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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에 혼자 다녀왔어요

쓸쓸한 이 조회수 : 1,808
작성일 : 2006-10-07 05:03:33
얼마전에 친정때문에 우울하다고 자게에 올렸습니다.
싸이코같은 아버지 이젠 생활이 안되서 생활비를 드려야하는 상황 때문입니다.
우울한 친정이지만
명절이 되면 또 측은지심이 발동해서 다녀오긴 했습니다.

얼마전
둘째 시험관 시술 하는데
남편은 날짜도 모르고 전어회나 먹으러 다니고
저 혼자 애 데리고 매일 병원 다닌다고도 글 올렸는데
시술진행 하면서
벌초 다녀오고
제사 모시고
오늘 아침 차례까지 모시고
수 많은 시댁행사에
제 시간을 내어주며(노동은 그다지 하지 않음)
우울하고 무력하다고 했습니다.

그런 상황에
남편이란 인간이
결혼후 7년이 되도록
그 많은 제사며 친지들 모임이며 새벽부터 2박 3일씩 참가해야 하는
시댁 행사에
회사 빠져가며 열심히 참여해온 내게
어찌 한번도 빠짐없이
명절날 오후에 단잠을 자는지...

얼마전
"나 니네 누나  안보러가. 너도 우리집 갈 생각하지마"
하고 폭언을 하긴 했지만
아무 대꾸도 없는 그 얼굴이
조금은 미안한 표정을 짓기에
이번에는 안그럴 줄 알았습니다.

다행히
사려깊은 시어머님이
시누이 2박3일 동안 시댁(집에서 10분거리)에 머문다는걸(2박 3일 출퇴근 접대해야함)
차례 지내고 콘도로 데려가셨습니다

점심 먹고
애 재워 놓으니
도와준답시고
애 울려 놓고
지는 맘 편히 잡니다.
애가 깨서 "아빠, 아빠" 아무리 불러도 상관 않고 잡니다.
연휴 기간동안
새벽까지 혼자 술마시며 인터넷 합니다(시어머님은 가정적이라 집에서 마신다합니다. 놀기 좋아하는 사람은 나가서 마신다고... 평소에는 잘 나가서 마십니다)
피곤했겠지요.
시댁 차례지내러 새벽같이 일어나 가느라 더 피곤했겠지요.

그래서
친정갈 시각이 지나도 아무리 깨워도 안 일어 납니다.
짐챙겨서 혼자 나섭니다
멀지 않은 친정이지만
길이 막히고
답답한 카시트 안에서 애가 웁니다.
미칠것 같습니다.
차를 돌려 다시 집으로 향합니다.
아파트 현관에 애 내려 놓고
전화 합니다.
"애 데려가"
다급해진 마음에 화를 냅니다
화낼 사람이 누군데

늦어서
길일 뚫렸을 줄 알았는데
차가 움직일 생각 안합니다.
두 시간 가까이 걸려 친정에 도착합니다.
애기와 남편은 시골갔다 했습니다.
워낙 시골에 자주 다니는걸 알기에 의심도 안합니다.
오히려 왜 나는 안갔느냐고
친정오려고 안가면 되느냐고
오버합니다.
꿈도 야무집니다.

온통 나를 우울하게 하는 친정 식구들
애써 웃음 짓습니다
해맑은 조카의 얼굴만 보고
조카에게만 말을 겁니다.
맘 같아선
집에 가기 싫지만
내가 없으면 잠도 잘 못자는 애가 눈에 밟힙니다.
사실 있을 곳도 없습니다.

