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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가르친다는 것은..

어여쁜 조회수 : 1,229
작성일 : 2005-03-17 23:16:42

저는 모 대기업에서 5년 정도를 근무하고 결혼과 동시에 퇴사했답니다.
대학 때부터 어린이영어에 관심이 많아 관련 공부도 했고 전공이 영어라서,
경력도 쌓고 정말 하고팠던 영어를 가르치게 됬습니다.
졸업과 동시에 짧은 기간이였지만 직접 교육청에 찾아가
초등영어를 가르치고 싶다고 말해서 모 초등학교에서 잠시 근무도 했었네요.

회사에 있을 때도 영어관련 업무라서 영어는 나의 생활이였고,
나중에 아가 태어나면 태교부터 영어로 하리라는 엉뚱한 다짐도 했었죠.
영어 무지 잘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관심만 많습니다.헤헷~

동네학원이지만 규모가 꽤 큰 곳에서 일한지 벌써 5개월째네요.
원래부터 보수에는 관심없었고 회사 다닐 때보다 시간 여유도 있고
무엇보다도 내가 하고픈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해 큰 자부심과 즐거움을 갖고 살고 있죠.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 녀석들이랑 같이 생활하는게 참 재미나답니다.
하지만 학원은 역시나 교육서비스업인지라 학부모와의 관계도 중요하더군요.
한달에 한두번 정도는 집으로 전화해서 아이들 상태를 알려주는데
학부모들 상당히 좋아합니다.저를 좋아해서 영어에 흥미가 생겼다는 말을 들으면
너무 뿌듯합니다.저도 영어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선생님 때문이거든요.
저는 잘못한 학생이 있으면 많이 혼내기도 하고 사실 체벌도 한답니다.

어제는 맡은지 1주일도 안 됬고 딱 두번 본 학생 부모한테 퇴근 후 전화가 왔더군요.
대뜸 한다는 소리가 결혼했냐..자식은 있냐..결혼은 했고 자식은 없다니깐
니가 애를 키워봤냐는 둥 당장 학원으로 10분내로 오랍디다.
시어머니가 편찮으셔서 시댁에 있었는데 그건 나랑 상관할 바 아니라고 전화 확 끊대요.
좀 더한 소리도 들었지만 심장이 벌렁거리대요.이렇게 무례할 수도 있구나하고..

그날 그 아이가 다른 아이랑 사소한 말다툼이 있었는데 집에 가서 자기는 아무 잘못도 없다는 식으로
서럽게 울면서 얘기했나봐요.저는 그저 둘다 혼냈거든요.원인 제공은 그 아이였어요.
제가 혹시나 그 아이한테 실수를 했나 싶어 오늘 다른 수업 들어가기 전에,
'~야 어제 선생님이 뭐 실수한 거 있니?'라고 물으니 그 녀석도 생글거리며 '아니요'랍디다.

그런데 저녁에 그 학부모가 갑자기 찾아와
원장실 책상에 자기 지갑과 열쇠를 확 던지더니 저보고 막무가내로 삿대질입니다.
제가 그 아이한테 인상쓰고 화를 내면서 협박을 했다네요.
저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차라리 쌍욕을 듣는게 낫더군요.제 배를 가르키며(임신중입니다),
'너도 자식 낳아봐라'이럽디다.
제가 어머니는 자식 말만 믿으시냐니깐 '나는 내 자식말만 중요하다'라네요.

초등학교 3학년.
제 생각에 그리 어리다고 생각은 안 합니다.
제가 너무 둔한걸까요? 제 앞에선 생글거리던 그아이가 제 부모 앞에선 서글프게 울면서
저를 탓했다네요.그 부모 역시 모 미술학원 운영자입니다.
게다 외동이라 정이 각별하시겠죠.한편으로는 그 아이가 참 무섭네요.

