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정리하다가 대학 졸업하고 (졸업 직전이던가? --;)
첫 면접을 보러 가기 전날 쓴 일기를 찾았습니다.
어느 곳이였는지는 생각이 안나지만, 첫면접에서는 떨어졌었지요.
지금은 그 때처럼 찢어지게 가난하진 않지만...
다시 가난해지는 게 너무 무서워서 항상 허리띠 졸라매고 삽니다.
고등학교 2학년때 아빠가 사업으로 집도 모두 넘어가고...
반지하 단칸방으로 이사가서 대학 졸업할 때까지 살았었거든요~
이런 말은 아무한테도 한적이 없었습니다...
가슴은 답답한데... 나 이렇게 맘고생 하며 살았다고.. 소리치고 싶은 적이 많았는데..
제가 소심한 A형이라~ ㅠㅠ
여기서 함 소리쳐보고 도망갑니당... --;
그 때 비하면 지금은 용됐네요!
제가 단순해서 그런지 먹고 싶은 것 못먹는 게 가장 서러웠는데...
(등록금 못내고 그런것보다 더 서글프더라구요~)
지금은 마음 먹으면 피자도 떡볶이도 다 사먹을 수 있는 경제력이... ^^;
지금 힘드신 분들... 밑바닥을 치면 그 때부터는 위로 올라가는 것만 남잖아요!
다같이 힘내요~
그 날의 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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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직업을 갖기 위해 첫면접을 보는 날...
잠이 안온다...
엄마는 기름이 달랑달랑하다면서, 면접보기전에 씻구 가려면 지금은 보일러를 꺼서 기름을
아껴야한다고 하면서 보일러를 껐다. 별로 추운 날씨가 아닌데, 괜히 등이 시리다...
지갑에 있는 돈은 만원... 내가 갖고 있는 돈이 지금 우리집 전재산이다.
오늘 면접은 이 전재산을 털어서 가는 거니까, 꼭 잘됐으면 한다.
엄마가 공과금 걱정안하고, 기름값이랑 반찬거리도 외상안해올 수 있게
얼른 취직했으면 좋겠으면 하는 소망이 있넹... ^^
엄마는 오늘 성당에 헌금으로 10원을 냈다고 했다.
나는 11조로 1원정도만 내야지, 전재산을 다 성당에 냈냐구 대꾸했지만...
서글프다.
누구에게 이런말을 할 수 있을까?
나중이 되면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다른 사람들이 이걸 알아버리면,
괜히 머쓱한 관계가 될 거 같다...
**이 오빠는... 우리집이 이정도까지인지는 모르는 것같다.
오빠는 "다 별거 아니야"하지만...
그러면, 마음속으로는... 기름 살돈이 없어서 냉방에 있는게.. 별거 아니냐고,
동네 슈퍼에 몇번씩이나 외상을 하다가 이제는 더는 못하겠어서 집에 먹을게 없는게 별거 아니냐고...
얼마나 비참한지 아냐고... 소리지르는데... 입으로는... 나도... "그래, 별거 아니야"하고 말한다.
그 사람이 날 더 불쌍하게 생각하는거 싫으니까... 지금도 그 사람한테 너무 많은 걸 받고 있고...
**이 오빠가 알고나면 답답해할 거 다 알고 있으니까 말이다.
쓸데없는 자존심같은 건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아니 이제 곧 웃으면서 이런 얘기들을 할때가 오겠지...
그때 이랬었노라구... 힘들었었다구... 오빠가 그렇게 말하면 조금 미워졌었다고...
좀 답답하지만... 음악들으면서 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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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2월 4일 첫면접 보던 날의 일기
29살 조회수 : 515
작성일 : 2006-11-08 00:34:06
IP : 203.171.xxx.16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이제
'06.11.8 2:39 AM (59.10.xxx.201)그 날처럼 힘들지 않으시다니
참 좋아요.
글 읽는데 가슴 한켠이 서늘하게 시리네요.
저도 번개탄 피워 꺼진 연탄불 붙이고
냉방에 떨며 자고 일어나선
커피포트에 감자를 삶아 끼니 때웠던
그런 날들이 생각나네요.
지금은 따스하고 편한 잠자리에서 맛난 거 먹고 살아요.
님에게도 이제부턴 좋은 일만 있을 거에요.2. ...
'06.11.8 6:41 AM (218.209.xxx.220)음..저도.. 반찬 살돈 없어서.. 간장에 밥 비벼먹던 시절도 있었고
차비가 없어서 4시간 정도 집에 걸어간적이....ㅎㅎㅎㅎ.... ^^"3. 어설픈주부
'06.11.8 8:52 AM (203.233.xxx.249)아마 그런 힘든 날이 있었으니까
앞으로는 더 열심히 멋지게 살 수 있을거에요.
저랑 동갑이신데도 너무 의젓하신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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