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회사 그만둘까요, 계속 다닐까요?

[고민]

결혼 훨씬 전부터 이곳 82에 몸담으며, 이제는 한아기의 엄마가 된 회사원입니다...

제 얘기를 좀 하고 싶어서요...

전 부족한것 없지만 그렇다고 넉넉하지도 않은 가정에서 장녀로 자랐어요, 제 앞가림은 제가 해왔고, 대학졸업전에 취업하여 제 힘으로 준비해서 결혼했습니다. 누군가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걸 상상해 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결혼하고 보니 신랑이 예상외로 돈을 엄청 잘 벌어다 주는거에요, 전문직이고 능력있고 소신있는 남자인건 알았지만, 돈엔 관심이 없었기때문에 이렇게 잘 벌줄 몰랐어요, 독립하고 나서는 제 1년 연봉정도를 한달에 벌더라구요...앞으로 큰 이변이 없으면 쭈욱 이럴거 같구요.

문제는 ...
그러니 제가 배가 불러서인지...(?)
회사가 다니기 싫어졌어요, 아니 엄밀히 말하면 안다녀도 될거같은 생각이 드는거에요.

지금 애기를 맡기고 주말에만 보는데 애기도 너무 보고 싶고,
저보다 퇴근이 빨라진 신랑이 차려주는 저녁먹는 것도 넘 미안하고...
(신랑이 육체적, 정신적 노동강도가 엄청 심한 일을 합니다...)

아직은 신랑이 버는 돈은 그냥 저축하고...양가부모님 생활비 넉넉히 드리고나면.. 삶의 질은 ...맘이 아주 넉넉해진거 외엔 큰변화가 없어요..

한번도 직장생활을 쉬어보거나 쉬는걸 생각해본적이 없어서...출산휴가기간에도 많이 답답하긴 했는데...
제가 살림이 적성에 안맞는건지, 아님 아직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뭔지 고민해본적이 없어서 적응을 못했던 것인지 모르겠어요....
제가 다니는 회사는 정년도 보장되고 연봉에 비해 큰 스트레스는 없는...신이 감춰놨다는(?) 곳인데요...일이 썩 재밌거나 적성에 맞는건 아녜요.

남편이나 어른들은 다 제선택 존중해주시고, 특히 신랑은 어떤 선택을 해도 가지않은 길에 대한 미련은 남을것이라고...제가 행복한거 하래요...친정엄마는 그래도 계속 다녔으면 하시구요....
근데, 제가 어떻게 해야 행복할지를 모르겠는거에요...바보같죠?

애기 낳기 전까진 한번도 회사를 그만둔다는 생각 안해봤어요,  신랑이 아무리 돈을 많이 가져다줘도....
그런데 지금은 정말 정말 고민되요....
애기를 계속 다른 사람한테 맡길수도 없고 또 여럿 낳고 싶고....

저...회사 그만두고 애기키우며 제가 진짜 원했던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 볼까요?
아님 계속 회사 다닐까요? 살림이 적성이 아니면 많이 후회하겠죠?

[부럽..]

남편분이나 님이나 어떤 직업/직장이신지 무지 부럽네요..
지금 딱히 하고 싶은 일이 없으시다면 그냥 직장 다니시는게 낫지 않을까요?

[..]

신이 감춰놨을 정도면 휴직 같은 제도는 없나요? 휴직 비슷한 거라도...
당장 관두지말고 잠시 쉬어보시면서 판단하시는 것도 좋을 거 같은데..

[음..]

그렇게 많이 벌어주신다는데 저같으면 그돈으로 상주아주머니 쓰셔서 매일 보도록 하겠어요.
아이 키우는거 정말 중요한일이고 소중한 일이지만,
님이 그로인해 스트레스 받으신다면 아이때문에 내가 피혜보는느낌이라면 그만두시라고 하고싶어요. 게다가 잘 벌어주신다면서요.--;

저같은 경우는,
저도 5일씩 애 맡기고 주말에 찾아오고 친정에서 배려해주셔서 한주는 엄마가 와주시는데,
애가 없는 주는 이게 맞나 싶은게 참 힘들거든요.

문제는,
님이 회사를 관두고 나중에라도 후회하지 않느냐일텐데..

진짜 원했던일이 무엇일까는...참 어려운거 같아요.
그나마 님은 신이 내린직장에 다니시고 계시고...
잘 생각해보세요.

아이와 나를 위해서 가장 소중한건 무엇일까하고.

저같은경우도 제가 집에서만 살림만 하기엔 많이 모자라서..
그리고 아이어릴때 좀더 일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라서 다니고있긴합니다만..
가끔씩 그만두고싶을때가 있지요.

