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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답답해 잠 못 이루는 밤입니다.
가 나서 일어나보니 4-5시쯤 됐을 거라 생각했는데 겨우
2시 반이 좀 넘었더라구요. 잘래도 어깨가 아파서 시큰거려
서 자다 깨게 되네요.
답답합니다...내 아버지란 사람땜에 답답하고 화가 납니다.
착한 사람이라는 거 도대체 누구를 위한 말일까요?
착한 사람의 기준치가 어디까지 인걸까요? 저는 무작정 착한
사람은 싫으네요. 그놈의 유교사상이 싫습니다. 가족이니 형
제니 친척이란 이유로 한도 없이 도와주고 같이 덤탱이를 써
야 그게 착하고 도리 다하는 좋은 사람인가요?
저는 제 아버지하고 정 반대의 사람이라고 저 스스로도 그렇
게 생각합니다. 내 아버지처럼 대책없이 사람 좋아서 그래서
자기 실속 조금도 챙기지 못하고 굳이하지 않아도 되는 도리
챙기느라 정작 소중하게 챙겨야 할 자기 가족들에게 상처를 주느
니 남에게 조금 나쁘고 이기적인 사람일지언정 내 가족 마음에
상처주고 눈물흘리게 하고 싶진 않네요.
사람이 언제나 착하게만 살 순 없다고 생각해요. 살다보면
하기 싫어도 모질어야 하는 순간, 남에게 나쁜 사람이 되야
하는 순간도 있고..남에게 좋은 사람 노릇을 할 수 있는 것
도 나머지 다른 사람들이 조용히 아무말 없이 따라주니까 할
수 있는거고,다른 사람이 대신 악역을 해주니까 좋은 사람 노
릇도 할 수 있는 거라구 생각해요.
제 아버진 항상 좋은 사람 노릇만 하느라 정작 저는 나쁜 사람,
배려심 없이 저만 아는 사람이 되게 만드시네요.
제 아버지 형제들이 많습니다. 그 형제들이 결혼해서 낳은 자
식도 많구요. 모두 5남매인데 제 아버지가 막내임에도 불구하
고 10년도 넘게 차이나는 장남인 큰아버지가 제대로 장남노릇
도 못하고 돌아가실 때까지.. 돌아가시면서도 평생토록 모은
재산이라고는 없어서(통장에 십 몇만원 있더라 얘기 들었죠)
제 아버지가 장례비로 100만원씩 내드렸습니다.전혀 우리가
그럴만한 형편이 아님에두요. 장남이면서 장남노릇 못하는
장남 덕에 제 아버지가 장남노릇 다하고 할머니도 저희가 모
시고그랬죠. 그러다가 큰집에서 모시라고 보냈는데 그것도
허구헌날 못모신다 난리를 쳐서 저희엄마 저 고2때 돌아가시
지 않았으면 또 저희가 도로 모셔올 거였구요. 그것때문에
엄마는 스트레스받아서 위경련 일으켰었구요.
젊어서 저희아버지 형제중에서 제일 돈도 잘벌고 그랬습니다.
집짓는 일해서 20대에 자기집도 지어놓고 돈도 차곡차곡 모았
구요. 그랬는데 큰고모 남편 보증 서줬다가 고모 남편이 갑자기
객사하는 바람에 몽땅 빚을 뒤집어 써서 집팔고 돈 모은거 모
조리 빚갚는데 꼴아박았습니다. 그것때문에 3년동안 방황했다
고 하시구요. 이런 얘기도 작년엔가 큰아버지 맏딸에게서 들
었습니다. 얘기하면서 고모부도 웃겨..재미있다고 표현을 하
는데 뜨악했습니다. 어떻게 저 얘기가 재미있을 수 있는지요?
구구절절이 말하자면 책으로 써도 될만큼 신파인생입니다.
집안이 찢어지게 가난해서 5남매중에 누구하나 제대로 고등학교
졸업한 사람도 없고..좋은 직업 가진 사람도 없고 다 고만고만
하니 서민으로 사는거죠. 친척들 중에 제 아버지 도움 안 받은
사람이 없을 정도고 친척들 일이라면 아무리 처,자식이 반대해
도 나서서 다 도와주고 돈 빌려주고요. 강원도 시골에서 한 평
생 살면서 농사지은 거 큰아버지 자식들 고모 자식들 안 가리고
다 챙겨주구요. 같은 핏줄이니까 다 돕고 살아야 한다고 항상
그걸 강조하십니다. 주변에서도 다 그러죠. 너희아버진 유독
핏줄에 대한 애착이 그 누구보다 강하다구요.