사실 학원에 있으면서 여러 아이와 학부모를 접하다보니,
배울점도 많고 해서 아..나는 나중에 저런 학부모가 되야지란 생각도 자주 합니다.
나도 유년시절을 보냈고 그 또래 아이들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제가 아직 많이 모자란가봅니다.

어제 밤 괜히 심장이 벌렁거려서 잠 한숨도 못자서 많이 피곤한데
오늘 역시 대놓고 삿대질을 당하니 이 일이 과연 저랑 맞는 건지 의구심이 듭니다.
생각같아선 확 그만두고 싶지만, 무책임한 행동은 스스로 용납하지 않고
그 아이를 뺀 나머지 아이들 때문에 차마 그러진 못하겠네요.

남을 가르친다는 것은 그저 수업시간에만 충실하면 된다는 거 잘못된 생각인가봐요.
물론 학원이라는 특수상황이라 그렇겠지만요.
엄마가 너무 슬프고 분해서 많이 우니깐 뱃속의 아가도 우울한지 태동도 안 느껴지네요.
모자란 저에 대해서 오늘밤 다시 생각해보고,
내일은 웃으면서 아이들을 대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ㄱㅇ~
IP : 222.96.xxx.61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소피아
    '05.3.17 11:41 PM (221.157.xxx.73)

    토닥토닥~~~
    정말 힘든 일이죠...
    백가지 잘해도 한가지 잘못하면 뭐 되잖아요...
    내 탓이요...라는 걸 아이에게 가르쳤더라면....

  • 2. 헤스티아
    '05.3.17 11:43 PM (220.86.xxx.165)

    휴우.. 힘내세요.. [파리대왕]이라는 책을 읽어보면,, 아이들이 얼마나 사악할 수도 있는지.. 놀랐던 기억이 나요..
    좋아하시는 일 즐겁게 하실 수 있는것도 행복이고 축복인것 같아요.. 아자아자!!!

  • 3. 요정민이
    '05.3.18 12:04 AM (211.113.xxx.209)

    제 동생도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데 어여쁜님하고 비슷한 또래 학생들을 가르치는거 같아요

    제동생도 체벌도하고 애울리기도 하고 그런다고 하던데 비슷한일을 겪고 있는건 아닌지...

    세상에는 상식밖에 사람들도 많이 존재한다는거 생각하시고 기운내셔요

    교육관이 확실하신게 좋은선생님으로 기억되실 거에요

  • 4. 퐁퐁솟는샘
    '05.3.18 12:13 AM (61.99.xxx.125)

    많이 놀라셨겠어요...
    사교육에선 아이들 가르친다는게 사실 아이보다는 엄마때문에 더 힘든거 같아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긴하지만
    자기아이밖에 모르는 엄마의 자식들은
    교묘하게 말하는 방법을 어릴때부터 터득하는것 같아요....
    예쁜아기 생각하시고 얼릉 잊어버리세요!!!

  • 5. simple
    '05.3.18 1:06 AM (218.51.xxx.155)

    우선 그런 기분나쁜 일은 아가를 위해서 얼른 잊어 버리시고....^^
    저도 과외다닐때 정말 맘상한 적도 있었는데요.... 아이는 엄마를 닮는거 같더라구요... 문제아이가 아니라 문제부모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엄마도 저녁에 그런 상식밖의 전화를 할 정도면 상당히 문제있는 엄마라는 생각이 드네요...그냥 아이가 안되었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잊어버리세요...

    동물의 왕국에 비둘기 사회에 대해서 나왔는데, 약자는 끝까지 쪼아대서 죽이는 잔인성에 무척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아이들이 비록 아직 어리지만 그 나름의 위계질서가 확실하고 약자에 대해서 아주 잔인한 측면은 제 어린시절을 생각해도 기억이 나는군요....

