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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 탓 하는 동서

먹구름 조회수 : 1,711
작성일 : 2006-09-21 13:13:00
마음에 먹구름이 잔뜩 끼어버렸어요.

이년째 얼굴을 못보던 손아래 동서에게 전화 한번 해봤지요.

명절이고 생신이고 얼굴 비치지 않는 동서인데 남편이랑 문제가 있나보다 추측만 했죠.

저도 시댁일에 무관심 일관이라 남편과는 그 문제에 대해 묻지도 않았고 알고 싶지도 않았어요.

--------------
내 사정을 말해볼까요?

시댁은 도움을 전혀 안줘요.

정말 아들 맞나 싶게 무관심해요.

그대신 터치도 별로 안하죠.

아뇨, 터치하려고 해도 며느리인 제가 시큰둥 별 반응이 없자 그저 그대로 터치도 안해요.

그저 언제 몇 십만원 필요하다 하면, 보태주고 그런 정도예요.

우리는 신혼때 되게 못살았어요.

돈 없어서 관리비도 못내고 입원비도 없이 큰애 낳으러 갔었죠. 입원실에 누워서 걱정했는데 어찌 변통이 되어서 수술비를 낼 정도였어요.

결혼하고 몇개월 지나 남편이 갑자기 짤리는 바람에 손 빨고 지낸 게 오래였어요.

큰애 임신하고 슈퍼에서 파는 과자가 너무 먹고 싶었는데, 그걸 참고 참고, 지금 생각하면 눈물이 나요.

남편과 저는 동종업계에서 만났기 때문에, 같이 창업을 하고, 어려운 세월 지나서 이래저래 하다가 지금은 서울 변두리에 작은 아파트 한채 사고 이래저래 먹고 여행가면서 살만해요.

시댁.. 그냥 싫지도 않고 좋지도 않은 상태예요.

다만 정말 엮이고 싶지는 않아요. 정이 통하지도 않고, 정에 고파서 친해지고 싶기도 하면서도 막상 늘 맞닥뜨리는 건 돈 문제 등 시댁의 고민을 함께 짊어지고 가야 한다는 거예요.

---------------------
동서와 전화통화하고는 깜짝 놀랐어요.

동서가 그토록 시댁을 원망하고 있는지 몰랐거든요.

오지 않는 이유도 시댁 원망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도 몰랐어요.

동서네 빚이 있었나봐요. 도박 등 나쁜 이유는 아니고 생활에서 온 빚이래요.

워낙에 저희처럼 없이 시작했던터라, 계속 근근했나봐요.

저희처럼 시댁에 몇차례씩 몇십만원씩 보내야 하는 것에,  빚에 대한 원인을 둘 정도로 시댁에 대한 원망이 대단하더라고요.

집 두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도움 없는 시댁에 대한 원망에 사무친 소리만 듣다가,
시댁이라는 범주에는 나도 들어갈까 하는 의아한 마음도 들면서 동서를 위로하며 전화를 마쳤어요.

---------------------
그리고 지금, 이순간 마음이 먹구름이에요.

시댁과 관련하지 말고 원망하지 말고 동서가 그냥 열심히 살았으면 좋겠어요.

어차피 무관심한 시댁, 그리 나쁜 사람들이 아닌 이상, 이쪽에서도 무관심하게 일관하면서 살아가면 안되겠나 싶어요.

독설을 뿜어내는 동서를 보니 정말 마음이 안 좋아요.


내가 이런 글을 쓰는 이유가 뭘까 나도 모르겠어요.

내 얘기를 거의 하지 않는 사람이라, 누군가에게 읽히는 이런 긴 얘기는 처음 써봐요.

제 성격이 매우 개인적인 편이에요. 그렇지만 정을 준 사람에게는 또 한 없고요.

동서가 측은해 보이기도 하고 충고하고 싶기도 하고 피하고 싶기도 해요.

동서도 나에게는 무관심한 시댁일 뿐이에요.

그냥 이렇게 시댁에 무관심 일관으로 계속 살아도 될까요?

