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에 본 건데 퍼왔습니다.
개 잡는 졸부문화
[곧은소리]
미디어오늘 media@mediatoday.co.kr
20여년전 인도에서 깜빡 실수를 했다. 뉴델리의 아쇼카호텔에서 식당으로 내려갔다. 메뉴를 아무리 봐도 소고기 음식이 보이지 않아 웨이터 보고 “왜 소고기가 없느냐”고 물었다. 그때 웨이터는 “우리는 소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아차” 싶어 황급하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우리나라에서 개는 충직한 반려자
임진왜란(1592~1598) 때 이 땅에 원군(援軍)으로 왔던 명(明)나라 군사(軍士)들은 조선사람들이 회(膾)를 잘 먹는 것을 보고 “더럽다”고 침을 뱉었다고 한다. 조선의 한 선비가 “<논어>에 보면 짐승과 물고기의 날고기 회는 공자께서도 좋아한 것인데 그대의 말이 지나치다”고 반박했다는 얘기가 <어우야담·於于野譚>에 보인다.
그 선비는 또 말했다고 한다. “예로부터 중국의 요동사람은 이를 잡아 먹고, 형남(荊南)사람은 뱀을 먹으며, 섬서(陝西)사람은 고양이를 먹는다. 또 남방사람은 사마귀를 먹고, 중국의 모두가 두꺼비를 먹는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침을 뱉는 일은 없다”고.
4백년 전 명나라 군사들이 날고기 회를 ‘오랑캐 음식’이라고 침을 뱉은 것처럼, 오늘날에는 우리의 보신탕이 국제사회의 해묵은 시비꺼리다.
최근 프랑스와 미국에서 한국의 보신탕에 대한 비난·비방이 왁자지껄 세상을 시끄럽게 했다. 뒤미처 “한국의 문화전통을 인정해야 한다”는 타협적 온건론이 나와 잠잠해졌지만, 서방사회의 부정적 시각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우리로서도 시비가 휴면상태에 들어간 지금 문제의 본질을 보다 다각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시비의 핵심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개를 애완동물로 보는 핵가족문화와 한국의 신흥종교인 ‘몸보신문화’의 충돌로 파악할 수 있다.
원래 개고기는 중국이나 이 땅에서나 지극히 제한된 의미의 계절음식이었다. 중국에서는 지금으로부터 2677년전인 춘추시대 진(秦)나라 덕공(德公) 2년(B.C. 676년)의 일로 <사기(史記)>에 이렇게 씌어 있다. “삼복(三伏)제사를 지내는데 성(城)안 사대문에서 개를 잡아 충재(蟲災)를 막았다.”
이 땅에서도 ‘개장(狗醬)은 삼복의 계절음식이었다. “고추가루를 쳐서 먹고 땀을 흘리면 더위를 물리치고 허(虛)한 것을 보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동국세시기∇國歲時記>).
개장국이 ‘보신탕’이라는 이름으로 대중화된 것은 1970년대 땅투기시대 이후 천박한 졸부문화가 이 땅을 지배하면서 생긴 변화의 하나였다.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삼복철의 특별한 시식(時食)이 아니면 폐결핵과 같은 난치병을 다스리기 위한 영양식이었다.
그러나 땅투기세대의 졸부문화가 판치게 되면서 ‘몸보신’이라는 신흥종교가 대두하게 됐다. 세계의 사슴뿔과 곰쓸개를 싹쓸이해 오고, 방콕에 떼지어 몰려가 코브라탕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우고, 전국의 들과 산에서 야생동물의 씨를 말리고, 야생동물의 피를 벌컥벌컥 들이키는 신종 육식동물이요, 신종 드라큘라가 이 나라 졸부문화의 신도들이다. 쓸개빠진 사람들은 하다못해 곰쓸개 대신 돼지쓸개라도 먹어야 한다고 믿는다.
물론 ‘문화주권’을 주장할 권리는 어느 나라, 어느 민족에게나 있다. 그러나 ‘개고기 시비’에서 ‘보신탕 방어’ 일색인 우리의 주장은 지나치게 획일적이다.
우리에게도 원래 개는 충직한 반려자였다. 전북 임실군과 경북 선산군에는 주인의 목숨을 구하고 죽은 충견(忠犬)의 얘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전북 임실군 오수면(獒樹面)의 충견 얘기는 고려 때 문신(文臣) 최자(崔滋·1188~1260)의 문집 <보한집·補閑集>에 남아 있고, 경북 선산군 해평면에는 조선 효종(孝宗)때 우역(郵驛)의 아전 노성원(盧聲遠)의 충견 무덤이 있다.
공교롭게도 전라도와 경상도의 두 충견 모두 술에 취한 주인이 들판에서 잠든 사이에 불이 번져오자 몸에 물을 묻혀 끄고, 자신은 기진맥진해 죽었다고 한다. 더 감동적인 것은 8년전인 1993년 진도에서 대전으로 팔려갔던 진돗개 백구의 얘기다. 3월에 팔려간 백구는 750리길 300여㎞를 달려 7개월 뒤인 10월 진도의 옛주인 집으로 돌아왔다.
´보신탕 문화´ 한번쯤 생각을
인간들은 배신과 거짓말을 식은 죽 먹듯 하는 세상-이 삭막한 세상에서 어찌 차마 개를 잡아 먹을까. 아무리 몸보신의 신흥종교 천하가 됐다 해도 “한번쯤 생각해 보자”는 소리가 나올 법하다. 언론매체들은 언제까지 획일적인 보신탕 옹호론만 대변할 것인가?
입력 : 2001년 12월 20일 00:00:00 / 수정 : 2005년 02월 28일 18:4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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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기 얘기보니 생각나서...[펌]
ㄹㄹㄹ 조회수 : 447
작성일 : 2005-08-01 15:57:27
IP : 221.151.xxx.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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