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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딩시절 회상

현수기 조회수 : 540
작성일 : 2007-03-24 20:25:33
나의 고교시절...

일학년때는 조용히 지냈고
이학년때 학과 공부도 그런대로 열심히 했지만
연극부에 들어가서 뮤지컬한다고 엄청 정신 없었다.

뮤지컬 제목은 <까치의 죽음>

신라시대에 한 화랑이 까치 새끼들을 구렁이에게서 구해주었는데
수컷 구렁이가 원수를 갚으려고 화랑을 죽이려고 하자
까치들이 머리를 깨어 가면서 종을 쳐서 화랑을 구한다는 전래동화이다.

물론 이 주변머리에 연극을 한 것은 아니고 피아노 반주로...

서울대 모교수가 써주신 뮤지컬 악보를 들고(어떤 게 음표 대가린지 작대긴지 분간이 안 가는 정도로 악필로 써서 주셨다.) 해독해 가면서 음악 선생님과 합창단과 연극을 만들었다.


연극과 음악을 합쳐가는 작업은 시간이 걸리지만 무척 재미있는 작업이었다. 연출 선생님이 연기 지도하시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아마 내 감성에 많은 플러스가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결국 대회에서 큰 상을 받기까지 하였다. 마지막으로 학교 강당에서 공연을 하는데 화랑이 구렁이와 싸우는 장면에 싸이키 조명을 하여 거의 환상적이었다.

그러고는 도저히 문과 공부를 할 수가 없었다.
모든 사람이 말리는 것을 뿌리치고 다시 피아노를 하겠다고 우겼다.
그리하여 방향 선회, 음대로 진학하게 되었다.
성적은 충분하지만 1년 이상 쉬고 있던 실기를 준비하느라 남보다 힘들었다.


생각해보면 공부 시간이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이 아니라
연극했던 것, 수업 시간에 해주신 선생님들의 인생 이야기, 밤 늦게 까지 읽었던 책,
친구들과 지내던 시간들, 쉬는 시간에 했던 대화, 가사 시간에 한 뜨게질,
심지어 그 때 유행하던 '캔디"만화책 등이 내 인생을 풍부하게 만들었다.


인생이 무척 다양하고 아름다운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예술, 고통, 자연세계, 운동, 특별한 경험이 없이 고등학교에 갇혀있는 내 딸들이 불쌍하다.
난 다만 짧은 시간 집에 있는 걔들에게 밥을 먹이고 격려를 공급한다.
학교에서는 예체능 시간을 줄이고 심지어 식사시간도 20분밖에 주지 않는다.


삭막한 가운데 아이들이 건강하기만을 바란다.

IP : 61.83.xxx.16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
    '07.3.24 9:14 PM (211.196.xxx.37)

    지금도 가능해요. 엄마 마음먹기에 달렸지요. 울애들 그렇게 키우고 있어요. 입시에서도 오히려 득이 되는 듯 하네요.

  • 2. .
    '07.3.24 11:39 PM (220.116.xxx.83)

    조금은 엉뚱한 질문인데요.
    피아노과 입학 실기시험에선 어떤곡들을 연주해야 하나요 ?
    지정곡과 자유곡이 있나요 ?
    있다면, 지정곡은 어떤곡들이고 자유곡은 어느 정도의 곡을 쳐야 하나요 ?
    알고 싶네요.

  • 3. 현수기
    '07.3.25 2:52 PM (61.83.xxx.232)

    제가 1980년도에 대학 들어갔으니 지금은 잘 모르죠.
    그 때 서울대, 이대 등은 지정곡 2개씩을 했고
    그 전 해에는 스케일, 아르페지오 등 테크닉 시험을 따로 보기도 했지요.
    후기 대학은 지정곡이 없었어요.
    각 대학 입시 요강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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