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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정 뚝 떼는 재주많은 시어머니

인연 조회수 : 1,578
작성일 : 2006-04-03 10:09:05
아래에 시어머니가 째려본더라는 글 때문에 저도 몇자 적어요.

저도 어머니 뒤에서 째려봐요 가끔씩.
제 시어머니는 말할때 상대방을 잘 안쳐다보시거든요.
그리고 아무말이나 막해요.
저한테만 그러시는건지..
우리 친정엄마도 상견례때부터 그런 느낌에 기분이 많이 상하셧더랬습니다.
뭐 별로 오만할꺼도 없으신 분인데 원래 성품이  오직 당신중심이고 히스테릭하세요.
그러니 며느리쯤이야 ...
결혼해서 처음 시댁가서 자던날 다음날이죠.
같이 주방에서 어머니는 음식을 하시고 저는 개수대에서 설겆이를 하고있었죠.
그때 뒤통수에서 들리는 말,

니엄마가 딸만 낳아서 니가 아들 못낳을까봐 걱정이다.!

헉, 그순간 어찌나 어이가 없는지 뭐라고 말을 해야될지 그냥 대꾸 안하고
꾹 넘겨버렸죠.
입도 떼기 싫었구요.
그리고 제가 아닌 제엄마 운운하시니 너무 불쾌하더라구요.
아니나다를까 저는 결혼하고 5년이 되도록 아기 소식이 없었지요.
3년차에 유산 한번 되었구요.
계류유산 이었어요.
아시는 분들 많으시겠지만 계류유산이라는게 하혈이나 뭐 그런게 있거나
산모가 외부 충격이나 무리같은것으로 오는게 아니구
그저 수정란자체의 이상으로 자연도태되는것이랍니다.
저도 그때 쳌업갔다가 그런게 있고 지금 내가 그상태다.라는걸 알았죠.
초음파를 보는데 아기집이 지난번보다 전혀 크지않은거예요.

의사가 뭔가 잘못된거 같은데...

하시더군요.
눈물이 핑 돌았죠.아득하구요...

그 소식을 남편이 시댁에 전했습니다.
전화로.
아니 남편도 차마 못전하고 큰누나한테 이야기 했다네요.
그날이 저희둘 결혼 기념일이었구요.
남편은 외국으로 출장을 가야했습니다.
제가 직접 전화드려야했을까요?
저는 아무래도 아직도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저더러 직접 전화하지않았다고 노발대발 난리가 났었죠.
수술하고 일주일후정도 되었는데 남편이 그러더군요.

엄마가 괜챦으니까 전화 하래.

말이 이상하지않나요?
괜챦으니까전화하라고?
누가 괜챦은데?
그때는 미쳐 그생각도 못하고 송구스러웠죠.

어머니 죄송해요..울먹울먹 시작하는데
막 따다다 하는겁니다.

너,거기 시자 들어가는 사람 없다구(그당시 외국입니다)
니 맘대로,내 멋대로 하는데....

토시하나 안틀리고 기억합니다.
그다음은 기억이 안나구요.
저기까지 듣는데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거예요.
뭐라고 계속하는데 무슨 말인지 파악하느라고 잘 들리지도않았어요.
한참만에 깨달았어요.
말의 요지는 제가 직접 전화안하고 남자 시켰다는거예요.
그런 이야기를 니가 해야지 왜 남자를시키냐고.
아들도 아니고 남자랍니다.
한마디 위로는 커녕.
제가 몸가짐을 잘못해서 아이를 잃었다고 생각하고 그분노가 다른 방법으로 튀어 나온거예요.
그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시누가 그렇게 같은 유산을 했고 그때 시누가 그러더군요.
엄마한테 말했다.너도 그때 그런 유산 한거지 00가 잘못해서 그런게아니다.
고개를 끄덕이더라나 어쩌더라나..
전 그때 그렇게 말할수있는 시어머니가 충격적이었어요.
아무리 섭섭하셔도 어떻게 당사자 입장을 조금도 개의치않고 그렇게 해대죠.
정말 말그대로 쏘아 부칩디다.
참나..

