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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힘들었던 명절.

참내 조회수 : 818
작성일 : 2007-02-20 11:22:56
명절이 짧아서 좋다고도 하시는 분들.

또는 저희처럼 시골에 다녀와야 하는 사람들은

짧아서 걱정이 되기도 하셨던 분들.

명절은 다들 잘 보내셨는지요? ^^

저는 역시나 힘들었던 명절 이었습니다.

결혼하고 설 명절을 두번째 맞이하는 해였고.

이런저런 사정으로 2월-3월 형편이 너무 안좋아

설명절 쇠러 시골에 다녀와야 할까 말까를 내려가기

전날까지 고민하다 결국은 다녀왔더랬습니다.

그전부터 시어머님께 남편이 살짝 다녀오기 힘들 것

같다고 했을때 말씀이라도 명절도 짧고 2주후에 바로

볼 일이 있어 볼텐데 그럼 좀 쉬어라. 하는 걸 기대했으나

역시나 그런 비슷한 말씀은 전혀 안하셧고.

사실 그렇게 먼저 말씀해 주시면 죄송하고 고마워서

더 신경쓰여 무리해서라도 먼저 가야겠다 마음이 앞섰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말 한마디의 정이 또다른 사람의 마음에 따뜻한 기운을 북돋아

준다는 걸 시어머님도 좀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남편은 남자라서 그런지 모든 걸 쉽게 쉽게. 가면 가고 말면 말지...하하.

여자들. 며느리들은 그렇지가 않잖아요.

신경도 많이 쓰이고 결국은 제가 가자! 해서 출발을 했지요.

교통은 그리 많이 막히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통화때 거의 못가는 걸로

결론이 난지라 시부모님은 안내려 가는걸로 알고 계셨다가

가는 도중 점심을 먹던 시간에 전화를 드려 시아버님께 가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열심히 4시간 차를 타고 바로 큰댁으로 갔지요.

작은 어머님들과 같이 음식준비를 하는터라  또 종류보다는 양을 많이 하는터라

음식을 많이 합니다.  기독교 집안이라 제사나 차례를 안지내는데도

음식은 많이 해요.  시어머님은 올 줄 알았다는 듯이 안밀렸냐 만 물어보시고.

도착하자 마자 쌓이는 설거지와 뒷처리를 계속 하면서 열심히 도왔습니다.

나름 고생 많으셨죠? 하면서 작은 어머니들과 어머니께 애교 비스무리 한것도

떨어가며 열심히 일했지요.

남편은 졸립다고 시댁 (바로 옆동네. 몇분거리)으로 넘어가서 풀풀 자고...

3시쯤 넘어서 큰댁에서 일 시작해서 7시 간단하게 저녁까지 먹고 끝마무리하고

시댁으로 넘어 왔더랬습니다.

큰댁에서 저녁 차려서 저녁 먹으러 건너오라고 남편에게 전화했더니 건너와서

먹고 같이 시댁넘어가는데  시어머님은 운전하느라고 피곤했을텐데 잠좀 푹 자지

그랬냐며 연신 남편한테만 피곤하겠다. 운전하느라 고생했겠다...등등.

옆자리에 타고 온 저 운전 안하고 가만히 앉아와도 그것도 힘듭니다.  운전하는

남편 혹시라도 심심하고 졸릴까봐 옆에서 계속 속닥거리느라 차안에서 졸지도 못합니다.

그런데 말씀이라도 차 타고 내려와 바로 일하고 하느라 고생했다.  이것도 아니고

계속 남편만 고생했다. 피곤하겠다.   참...

시댁에 건너와서 잠깐 쉬는데 시어머님 아가씨한테 반찬거리가 마땅찮다고 찬거리

사오라 하시더군요. 저랑 같이 가서...

옆에 누워있던 남편.  자기가 아가씨랑 같이 다녀오겠다고 하니  어머님 또

넌 차 운전하고 오느라 피곤하니까 쉬라고...  남편은 저보고 동생이랑 같이 갔다올래?

