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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푠이 수능을 다시봐서 다른 일을 하겠다는데...

조회수 : 1,299
작성일 : 2006-11-07 22:36:08
남편이
지금 매우 유명한 회사의 컴퓨터 프로그래머인데
일이 너무 고되고 월급도 정말정말 짜서
(새벽 6시에 출근..새벽 1시에 퇴근)
저도 왠만하면 회사 그만두라는 얘기 하고 싶진 않지만
불쌍하고 이러다 과로사할거 같아
새로운 인생을 찾아보자 의논중인데
딱히 새로 할게 없네요.

남편 성격이 장사나 영업하기에 적당하지 않고
뭘해야 될지 모르곘어요.
공무원도 싫대요.

한의사나 약사가 되고 싶고, 그래서 공부도 다시 하고 싶다는데
한의사(푸웃...웃음만 나왔음..)
약사는 어떤가요?
지금의 근무상황보다는 좋지 않을까요?

너무너무 막연합니다.

혹시나 저희처럼
지금의 직장이 너무 고되서
장사나 영업말고 다른 인생을 설계하셔서 만족하시고 사시는 분 계시나요?

경험있으신 분은 조언 좀 부탁드려요.
(사실 절실하답니다.)

IP : 124.49.xxx.215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11.7 10:46 PM (211.41.xxx.217)

    약대 4년.. 한 학기당 등록금이 400만원 정도 됩니다. (더 되는 학교도 있고, 덜 되는 학교도 있어요)
    8학기 동안 3200만원. 기타 책값이며 스승의날, 종강기념 개강기념.. 쏠쏠하게 걷는 돈이 한 학기에 50만원 정도 됩니다.
    약사고시 준비하면서 드는 돈이 (자료집과 모의고사등등) 100만원 정도 되구요.
    여기까지하면 4년간 3천7백만원 정도 되지요..

    지역이 어찌되는지 모르겠지만..약대나 한의대는 많지 않아서.. 타 지역에서 생활해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사하실 수 있다면 모를까, 고시원이나 기숙사, 하숙 합방 같은 최저의 주거비가 30만원.
    48개월이면 720만원..

    그리고 그 48개월동안 남편분의 수입없이 생활을 꾸려나가야 하죠..
    남편분의 학교생활 생활비도 들게되니 최소로 잡아도 100만원은 들겁니다...
    4천8백만원..

    4년동안 공부만 하고 다른데 신경쓰지 않아도 될.. 여윳돈 1억이 있으시다면 하실만 합니다.

    예전과는 많이 달라져서..동네 약국만 해도 동네유지이던 때는 지났지만
    아직 구직도 쉬운편이고, 월급 받으면서 돈 모아 약국 차릴수도 있으니까요..
    다만 내근 사무직만 하셨던 분이라면 하루종일 아픈 사람들 상대하는게 쉽지 않을테고
    말이 좋아 전문직이지 동네슈퍼에서 오만 사람들 다 상대해야하는 것과 별 다를 것 없습니다.

    제일 먼저 고민하셔야 할 건
    일단 4년동안 1억을 써도 될만큼의 여유가 있는지가 아닐까요?
    (한의대라면 1.5배 정도가 들겠죠 ^^)
    그 다음은 약대나 한의대를 갈만한 성적이 나오는지..
    그리고 내년까지만 수능으로 약대를 가고, 그 이후에는 약대가 6년제가 되어 다른 전형으로 신입생을 모집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너무 막연하게 다른 세상을 동경하지 마시고, 냉정하게 따져보세요..

  • 2. ...
    '06.11.7 10:53 PM (211.41.xxx.217)

    다시 읽어보니, 장사나 영업이 성격에 맞지 않는다고 쓰셨는데
    요즘 한의원도 약국도.. 다 장사고 영업입니다 ^^

    얼마나 고객을 잘 구워 삶아 이것저것 사게 만드느냐-가 관건이죠..
    물론 목 좋은 곳 자리 잘 잡아서 오는 사람만 받으면 되는거 아니냐~ 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절대 아니에요..
    맨날 친절해야하고, 아픈 사람들 짜증이며 하소연도 다 들어줘야 하고..

    새벽 6시부터 밤1시까지 근무해야할 일은 없겠지만
    (학교 다니는 중에 이렇게 공부해야할 일은 많으실겁니다)
    남들 밥 먹고 쉬는 시간에 바쁘고, 제때 밥도 못 먹고, 화장실도 잘 못 가요..