그후로 몇년.
아기는 계속 안생겼어요.
한방병원에서  속에 화가 많아서 아래가 차대요.
머리에 왕침을 맞았어요.(이거 너무 웃기죠,진짜 목화솜이불 꿰매는 큰 바늘 같았어요)
화를 내리라고!

그 화가 어디서 온거냐하면요.
어느날 어머니가 전화통화하는데 그러시더군요.
그전에 일주일에 한번 안부전화할때마다 물으셨어요.
아기소식 없냐고.
한주도 안거르고!
어느날은 그러시는겁니다.
그날이 어버이날이라 제가 일부러 시차맞춰서 아침에 깨서 안부전화 한 상황이죠.

난 너 결혼할때 정말 아무것도안봤다.
니가 나이가 많아도
저 서른 하나였어요. 남편은 한살차구요.물론 위로.
이 대사는  제 친정엄마한테도 하셨죠
첨 만나는 자리부터 지금까지 기회 닿을때마다
계속 꺼내셔서 황당스러운 말이예요.
사실이라해도 도대체 결혼 몇년이 지났는데 말이죠.

니가 나이 많아도 부잣집딸이 아니라도
니가 좋은 대학을 안나와도  아무 문제 안삼았다.
(뭐 남한테 말하기 좋게 이대 이상을 바라신듯-거 있죠 SKY...)
그런데 궁합도 안봤다.
그런데 그게 너무 후회된다!!!!

우리부부 결혼 8년이되도록 싸움 한번 안하고 서로 섬기며 삽니다.
임신 안되는게 무슨 궁합입니까?
어이상실 대략난감이죠.

진짜 대단하시지 않습니까?

암튼 그 통화에서 제가 터졌습니다.
울고불고하는걸 신랑이 자다깨서 뒤에서 다 봤습니다.
남편이 수화기 뺏으려한걸 끼지말라고
암튼 대강 서로 감정 추스리고 끊었습니다.

그후 남편이 어머니한테 전화해서 일이 커지고 난리가 났죠.
저더러 전화하지말랍디다 남편이.
그리고 한방병원에서 왕침을 맞았습니다.
우습죠 열받지말라고 머리에 침을.

그러다가 그달에 시험관아기해서
임신이 되었죠.
그런데 문제가 좀 있어서 금방 좋아라 전화할 상황이 아니였어요.
지켜봐야했거든요.

그러다보니 안정기까지 3개월..
근 4개월을 시댁과 통화하는 일 없이 지났어요.
남편과 큰시누님이 그러더군요.
엄마가 이제 슬슬 화가 나실려고 하니 이제쯤은 전화하라고.
그럴참이었죠.
그런데 그게 공백기가 있고 또 그렇게 전화 안한게 저도 잘한 일도 아니라
쉽지않았어요.
전화를 했죠.
첫마디에 축하한다도 아니고 뭐도아니고

그래~ 너 니엄마랑 무슨 일 있어두 그러니?
니엄마두 안보구살래?

앙칼진 그 음성!

오 여전한 그대,시어머님!

휴..

암튼지 세월이 흘러 아기는 자라고 아기가 생기니 저도 훨씬 편해지더군요.
시댁에가도 아기에게 매달리니 시어머님과 부딪히기도 덜하고 제가 덜 예민해지고.
다소 배짱도 생기고...

그런데 이번에 시댁에 또 가게되었죠.
가면 근처에 사촌들이 많아요.
아이 사촌이요.
아이가 좋아라하니 좋고 저도 그냥 여행 간다는 기분으로 나섰습니다.
그러면서 한결 여유있어진 제 자신을 느끼면서 신기했어요.
도착하니 저녁때가 지난지라 어머님이 게장에 전에 생선, 갈비찜...
한상 차려주시더군요.
뭐 사실 아들 먹일라고 하셧겟지만요.

어머님 저 차려주신 밥 먹으니 되게 좋으네요.
하면서 감사하게 먹었어요.

그러고 이박 삼일 무리없이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마지막날
근처에서 사는 둘째 시누가 아이들이 꼭 우리 아가를 집에 데려오고 싶어한다해서
저랑 제 아기를 데리러 왔어요.

