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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아무나 하나[펌]

정치 조회수 : 164
작성일 : 2007-09-19 15:16:03

어느 싸이트에서 본 어느 스님이 쓴 정치 단상이 있어서 함 가져 와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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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다가왔다. 연말 대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의 행보가 빨라졌다. 여야 정치인 모두 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해 생사를 건 진흙탕 싸움에 뛰어들고 있다. 고대의 제왕학(帝王學)에서부터 현대의 정치학(政治學)에 이르기까지 동서고금의 수많은 문헌에는 정치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들이 언급되어 있다. 불교경전에서도 그러한 덕목들이 설해져 있다. 이른바 시왕법(十王法)이 그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덕목들이 현실 정치에서는 별로 소용이 없다. 현실 정치에서는 원칙보다는 음모와 술수가 우선할 뿐만 아니라 수많은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책에 나오는 대로 처신했다가는 백전백패할 가능성이 높다. 나도 한때 짧은 기간이나마 세속의 정치에 뜻을 두고 그러한 정치 수업을 받은 적이 있다. 그러나 나는 곧바로 정치인이 되겠다는 꿈을 접었다. 정치인이 되기 위한 조건을 전혀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정치인이나 정치승(政治僧)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조건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러한 조건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꿈과 이상만 가지고 정치인이나 권력승(權力僧)이 되겠다고 설치는 것은 기름을 지고 불로 뛰어드는 것과 같다. 간혹 예외도 있지만 정치는 처음부터 진실과는 거리가 멀다. 정치인의 이미지는 언론에 의해 조작되거나 만들어지는 것임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첫째는 뻔뻔스럽고 자기도취형이어야 정치를 할 수 있다. 이 세상에서 자기가 가장 잘났다고 생각하고 남 앞에 나서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대선에 출마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라. 모두 자기가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자기 스스로 말할 것이다. 그러므로 겸손한 자는 정치인이 될 가능성이 별로 없다.


둘째는 말과 행동이 전혀 다른 표리부동(表裏不同)형이어야 정치를 할 수 있다. 반대로 정직하거나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사람은 정치인이 될 수 없다는 말이다. 이를테면 정적(政敵)을 만났을 때에도 몇 년 만에 처음 만난 것처럼 아주 반갑게 악수하고 포옹하는 제스처를 자연스럽게 표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돌아서면서 상대를 어떻게 제거할 것인가를 궁리하는 독종만이 정치인이 될 수 있다.


셋째는 거짓말을 잘 할 줄 알아야 정치를 할 수 있다. 아주 진지하게 모든 사람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거짓말을 잘 할 수 있는 능력을 타고나야 된다는 말이다. 거짓말을 밥 먹듯 하면서도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은 사람이라야 정치인이 될 수 있다. “단 한 푼도 받지 않았습니다.”라는 말은 정치인들의 대표적인 거짓말이다.


넷째는 정치자금을 만들 수 있어야 정치를 할 수 있다. 정치에 있어서 돈은 차량의 연료와 같다. 연료가 없으면 차는 움직이지 않는다. 돈이 없으면 정치인은 단 하루도 버틸 수가 없다. 보통 사람들은 그 돈이라는 먹이를 좇아 움직이기 때문이다. 정치의 역사는 검은 돈과의 유착관계라고 할 수 있다. 돈과 정치는 떨어질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정경유착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있어왔다. 검은 돈을 끌어 모을 수 없는 사람은 처음부터 정치를 포기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다섯째는 다른 사람을 배신할 수 있어야 정치를 할 수 있다.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동물이어야 정치를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예로부터 권력을 위해서는 부모나 자식까지 죽이는 것이 예사였다. 정치인에게 의리나 정의를 기대하는 것은 뱀에게 물지 말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정치에는 영원한 적도 없고 영원한 동지도 없다. 자신의 이익과 필요에 의해 모였다 흩어질 뿐이다.


여섯째는 언론 플레이를 잘해야 정치를 할 수 있다. 어떻게 해서든 언론을 이용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기사가 보도되도록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언론과 정치는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언론과 정치는 영원한 적인 동시에 또한 동반자 관계이다. 언론을 잘 이용하는 자는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만, 언론과 날을 세우는 사람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일곱째는 규정과 약속을 지키지 않는 야비한 자라야 정치를 할 수 있다. 반대로 정해진 법과 규정을 지키면 선거에서 승리하기 어렵다. 아무리 엄격한 선거법이 있어도 빠져나갈 사람은 다 빠져나간다. 현행 선거법이나 앞으로의 선거법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선거법에 걸리지 않고 잘빠져 나가는 것도 그 사람의 능력이며, 그런 사람이 결국 이기게 되어 있다.


이와 같이 현실 정치는 절대로 꿈과 이상만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치는 근본적으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생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처음에는 순수한 열정으로 현실 정치에 뛰어들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그러한 열정을 다른 사람들이 알아줄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그러한 순수성은 전혀 통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정치인의 순수함을 이해해 줄 여유가 없다. 아니 처음부터 전혀 관심이 없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 것이다. 그의 정치철학이나 정책은 대중들에게 정확히 잘 전달되지 않는다.


나는 어떤 권력승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고 행동에 옮겼다가 아주 낭패를 본 경험을 갖고 있다. 그 뒤 나는 정치승의 말을 전혀 믿지 않는다. 세속의 정치이든 종단의 정치이든 순수한 사람은 그런 곳에 발을 들여 놓아서는 안 된다. 정치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치인에게 인간적인 우애를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그들은 자기가 필요하면 찾지만 쓸모가 없으면 헌신짝처럼 버린다.  


그래서 사람들은 정치인을 싫어한다. 그러면서도 그 앞에서는 꼼짝 못하고 아부한다. 인간의 이중성(二重性)이다. 정치인들은 그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온갖 비난도 감수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력을 획득하고 나면 많은 전리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존경하는 정치인은 인도의 아쇼카왕과 마하트마 간디이다. 이 땅에도 그런 정치인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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