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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모드

해방이다 조회수 : 902
작성일 : 2006-05-22 10:43:09
결혼6년차. 아이 하나.맏며느리.

그동안 인터넷 게시판들에서 많이 단련이 되었나 보다.
주말에 시댁갔더니 시어머님이 선을 넘으셨다.
아이가 딸이다.
가졌을때도 내 몸상태에서는 아들 키우는건 힘들것같아 딸을 원했는데 다른 사람들 보기에는
열이래도 키우겠다고 할정도로 순둥이에 건강체에 울신랑과 가끔 얘기하지만 나한테는 정말
맞춤형 딸이다.
그래도 이아이낳고 몸이 힘들어져 더이상 나는 둘째는 못낳겠다고 내내 신랑에게 이야기해왔고
일찌감치 미련을 접으시라고 시댁에 가서도 농담삼아 던져왔었다.
뭐 둘째네에서 아들손주 하나 있겠다 그리고 요즘 세상에 무슨 장손....
울시어머님 그래도 둘은 있어야한다, 딸이래도 둘은 있어야한다식으로 둘째갖기를 종용하시다가
밤중에 다시 다른 이야기하다 둘째 이야기가 나왔는데 강경하게 힘들어서 못낳겠다고 했더니만
밖에서라도 낳아와야한단다.
그분위기에 시누네 가족들,울신랑, 나....대충 농담비스무리하게 수습했다.

다음날...
점심먹고 모판가지러 갔다오고 다시 모였다.
시동생부부가 있었고 시아버지 술드시고 말씀하셨다.
요지는 장남인 우리신랑은 집안에 일있으면 참석해서 집안의 장손으로서 빛내주라는...전에부터
누차 해오신 말씀....
그나마 울신랑은 없는 살림에 그런저런 자리 쫓아다니다가 부모들처럼 빚만 늘고 그렇게 살진않겠다는 주관이 서있어서 부모님한테 이야기했다가 점점 옛날 이야기가 나온다.
급기야 시어머님 18번 또 꺼내신다.
없는 살림에 대학보낸거 후회한다.
차라리 고등학교만 졸업시킨 동네 누구네는 그렇게 효자일수가 없다....

이런 이야기 나오면 우리신랑 너무 불쌍하다.
대학 보내주셨다고?
보내주시긴 하셨다.
1년 1학기 등록금 내주셨단다.
그후에?
대학생에게 돈마련하라고 하셔서 근로장학금에 신문돌리기알바에 과외에 안해본거없이 4년 보내고 군대도 학사로 등록금 나오는거 작은아버지 결혼자금으로 보내드렸단다.
그걸 울시어머님께서는 당신이 아버님의 다른 형제들 시집장가 보내느라 너무 힘들게 살았노라고 누누히 얘기하셨는데 거기에 울신랑의 암울했던 대학시절이 녹아있는줄 몰랐다.
대학시절만 암울했을까.
그때 장남성격만 버리고 이기적으로 살았다면 그래도 지금의 쥐꼬리봉급의 몇배되는 월급받아서 돈,돈하시는 시어머님 한달에 용돈 원하시는 대로 드리며 살았겠지.
나는 그냥 대학시절에 알바하느라 힘들게만 지내왔다는 이야기만 들었다가 결혼자금이야기까지 듣고 어제 너무 가슴이 아파왔었다.
그정도에서만 그쳤음 될걸..
어머님 드디어 확실하게 선을 넘으셨다.
당신도 불만이 많지만 너도 아마 말은 못하고 있는게 있을거라고..
어제부터 계속 '남의 식구' '남의 식구'이야기하시고있길래 아마도 내 얘기겠구나하고 짐작은 하면서도 설마했는데 꺼내셨다.
똑똑한 마누라(?) 만나서 조정당하고 산단다.
당신의 효자아들은 결혼전엔 안그랬는데 결혼하니 마누라때문에 시댁에 소홀하단다.
여기에 제일 중요한 키포인트는 돈이다.
전화를 안하네, 잘 안찾아뵙네 이런저런건 다 곁들이다.
총각시절에도 전화 잘 안했었고 군인이라 당연히 명절에도 찾아가는거 힘들었는데 나랑 결혼해서 그나마 명절,생신, 집안의 행사때에 찾아가는거다.
나랑 결혼해서라기보다 결혼해서 상투튼 어른이라고 챙기는거지.
그런데 돈문제는 그게 안되는거다.
결혼전에야 대학시절부터 집에 돈해드리고 군시절에 대출받아 해드리고 자기가 갖고있는걸로 결혼했다.
결혼하고보니 이제 둘이 생활을 하려니 당연히 빠듯하다.
그래서 집에서 돈해달라는거 초기에 해드리고 안해드렸다.
지금은 셋이다.
한달 월급받아서 집안행사 다녀오면 휘청은 해도 그럭저럭 살아간다.
양가부모님 연세가 있으셔서 그나마 병은 있으시더래도 크게 병원비 안들어가는것만도 감사하다.
그런 상황을 이해못하신다.

그래서  결혼잘못해서 그렇다고 내앞에서, 시동생부부앞에서 말씀하신다.
결혼초에 비슷한 일있어서 그땐 바로 짐정리해서 시댁을 나왔는데 나도 단련이 많이 됐나보다.
다 인터넷 게시판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읽은 덕분이다.
시어머니와 신랑 두분이서 알아서 이야기하시라하고 다른 방으로 들어왔다.
조금 있다 동서 들어와서 이야기하다보니 뭐...그전부터 동서나, 시누에게, 그리고 어쩌면 집안친척들에게는 이미 이야기한 얘기들이었다.
'애낳고 살고있는데 이혼하면 아이는....' 뭐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어머님한테 했었다나...