  • 6. 잠오나공주
    '05.3.18 1:47 AM (211.172.xxx.185)

    애들을 혼내시고 반드시 뒤처리(?)하세요..
    우선 애로 하여금 잘못을 인정하고 맘을 풀고 가도록 하시고..
    엄마한테 전화해서 이런저런일로 혼냈으니 집에 가면 토닥여주라던지.. 아님 다시는 그런 일 못하도록 주의한번 더 해달라고 하던지요.. 애들은 자기 입장에서 생각하고 말하지요..

    사실 님 학원 원장이 중간에서 컷트 해줬어야 하는데..
    애들이 어릴수록 가르치는 것보다 엄마들과의 관계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답니다..
    상식적인 엄마들과는 정보교류를 아닌 엄마들에게는 여러가지 방법으로 협박(?)과 회유를..

    그 학부모 잘 구슬려 보세요..
    선생님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는 수도 있답니다..

  • 7. ,,,,,,
    '05.3.18 3:33 AM (211.171.xxx.155)

    잠오나 공주님말에 공감...
    저도 처녀적엔 잠깐 학원강사한적 있습니다. 님처럼 영어좋아하고 영문과 나왔거든요. 근데 아이들 가르치는덴 수업내용도 내용이지만 부모와의 유대관계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더라구요. 특히 어린아이일수록 그 비중은 더 큽니다. 선생님을 선택하는 것도 아이의 권한이기보다 학부모의 결정에 따라 이루어지죠. 그래서 학부형을 잘 컨트롤(?)하는 것이 그 아이가 앞으로 그 학원에 계속 나올지 말지가 결정되는 겁니다. 그러니 이런 상식 없는 부모도 학부형이므로 원글님이 어떡하튼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입니다. 님이 해결 못하면 원장님의 중재로 해결을 봐야 할 듯....

  • 8. 초등교사
    '05.3.18 7:53 AM (61.102.xxx.249)

    전 초등교사인데요.. 학교나 학원이나 요즘은 학부모들 무서워서 가르칠맛 나지 않지요..
    한해에 한두번은 꼭 그러더라구요.
    아이가 자기가 잘못해서 혼나놓고 그게 선생님이 자기 미워해서 그렇다고 울면서 얘기하면 당장 쫓아와서 마구 따지고 삿대질하고..
    이런 때에는 상황설명하는 것도 소용이 없고.. 아무리 차분하게 얘기해도, 무엇이든지 다 트집감이 되더라구요. 한참 흥분해서 난리치다가.. 제풀에 너무했나 싶으면 그때서야 조금 정신차리고 얘기 몇 마디 하다가 가는데.. 그때 수습해 봤자 상할대로 상한 교사 마음은 수습이 되나요..
    혼자 마구 떠들고 교사 혼내다가 휙 돌아서면서
    '흥 나도 선생이나 할 걸 그랬어'
    '나 교육청에 아는 사람 많으니까 알아서해!'
    요런 학부모 부지기수예요.

    그렇게 당했을 때에는 정말 억울하고 이까짓것 때려치자 싶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그렇게 냄비처럼 제풀에 끓고 앞에 있는 사람에게 화풀이하고 하는 것을 보면
    자기 자식에게는 더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죠..
    애가 교사에게 하는 행동이나 말도.. 다~ 엄마나 아빠가 집에서 저러나보다 대충은 짐작이 가니까 이해하고 너그럽게 봐 주고.. 집에서 시달릴테니 학교에서나마 즐겁게 지내라 싶다가도..

    가끔은 그렇게 행패부리고 간 학부모 얼굴이 아이 얼굴에 겹쳐져서 심란할 때도 많구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요즘들어서는.. 사설이건 공립이건... 교사의 길로 들어섰으면, 학부모와의 관계 원만히 유지하는 것도 큰 업무중의 하나다 싶어요. 점점 그 비중이 높아가니.. 아이만 보기도 벅찬데 힘들긴 하지요..

    어쩌다 보니 제 한탄이 더 많아졌지만.. 학원이라서 업수이 보는 거야.. 하는 생각보다는
    요즘 세태가 그러니 이런 일 겪는 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고
    스스로 마음 추스려나가시라고 꼬리 달아요.

