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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

봄&들꽃 조회수 : 1,768
작성일 : 2005-04-01 11:32:22
사람은 평생 배운다고 하죠.
살면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 겪게 되는 사건들, 느껴지는 감정들, 이 모든 것들이
결국 한 사람이 평생 알게 되는 지식이랄까... 그런 것을 이루는 것이라고.

이번 주는 제게는 바쁜 주였어요.
가끔 82쿡 들어와서 올려놓으신 글들 읽어보고 리플 한두개 짧게 달고 그러다가
4월 1일 개편 공지를 알게 되었어요.

순간 많은 생각들이 머리속을 스쳐 지나갔어요.
제가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도 유사한 일이 있었거든요.
직장 사이트는 로그인 해야만 들어가는 것인데,
원래는 익명으로 의견을 싣는 코너가 있었다가 어느날 갑자기 뜬금없이 실명제로
전환하자는 글이 하나 올라오더니 이틀쯤 후인가 실명제로 바뀌더구만요.
물론 그 전에 조직에 대한 이유 있는 항의성 글들이 서넛 올라왔었구요.

이번 개편의 주된 동기는 특정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성 글들 때문이라고
알고 있어요.
만약 제가 운영하는 사이트에 그런 글들이 실려서 누군가가 심대한 심적 손상을
입는다면 저라도 무슨 대책을 간구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꺼에요.
그 동안 정말 지나치다 싶은 글들도 많이 봤어요.
스스로의 저열함을 드러내는 악성 리플들도 꽤 많았다는 것을 기억해요.
누군가가 부당하게 공격당한다 싶으면 왠지 모를 정의감이 발동해서
저 자신 익명으로 많이 옹호하기도 했었더랬죠.

그러나 동기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절차이잖아요.
저 역시 처음에는 이 사이트가 개인 소유의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많은 분들의 의견을 읽으면서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사이트를 개방해서 누구든지 일정 절차만 밟으면 가입할 수 있도록 만든 이상
사이트 운영자는 그 사이트가 가입한 사람들 모두의 것임을 스스로 인정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요.
그리고 만약 이런 생각이 맞는 것이라면 주요 개편 내용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의견 수렴이랄까 그런 절차를 거쳐야 했던 것이었구요.
아니, 적어도 양해를 구하는 공지 정도는 일정 기간 전에 미리 있었어야 하지
않을까요.  

저는 여기 가입할 때부터 최근까지 사이트 운영자에 대해 매우 좋은 인상을 갖고
있었어요.
이만한 규모의 사이트를 운영하면 마음 상하는 일 여럿 있을 텐데 별로 개의치 않고 넘겨버리는 담대함을 지니신 분인 것 같아 존경스럽기도 했구요.

하지만 결국은 하나의 과정이었나봐요.
산다는 것이 무엇이며 살기 위해서는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하는가를 새삼 깨닫는
과정,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필요한 적정 절차를 밟아 절차상 하자없이 일을 처리한다는 게
필수조항이 아니라 선택조항인 것임을 깨닫는 과정....  

요즘 82쿡을 클릭하면 뜨는 팝업창 사진이 왜 이리 슬퍼보이는지...
봄날의 감상일뿐일까요.
IP : 219.253.xxx.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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