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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없이 작게 느껴질때... 괴로워지는 밤에 쓰는 글.
대학 시절 방황을 많이 해서 학교도 바꾼 경험이 있고 그래서 졸업도 늦어졌죠.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졸업 후에 바로 취직 안 한 채 몇 달을 버티고 있습니다면, 나오는 시험 성적은 그리 제 욕구를 만족시켜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혼도 아직 안 했고 돈도 제 손으로 벌어보지 못한 저로서는 여기 와서 글 남기는 분들의 소소한 일상이 너무나 부럽습니다.
제 일을 찾고 제 자리에 우뚝 서서 세상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싶은데 왜 아직도 이런지...
너무 머리가 나쁜 것이 아닌가 하는 자괴감이 드네요.
빨리 서른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포기하는 법도 당당히 배우며, 여유롭게 기다리는 인생을 살고 싶어서요.
세상에서 똑똑한 사람들이 분명 존재한다면 나는 어느 쪽에 분류되는 걸까요?
약간 모자라는 것이 이렇게 괴롭고 사람을 비참하게 만드는 것인지 몰랐습니다.
취업, 결혼 이 모든 걸 다 잘 해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 들어요.
여러분들도 다 이런 시기를 거치셨나요?
1. 저두..
'05.8.12 12:19 AM (218.37.xxx.88)졸업하고 한참을 힘들어 하며 백수로 지냈었답니다..
어느 했살좋은 봄날 외출할일이 있어서 전철역에 가게 되었는데.. 그때 어딘가로 바삐 오고가는 사람들에 비해 한참이나 한가로운 제가 너무도 초라해보여 눈가에 눈물이 고이던 날이 생각납니다..
그후로 취직해서 경력쌓여 이직도 하고 33살인 아직도 직장에 잘 다니고 있답니다..
지금도 가끔 그날의 제가 생각나고 또 씁씁한 기억이긴 하지만 지금의 제가 있으려고 그때 쉬는 시간이 주어졌었나 보다고 생각이 들기도 해요..
열심히 하다보면 좋은일 있을겁니다..
그리고 20대.. 지금 돌이켜보니 그 나이 만으로도 너무도 많은 걸 가진 때라는걸 느낌니다..
즐기세요.. 잘하실 수 있을거예요..2. 나두
'05.8.12 12:57 AM (61.79.xxx.92)20대엔 그랬지요.
모든게 불안정했고
불안하고....
30대에 되니 모든게 나름대로 결정지어져(?)버렸지만
지우고 다시할수 없는 괴로움도 있답니다.
제가 20대라면 한살이라도 어릴때 하고싶은거 하고싶습니다.3. 다시 시작
'05.8.12 1:20 AM (220.76.xxx.90)마음이 허한 가운데 두 분의 말씀이 제 가슴을 또 한 번 울립니다.
정말 감사합니다.4. 네...
'05.8.12 2:15 AM (211.226.xxx.34)정말 그랬어요. 버스를 타고 가다가 40대 아주머니들이 앉아 있는 걸 보면 그냥 부러웠어요.
'내가 하고 있는 고민들, 그 민감하고 소소하면서도 주체할 수 없는 문제들... 그런 시달림은 없을 거야, 나도 서른살이 되면. 좀더 초연해지고 너그러워지고 지혜로워질거야... 얼른, 얼른 나이를 먹고 싶다. 수 많은 선택 사이에서 괴로워하지 않고 어딘가에 안착하고 싶다...'
이제 서른 중반을 넘어서지만 안타깝게도 나이를 먹는다고 현명해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냥 포기하거나 그냥 익숙해지는 정도. 거기서 오는 안정감이 있기는 해요.
조바심내지 마세요. 세월은 공평하구요. 허무하게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것 같은 시간도 사실은 발 밑에서 차곡차곡 쌓이고 있어요. 아까워하지도 말고, 아쉬워 하지도 말고...있는 그대로를 즐기세요.5. 그 나이마다 고민
'05.8.12 5:21 AM (67.100.xxx.143)저도 20대 중반에 님과 같은 고민을 했어요.