    정말 요즘은.. 이런 일이 가르치는 사람에게는 필연적으로 겪어나가는 일이라니까요..

  • 9. ,,
    '05.3.18 8:39 AM (210.92.xxx.100)

    강사생활20년...
    딱 돈 받은 만큼만 가르치면 된다.
    더 이상 줄 필요도 없고 더 이상 신경쓸 이유가 없다.

  • 10. 0000
    '05.3.18 8:56 AM (211.36.xxx.122)

    자기도 학원을 운영해서 알만큼 알텐데 어떻게 애들 말만 100% 믿고 그런
    몰상식한 짓을 했을까요? 부모나 아이나 상종 못할 인간들이네요..
    님 영화나 한편 보면서 싹 잊어버리세요.....
    애 가진 엄마로서 하는 말인데 내 애 말이 100% 맞는 거 아닙니다...
    실컷 저녁밥 먹고 아빠 집에 오면 또 밥 먹고 싶어서 "엄마가 밥 안 줬어"
    하는 게 아이입니다....정말 친모니까 오해 안 받고 살죠....
    친구랑 싸운 일도 얼마나 자기중심으로 왜곡해서 전하는데요...
    그렇다고 울 아들이 거짓말을 하지는 않아요...자기 중심으로
    미화하는 건 아이들의 본능이기 때문에(어쩜 인간의 본능이죠)
    전 기냥 감안해서 들어요...
    "난 암말 안했는데 걔가 갑자기 때렸어.." 해도 뭔일이 있었구나 하는 거죠..
    그러다가도 정말 억울하면 말하는게 다르죠...근데 부모는 그걸
    알 수 있는 것 같아요...걔가 정말 잘못했는지 진짜 억울한지....
    그 차이를 간파할 수 있는 것도 부모의 역할입니다...
    님 빨랑 잊으시고 더 좋은 선생님이 되시길 바랍니다......

  • 11. 어여쁜
    '05.3.18 9:49 AM (222.96.xxx.167)

    조언들 감사합니다.제 심장이 너무 작은가봐요.하핫~
    물론 원장이 중재해줬지만 원장도 학원운영 경험 중 맘대로 원장실 들어와 저따위 행동하는 사람
    처음 본다네요.그래도 어찌보면 자신의 고객이니깐 함부로는 못하겠죠.
    저한테 말은 좋게 해주던데 원장도 가운데서 나름대로 골치 아플꺼예요.

    애들한테 나름대로 정을 많이 줬는데 그럴 필요도 없다고 생각되기도 해요.
    조금은 냉철하고 담담한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마음이 많이 풀렸네요.고맙습니다.

  • 12. 중등교사
    '05.3.18 10:24 AM (218.52.xxx.79)

    학교와서도 상식밖으로 난리치는 학부형들 얼마나 많은데요...여기선 주로 교사들이 욕먹지만, 우리도 당할 때 많죠 뭐... 쌍시옷 들어가면서 개새*~ 이런 욕 담임한테 와서 하는 부모들도 있어요.(여기 오시는 학부형들 안믿어지시겠지만 진짜에요...)
    저두 일욜날 핸펀으로 학부형한테 전화받고 두시간동안 잔소리 들은적도 있구...제 동료 선생님은 수업시간에 핸드폰 울린 애 하루 핸드폰 압수했다가 그 아버지한테 봉변당해서 운 사람도 있어요.

    부모님들 제발 애들 말만 듣고 흥분하지 마세요~
    애들이 거짓말 한다는게 아니라, 원래 아이들은 발달단계상 자기 자신 이외의 상황을 잘 볼줄 모른답니다. 딱 앞뒤 자르고 그 상황만 보는거죠. 중고생들도 그런데 유치원, 초등학생이야 오죽하겠어요...
    힘내세요 원글님~ 그래두 이쁜 애들이 더 많잖아요...^^

  • 13. 현수
    '05.3.18 10:38 AM (211.179.xxx.202)

    휴~사람이 사람을 가르치다보면...원글님같은 경우 안 당(?)해 본사람없을껍니다.