생각해보니 내가 게시판에 글을 쓰는 이유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듣고 싶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냥 이렇게 시댁에 무관심 일관으로 계속 살아도 될까요?
IP : 221.165.xxx.206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06.9.21 1:25 PM (222.107.xxx.217)

    이번에 새로 동서가 들어왔는데
    시댁을 무시한다는게 이런거구나 느껴질 정도입니다
    얼마나 대단한 집안인지 모르겠지만
    친정식구들이 서방님한테 대놓고
    시댁욕한다는 말 듣고...
    아, 나도 참 같잖아보이는 시댁의 일원으로 여겨지겠구나 싶은게
    별로 기분 좋지는 않네요
    그냥 무관심 유지하세요
    뭐 어쩔수 있는 상황도 아닌거 같고
    그렇게 남을 미워하면서 사는 사람 별로 돌아봐주고 싶지도 않네요

  • 2. 서로 많이
    '06.9.21 1:31 PM (211.53.xxx.253)

    무심하셨네요. 2년간 안왔는데 남편과 문제가 잇나보다 추측만 하고 통화한번 안하신거라면
    보통보다는 많이 무관심하다고 생각됩니다.
    원글님은 그냥 무관심한거였겠지만 입원비 얘기며 임신얘기로만 보면 동서입장에서는
    서운할만 하다는 생각입니다.

  • 3. 입원비, 임신은
    '06.9.21 1:39 PM (211.227.xxx.201)

    원글님 이야기 아닌가요?

  • 4. 근데
    '06.9.21 1:39 PM (222.107.xxx.217)

    입원비 이야기, 임신 이야기 등은 원글님 이야기인거 같은데요?
    원글님도 만만치 않게 받은거 없지만
    잘 지내고 계신듯한데...

  • 5. 먹구름
    '06.9.21 1:40 PM (221.165.xxx.206)

    원글인데요, 제가 글을 잘 못쓰는 모양입니다.

    입원비 얘기와 임신 얘기는 바로 제 얘기예요.

    글로 쓰다보니 내 마음을 잘 알겠어요.

    동서네 빚이 있었다는 말을 들으니, 그리고 그 빚의 이유로 시댁 탓을 하는 걸 보니, 마음이 안되면서도 시댁 탓이면 내탓도 하는가 싶어서, 엮이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어서 그랬나봐요.

  • 6. 용케
    '06.9.21 2:06 PM (59.6.xxx.90)

    잘 견디셨네요. 지금 그마음이면 충분 하다고 생각해요.
    시간이 흘러 형편이 나아지면 마음에 여유도 생기고
    주변도 돌아볼수 있답니다.
    그저 있는 자리에서 묵묵히 하면 도리는 다 하는겁니다.

  • 7. ..
    '06.9.21 2:20 PM (211.174.xxx.84)

    원글님, 훌륭하시네요!
    지혜롭게 잘 헤쳐나오셨어요^^
    저도 그런 마음의 자세 배우고 싶어요!

  • 8.
    '06.9.21 2:29 PM (125.133.xxx.207)

    탓 아닙니다
    전 동서입장이지만... 형님이 밉지는 않았을 겁니다
    사실 남편이 잘하면 복잡한 시댁도 어느정도 넘길수 있습니다
    그들 가족의 문제이니 그냥 지금처럼 서로 대면대면 하게 사는것도 나쁘지는 않을듯

  • 9. 저두
    '06.9.21 4:39 PM (211.111.xxx.149)

    원글님 만 하기도 힘들다 싶어요..
    저두 이렇게 맘 먹어야지 싶네요. 저두 시댁의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가슴이 막막하고 원망스럽거든요.
    무심하게 지내야지 맘의 괴로움이 덜할 것 같아요.

    원글님.. 잘하시는 것 같아요.. 단지 동서가 안되셨다면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또 무심 모드로...

  • 10. 두아이엄마
    '06.9.22 3:24 PM (221.144.xxx.253)

    왜 이리 공감가는 이야기가 많은지 이유없이 인생이 서글퍼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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