참 친정 가는 길에 전화 왔었습니다.
지하철 타고 지금 출발했다고
애 데리고 못할 짓 입니다.
지하철만 1시간 반 거리입니다
돌아 가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친정부모가 xx같은거 나도 안다고
그래서 xx같이 니가 생각해도 할말 없다고
(나에겐 xx같은 부모이지만 남편이란 자에게 손해준거 없읍니다)

니 부모가 입원한 다음날
내가 밤새 술마시고 외박 했다면
너도 내가 니 부모를 xx같다고 생각한다고 느낄거라고
니 누나 결혼할때
내가 밤새 술마시고 아침에 들어와 늦게 왔다가
어제 술때문에 잘못 가져온 서류 때문에 결혼식만 보고 가벼렸다면
니 누나를 무시했다고 생각할꺼라고
수 많은 니 사촌들 결혼 할때마다
새벽같이 시댁에 가서
부지런한 시부모님 취향에 따라
시골 결혼식장에 2시간 먼저 도착해서
이사람 저사람 인사하고
집에 돌아와 11시 채워야 때론 자고 가야
끝나는 일정에도 군소리 없이 따라준 내게

이제껏 친정 가는 길에 한번도 제 시간에 가준 적이 없는 널
난 멍청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살아보니까 그정도로 멍청한 인간은 아니었다고

너 하고 싶은대로 하면서
나도 너 하고 싶은대로 하길 바란다고

니가 하기 싫으면
남한테도 바라지 말아야 할것 아니냐고

그렇게 말했습니다.

집에 돌아와도
말 한마디 붙이지 않습니다.

항상 그런식입니다.

시댁에 자주 가니
거기선 몇 마디 합니다.
그럼 풀린 줄 압니다.

그래서 머리가 나쁘다고 생각했었던 겁니다.

더 억울한건
세상 너무 착한 남편처럼 보인다는 겁니다.
가끔 분리수거 한번씩 해주고
애 밥을 끝까지 먹이는 거 가지고
(주말에나 같이 밥먹는데 애가 밥 남기는걸 못견뎌해서 끝까지 먹이는 고집을 보입니다)
대단한 아빠라고 생각합니다.

X자식입니다.
해답도 없습니다.
혹시 해답이 있을까요?
IP : 61.102.xxx.243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휴우~
    '06.10.7 9:57 AM (61.76.xxx.76)

    님, 많이 힘들고 쓸쓸하시겠네요....
    전에도 님의 글, 읽은적 있답니다.
    정말 친정이 엉망이라 남편이 더 무시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도 그런 친정을 가졌거든요.
    ......... 님의 마음에 평화가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 2. 힘들겠지만
    '06.10.7 12:13 PM (70.71.xxx.234)

    들어보세요,,,
    친정부모님은 님의 선택이 아닙니다
    그러니 가정도 가졌고 님 생활도 있으시니
    가정생활에 영향을 받지않을 정도 선에서 성의를,,,
    그리고 남편은 님의 선택이니 어쩌겠나요
    답은 아시지요?,,,
    힘내세요
    몇 줄의 글로 님의 삶을 속속이 알 순 없어도
    너무 힘들지 않게 사시기바래요(첫번째 글 쓰신분 질문이
    글 읽으면서 딱 떠오르는데,,사연은 있겠지만)
    자신을 많이 사랑해주세요

  • 3. ..
    '06.10.7 9:46 PM (211.178.xxx.170)

    저도 명절이면 눈물날만큼 쓸쓸해요.
    오빠가 여러명있어도 제가 친정부모님 가장 역할을 해야해요.
    정말 남편이 무시할만큼 친정 엉망인데도, 남편은 착해서 무시하지는 않아요.
    오히려 오빠들을 감싸고 돌지만,

    그래도 서글픕니다.
    시집에서는 장남이기에, 집안에 손님이 바글바글 해요.
    정말 4박5일 출근하는 시누이 가족들도 있고,
    형제들이 많다보니..

    그렇다고 친정엄마 혼자 쓸쓸히 명절날 생각하니 맘이 아파서, 이런 명절 너무 싫어요.
    그래서 명절이면 차례지내고 산소다녀와서 1시쯤이면 저혼자 먼저 친정으로 갑니다.
    남편이랑 같이 가려고 기다리면 애만타고, 화만 나서..
    저 혼자 가고,

    남편은 손님맞고 저녁에 오라고 합니다.
    비록 혼자 가는 길 마음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집에서 같이 애끓으면서 저녁까지 발동동 구르고
    남편에게 화내는 것 보다는 훨씬 더 나은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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