    상황은 분명 아닌데..그 토씨 하나때문에 큰감당을 해야 하는 일도 생기고요...

    저두 그런일이...있었다면 있었죠...

    애도 엄마 그게 아니야..라고 하는데도 넌 가만있어,,하면서...정말 이상한 소리하더라구요.
    오히려 엄마가 가고난뒤..애가 저한테 사과를 하고...

    그냥..이제라도 잘 가르치겠다고..비는 수밖에 없네요.그순간의 화는 식혀야하니깐요.

    또 애들도 거짓말 많이 합니다.그게 불똥이 튀어서 애매한 사람에게 크나큰 불길이 되지요.

    다 원인은 애들을 다 이뻐해서 그래요..덜 이뻐하세요~^^;;
    애들은 시한폭탄이라고 보세요.^^

    그리고 꼭 뒷처리하세요..
    나중에 잘잘못은 분명히 밝혀지거든요.^^
    그냥 그 학부모가 섭섭해서 가진성격상 급하게 나왔다고 보면 되요.
    한 일주일 뒤에 케익이라도 딸려보내서..
    잘잘못보다는...어머니입장 이해한다고..그냥 받아주세요..하는 표시라고 전달하세요.

  • 14. .....
    '05.3.18 11:06 AM (211.216.xxx.182)

    비단 학원가만 그러겠습니까.
    사람 상대하는 직업이 다 그렇지요.
    꼭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정말 좋은 기분을 주고, 어떤 사람은 상식이하인것 같고.
    전 후자 사람을 위해 기도까지는 아니여도 참 안됬다는 생각이 들때가 많습니다.

    잊어버리시고 힘네세요......몇년하다보면 돌아서면 잊어버릴수 있습니다.

  • 15. ...
    '05.3.18 11:43 AM (211.204.xxx.215)

    음.. 그런데 현수맘님 왜 케익까지 사서 애 부모에게 보내야 하는건지요?
    저도 학원에서 애들 가르치는 입장이라
    부모님들 입장에서는 이런 일에 어떻게 반응하실지 참 궁금하거든요.
    케익사서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이유를 좀 알고싶어요.

  • 16. violet
    '05.3.18 1:47 PM (211.196.xxx.124)

    제 딸 아이(중2) 학원 영어샘께서 전화를 하셨어요
    요즘 **가 집에서는 어떻게 지내냐고..
    한동안 싸이질에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던터라 대충은 짐작하고 잇었는데
    딸래미는 아직 귀가하지 않은상태라 무슨일이 있었는지 모르고
    잘하는 녀석인데 요즘 지각도 하고 수업중 집중이 안된다고...
    한참을 통화하다가 관심 갖어주심에 감사하다고 끊고는

    아이가 와서 마주앉아 "학원에서 어떤일이 있었냐?" 물러 보았더니
    선생님을 함부로 이야기 하더군요 일어나라고 하고는
    책상을 발로차서 책상과 의자가 모두 넘어 갔다고(남자 샘)
    선생의 가장 큰 덕목은 인내와 사랑 이라고 생각했던 나로서는 정말 이해하기 힘들었었죠
    아무리 잘못을 했어도 그런 방법은 조금 과격한거 아니냐고
    당장 전화를 할까? 마음을 가라 앉히고 메일을 보낼까 망설였는데
    우리집 남정네가 그러네요
    참 유난스런 엄마의 모습 그대로라고 "오죽 했으면 그랬겠냐?"
    집에서도 행동이 보이는데 밖에선 안그러겠냐며 잘못된 행동을 지적한건데
    표현 방법이 어떻든 나서지 말라고 하네요