저희아버지 참 강인한 사람입니다. 책임감도 강하고 인정많고
그치만 성격 정말 불같고 화나면 그 누구도 못 말립니다. 자기
가 하겠다고 맘 먹은 거 다하고 한번 일할땐 제대로 해서 두번
세번 안하고 꼼꼼하구요. 저도 제 아버지 참 대단한 사람이고
앞으로 살면서 아버지같은 사람 못 볼 거 같다고 생각해요.
그치만 그렇다고 해서 아빠가 하는 그 모든 일이 옳고 정당하
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죽도록 열심히,쪼글쪼글 늙을때까지 죽도록 일하며 열심히 살았
건만 아빠한테 남은 건 글쎄요..말만한 딸년 셋에 자기명의라곤
험하게 몰아서 고물 다 되버린 트럭이 전부효 늙은 자기 자신..
그나마 의미있고 가치있는거라면 항상 저희집 일에 두손 걷고
도와주시는 아빠 친구분들이시겠죠.
자기 어려울때 외면않고 도와주는 친구 세명만 댈 수 있다면 그
인생 성공한거라는 말도 있고 저도 그게 쉬운 게 아니란 거 알고
그런 점은 아빠한테서 부럽고 본받고 싶습니다. 아빠친구분들한텐
조금의 감정도 없습니다. 단지 술을 너무좋아하시는 분들이라 그런
게 건강상 좋지 않으니까 좀 싫을 뿐이지 항상 감사하고 저 분들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제가 정말 밉다못해 저주라도 퍼붇고 싶은 대상은 그 잘난 친척들
이니까요. 죽어라 열심히 일해봤자 저희아빠한테 의지해서 도움받고
산 친척들 덕에 저희아빠는 정작 재산이란 걸 제대로 모아보질 못
했구요. 그나마 좀 버는가 싶었더니 IMF터져서 건설경기 완전 바닥
이라 되려 몇천만원 적자나서 그거 전부 아빠돈으로 다 매꾸셨죠.
이제 나이가 들어서 사장님 소리 들으며 일한 것도 다 옛날일이고
지금은 남의 밑에서 일하는 노가다꾼이 되고 나니 예전에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던 친척들 이제는 추석때 한번 다녀가면 다행입니다.
항상 연락할 때 보면 자기들이 필요하고 아쉬울 때 연락하고 농사
지어놓은 거 감자나 옥수수같은 거 먹고 싶을때 전화하고요.
자식입장에서 보면 정말 열불터지잖아요? 돈발,약발 다 떨어지고
울궈먹을 거 없는 이빨빠진 늙은 호랑이 취급받는 자기 아버지를
보는 기분 참 더럽습니다. 평생 친척들 호구노릇 해주느라 자신
은 60이 넘은 나이에 일다니고 집도 없어서 월세살고 말이죠.
젊어서 베트남전에 참전해서 몇가지 혜택을 받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우리 아빠한테는 이게 노후대책이 되버린거네요. 다달이
20만원 조금 넘는 연금나오고 그래도 다행인거 몇군데 지정병원
이 있어서 본인 병원비 무료고 자동차세금같은 혜택있고..
친척들이 또 유공자 혜택있으니 서로 전화해서 자기 혜택받게
해달라고 하니 속좋은 우리 아빠 또 해주십니다. 예전에는 가구당
2대씩 혜택이 있었는데 얼마전에 보니까 1대로 줄었드라구요.
큰고모네 맏아들이 그 혜택을 예전부터 줄기차게 받아오고 있었죠.
저희아빠하구요..그랬는데 1대로 줄었으니 전 당연히 저희아빠가
유공자니까 당연히 아빠가 받고 있을거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사촌오빠 차가 받고 있더라구요. 세금내고 나머지 쓰시
라고 20만원씩 보낸다고 자기는 거기서 사촌오빠 차세금내고 아빠
차 세금내고 남는 돈으로 담뱃값이나 한다고 좋아하는데 제가 보기
엔 황당하고 어이 상실 그자체라서 마구 따졌더니 나는 손해보는
거 없다고 내 돈 안내고 차세금내고 남으면 담배값까지 하니 나야
좋지~ 이러십니다. 속이 터지는거죠. 거지도 아니고 20만원 돈에
자기가 받아야 할 혜택을 자기 자신이 안 받고 있으니..
