맡기고 지냈었구요.
    고생하는 엄마에게 보답이라도 하듯 그분 딸이 과외 한 번 안받고도 서울대합격햇는데 등록금 걱정할때 돈도 보조해 드렸었어요..한달치 월급보다 많은 액수 였구요..
    정말 가족처럼 생각했었어요..


    제가 모으는 걸 좋아해서 그릇이며 옷이며 참 많이 쌓아놓고 살았는데
    이사날짜 잡히고 그분이 그만두신다해서 많이 섭섭해하며 퇴직금조로도 얼마 드렸구요.

    이사하고 정리하다보니 너무나 많은 살림살이와 옷들이며 소품이며 악세사리들이 없어진걸 알았을때 너무나 큰 배신감을 느꼈어요.물론 액수로도 큰 돈이 되는거지만 사람에 대한 믿음이 깨진 상처는 십년이 넘은 지금도 지워지지 않구요..


    정말 간혹 그런 일들이 일어나는 거란건 분명하구요.모든 도우미가 그렇다고 그러는건 아니지요..

    도난같은 일이 아니라도 어떤 직업이든 댓가를 받고 일을 할때는 그 일에 최선을 다해주어야 하는 것이 분명한 것이고
    집안일이라고해서 어설프게해선 안되는거구요..

    도우미를 부를때는 집안일에 숙련된 분들이라는 전제가 있는것이고
    나는 살림을 못해도 그 분들은 잘해주셔야만하는것이구요..

    숙련되고 믿음가게 잘해주시는 분들이 많은 반면 어설프고 하는둥 마는둥 하는 분이 오시면 당연히 불만을 갖게되는것이지요.
    그분들의 인격을 존중 안해서가 아니라 그 분들의 직업에 그분들의 능력이 못따라주는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인격을 깎아내리는건 아니라 생각해요.

    요즘 세상에 도우미한다고 무시하는 사람 없습니다.
    하나의 직업이고 그 일을 제대로 못하면 불만 갖는 것은 당연한 것인거예요..

    모든 직업인이 자기일 제대로 못하면 욕을 먹듯이 도우미도 같은 것이지 단지 도우미라서 그런것은 아니지요.

  • 11. ..
    '07.11.27 2:49 PM (211.237.xxx.232)

    저도 원글 쓰신 님이 과민하신거라 생각됩니다
    그냥 속 상해서 털어놓는 이야기에
    저도 그런 경험이 있어서 이해하고
    다른 분들도 조심하시라는 도움글이라고 생각했는데
    이해하는 분에 따라서 *가지 없는 걸로 보이기도 하는가 봅니다
    제발 그냥 이해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넘어가기를 바랍니다
    요즘에는 제가 82를 한 후부터는 사람 만나기가 무서워집니다
    이렇게 오해도 많이 하고 곡해도 많이 하고 까칠해서는
    어떤 말을 하면서 친구들을 만나고 수다를 떨어야하는지 두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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