    울 딸래미 독한맘 먹고 복수 한대요 반드시 본떼를 보인다나 ㅋㅋㅋ
    아에 포기를 하던가 암 소리도 못하게 올100을 맞던가
    그런데 생각해보니 포기하고 안하는건 학원비만 버리니 자기 손해라고 이를 갈고 열심히 하더군요
    결국은 본떼를 보이더만요 그냥 지나가 준게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순간만 생각한 학부모 행동이 조금 아쉽군요
    힘내세요 그렇지 않은 부모가 더 많지 알을까요

  • 17. 동감..
    '05.3.18 11:33 PM (218.238.xxx.208)

    저도 비슷한 경험을...ㅠㅠ

    전 학생들에게 직접적으로 공격(!)을 당한 경우인데요..

    미쳐 보지 못했던 아이들이 사악한(??) 부분이 나타날 때가 있지요.
    솔직히..그럴 때는 소름이 끼칩니다.
    그리고..안타깝습니다.
    왜 그러는지...왜 자신을 그렇게 질 낮은 인간으로 만드는지...
    다시는 아이들 얼굴을 보고 싶지 않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지요.
    아니, 무서워서 아이들 얼굴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학생인걸요.
    아직 철이 없어서 저지르는 일이다...라고 제 스스로를 달래고
    상처투성이 가슴을 부여안고 다시 학생들을 감싸안지요.

    그런 과정들을 여러번 거치다 보니
    이제 학생들이 절 감싸줍니다.

    점점 철이 들어가면서
    진심으로 대해준다는 것을 알면..변하더이다.

    그래도 아직도 좀 무섭습니다.
    사람이라는 존재가 언제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으니까요.
    또 항상 새로운 학생들을 대해야하니까요.

    선생이라는 것...
    정말 전생에 업보가 많은 사람이 하는 것 같습니다.

    제 인생 보시한다는 기분으로 삽니다.ㅋㅋㅋ
    에휴~

  • 18. 현수
    '05.3.19 12:46 AM (211.179.xxx.202)

    네...케익요..?
    꼭 케익이라기 보다는...안부전화라도 한번 더 넣는다는 표현이죠.

    무슨 의미라기 보다는...서로 화해하자는 의미지요.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서로 풀자...이런거요. 뭐 악수?그런 개념요.

    그러고 간 엄마도 며칠 지나다보면 내가 좀 참지..심했나?라는 생각이 들 즈음..
    잘 지내보자는...케익이 왔다면..
    그 엄마입장에선 사람에 따라 내가 너무 했나보다라고 깨치는 경우가 있다고 봅니다.
    아니면 역효과로 뭔가 개운치않으니 나한테 보내네..라고 하시는 분도 계시겠죠.
    선생이 잘못했으니 입막음으로 보내나보다라고 생각하시는 학부모같으면 안해야된다고 봐요.
    (음식을 보내면 입막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요...)

    사실 어렵죠.

    그런 경우...10에 7은 학생이 몇달뒤 그만두더라구요.아니면 선생이 그만두던지...

    전 그게 더 안타깝더라구요.
    일은 다 벌리고 사과도 다 하고 이제 감정이 수그러들즈음...누군가 떨어져나간다는게...
    그러다가 나이가 한살더 들고...
    가르치고 배운다는 게 뭔지...
    인간들이 왜 배우고..이렇게라도 배워야하고..공부해야하고...열을 내면서...싸워야하고..
    그런 회의가 들더라구요.
    그런 후유증이 싫어서리......

  • 19. 현수
    '05.3.19 1:20 AM (211.179.xxx.202)

    그런 후유증이 싫어서...
    바로 앞에 있는 빵집을 자주 이용합니다.

    다음에 길가다 만나면..저번 케익 맛있던가요?라는 안부인사라도 건넬 거리가 만들어지니깐요.
    그 이야기가 아니라면..
    엄마와 교사가 만나면 할 수있는 이야기는 성적,학업,학교,이성,성격 이야기말고는 없더라구요.
    그 쪽테두리는 좀 미루고..먹는 이야기라도 하면 나을듯해서요.^^

    나중에...어디 어찌 만날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그것도 인연이라고 신경을 쓰고 나중엔 나몰라라고는 안하던 사람으로 남길 원해서이죠.