저런 친척들 때문에 사람들이 유공자들 혜택 넘 많고 악용되고 있
으니 다 줄이라고 하는 거란 걸 모르는 건지..
저희아빠 장가를 늦게 가셔서 39살에 가셨는데 엄마랑 13살차이
납니다. 그런데다 저희엄마 결혼하고 3년동안 애가 안 생겨서
고생하고 할머니,고모들한테 구박받다가 애가 생긴 게 바로 저
구요. 아들일 줄 알았는데 딸이라서 집안 사람들이 엄청 실망했
다네요. 아빠형제들 자식들 전부 제 엄마나이대의 사람들이고
저한테는 정말 부모뻘의 사촌언니오빠들입니다. 당연히 어렵고
억울하고 답답해도 제대로 나서서 뭐라 말할 수도 없었고 사촌
지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예우도 받아본 적 없습니다. 다들 저나
제 동생을 조카 대하듯 하죠. 제가 뭐라고 하기가 겁나는 게
가정교육 그따위로 받았냐는 말 들을까봐서 아빠가 욕 먹을까
그게 겁나서 당당하게 말 못하고 산 거죠. 바보같이..
항상 아빠하고 싸우게 되네요. 그것도 친척들 때문에..아빠한테
말합니다. 친척들 지금까지 챙겨줄만큼 챙겨줬으니까 이제 아빠
자신한테 신경쓰고 살라고..나이도 먹을만큼 먹은 인간들인데
언제까지 자식들처럼 하나하나 돌봐주고 살거냐구요..아빠가 그
런다고 친척들이 그걸 고마워하는 줄 아느냐고..그저 입으로만
고맙다 한번 말하고 말뿐이라고..예전에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
어도 지금 1년에 한번 다녀갈 뿐 아니냐고..아빠 생일이 언젠지도
모르고 생일때 축하전화 한통이라도 받아봤냐 그랬더니 다 자기 사
는 게 바빠서 그런 거라고.. 그래서 제가 아무리 아빠가 저 인간
들 친자식과 마찬가지로 생각해서 그렇게 도움주고 햇어도 아빠
병이라도 생겨 쓰러지면 우리처럼 간호하고 돌봐야 할 책임도없
는 사람들이라고 밑빠진 독에 물 붓는거라고 했더니 그래도 걔네
들은 내가 아프다고 하면 어디서든 달려와서 병문안은 할 애들이
다라며 감싸기만 하네요. 그러면서 제가 배려심이 없으면 안된다.
세상 너 혼자 사는 거 아니다라면서 친척이란 건 같은 핏줄인 사
람들이고 다 이렇게 하다보면 서로 어려울때 도움주고 도움받고
그러는 거라고 그러시네요. 우리 어려울때 무슨 도움을 얼마나
받았다고 말예요..
오늘 저한텐 큰 사촌언니가 되는 큰아버지 맏딸네 식구가 다녀갔
습니다. 오늘 이것때문에 아빠하고 대판 또 싸웠구요. 다녀간
이유는 농사지어놓은 거 때문이죠. 매년 연례행사입니다. 죽도록
고생해서 남이 농사지으면 때되면 와서 받아가기만 하면 되니
참 세상 편하게 사네요. 감정이 당연히 안 좋을 수 밖에 없는 건
저희아빠 막노동 다니시면서 새벽4-5시에 일어나서 농작물 심어
놓은 거 돌보세요. 콩잎 다듬고 옥수수순 다듬고 고추순 다듬고..
저도 저희아빠 그런 거 안 쓰러워서 하기 싫은 농사일 군말않고
돕구요. 그렇게 노력해서 길러놓은 거 남의 새끼들이 가로채 가
는 거 저나 제 동생들 입장에선 죽쒀서 개준 꼴..내 재산 남이
가로채 가는 기분이 들어요. 저희 아빤 그렇게 생각을 안하시죠.
저번달부터 수시로 전화해서 옥수수 언제먹냐 보채길래 아직 멀
었다고 그랬는데 아빠가 먹을때되면 전화해준다고 했죠. 저번주에
전화해서 아들더러 차운전해서 들어와서 가져가라고..삼촌이 가
져다 주고 싶어도 못 가져다준다고 해서 어제 오기로 했는데 안
와서 안 올려나보다. 귀찮은 건가보다하고 말았는데 오늘 낮에
시장가서 장보고 와서는 감자 싹 다 말라서 비도 오는데 썩기전에
캐내느라 혼자서 감자 다 캐서 하우스 넣어놓고 저녁때 되서 저
녁하는데 뜬금없이 밭에가서 옥수수를 뜯어놓으라네요. 언니네
온다고..당혹스럽고 기가 차서 왜 그걸 이제서야 얘기하니까 잔
말말고 가서 30통정도만 따놓으라고...