화이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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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는 분도 원글님과 같으신데

생계형 맞벌이가 아니시라면
적당히 일하고, 예쁘게 차려입고 회사다니시면서
집안일은 아줌마더러 하라 하시죠.

저희 딸 7살짜리가 "엄마는 왜 열심히 공부했는데, 왜 그냥
** 가 못되고 그냥 엄마 냐고... 할때.... 참 할말이 없습니다.

아이들도 엄마가 무언가 열심히 하고 있을때 자부심 많이 느끼는것 같습니다.

아이가 조금만 커도 그때 그 편한 직장 왜 그만두었나 후회하실수도 있어요.
저를 비롯하여, 집에 있는 전업주부 엄마들 엄마로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고 있지만, 원글님 같은분 부러워한답니다.
적어도 저와 제 친구들은 그렇답니다.

열심히 다니세요... 아줌마는 사회에서 한번 도퇴되면
돌아가고 싶어도 갈길이 없는것 같습니다.

[플뢰르]

한 달전 같았으면 당장 그만두라 했을 거에요. 저도 직장다니면서 애 키우느라 맘고생 무지 했거든요. 하지만 요 한 달 사이 맘이 많이 달라졌어요.
주변 친구들, 동생들 보니 남편 돈은 내 돈 아니더라구요. 세상에 믿을 사람은 자신 밖에 없어요. 그리고 살다보면 무슨 일 일어날지 모르구요. 절대 그만두지 마시고 좋은 아줌마 써서 아이 키우세요. (애 키우는 동안은 아줌마 비용 아끼지 마시고 아이에게 전념하세요.)

[제 생각엔]

제가 만약 님의 처지라면, 저는 회사 그만두고 아기 보는데에 한표를 던집니다. 신랑이 돈 많이 벌어 주는데, 꼭 생계형으로 필요하지 않다면, 자신의 아기 자신이 보고 키우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전에 어렸을 때, 어머니에게 엄마는 왜 회사 그만두고 가정주부야 라고 물어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엄마, 엄청 힘들어했었던 것 기억이.. 근데 ,지나고 보니까, 어머니가 옆에 있어더 행복한 기억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능력이 있으시니, 아기 학교 다닐때쯤, 다시 직장을 구할 수? 있다면, 저는 그렇게 할려구요.

[부럽]

와~~부러워요..정말 님과같은 처지라면 글쎄요..저도 고민은할꺼같아요..근데 전 초딩1학년딸을키워보니..다들 엄마들이 일들을 마니하시네요6억넘는제집이있는사람도..하루종일하는일이아니더라도 정말 어떻게든 일하는걸보니..나중을 위해서일하시는게낮지않을가요?
초딩고학년만되도 자식 한테드는돈 장난아니라고 선배엄마들이 혀를찰정도에요...

[..]

글쎄요...

대부분의 여성들이 남편의 수입만 좋으면 직장 때려칩니다.
그러다가 남편의 바람, 갈등..문제가 생겨서 이혼 생각할 때는 생계가 막막하다합니다.
지금이야 '이혼?'그러면 다들 펄쩍 뛰지요...
그러나 이혼하는 사람들이 머리에 뿔난 사람이 아니랍니다.

[아직 신혼이시지요?]

원글님 글을 보니 아직 결혼하신지 몇년 안되었고 아기도 하나인 나름 신혼인 상황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살면서 아직 힘든 일 안 겪어보신듯 하고요.

인생은 참으로 깁니다. 그리고 정말 내일 무슨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답니다.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너무 위중한 병에 걸릴 수도 있고 사고로 돌아가실 수도 있어요.
시댁이 쫄딱 망할 수도 있고 친정이 그럴 수도 있지요.
어쩌면 남편이 다른 여자가 좋아져서 이혼하고 싶어질 수도 있습니다.

위와같은 일이 정말 안생겨야하겠지만
만약에 혹시라도 생겼을 때 원글님이 직업이 있으신 것과 없으신 것은
하늘과 땅과 같은 삶의 질의 차이가 생깁니다.

그렇게 스스로도 신이 내린 직장이라고 표현하시는 곳을 다니신다면
그 보물을 왜 스스로 버리시려는지 모르겠습니다.
든든한 보험이라고 생각하시고 다니시는 것이 어떨까요?

정말 우리나라에서는 전업이 된 주부가 다시 사회로 복귀하기 어렵답니다.
그리고 경제권이 없는 여자는 속상할 일이 많이 생깁니다.
정말 그만두고 싶으시다면 둘째가 생겨서 아이 둘을 같이 기르고 싶으실 때
그만 두시면 어떨까요?

일단은 그냥 다니시면서 따로 원글님의 이름으로 비자금도 좀 만드시면서
버텨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