그러기에 같이 가던지 둘이 가던지.  그랬더니 밍기적 밍기적.

어머님은 그 옆에서 계속 넌 운전하고 왔으니까 쉬라고 . 피곤하다고 쉬라고.

몇번을 계속 그러시더군요.  

그 다음날 명절 당일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씻고 큰댁으로 넘어갈 준비해서

7시쯤 어머님과 같이 넘어왔습니다.  

그리고 그 후엔 계속 서서 일하고 설거지 하고 준비하고 치우고  


아침 7시부터 오후 2시까지 딱 두번 자리에 앉았습니다.  아침 먹을때. 점심 먹을때.

다과 차려놓고 이야기 하는 분위기 아닌 시댁은 무조건 먹고 치우고 또 먹고 치우고

잠시 앉을 틈 없이 먹고 치우고 만들어서 먹고 치우고...

원래 계획은 11시쯤 넘어서 아침 설거지며 뒷정리 다 끝내고 친정으로 넘어가기로

했었습니다. 시댁 식구들이며 작은집들도 다들 점심먹고 가는 분위기라...

역시나 이번에도 이자처자해서 점심 준비 하고 설거지 까지 다 끝내고 뒷정리 다 한 다음에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11시쯤 넘어가겠다고 하니 시어머니 뭐 먹고 가라 뭐먹고 가라 남편 붙들고  저는 그런 사이에

쌓이는 설거지 하느라 계속 서서 일하고.


겨우 마무리하고 2시 넘어서 시댁으로 잠깐 넘어올때 시어머니 또 한말씀 하시더군요.

차도 시원찮은데 거기까지 가려면 힘들지 않겠냐부터.  피곤하겠다부터. 이것저것 싣고

친정갔다가 바로 서울 올라가면 차가 불안할것 같다며  시댁에 다시 들렸다 가는게 어떻냐부터

그 시원찮은 차로 서울에서 시댁 내려오는 거리는 아무렇지도 않고

시댁에서 친정 넘어가는 짧은 거리는 뭐가 그리 불안하신지...

운전하려면 피곤할텐데 좀 자다 가라는 둥.  올라갈때 밀리고 힘들텐데 시댁에 와서

저녁에나 가라는 둥...

그 모든 말씀에 저에 대한 걱정에 말씀은 단 한마디도 안하시더군요.

정말 남이라도 계속 일하다 쉬지도 못하고 넘어가서 어쩌냐는 말 한마디 해주겠고만.

너무 피곤하고 힘들어서 친정 오는길에 20분 정도 잠깐 졸았던게 전부네요.

친정 와서도 올케 언니들 힘들었을테니 설거지나 뭐 준비할때 계속 돕고...

저녁에 잠을 자는데 다리고 팔이고 힘들어서 자연스럽게 앓는 소리가 나더라구요.

친정엄마 아침에 하시는 말씀 무슨 꿈을 꾸었길래 잠꼬대를

" 아이고 시원해. 아이고 시원해" 를 해대더라고..

제가 꿈에 누군가한테 안마를 받은 모양이에요..ㅠ.ㅠ

연휴 마지막날 일찍 서울로 올라와서 집에 도착해서 짐 풀어놓고 잠시 쉬는데

몸살이 오려는지 열이 나고 몸도 아프고...식은땀도 나고... 힘이 들더군요.

남편이 그나마 사다 준 쌍화탕 하나 마시고 잠시 눈 붙였다   저녁 하고

또 먹고 치우고 그렇게 연휴를 마감했습니다.

그래요.  어느 부모든 자기 자식부터 걱정이 되겠지요. 하지만 적어도 부부가 같이

앉아있는 자리에서 자기 자식만 그리 표나게 걱정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남편 운전하고 내려간게 전부입니다.  도대체 그 많은 시간동안 음식하고 설거지 하고

몸살날 정도로 일한 며느리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겁니까?