기분은 나쁘긴한데 울고불고 할정도도 아니고 그냥 내 기분은 이렇다정도만 보여줬다.
그동안은 몸아파도 시댁에 가서 눈에는 안차시겠지만 내 나름대로 집에 와서 일주일정도 후유증 앓을 정도로 열심히 설거지(?)만 하기도 했는데 어젠 신랑한테 그랬다.
남의식구 시킬려면 일당주라고..
일당도 안주면서 뭐 이렇게 시키는거 많냐고..
저녁먹고 제사준비하는데 아예 들어가서 자버렸다.
친척들 오시는 소리 들리는데 그냥 무시해버렸다.

울신랑 아무소리 안한다.
그냥 그렇게 누워서 쉬라고 하고 오늘 아침에도 푹 쉬라고 하고 출근했다.
어제 시어머니가 선을 넘어가시고난후 신랑한테 그랬었다.
당신이 공들여서 남좋은일 시켯다고 그렇게 한탄하시는데 왜 결혼하려고 인사드리러 왔을때 반대하지않으셨냐고..
당연히 반대하셨단다.
그래도 결혼은 울신랑이 하는거라고 신경 안썼단다.

어제.....
울신랑 정말 불쌍했다.
당신의 큰아들이기 이전에 돈벌어다주는 물주, 일꾼, 집안의 낯내기용 일꾼정도로만 생각하시던 어머니의 평소 생각을 모두 다 알아버려서....
그래도 힘들게 대학 보내주셨다고, 결혼식 시켜줬다고 고마워하던 신랑인데...
전에 82쿡에서 사주가 맞냐고 하던 글이 기억난다.
한참 공부하는 후배가 봐준 울신랑 사주엔 부모님이 전혀 도움이 안된다더니 어째 그리...

나...속 시원하다.
터질거 다 터지고 굳이 나도 더이상 내몸 힘들어가면서 눈치 봐가며 일할 필요 없고 공식적으로 이제 막나가는 며느리에 등극했다.
명절, 생신, 아.....돌아오는 시할머니 제사?
안한다.
신경 끄고 살거다.

IP : 211.211.xxx.1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5.22 11:06 AM (61.98.xxx.87)

    우울한 이야기 입니다.
    세상오래사신 어른들 자식 가슴에 왜 대못을 박을까 싶네요.
    기본적인 도리만 하고 살수 밖에.
    저도 10년 이상 열심히 했지만 .....

  • 2. 그동안
    '06.5.22 11:07 AM (59.7.xxx.144)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셨군요..
    글을 읽고보니 구래도 님 남편은 부모님께 그다지 휘둘리지 않는듯해서 다행입니다
    님시부모님같은 분들 종종 계시더군요
    시부모라는 자리가 왜 그리 당당한 자리인지...말씀들을 너무 막(?) 하시는 경향들이 있어요
    시댁에 용돈 넉넉히 못드리는게 왜 며느리 탓인지...왜 전화 자주 못드리것도 며느리 탓인지..
    안부전화 자주 못 받으시는거 내 자식을 탓해야 하는거 아닐까요?
    용돈 넉넉치 못하게 보내드리는거 그 돈 아껴서 며느리가 워디 빼돌리기라도 할까요?

    일단 내가 먼저 살고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모형제지간에도 내가 없으면 절대 대접 못 받습니다
    그게 현실입니다
    겉치레에 신경쓰지않고 사는게 현명한거 같습니다
    물론 기본적도리까지 접고 살라는건 아니구요^^

  • 3. -.-
    '06.5.22 11:30 AM (221.138.xxx.176)

    제가 다 속이 답답하네요...

    정말 님 존경스럽습니다. 저 같음 이 다열질 성격이 벌써
    뒤집어도 몇번 뒤집었을겁니다.

    뭐 그래봐야, 해결되는것 하나 없고 상대방에게 저에 대해
    "험담"할수 있는 기회만 주겠죠...

    하여튼 존경스럽습니다.

    그리고 남편분이 그나마 원글님편이시건 것
    같아 다행이고, 또 부모님에게 하셔야 할
    정도만 하시지 휘둘리지 않은것 같아 다행
    이네요.

    정말 단지 자식-부모라는 이유로 생각 함부로
    하고 말 함부로 하고 행동 함부로 하시는 분들
    정말 이해가지 않아요.

  • 4. 원글이
    '06.5.22 12:53 PM (211.211.xxx.11)

    역시 그냥 속에 담아두는것보다 이야기하는게 속이 더 편하네요.
    그냥 농담모드로 가봅니다.
    어제 시어머님이 남좋은일 시켰다고 이야기하시던거 위자료 청구해볼까요
    어머님이 대학시절 그냥 공부만 하게 놔뒀었더라면 저랑 결혼을 안했을지도 모르지만 저 결혼해서 좋은일? 이 얼마나 많았다고...
    처녀시절처럼 맘대로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기나 했나, 극장에 영화보러 다니길 했나, 맛있는 음식 돈걱정안하고 먹으러 다니길했나, 입고싶은 옷 사보길 했나, 친정부모님 1년에 서너번 메이커로 옷사드렸던거 결혼해서 지금까지 고작 단품으로 그것도 준메이커한,두벌 사드린게 전부고 친정부모님 용돈드리길 해봤나, 어버이날이라고 챙겨드리기를 해봤나...
    누가 이럴줄 알았음 결혼했냐구요
    그냥 연애나 하면서 동거비스무리하게 살걸....
    월급 쥐꼬리만하게 받아와도 그거 가지고 그다지 아둥바둥 생각하지않고 살고있는중인데 남좋은 일 시켰다고 말씀하시니 그동안에 대해 보상이라도 받고싶은 심정입니다.
    솔로몬법정에라도 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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