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리면 좋겠습니다!
엊그제 점심 약속있어 급히 대문 나서서 걷는데
저만큼에서 절룩이며 폐지 리어카 밀고 할머니 한분이 오십니다.
급한 발걸음 되돌려 얼른 집으로 달음질 칩니다.
소일삼아가 아닌 삶에 수단으로 폐지를 줍는 분일것만 같은 분에게 이왕이면
드리고자 모아둔 신문지 뭉치가 있거든요.
신문뭉치 묶어 안고 나오니 절룩이는 걸음임에도
이미 저만큼 내 집앞을 지나쳐 가셨군요.
"할무니 할무니 ~~
소리치며 따라가도 그분은 기척을 못 느끼시나 봅니다.
좀더 빠른 걸음으로 앞질러가 리어카를 잡으니
그제서야 고맙다시며...
"내가 귀가 어두워 ...
이렇게 내가 인덕이 많은데 ...자식복이 없어 혼자여.
왠수 같이
얼른 죽지도 못하네,
하십니다.
생전 웃음이란건 기억도 못하는 표정일것만 같은
서걱 거리는 매마른 표정에 가슴 짠 합니다.
~~~~~~~~~~~~~~~~~~~~~~~~~~~~~~~~~~~~
2차 간암 색전술차 입원 하셨던 엄마
당신에 병에 중함은 알지도 못하신체(그저 간염 정도로만 말씀 드린 상태 ㅜ.ㅜ)
옆침대 노환이신 어른 흐트러진 정신이며 내 맡겨진 몸이며 보고
그 충격에 ...
요즘 부쩍 어찌 사느냐가 문제가 아닌...이젠 어찌 죽어야
자식들한테 험한꼴 안보이고 잘 죽는건가
품위 지키며 죽는 길도 있긴 한건가
고민에 빠지신 엄마 보며...
잘산다는거
잘 죽는다는거
답은 있나
삶
답 없음이 답이라던 어느 책갈피 글귀
죽음역시도 답 없음이 답 아닌가
헷갈림에 멈춰선 날들입니다.
눈이 내리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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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리면 좋겠습니다!
김흥임 조회수 : 497
작성일 : 2005-12-06 11:21:46
IP : 221.138.xxx.143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은사양
'05.12.6 12:07 PM (61.105.xxx.129)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가.. 만큼이나 어떻게 죽어야 잘 죽는 것인가..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한번뿐인 인생인데.. 그래도 끼깔나게 잘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다가도.. 삶이 힘겨워질때면 어차피 죽으면 그만인데 뭘 이렇게 아둥바둥 살아야 하나 싶기도 하고..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한 것 같습니다..
정말 "답 없음이 답"이라는 말이 진리인 것 같습니다..
덧.. 근데 눈이 내리면 길이 너무 미끄러워서 힘들어요~ ^^;;2. ...
'05.12.6 1:01 PM (221.164.xxx.108)님 말뜻은 이해하겠는데요..~지금...티비 뉴-스 좀 보세요..* 내린 눈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고 그냥 도망 가고 싶다는 인삼밭 앞에서의 노인 ..아주 죽을 인상이셨어요.그 분들 심정을 우찌 ..표현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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