저..어머님 고모가 저희 데리러 온다는데 제가 샤워를 좀 하면 안될까요?
아이 좀 잠깐 봐주세요. 했지요.
시아버님과 남편은 새벽에 골프나가셔서 어머니와 아이 뿐 이라서요.
샤워하고 이따 오후에 떠날 짐 좀 챙기고 아이 세수 시켜옷 입히고..
그때 시누가 오셨습니다.

빨리 가야된다고 하셔서 맘이 급해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준비하는데
제 귀에 한마디가 들리더군요.
저 들으라고 하는 소리는 아니였어요.
시누가 배고프다고 엄마한테 투정부리고 먹을거 챙겨주는 시츄에이션!

.....으휴 저러고 뭉개고 있다!

에? 나보고 하는 소린가?
어이가 없었어요.
저요, 옷 안입겠다는 아이하고 씨름중이었거든요.

시누왈, 엄마는 아기 데리고 나갈려면 옷도 입히고 자기도 씻어야지 뭘 뭉개 뭉개긴!

시누가 그러신 바람에 제가 확실히 알아들은거죠.

아휴..재주 좋으신 우리 시어머님 이제 좀 시댁와도 맘이 푸근하다 했더니
그래서 나도 이제 아기와 함께니 가족인가부다 하는 참에 완전히 찬물을 쫙!

아..글이 너무 길었네요.
저 가끔씩 어머니랑 부엌에서 일할때 어머니 뒤통수에서 째려봤습니다.
그러니까 한결 견딜만 하더라구요.ㅎㅎㅎ
그이야기 하려다가 이렇게 되었네요.
그게 다 상처인데
정말 잊혀지지가 않아요.
쓰다가 중간에 생각나서 눈물도 핑돌고 하대요.
왜 이런 관계여야만 할까요?
씁쓸합니다.










IP : 24.5.xxx.238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_-
    '06.4.3 10:18 AM (220.87.xxx.253)

    남편분한테 사실대로 말씀해주시지 그러셨어요. 시어머니가 결혼초기에 "니 어머니가 딸만 가져서 아들 못 낳을까봐 걱정이다" 라는 말이 지금까지 몇년동안 가슴에 남아있다. 그걸 잊어버리려고 별 생각 다해봤는데 병원 다녀올때마다, 다른아기들 볼때마다 그 말이 자꾸 생각난다. 나는 너무 나쁜앤가보다 시어머니가 가볍게 한말인데도 고걸 못잊고 스트레쓰받았다고... 이제 아이도 있으니 당신한테라도 말을 좀 해서 내 맘을 가볍게 하고싶다. ... 이러면서 ... 하소연좀 하세요. 그러면서 시어머니 탓으로 돌리지 말고,, 내가 그 말을 못잊는 탓으로 하시구요.

  • 2. ...
    '06.4.3 10:19 AM (221.153.xxx.236)

    그런 시어머니 안되게 노력 해야겠네요.
    물론 지금도 이상한 시누이 안되려고 노력하고 있구요.

  • 3. 별일 다있어요
    '06.4.3 10:53 AM (58.145.xxx.87)

    우리시엄니
    어버이날 구형 목걸이 새로 셋팅하고 에메랄드펜던트 새로 맞추어서 갖다드렸더니
    목걸이 끊어서 팔아먹었다고 자꾸 길이가 짧아졌다고 하시데요.
    우리남편 옆에서 듣다 열받아서 목걸이 중량확인서 해서 갖다드렸구요.
    10년전인데도 남편 치를떱니다. 며느리를 도둑*취급했다구요.