갑자기 화가 막 나더라구요. 왜 도대체 이놈의 친척들은 올거면
제때 약속한 때에 오지 않고 자기들 멋대로 편한대로 왔다가는
건지...자기들 사정만 중요하고 손님 맞는 우리집 입장이란 건
조금도 신경을 안 쓰는건지...날은 흐리면서도 덥고 찝찝하길
래 밖에서 힘들게 일하고 오시는 거니까 좋아하는 콩국수 만들
어놓으려고 콩 삶고 면 삶으려고 물 올려놓고 있다가 그런 전
화를 받으니까 짜증이 솟구치대요. 다른 집도 다 이런건지..
우리나라 사람들 대개가 이렇게 예의란 건 삶아먹고 사나 싶
은 생각도 들고..약속이란 의미를 모르는 건지..
와서도 정말 마음에 안들게 행동하는데 그 앞에서 언니 이것도
가져가세요~하고 웃고 있는 내가 정말 바보천치같아서 화가 나
더군요. 미리 전화라도 주면 따서 해놓는데 저녁준비할때 갑자
기 들이닥쳐서 밭에 들어가서 옥수수따고 있는데 자기들은 우두
커니 서서 밭구경하고 가만히 앉아있고..옥수수 따놓으니까 낼름
차에 싫더니만 고새 또 밭에 가서 고추 물어보지도 않고 마음대로
따고 있고 토마토따고 호박잎 좋아하고 그런 거 알지만 호박딸
거 없다고 왜 너네는 단호박같은 거 안 심냐고 그러다 아빠가 오
시더니 감자 캐놓은 거 한 박스 담아서 줘버리고..정작 감자캐느라
땀흘린 딸한테는 수고했단 말 한마디도 없고..가지 심어놓은 것도
가지가 너무 많이 달려서 조금 따가시라고 했더니 아주 쫑을 낼
작정인지 마구 따대요. 늙은 오이도 보더니 물어보지도 않고 여
러개 따놓고 인심쓰듯 이거는 니네 해먹어라 이러고..친정집에
맡겨놓은 물건 있는 딸처럼 올때 아주 다 쓸어가네요.
그래도 그냥 가긴 미안햇는지 냉면먹으러 가자는데 아빠는 집도
정리 안되있는데 집에서 시켜먹자고 하고 친척들은 나가서 사먹자
그러는데도 자기 옷이 지저분하다고 하는 거 싫은 소리해서 겨우
가게가서 먹는데 차 가져와서 술마시면 안되고 이도 다 빼고 틀니
해넣을거라 씹는 음식을 잘 못먹는데 그런 배려도 없이 소주시키
고 수육시키고..어거지로 한 입 받아먹는 걸 옆에서 보니 속이 터
질 것 같더라구요. 소주도 시켜놓고 정작 자기들은 안마시니 혼자
다 먹고 취해서 말이 좀 많아지니까 얼른 드시라고 재촉하고..
기분이 그렇더라구요. 우리 아빠가 알콜중독자도 아닌데..
음주운전땜에 면허취소돼서 안된다는 거 뻔히 알면서도 술좋아한
다고 술 자기들이 시켜놓고 마시니까 나중에 술은 나중에 집에가
서 안주해서 잡수라고..일 끝나고 와서 집에서 마시는건 괜찮네
하면서 말해도 옆에서 듣기엔 고양이 쥐 생각하네하는 기분이
드네요. 배배 꼬인 심정으로 있으니 냉면이고 나발이고 간에
기분 상해서 입에 들어가지고 않고.
이래저래 보내고 나니 아빠한테 화가 울컥 또 나네요? 그래서 또
싸워버렸습니다. 언제나 그래요..친척들 한번 다녀가면 기분 안
좋고 맺힌 거 그냥 가슴에 담아놓고 살던거(맘 약한 아빠한테 상
처주기도 싫고 아빠가 살아온 인생을 부정하는 거 같아서요)
부글부글 끓어서 결국 아빠한테 쏘아붙여대고 그래놓고 나서 또
미안하고 화나서 울고...친척들이 아빠 자식같고 내가 남같습니다.
항상 내가 맺혀서 뭐라 그래도 아빠는 친척들 감싸기만 하지 그래
내 자식말이 맞다라고 한 적 단 한번도 없으니까요.