    물론.. 그런 문제들은, 경제력이 넉넉하셔서 사람여럿 두고 개원하실 때는 해당되지 않는 문제지만요.. ^^

    여하튼.. 너무 늦은 나이에 많은 기회비용을 부담하고도 시작하는게 좋은 일일지.. 많이 생각 해 보세요.

  • 3. ..
    '06.11.7 11:31 PM (220.78.xxx.96)

    저요^^
    직장이 고되어서는 아니고, 적성에 안맞는거 같고 불투명한 10년후가 싫어서 다른길을 찾았어요.
    저는 연봉도 근무여건도 괜찮은편이었는데...조직이 진짜 젊어서 30대 부장이 이상하지 않은 회사였어요.
    그만큼 빨리나가기도 하는거죠. 30대후반에 승진에 벌벌떠는 모습이 너무 힘들어보여서 다른길로 갔는데..
    윗분말씀처럼 경제적인 문제가 제일커요.(저는 치대)
    저는 4년간의 등록금+받지못한 연봉하면..손익분기점을 퇴사후 8년으로 바라봤어요.
    student loan 이용할 생각이었는데..남편이 주식으로 좀 굴리고..
    어찌어찌해서 등록금은 대출안받을수 있을것 같더라구요.

    그러나! 저와 제 남편은 대만족한답니다.
    제가 공부하는걸 원래 좋아하기도하구요...
    승진걱정에 잠못이룰일없고...남편도 당분간은 짤릴걱정없으니..생활비 댈수있고,
    얼마뒤에는 제가 돈을버니 든든하고(남편과는 학생때 만나서 사내연애인데, 남편의 팀과 팀장님이 회사에서 잘나가는편이라 승진가능성이 높아 회사에 올인)

    새벽1시퇴근 6시출근 말이 쉽지 정말 너무 힘드세요.
    프로그래머들이 많이들 그런걸로 알고있어요. 공급이 많아서 연봉도 짜고...잔업많다고.
    맞벌이신가요? 맞벌이 아니면..덜컥 회사 그만두기가 쉽지 않죠^^
    경력이 괜찮으시면 은행권의 전산팀이나 다른회사로 이직을 고려해보시는게 어떨까요?

  • 4. ..
    '06.11.7 11:37 PM (220.78.xxx.96)

    그런데 다른길을 찾기위해 다시 학생이 되는 위방법의 단점은
    아이를 가질 타이밍이 없다는거예요^^;

    조금 여유있는 회사로 옮기시면 회사다니면서 공부할수 있는데...
    쉬운일은 아니지만, 저는 백수가 되는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너무커서..사표 절대 못내겠더라구요.
    회사다니면서 독하게맘먹고 공부했었거든요
    좀더 나은 삶을 위해 늘 다른길을 모색하는건 좋은태도라고 생각해요.
    10년후의 '우리가족'을 생각하고 멋진계획세우시길. 화이팅입니다!!

  • 5. ..
    '06.11.8 8:38 AM (203.240.xxx.135)

    저는 다니던 직장 그만두고 약대갔는데요....학교에 4년동안 아무것도 안하고 놀면서..1억씩 들이붓는 사람 별로 없어요..일단 공부를 많이 열심히 해서 장학금타도 되구요..(좀 힘들죠?) 보통 과외를 많이 합니다.. 주변에 과외해서 등록금 정도는 벌면서 다니는 사람많고요..저같은 경우엔 1학년때 1년동안 학원강사하면서 3년 등록금정도 벌어놓고 시작했어요..
    지금 신랑이나 저나 완전 대만족이구요..~~~다시 치대가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ㅠㅠ

    길게 생각하시면 못할게 없어요..^^*

  • 6. .....
    '06.11.8 9:36 AM (210.94.xxx.24)

    저희 남편도 회사 다니다가 수능봐서 한의대 들어갔습니다.
    저도 남편과 사내커플~
    출신학교로 보나 소속팀으로 보나 같은 회사라지만
    울 남편이 저보다는 회사에서 더 인정받는 상황이었지만
    요즘 회사가 30대 후반만 되더라도 불안정하다보니
    남편이 결단내리고 다른 길을 찾게 되었지요..
    첨에 남편이 수능 봐서 학교 들어가고 싶다고 했을때
    머 이런 넘(?)이 다 있나~ 싶었습니다.
    그래도 반대하지 못했던건.. 한 10년쯤 후에 그때.. 니가 내 발목만 안잡았더래도..
    하믄서 절 원망할까봐..

