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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지갑에 손을 대고 돈을 훔치네요...
그냥 눈물 밖에 안나옵니다...
7살때인가 장난감 안사준다고 몰래 들고 도망온걸 물건 다시 가져다 주고 주변에서 정말 따끔하게 혼내라해서 눈물 흘리면서 정말 엄청 팼습니다...
그리고서 고쳤다고 생각했었는데 엊그제 3만원 빼서 카드를 샀다네요...
그리고 오늘 또 3만원 빼다 걸렸는데 혼내서 못고친거니 또 혼내지도 때리지도 못하고 어찌해야 하는지 답답한 심정에 글 남기네요...
이럴땐 어찌 해야 하는지 애가 맘이 메마른건지 엄마가 힘든 상황임을 알고 그리 엄마의 입장을 얘기했는데도 반성은 하는거 같으면서도 또 금방 개의치 않는 분위기네요...
어찌해야 할까요?
아이한테 어떤말을 해줘야 하는지 또 때려야 하는건지 혹 이런일 겪은적 있으신분 계심 조언 좀 해주세요...
참 아이 나이는 10살입니다...
1. 경험..
'07.4.18 10:07 PM (122.34.xxx.197)참으로 조심스러운 말씀 드립니다.
제가 어렸을적에 엄마 지갑에 손을 댄적이 있었어요.한 7-8살쯤 이었던거 같아요.
큰 돈을 훔친건 아니었는데 그저 동전 몇개 꺼내서 수퍼가서 쭈쭈바 사먹고 길거리에서 뽑기 하고 그랬었던거 같아요.
그러다 들켜서 하루는 정말 눈물이 쏙빠지도록 혼났었는데 혼나서 고쳤다기 보다는 조금 더 크면서 도둑질이 나쁜거다 라는 도덕의식이 생겨서 저절로 고쳐진거 같아요. 지금은 아주 성실하고 거짓말 한마디 못하는 사람입니다. ^^;
돌이켜보면 저의 경험은 엄마한테 차마 가지고 싶은것, 또는 먹고 싶은 것을 맘대로 못 말하는 분위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엄마는 늘상 먹고 싶은거 필요한거 있으면 다 말해라, 다 사준다 하셨지만 정작 말하고 나면 그건 이래서 안되, 저래서 안되가 더 많았었고,
아침에 아빠한테 애교 부리면 동전으로 백원짜리 하나씩 주셨었어요.
그러면 엄마는 그 돈을 갖고 너 먹고 싶은거 사먹으라고 하신적이 단 한번도 없어요. 언제나 보는 앞에서 저금통에 넣어야 했거든요.
그리고 학교에서 준비물 사오라고 하면 제 용돈에서 사가는게 아니라 엄마가 딱 필요한 만큼만 주시고 남은 거스름돈을 꼬박꼬박 가져다 드려야 했구요.
모르겠어요. 그 당시 우리 살았던 형편이 그리 넉넉지 않았던 데다 6.25 전쟁 겪으신 세대인 우리 엄마의 경제 관념은 그야 말로 안쓰고 안먹고 모으기만 해야 잘먹고 잘산다, 이런 식이었겠죠.
그러니 어린 마음에 가끔 길거리에서 친구들이랑사먹는 쭈쭈바가 얼마나 부러운지 그런걸 이해하실 마음이 하나도 없었던 거겠죠.
길에서 오뎅이니 떡볶기 같은거 사먹으면 큰일나는줄 알았고, 집에서 엄마가 차려주는 간식-물론 자랄때 엄마가 아주 솜씨가 좋으셔서 갖은 좋은 간식 많이 해주셨지만-이외에 다른것을 사먹는 것은 모두 낭비고 필요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셨던 분이셨거든요.
그러니까 어쨌냐 하면 저는 나에게 들어오는 수입은 전액을 어찌되었든 저금을 하는것이었는데 그 저금의 목표도 뭔지 몰랐고 저금이 왜 필요한지도 몰랐으며, 그걸 엄마가 단 한번도 가르쳐 주신적이 없고 그리고 통장에 돈이 모여 제가 커서 그 돈을 직접 만져보고 써본적도 당연히없지요.
한마디로 경제 관념 자체가 없었던 데다가 가지고 싶은 것의 욕구는 있는데 그걸 충족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던 것이죠.
만약에 엄마가 단돈 백원이라도 일정하게 수입을 주시고 그것을 저금을 하든 엄마가 싫어하는 불량식품을 사먹든 내버려 두셨다면 그런 옳지 않은 방법을 생각해 내지는 않았을거라고 생각해요.
말주변이 없어서 뭐라 하고 싶은 말을 자세하게는 못하겠어요.
하여튼, 아이를 앞에 두시고 경제 교육을 자세하게 한번 시켜주시는 것이 좋겠어요.
어른들이 돈을 벌기가 얼마나 어려우며, 세상에 갖고 싶은 것을 다 갖지는 못한다는 사실.