말 한마디의 정이 두고두고 가슴에 남습니다.

잘 먹여서 살이 찐건 보이지도 않고 늘 말라 보이십니까?

볼이 쏙 들어갔다구요?  참 기가막힙니다.  하도 잘 먹어서 체중은 늘고 배도 나오고

얼굴 볼살은 예나 지금이나 그랬습니다.  그것도 기억 못하십니까?

저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모양이데요.  저 결혼하고 살이 더 빠지고

이런저런 사정으로 집안일 해가며 맞벌이 하느라 살 찔 여유도 없고 살만 더 빠지고


늘 바쁘게 삽니다.  말씀이라도 집안일 해가며 일하느라 고생 많이한다... 그런 말씀은

못하십니까?

정말 대놓고 자식만 이렇네 저렇게 하는 모습이 정말 싫어서 명절비도 제가 드리던거

남편손에 드린겁니다. 그냥 싫더군요.

그렇게 걱정되면서 왜 오라고 하셨습니까? 그냥 쉬라고 하시지.
하긴...남편이 피곤하고 힘들어서 이런저런 사정땜에 못하겠다고 하니 저보고 버스타고

오라고 했다면서요?  참. 어머니는 버스, 기차를 너무 좋아하시죠.  전 싫어합니다.

됐나요?  가려면 같이 가고 못갈 상황이면 같이 못가는 거지 아들 쉬라고 하고

며느리는 버스라도 타고 오라고요?  .


제발 말씀이라도 듣기 좋게 해주세요.  저도 속마음이 다 좋아서 겉으로 웃으면서

일 다하고 먼저 일어서서 다 하는거 아닙니다.

당신 딸은 제대로 하지도 않는데 깨워서 같이 올 생각도 안하시더구만.

아...그리고 아가씨.

나랑 나이가 동갑이면 뭐해.  생각에 철 좀 듭시다.

자기가 시부모님 집에서 같이 살면서 일하고 다니는거 편한거유.  결혼전이니 그렇고.

말끝마다 자기가 장남 노릇 한다는데

도대체 뭘 장남 노릇 한다는건지...  같이 살면 아무래도 사소한 것 자주 챙기게 되는건

자연스러운 거 아니오?  우리가 도대체 십원한장 받았소.  아님 절값이라도 만원한장 받기라도 햇소.

아님 장남이라고 뭘 크게 해줘서 당연하게 생각하는 거요?  받은 거 십원한푼도 없는데

장남이네 어쩌네...  그리고 부모 생각하는데 장남 차남이 어디있소?  참  아가씨 말하는 거 보면

웃깁디다.  


정말 올 설은 너무 짜증났습니다.

마음이라도 부모님 생각해서 다녀오자 했던건데 씁쓸했지요.
IP : 211.221.xxx.248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어휴
    '07.2.20 11:46 AM (59.8.xxx.248)

    고생 많으셨네요. 말이라도 이쁘게 한느게 좋은데..

  • 2. 에구
    '07.2.20 12:15 PM (59.7.xxx.239)

    신혼초 저희시어머님 말씀인듯합니다
    그 멀리서 시댁올라가면 조수석에선 아주 편~~하게 간줄 압니다
    제가 직접운전해보니 조수석 더 힘듭디다
    어째 며느리를 아끼는 마음은 찾아볼수없는지...
    다음엔 생색내세요
    직장다니면서 살림하기 힘들다
    조수석에서 졸까봐 수다떨어주면서 오는것이 더욱 힘들다 등등
    표현하지않으면 모릅디다
    아니 모른척합디다
    자꾸 앓는소리해야합니다
    우찌됬던 이번 설명절 지냈으니 수고하셨구요
    그 불편한 마음이 한동안 남아있을텐데...어서어서 풀어내시고
    기분전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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