    지금은 지방 한의대 2학년입니다.
    혼자서 독서실 몇개월 다니면서 수능 보고 대학합격하고..
    식구들은 다 서울에 있는데 주말마다 학교와 집 왔다갔다 하면서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보면 마음이 아프면서도 기특합니다.
    지방에는 전세가 없더라구요.. 학교앞이라서 그런가..
    윗분 말씀하신대로 한달 방세가 최소 30인데
    저희남편 왈, 30만원짜리 방.. 말이 좋아 원룸이지 다큰 어른이 6년살 곳 못된다고 하더라구여..
    저희는 운좋게 학교앞 작은 아파트 하나 샀습니다.
    등록금은 한학기에 400정도 합니다. (타대학에 비해 등록금 저렴한 편입니다.)
    아직까지는 매학기 열심히 공부해서 장학금 받아왔습니다.
    생활비는 크게 들어가지 않으나 학기초에 책값은 좀 들어가는 편~
    그래도 남편이 주말마다 서울에서 과외해서 월 200이상 벌어놓습니다.
    본과 들어가서도 계속 이렇게 할지는 장담 못합니다만..

    물론 남편이 회사에 계속 다녔다면
    지금 현재보단 여유있게 지냈겠지여..
    휴가도 해외에서 보낼 수 있고~
    남편 과외만 아니면 아이/남편 교육비에 생활비에..
    거의 저축 못할겁니다.
    그래도 저희는 장래를 위한 투자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의사해서 떼돈 벌어서 부자되겠다는게 아니라
    평생직장의 개념에서여~
    짤릴거 걱정안하고 몸은 힘들어도 맘은 다소 편한~
    그리고 혹시 우리 아들이 아빠의 뒤를 잇겠다고 한다면
    아빠가 일궈놓은 텃밭에 뿌리를 내리고 자리잡을 수 있도록
    부모가 최소한의 도움이라도 줄 수 있다면..
    그것이 저희의 바램입니다.

  • 7. 한의대
    '06.11.8 9:37 AM (211.114.xxx.156)

    가시려면 전국 몇%에 드셔야합니다.
    서울대 공대붙은애가 지방 한의대는 예비순위100번대였습니다.

  • 8. ^^
    '06.11.8 10:00 AM (220.88.xxx.137)

    한의대 생각보다 힘듭니다. 전국 몇% 생각보다 쉽지 않아요. 자기관리도 철저히 해야하고.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도전했는데 성공한 사람은 극소수 입니다.

  • 9. 정말
    '06.11.8 10:47 AM (210.223.xxx.234)

    윗분들 경우는 극히 공부를 잘한 경우고요...제 친구 남편은 문과 출신인데 수능 본다고 정말
    한 10년 못 되게 허송세월 한 것 같네요....공부 잘했던 사람인데 아무래도 이과의 벽을 못
    넘더라구요....그냥 약대 운운하면서 지금껏 놀고 있어요...항상 수험생의 자세(?)로...
    잘 생각해보세요....

  • 10. ,
    '06.11.8 1:31 PM (211.217.xxx.230)

    위에 치대 글쓴사람입니다.
    수능본다고 사표내고 학교떨어지는 리스크가 있죠.
    냉정하게 생각하면 저는 나이들어서 다시 공부해도
    본인의 대입때 성적에서 크게 안오른다고 생각해요.

    저는 원래 수능점수도 치대갈정도였어요(재수없다고 돌던지지 마세요^^)
    그때는 어언 10년전이라 공대가 좋을줄 알았구요, 다니던 회사도 연구소여서 원래 매일 공부했었고.
    그래서 좀더 쉬웠던것 같아요.
    주변에 한의대로 다시 간 친구들, 의대간친구들 몇명있는데 (저도 이친구들이 적극권해서 하게됐구요)
    다시 공부해도 예전 성적순서 비슷하더라구요.

    예전엔 서울대 공대붙고 연대치대같이붙기도 했었는데...요즘은 지방대도 못가는군요^^;

  • 11. 원글이
    '06.11.9 9:52 PM (124.49.xxx.215)

    답변들 너무 감사합니다. 실은 제 남편은 40살이고. 공부에 나이가 없다지만, 힘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도 십수년을 저렇게 살아왔는데 다시 십수년을 이렇게 또 살아야 한다니 힘들다고 합니다. 40대에 이직도 힘들고..그저 계획하신 일을 성공으로 이끈 님들이 부럽기만 하네요.

  • 12. ...
    '06.11.30 6:05 PM (58.232.xxx.42)

    ....

  • 13. 열심히
    '06.12.4 12:16 AM (211.202.xxx.133)

    부럽네요 그나이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수있다는용기가 그정도 용기라면 꿋꿋히 이겨나갈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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