친척이라는 존재..생판 남만도 못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아빠가 나이가 있으시니 돌아가시고 나면 저 사람들과의 인연도
그걸로 끝이나고 저희는 고아가 되겠죠..개밥의 도토리만도 못한
신세가 되는데 친척들이 아빠가 친척들한테 해주셨던거처럼 저희
한테 할 리 절대 없고 대강 아무나 짝 지어서 시집이나 보내려
들겠죠. 지금도 25살 밖에 안됐는데 허구헌날 하는 말이 얼른 시
집가는게 너네 아빠한테 도움되는거다. 아빠가 손주 볼 나이가 한
참 지나지 않았냐고 손주 보여드리라고..
그럴때마다 정말 머리가 터지고 미쳐버릴 것 같습니다. 아빠가 10년
만 일찍 결혼을 했으면 제가 35살이겠죠. 그랬으면 전 기혼녀고 애도
당연히 잇었을거고..제가 아빠 결혼을 늦게 하라고 한 것도 아닌데
아빠 손주 보여드리자고 하고 싶지도 않은 결혼이란 걸..아무 남자나
대강 소개받아서 결혼합니까? 오늘 다녀간 사촌언니네 손주를 보고
또 이뻐서 껌뻑 죽는 걸 보면 속상합니다. 남의 집 애들 보면서 이뻐
하는 걸 보면요. 전 결혼이란 거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저렇게 자기
들 잇속이나 챙기는 친척들..층층시하 시댁식구 틈에서 제대로 대접
도 못받고 갖은 고생하며 산 엄마며 막내면서 장남노릇하느라 친구들
보다 더 늙어보이는 우리 아빠며..지긋지긋하게 결혼이란걸 간접적으
로 보고 느끼며 컸는데 눈꼽만큼이나 결혼하고픈 맘이 들까요?
아빠한테 원망이 많이 생깁니다. 왜 그렇게 자기자신을 챙길 줄 모르
느냐구요. 왜 이렇게 가난하게 만들어서 내가 하고 싶은 것들 제대로
하지도 못하게 하느냐구요. 남들은 자기 자식 더 잘되게 하려는데..
큰아버지 부인만 5명이나 되더라구요. 이여자 거치고 저 여자 거쳐서..
큰아버지랑 살던 부인이 도망가면서 내버리고 간 딸 자기딸 아니라고
그 여자가 바람나서 생긴 딸이지 자기 딸 아니라고 내팽개치는 바람에
고모들은 고아원에 맡기자는 걸 우리 아빠가 어떻게 내 집안 핏줄을..
것도 부모가 엄연하게 있는 애를 버리느냐고 데려다 키우겠다고 해서
졸지에 저희엄만 남의 새끼도 길렀습니다. 초등학교때까지요. 그러다가
엄마가 큰아버지네로 보냈는데 그걸 지금도 아빠는 두고두고 맘에 걸려
하시더라구요. 자기가 끝까지 키울 생각이었다면서 자기한텐 자식이나
마찬가지라고..대학도 보내고 좋은데 시집도 보낼 거였는데 하면서요.
그런 사람이 저더러는 미술한다고 때려치라고 학교끝나고 미술실에 있
는데 술취해서 학교까지 쫓아오는 바람에 부랴부랴 짐싸서 집에 간 적도
있고 대학도 간신히 우겨서(아예 가지말라고,취직해서 돈벌어서 아빠
좀 도와달라고 하셨죠 그때) 그것도 집근처에 있는대로 가라고 우겨서
갔다가 도저히 미술할 형편도 실력도 안되서 그만두니까 돈 아깝게 한
다고 마구 나무래서 재수해서 다른 과 갈 생각도 못하고 그럭저럭 지
내며 겨우 몰래 회계과 다녔습니다. 제 동생한테도 저 한테 하듯이
똑같이 해서 저희집에서 대학나온 사람 저 밖에 없고 대학 붙어놓고도
아빠가 반대해서 막내동생은 대학도 안가고 돈 법니다. 자기가 돈이나
많이 벌고 싶다고 한 것도 있지만 어차피 아빠가 대학을 반대하니까요.
친척들은 그렇게 끔찍하게 여기면서 왜 그렇게 자식들은 맘에 상처주는
일을 많이 하는지...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습니다. 외국으로 나가서 살고 싶네요 차라리..
가족이고 뭐고 그저 혼자 조용히 내 자신을 위하면서 살고 싶네요..
