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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쳤어요

이젠 조회수 : 1,385
작성일 : 2007-07-03 00:39:04
더이상 내 자신을 세울 힘도 없네요

만약
십년 전 그 날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남편을 택하지 않았을까..

가끔 생각해보지만 역시 택했을 거예요
멋지거나 훌륭하거나 존경하고픈 사람이라서가 아니구요
단지 그 때는 100% 진심으로 이 사람을 만났기 때문이지요
콩깍지도 나름이지 어쩌자고 이따위 것이 씌웠는지..


그럼 남편과 함께 따라온 여러가지 문제들은 ? ...

사실 우리 결혼 생활은 남편과 저와의 문제라기보담 이것들 땜에 힘들어요
몸도 마음도 많이 망가져 있구요

음.. 하지만 역시 남편이 속한 고리이기 때문에 같이 받아들였을 거 같아요 ㅠㅠ

그렇지만 그때처럼 무가치한 사람들에게 내 생명을 갉아받쳐가며 살진 않았겠지요

그 대가로 얻은 세상을 다시 보는 눈..이 있으니까 덜 그랬겠지요

내가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내 자신조차 망가뜨리고 날 낳아준 가족들에게 슬픔을 줄
말도 안되는 걸 기꺼이 받아들였는지
현실감각이 현저히 떨어지는 제 자신이 너무너무 싫어요
아마 그래서 더 열심히 노력했나봐요

나에게 있어 결혼은 대체 뭐였나 싶어요
하루종일 서서 일하고 또 일하고 또 일하고
요령 없어 한 만큼 평가도 못 받고 ..

음식 잘한다는 말 들으려고 한 건 아닌데..
알뜰하게 살림 꾸린다는 말도 듣고 싶지 않아요

아이는... 들인 거 없이 잘 자라주어 무척 고마워요
남들은 잘 키웠다지만 혼자 잘 큰 셈이예요

하지만 그럼 뭐합니까
한푼이라도 아끼려 발버둥치다보니 음식도 하고 살림도 하는 거지요
그렇다고 모은 것도 아니예요
모으는 사람 따로 쓰는 사람 따로 있는거 아시잖아요
정작 아이 키울 돈도 없고 저 병원 갈 돈도 없어요

남편은 절 너무 믿더군요
강직해서 오히려 외부의 자극으로 더 단단해진다고 ..

그렇지 않음 도저히 살 수 없어서 이을 악물고 견딘건데..

이제까지의 십년보다 앞으로의 삼십년이 더 귀하다는 거 압니다

빨리 털어버려야 정신건강에 좋다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잘 안되네요

불쌍한 우리 아이
제대로 해준 것도 없는데 나중에 병수발 물려줄까 두려워요
최소한 그건 주지 않으려 좋은 약 먹고 마음 비우려하는데 ...  

결혼해서 죽고 싶다는 맘이 든 거 두 번 있었어요

그래도 첨엔 젊어서였는지 수박 겉핥기식이었어요
오늘은 텅 빈 의욕 속에서 죽고 싶습니다
죽어서 모든 걸 다 끝내고 쉬고 싶어요
그동안 억울해서 자존심 땜에 버텼지만
저의 한계를 알아버렸거든요
IP : 220.76.xxx.115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님
    '07.7.3 12:52 AM (121.115.xxx.87)

    원글님의 절망이 저에게도 전달되는거 같아서 마음이 정말 무겁습니다.
    저도 가끔 아주 가끔 그렇게 생각될때가 있어요.
    그러나 생명은 소중한겁니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게 아니란거죠....

    다시한번 일어나세요.
    이런말이 원글님껜 너무 쉽게 들릴꺼란 거 알지만
    내일 아침엔 다시 내일의 태양이 떠오릅니다.
    제가 온밤을 절망가운데서 괴로워하다가도 또 다시
    아침이 되고 날이 밝아지는걸 보면 그래.... 또 살아봐야지....
    그래서 해떠오는 아침이 기다려지기도합니다.

    얼마전에 읽었던 글이 생각나요.
    윈스턴처칠이 했던 말이랍니다.
    저에게도 원글님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에요.
    Never never never give up!

  • 2. 세바리
    '07.7.3 12:55 AM (218.153.xxx.42)

    무슨 사연이 있으신지는 모르겠지만, 결혼이 여자에게 주는 의미에 대한 구속에 공감이 가서 한자 적어요. 저 병원에서 일해서 하루에도 몇번씩 생사를 넘나드는 환자나 어린 환아들을 보면서 감사합니다.
    인간은 간사해서 금방 잊어버리지만요..
    결국 자신의 마음이 모든걸 결정하는거 같아요. 저도 그걸 알면서도 실수를 반복하는 나약한 인간이네요.
    잊을건 빨리 잊고, 자신의 자리를 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죽음.. 생각하지 마시구요.
    정말 죽을때 후회없도록 좋은 사람들과 많이 나누면서 자신을 찾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와인 두잔 마시고 주저리 주저리 썼습니다..^^;

  • 3. 여기에
    '07.7.3 12:57 AM (218.232.xxx.215)

    전 아이들을 생각해 보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원글님은 병수발 물려줄 까 미안해 하시지만 아이들은 이 세상에서 가장 의지하는 사람이 원글님일 텐데요


    사정은 잘 모르지만 아이들 눈망울 꼭 한 번만 생각해 주세요

  • 4. 무슨일인지
    '07.7.3 4:30 AM (136.159.xxx.175)

    정확히 원인은 모르지만

    원글님은 참 열심히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햐며
    그리고 성실하고 정직하게 사신게 많이 느껴집니다.

    너무 열심히 쉬지 않고
    주어진 상황을 헤쳐가기위해
    본인을 살피지 않고 살아와서 지금 지치신 거고요.

    누구나 쉼이 필요합니다.
    잠시 몸과 맘을 편히 내려놓으시고
    원글님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주위를 둘러보면
    또 앞으로 달려갈 힘을 얻으시리라 믿습니다.

    화이팅 외치고 일어서세요.

  • 5. 동심초
    '07.7.3 9:04 AM (220.119.xxx.150)

    저역시 살면서 행복한 순간이 과연 몇번이나 있었나 싶어요
    그외의 흘러간 시간은 고통의 연속이었던것 같습니다.
    지겹고, 아무 의미없기도 했고요.
    나를 지켜주었던건 우리 애들 입니다.
    내가 난 내자식 뒤돌아서 눈물 흘리게 할수는 없더라구요
    오로지 아무것도 생각지 않고 내자식들 다 자랄때까지 지켜봐주겠다는 결심만 하세요
    친정 아버지가 제가 스무살에 돌아 가셨는데 그냥 병석에 누워만 계셔 주셔도 살아 계셔만 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한적이 많았답니다.
    자식에게는 부모가 곁에 있어 주는것 만으로 기를 펴고 얼굴에 웃음꽃이 핀답니다.
    헛된 생각은 아예 마시고 다시 용기를 가지셨으면 좋겠네요
    원글님 힘내세요 화이팅 !

  • 6. 원글
    '07.7.3 4:58 PM (220.76.xxx.115)

    따뜻한 말 감사합니다

    읽고 또 읽어 오늘 하루 힘 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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