그리고 용돈을 모으는 방법과 그것을 모아서 가지고 싶은 것 하나 목표를 정해 그것을 자기 힘으로 정정 당당하게 갖게 하는것 등등...
제가 지금 성인이 되서 돌이켜 보면 전 그 부분이 참 아쉬워요.
남의것을 탐하면 절대로 안된다는 것은 도덕의식이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고치게 되긴 했지만 결국 성인이 될때까지도 돈을 쓰는 법을 배우지 못했거든요.
그리고 그게 내 손으로 돈을 버는 지금까지도 영향을 미친거 같기도 하구요. 한마디로 재테크쪽으로 빵점이거든요, 제가..
하여간 뭐 이런식의 허접한 답변을 드려요. 정말 말주변이 없어서 길게 쓴거 같은데 도무지 하고 싶은말 잘 표현이 안되네요..2. 정상
'07.4.18 10:55 PM (60.197.xxx.55)성격검사에서 어릴 적에 남의 돈에 손을 대거나 작은 물건 훔친 경험이 있는 것이 '정상적'인 답으로 알고 있습니다.
울 애도 제 지갑에 손 댄 적 있어요. 비록 몇천원이지만.
다른 집 애들도 비슷한 과정을 거치더군요.
용돈을 좀 더 올려서 아이가 뭘 사고 싶은 욕구를 어느 정도 풀어주고, 용돈을 아껴서 저축하는 습관도 길러주세요.
제 아는 이웃은 초등생 아들에게 일주일에 2,3천원씩 용돈 주고 그 돈만큼은 애가 뭘 사건 맘껏 써보게 합니다.
돈을 맘껏 써본 넘이 나중에 돈도 잘 벌고 잘 모을줄 알게된다면서.3. 예전에도
'07.4.18 11:01 PM (222.234.xxx.82)비슷한글에 리플을 달았었는데요
제 조카가 그맘때 상습적??으로 언니가 돈을 넣어둔 서랍에 손을 댄적이 있었어요
그때...언니와 형부가 아이가 한일이 얼마나 엄마 아빠를 힘들게 만들고 실망하게 만드는 일인지를
자세히 설명해주고 약간의 체벌을 했었어요
다른 식구들은...언니에게 돈 관리를 잘해야 된다고 먼저 질책을 했고..
그다음에는 아이에게 적절한 용돈을 주고...돈 관리하는 법을 가르쳐야 된다고 말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맘때 아이들...그게 얼마나 나쁜일인지...엄마 마음을 속상하게 만드는 행동인지 모르고 하는것 같아요
저도...아이적에는 그랬던 적이 있었구요
아이에게...엄마 마음을 말해주세요...차분하게요...그리고 엄마가 지갑을 잘 관리 하시구요
그러면 아이도...다시는 그러지 않을거예요4. 우선
'07.4.18 11:20 PM (211.178.xxx.28)부모님이 돈이 안보이도록 관리를 잘 하셔야 할 듯 하네요. 견물생심이라고...
5. 속상한맘
'07.4.18 11:42 PM (124.53.xxx.6)답변들 넘 감사드려요...
우선 아이에게 쓸만큼의 용돈을 주는데 평소에도 돈에 욕심이 없는 아이인지라 용돈을 줘도 잘 안쓰고 했거든요...
오늘 검사해보니 자기 지갑에 돈은 그냥 둔채 제 지갑에서 꺼내간 돈만 썼더라구요...
매일 아침에 주는 천원은 하물며 돈이 남으면 거스름돈까지 가져다 주기까지 해요...
돈이 필요하면 저한테 빌리고 큰 용돈 생길때 꼬박꼬박 갚고 돈에 대해선 정말 이런일이 일어날줄 몰랐는데 그래서 제가 더 충격을 받고 놀랜거 같아요...
이제껏 아이 돈 관리도 내가 한다고 막무가내로 뺏어본적도 없고 경제에 관한 어린이 책들도 꽤 많이 읽힌지라 알아서 잘 할줄 알았어요...
아이가 돈을 탐하는 맘이 있는줄 알았음 제가 지갑을 가방속에 그냥 두지 않고 돈도 많이 넣어두고 하지 않았을텐데 아이가 욕심을 부리게 한 제 탓이 가장 크겠지요...
그래도 우선 나가서 실수하고 다녀서 제가 모르는것보다 집에서 그래서 제가 목격하고 말해줄수 있는 상황이라 넘 다행이다 생각해요...
다시한번 신경 써서 댓글 달아주신점 감사드려요...6. ..
'07.4.19 12:24 AM (211.41.xxx.9)상담쪽에서는 훔치는 행위가 애정결핍과 연결되더라구요
왜 그런지 자세한 것은 저도 잘 모르지만 엄마의 사랑을 훔치는 중이라고 설명하시는 것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