1. 에구..
'07.8.16 6:18 AM (202.74.xxx.245)님.. 마음 많이 상하셨겠어요.
이야기 해도해도 자기 고집만 부리시는 어른들(친 가족보다 친척을 더 생각하시는..).. 정도는 다르지만 우리 친정 아버님 이야기를 듣는거 같네요.
근데요 님.. 제가 몇년 전에 깨달은게 있어요.
내가 모든 일 일일이 간섭한다고.. 아니 아버지 마음 바꿨으면 좋겠다고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그 어른들 꿈쩍도 안하신다는것.. 그리고 내가 모든 일들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 아버님이 그리 생활하시는게 편하고 행복해 하신다면.. 그대로를 존중해 주는것도 나름 나 자신을 위해 필요하더군요. 정말로 님 자신을 위해 신경을 조금 줄이세요. 아버님 홀로 새벽에 나가서 일하시는게 안돼서 같이 일찍 나가서 일하시던거.. 조금 더 늦잠자는 좀 나쁜 딸 되어도 좋구요. 지금 하시는 대로 친척분들 오시면 아버님하시는대로 웃으면서 반기시구요.(그분들 하루이틀 안것도 아니시잖습니까) 내가 퍼 줄 수 있는 것이 있어서.. 감사하다. 저 사람들은 언제까지 도움 받을까(속으로..히히히) 난 앞으로 경제적으로 더 여유로워서 기쁜 마음으로 남 도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자기 최면 아닌 최면도 걸면 좋을 꺼 같아요.
정말로 님.. 아무리 바른 소리를 해도 모든 사람이 따르는게 아니란걸 나이를 드니 더 잘 알겠더라구요. 지헤로와 져야해요. 나 스스로 우선 좀 편해야 다른 사람 바라볼 마음이 나는거니.. 지금은 님 스스로 마음 편해지기에 노력하셨으면 좋겠어요.
정말로 정말로.. 가까이 있으면 커피한잔 하면서 이야기 들어 들이면 좋으련만.. ^^;
힘내세요. 그리고 나중에 너무 후회 하게 될 지 모르니 아버지와 너무 자주 싸우진 마시구요. 알았죠? 화이팅~2. 힘내시길..
'07.8.16 7:31 AM (121.144.xxx.235)같이~~ 속마음쓰리며...긴 글 읽었네요.
예전 우리집 비스무리한 실 상황이네요.
늘 받고 사는 사람들은 당연...그 사람이 허허 하면서 기분 좋게 퍼 주는 줄로만 알지요.
남의 가족~애쓰고 사는 거..따윈 눈에 들어오지도 관심도 없을거예요.
훗날..정말 아무필요 없더라구요.
내 가족이 더한 상황에 처해도 연락한번 없고 병으로 다 죽어가도..돌아가셔도..
각자 사정으로 겨우 만만한 얼굴보이는 이만 다녀가고...
원글님 힘내시고 지금부터라도 ..
윗글님 말대로 스스로 편해지려고 노력하셨으면 좋겠네요.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 행복한 생활 되시길 바래요.3. 원글
'07.8.16 10:00 AM (222.113.xxx.117)두 분 좋은 말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은 마음이 많이 누그러졌어요..정말로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절대로 제가 아빠를 바꿀 수 없다는 거..고집이 정말 쎄신데다 젊어서부터 60이 넘은 한 평생을 그렇게 사셨으니 제가 아무리 투덜댄다고 해도 조금도 안 먹힌다는 거 잘 알다보니 더 속상해했던 거 같아요. 평소엔 저도 울 아버지는 착한사람병에 걸린 사람이다..이건 불치병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살 때가 많아요. 어제도 속은 부글부글했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게 웃어가면서 더 가져가시라고 말할땐 나도 아버지 딸이라고 아빠처럼 이러네..생각하게 되고..
제 마음 속에 미움,원망이 참 큰 거 같아요. 아무리 제가 친척들을 원망하고 해봤자 그 사람들한테 직접 말하지 않는 이상 그 사람들은 모르고 살겠죠. 저만 속 끓이고 힘들어하고...결국 자기 손해라는 생각 평상시에도 자주 하고 다 잊고 내 자신이 잘되고 나면 그런 건 어느 순간에 다 없어질 거다라고 생각하고 살려구요. 제가 편해지는 거 정말 그게 중요한 거 같아요. 그렇게 살려구요^^ 고맙습니다...님들도 좋은 하루되시고 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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