  • 4. 아휴
    '06.4.3 11:02 AM (222.107.xxx.59)

    그래도 좋은 시누가 있네요
    시어머니 진짜 너무하다
    생각이 짧고
    자기 중심적이고
    타인에 대한 배려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 5. 왜 그럴까
    '06.4.3 11:26 AM (218.153.xxx.91)

    저희 시어머니 자칭 천사같은 분입니다. 그런데 조근조근 차분하게 어쩜 그리 상처받는 말씀을 해대시는지...결혼해서 첫추석 ..부엌에서 일하는데 그러시더군요. "친정어머니 돌아가시면 시댁이 친정보다 더 편해진다." 참고로 남편의 외할머니도 생존해 계십니다.
    결혼하고 일년동안 일주일에 한번씩 임신여부 체크하시며.. "니가 나이도 많은데 빨리 가져야지.."
    임신하니까 첫말씀이 "그동안 약먹은거 없냐?" 결국 축하한다.. 고맙다 말씀 은 커녕 훈계만 하셨습니다.
    입덧으로 죽어가는데.. "니가 그러고 있으니 니남편이 밥도 제대로 못먹고 얼마나 힘들겠냐'
    산후조리원에 오셔서 "맘을 크게 먹고 남편 조리원에 오지 말라고 하고 주말에나 한번 보거라" 저는 시댁, 친정 다 부산이라 아무도 없는데 말입니다. 아기낳고 삼일만데 오셔서 하신말씀입니다.
    이런 식으로 하신 말씀이 책한권분량은 될 겁니다. 그러니까 이젠 어머니 보기가 싫어요.

    그래도 항상 우리어머니 며느리도 자식이고 내 자식이나 똑같이 생각하신답니다.
    그말씀이 곧이곧대로 안 들리는 건 제가 이기적이기 때문일까요?

  • 6. 인연
    '06.4.3 11:32 AM (24.5.xxx.238)

    제 시어머님도 본인이 아주 경우 바른 사람이라고생각하세요.
    천사라고는 차마 못하시지요 후훗.
    어머니꼐 친구가 있다는거도 놀라워요.
    친구들한테는 안그러시나보죠.

  • 7. ㅠ.ㅠ
    '06.4.3 12:33 PM (203.239.xxx.253)

    맞아요..시어머니는 끝까지 시어머니인것 같아요..

    마음 고생 정말 많이 하셨겠어요..

    저도 시댁이 아주 미운데..말로 받은 상처는 쉽게 잊혀지지 않는것 같아요..

  • 8. 어서어서
    '06.4.3 12:36 PM (69.235.xxx.135)

    남편들에게 엄마들의 이중성을 알려야 합니다.
    우리 시어머니는 저랑 둘이 낮에 있을땐 양푼에 밥을 비벼서
    미역국을 떠드시면서 장정 두사람이 먹을 만큼 드셔요.
    그런데 저녁에 아들이 와서 셋이 밥을 먹으면요,
    얘 물이나 말아먹자, 밥맛이 없다~ 하시면서 고추장만 꼭꼭 찍어드십니다.
    제가 그땐 점심드신것이 채하셨나, 넘 많이 드셔서 그런가 했어요.
    근데 그게 매일그러더니 일주일 채 되기전에 아들이 백화점에 들려서
    어머니 좋아하시는 젓갈을 종류별로 갈비값보다 더 나오게 사온거에요.
    나, 참.. 집에 아이스크림 한번도 귀찮다고 안사오는 사람이 말이죠.
    울시어머니 웃으시면서 이제 밥좀 먹겠네~ 하십니다. 그날 저녁 우리남편이 저에게
    엄마 계실동안 엄마 맛난것좀 사주라고 합니다.
    이게 벌써 7년전 일인데요, 지금도 얼마나 머리가 좋은지....
    나이드신분들 머리쓰시는거 우린 못따라갑니다.
    전 정말 너무 질려서 아무말도 못하겠어요. 당신이 효자니까 매일 같이 한번 있어보세요. 그말밖에는...

  • 9. 시어머니
    '06.4.3 3:01 PM (218.236.xxx.17)

    가 되는 순간 부터 그동안 없었던 시어머니심통이 생긴답니다.
    남편은 피가 섞여서 절대로 아내 말 보다 시어머니말 이해하지요.
    이복형제도 피가 섞여서, 마음이 다르다는데요. 하물며...
    포기하고 자꾸 잊으려고 노력 하며 사는 수 밖에요.
    뭘 더 바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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