  • 20. 어여쁜
    '05.3.19 1:34 PM (222.96.xxx.19)

    그냥 어제 중학생들 수업시간에 살짝 그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우리의 사춘기 남중학생들! 정의에 불타오릅니다.어찌나 우낀지..
    저보고 가만 있었냐고 자기 같으면 확 나와버리거나 같이 싸운답디다.
    게다 어떤 아이는 울엄마는 성질은 더러운데 그런 무식한 짓은 안 한다면서 저를 달랩디다.ㅋㅋ
    자기가 더 화가 나서 '오늘 집에 가서 그 아줌마라 생각하고 샌드백 좀 쳐야겠다;라면서
    집에 갔네요.그 녀석들 때문에 다시금 일할 의욕이 생기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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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30 임신중 무좀이...알고계신 민간요법좀... 8 부끄... 2005/03/18 1,299
32529 저도 노력한다고 생각하는데요. 14 작은악마 2005/03/18 1,789
32528 이히.. 예술의 전당 맛집 감사합니다.. 잠오나공주 2005/03/18 883
32527 에휴..완서비 저x은 각설이인가. 6 맨날익명 2005/03/18 1,412
32526 갑자기 날라온 연회비 6 이마트삼성카.. 2005/03/17 1,180
32525 소신을 지키는 일.. 5 아들만둘 2005/03/17 881
32524 돌팔이의 독서강의 14 퐁퐁솟는샘 2005/03/17 1,451
32523 젖떼려고 하는데요.. 6 괴롭습니다 2005/03/17 904
32522 리플다는게 무서워요. 19 허걱 2005/03/17 1,624
32521 임신중 체중증가 14 아가야~ 2005/03/17 1,324
32520 남을 가르친다는 것은.. 20 어여쁜 2005/03/17 1,229
32519 직거래농산물 장터입니다. 3 엄은영 2005/03/17 890
32518 매우 급 ^^)그저께 시켜먹고 냉장고에 넣어둔 피자 지금 먹어도 될까요? 7 갈등 2005/03/17 928
32517 아기 머리크기요.. 8 걱정 2005/03/17 933
32516 부식토가 먼가요?(급) 2 zj 2005/03/17 887
32515 우리 시어머님의 교육철학......... 8 실비 2005/03/17 1,400
32514 세입자 잘 구하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9 세입자구하기.. 2005/03/17 1,293
32513 유치원생들 사이에 서열이 있을까요? 6 데레사 2005/03/17 1,021
32512 외모는 30대,목소리는 60대 ^^; 6 목소리 2005/03/17 1,378
32511 로그인이 안되는데요 2 숨은꽃 2005/03/17 885
32510 수지큰사랑가정의원에서 비만크리닉... 5 뚱뚱녀 2005/03/17 885
32509 세븐진 청바지 구입하실분? 1 천상여자 2005/03/17 989
32508 여러가지 살림살이 팝니다.^^ 8 윤은설 2005/03/17 5,151
32507 혹시 의왕시 내손동쪽 사시는분 계시면 11 은초롱 2005/03/17 1,031
32506 놀고 있는 스텝퍼 5 율마 2005/03/17 1,275
32505 튀김기와블렌더 팔렸구요 2 윤은설 2005/03/17 1,066
32504 토스트기랑 커피메이커,녹즙기 필요하신분들 1 양은냄비뚜껑.. 2005/03/17 889
32503 사는게 왜 이런지.... 3 파란하늘 2005/03/17 884
32502 드라이작이라던가 하는거 매대에서 싸게파는 행사... 4 칼사고말껴 2005/03/17 906
32501 전세 계약 해제시~ 6 세입자 2005/03/17 8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