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부부는 가족?
^^ 조회수 : 1,209
작성일 : 2007-04-28 23:20:20
오늘 제 생일이라 애아빠랑 점심 먹으러 나갔어요
9년 살면서 첨이라 안 하던 짓하니 무섭다 짐짓 너스레 떨었지요 ^^
제 어깨 위에 손을 올리길래
"이러면 남들이 우리 불륜인 줄 알아" 그러구요 ^^
복집에서 맛나게 배부르게 기분좋게 먹었는데
시간이 약간 모자라라더군요
애아빠가
"차 마실래? 근데 난 진짜 커피 마시는 건 아깝더라"
물론 전 차나 커피 안 좋아하구 남편도 그렇구 알면서 그냥 예의상 한 말이랍니다
별다방두 궁금해서 딱 한 번 가보구 다신 안가요 넘 맛없어서..
"부부는 가족이야..가족이 무슨 차를 마셔.."
ㅋㅋ
하도 잘 먹었더니 힘이 불끈불끈 솟으니 집까지 쌩쌩 달릴 수 있을거 같더군요
전철역까지 십 여분 걷는데 햇볕도 따사롭고..
참 오랜만에 여유로운 외출이었어요
우린 내부갈등보다 외부에서 몰아치는 바람이 참 잦았어요
어쩜 그래서 두 사람이 부딪칠 틈도 없었나 싶어요
얼마전까지만 해도 세상 불행 다 내것 같았구
십년만 버티면 될거야 이를 악물고 산 적도 있었는데
우리 둘다 나이를 먹어 서로 수그러들었는지..
애아빠를 바라보는거 접고 제 자신을 돌아보기 시작하니
주변에 대해 너그러워지더군요
적당히 눈 감아지기도 하구요
아직도 제 가슴엔 흉터가 많답니다
남편이 아무리 보다듬어주어도 죽을 때까지 가겠지요
그래도 제가 만져서 들춰내지 않는 한 잊으려고 합니다
저녁때 나가면서
"알쥐? 오늘밤 빅*리아 빤쮸 입는거.." 그러길래
"에휴.. 통장이나 빵빵하게 채워와.."
저 참 무드 없죠? ^^
감기 된통 걸려 자다 일어나니 울 막둥이..
"오늘 엄마 생일 못해서 미안해
대신 낼 꼭 해줄께..
언니! 언니는 엄마 생일인데 암것도 안해?
생일을 꼭 돈으로만 하는 건 아니잖아 "
언니 야단도 치네요 ^^
이런 작은 웃음으로 결혼생활 꾸려나가나봐요
IP : 220.76.xxx.11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코스코
'07.4.29 9:51 AM (222.106.xxx.83)참 마음이 따뜻한 하루셨네요 ^^*
좋으셨겠어요~~2. 가을향기
'07.4.29 11:17 AM (203.84.xxx.96)정말 내마음이 다 포근해지는 예쁜 글이네요. 늘 행복하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