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한 선배가 우리 가족 이야기를 듣다가 표현한 것이 '드라마 가족'이었습니다
울 가족들이 드라마를 이상하리만치 좋아한다거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표현을 쓴다거나 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저 제 외할아버지의 몇가지 이야기를 전해들은후 표현한 것이었지요
우리 외할아버지~!!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계신 울 할아버지 이야기를 저도 곧잘 친구들에게 들려주곤 하는데,
팔순이 넘으신 우리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저에게 제 삶을 매번 되짚어보게 하는 매개체이기도 합니다
벌써 50년도 넘은 이전 이야기예요
딸하나 아들하나의 단란한 가정의 가장이었던 할아버지,
625동란이일어남에 따라 만 두살, 한살짜리 딸과 아들을 아내에게 맡겨 친정식구들과 함께 피난을 가도록 먼저 처신하셨다합니다
본인은 꼭 챙겨야만할 대원들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할머니는 외가쪽 친척분들이 계시는 예산으로 피난을 가셔서 머무르시고,
할아버지는 대구까지 피난을 가셨구요
두분은 소식조차 되지않는 답답한 상황이었던게죠
그렇게 한달이 거의 흘러갈무렵,
7월 22일, 울 엄마의 생신이십니다, 할아버지 할머니에겐 딸의 생일이구요
대전에 계셨던 할아버지는 전쟁상황에 따라 서울까지 밀려 올라가셨고
거기부턴 무조건 예산으로 떠나셨다고 합니다
남으로 내려갈 차를 어렵게 찾아서 얻어타기도 하셨지만,
거꾸로 피난을 올라오는 형국에 반대방향 차라는건 거의 없었다고 하더군요
할아버지는 걸어서 걸어서 그 먼길은, 서울서 예산까지 하염없이 걸으셨데요
결국 그날을 통째로 걸어서, 또 그 밤을 통째로 걸어서
마침내 친척집 어귀에 다다랐을 무렵엔 어언 먼동이 터오를 새벽녘이었다고 ...
마을어귀를 돌아서 그 친척집에 다다르니 한 방에서만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답니다
저절로 이끌리듯 그 방문을 열어보니 할머니가 지키고 앉아계시더랍니다, 두 아이를 평화롭게 재우구요~
왜 잠들지 않고 기다렸냐는 질문에,
'어떻게 해서든 올 줄 알고 있었다'라는 짧막한 대답을 하셨다고 하네요
기다려주지 않아도 좋았을테고,
기다린다해도 오지않아도 좋았을텐데...
두분의 믿음과 사랑에 항상 겸손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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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는 나의 할아버지~~~!!!
토스트 조회수 : 900
작성일 : 2005-01-05 16:45:03
IP : 24.70.xxx.20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안개꽃
'05.1.5 6:12 PM (218.154.xxx.222)너무 감동이 있는 얘기네요.
멋지신 할아버님이세요.2. ...
'05.1.5 9:02 PM (211.227.xxx.214)진짜 넘 멋진 Family Love Story군요
3. 김혜경
'05.1.5 11:59 PM (219.241.xxx.115)와~~
4. 마당
'05.1.6 12:21 AM (218.52.xxx.190)자꾸 로그아웃되요..흑흑..
먼가 문제가 있는게야. 내 컴터에..
너무나 감동적인 이야기에 한자 안 남길수가 없어서..그만..
울 넝감과 저도.. 그렇게 살고 싶어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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