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절에는 손님이 많지만
추석 명절은 손님이 거의 없기때문에
작년부터 과감하게 음식하는것을 그만두었어요
시동생의 제안이 큰 몫을 했죠
사실 전 그런 생각은 꿈에도 못했었는데,,^^;;;
대신 온가족이 모여서 바베큐파티를 하기로 했지요
작년엔 처음 시행하는거라 좀 부족한것도 있고
어수선했던것도 있었지만 좋았었어요
올해도 각자 역할 분담을 해서 준비를 했어요
저는 구워 먹을 고기를
제일 잘사는 시동생은 소갈비와 전복을 자진해서 한다고했고
막내는 야채를 준비하라고 시켰어요
막내가 월급이 제일 적거든요
소소한 먹을거리나 과일은 시어머니가 준비하는편이라
시장비를 재작년보다는 적지만 세며느리가 똑같이 내서 한봉투에 담아드리고
선물로 들어온 과일을 더 챙겨갔어요
음식하느라 종종걸음치던 2년전하고는 완전 다르게
느긋하게 차를 마시며 수다 떨다가
느즈막이 갈비재고 야채 다듬고 바베큐할 준비하고
이렇게 오후를 보내고 해질녁에 정원에 그릴에 숯불을 피워 고기굽고
밤도 구워먹고 ..
정원에서 먹을거리를 다 해결하니
치우는게 훨씬 쉬운거있죠
큰 다라이에 빈그릇 다 집어넣고 쓰레기 치우고
남자들은 한켠에서 윷놀고 저와 동서들은 평상에 누워 별을 보며
이런저런 이야기 하는동안 나중에 식기세척기에 넣으려고 한 그릇들을
시어머니와 시누가 세척기에 넣고 남은것들은 설거지해놓으시고는
나오셔서 함께 평상에 앉아 얘기를 나누었어요
마침 날이 거짓말같이 맑아져서 달도 볼수있었고
시골이라 별들이 너무 많아서 그거 감상하는것이 너무 좋았어요
아이들은 연령구분없이 악악거리며 장난치고 놀고 뛰어다니는데
어찌나 신나하는지..
추석당일에는 친척들이 한 이십명 오셔서 그거 상차리느라 좀 분주했지만
어차피 제사에 울집며느리들은 참석을 안하므로
일년에 두번 허리가 휘어도 친척들 접대는 최선을 다하자고 했더니
동서들도 웃는 낯으로 열심히 하더군요
저희시댁이 네째아들인데도 명절에는 꼭 저희시댁에서 모이거든요
시댁친척들 다 돌아가신후 다들 팔걷어부치고 치우고 나선
시누까지 합세해 동양화를 그리네요 (오팔광땡어쩌고저쩌고)
저야 원래 안좋아해서 몰래빠져나와 시원한 바람맞으며 책좀 보다가
산책좀 하고 ..
올해는 바빠서 매년 못갔던 친정에도 미리 다녀왔어요
딸많은 친정인지라 멀리 사는 자매들은 명절전에 왔다 가는편이라
올해는 다 만났네요
명절이라는게 어떤 절기를 지킨다는게 아니라
떨어져 사는 가족들 한자리에 모여 정을 나누고
집안에 대한 어떤것들을 자녀들에게 가르치며
사촌들끼리 살맞대고 잠도 자봄으로써 더 돈독해지고하는데
더 의의가 있지 않을까요?
또한 같은 동네 친구들 다 뿔뿔이 흩어졌다가 명절이라는 명목하에
모여드니 만날수있어서 좋고
명절이라는것이 즐겁고 신나는것이 아니라
도리어 고문과 괴로움이 가득하다면 얼마나 비참한 일인가요
생각을 조금만 전환하고 조금만 양보하고 내가 먼저 팔걷어부치고 한다면
일년에 두번있는 명절이 그리 괴롭진 않을것같아요
못살고 잘살고를 떠나서 잘사는사람이 좀더 내고
못사는 가족에 대해선 배려한다면 스트레스도 줄어들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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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추석명절 어떤가요?
명절 조회수 : 876
작성일 : 2007-09-26 21:28:54
IP : 125.188.xxx.20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웰던~
'07.9.26 10:09 PM (218.39.xxx.234)상을 드리고 싶군요...조심하세요...칼 맞을라....ㅎㅎㅎㅎ 온통 된 고생 치르고 오신 분들이
샘 나셔서~~~` 주변에 널리 알려서 귀감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어찌 보면 명절이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괴롭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부작용이 많군요...시 엄니는 며느리 가해의 시기로...며느리는 아들 손자 보고싶어하는 노인네들에게 덜 보여주기 작전으로....에고~이러고 살지 말아야하는데 말이죠....아주 잘 보내셨어요!!!!2. 좋네요
'07.9.26 11:13 PM (121.139.xxx.12)네~~ 좋은 아이디어로 빛나는 명절 보내셨네요.
그렇게 보내기가 이렇게 힘들어서
서로들 상처주고 상처받고 그리된것게 현실이네요.
애쓰면 원글님처럼 한집씩 변하다가 언젠가
옛말할때가 있겠죠...3. 저래서
'07.9.27 9:35 AM (220.75.xxx.143)제가 나이들어 시골에 살고싶다니까요..
제 희망사항 그대로 실천하고 계시군요...
마당 한켠에 바베큐 해먹고 우리 손주들과 평샹에 누워 별얘기해주고,,
저의 로망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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