세상에서 젤 부러운 사람들이 단단한 직장 다니면서 안정된 삶을 꾸리는 사람들이었고요.
그래서 20대 후반엔 아주 고생고생하면서 하고 싶다고 믿었던 일을 했지요. 공부.
아주 미친척하고 무섭게 공부해서 아주 좋은 직장에 아주 많은 연봉을 받기로 하고 다니게 되었는데..
그때엔 또 다른 고민이 생겼어요.
직장이 적성에 안 맞는거예요.
이 짓을 평생 할것을 생각하니까 미칠거 같더만요.
그래서 님한테 하고 싶은 말은.
조건, 돈, 그런것에 연연하지 말고
하루 세끼 먹을수 있는 돈 정도 주는 직장이라면 자기가 매일 매일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하라고 하고 싶어요. 남에게 물건 파는 일이 죽기보다 싫은 사람도 있겠지만 사람구경도 되고, 또 남들 삶을 옅보게 되는 매력이 있어서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거고,
더러운 동물을 치료한다는 생각을 하면 소름이 끼치는 사람도 있을거지만, 그걸 사랑스럽고 귀여운 동물들을 돌볼수 있게 되어서 너무 좋다라고 생각하면서 일하는 사람들이 있을거니까요.
남에게 내세우기 좋은 직장보다, 내 스스로에게 만족을 주는 직장 찾아서 행복하게 잘 사세요.6. ..
'05.8.12 8:15 AM (220.86.xxx.149)어떤 것이 인생에 가장 소중한가, 내가 무엇을 가장 부러워 하는가, 뭘 원하는가, 이런 고민이 충분히 (지겹도록) 있어야, 나중에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누리고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열심히 고민하시고 치열하게 사세요.. 지금 최선을 다한 만큼의 분명한 결과가 있답니다.
7. 어여쁜
'05.8.12 8:45 AM (222.96.xxx.144)스무살 때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스물 다섯은 쫙 빠진 정장에 도도한 그렇지만 아주 멋진 캐리어 우먼이였는데
저의 스물 다섯은 시다바리;;; 사무직 여성에 불과하더군요.
당시 스트레스가 너무 심했어요.공부를 계속할 껄 괜히 그랬나 싶기도 했고..
결혼에 대해 환상을 가진 건 아니고, 육아는 자신있다 자부했지만 막상 출산을 하고 보니
참 두렵고 어렵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또 내가 어른이 될수록 알아야 하는 것은 더 많더라구요.
진로에 대해 고민할 때가 제일 행복했던 것 같네요.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언젠가, 혹은 글쓴님이 서른이 되었을 때
나도 이런 적이 있었지 하면서 피식 웃을 날이 꼭 올꺼예요.8. 공자
'05.8.12 9:47 AM (211.221.xxx.151)께서도 30세가 되니 비로서 내 입지가 생겼다 했습니다.
님의 불안한 위치는 당연합니다. 포기하지 마세요. 좀 있으면 길이 열릴겁니다.9. 익명
'05.8.12 10:42 AM (61.78.xxx.197)힘내세요...지나고 나면 아무일도 아닙니다.
20대,30대였을때도 걱정거리가 있었는데 40대인 지금
그때 내가 뭘 걱정했었는지 기억이 안나요.
그때에는 심각했었는데도 말이지요...10. 익명2
'05.8.12 1:49 PM (218.159.xxx.9)20대 중반에는 30세만 되면 모든일이 다 이루어질 것 같았죠. 30대 중반인 지금, 빨리 40세가 되고 싶어요. 아이들도 왠만큼크고 남편도 자리잡고, 난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나이가 40세일 것 같아요. 그래서 시간이 어서 지나가길 바라죠.
11. 다시 시작
'05.8.13 12:47 AM (220.76.xxx.45)지금 들어와서 많은 분들의 조언을 읽었습니다.
인생 선배분들의 조언이니 항시 생각하며 또 한 번 힘을 내 보려구요.
30대가 되어도 그 떄의 고민이 있다는 거, 그걸 전 몰랐네요.
그냥 지금 이 순간이 저에게 최고의 기회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