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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부족한건가요..?
나름.. 전문직이라, 연봉도 남편과 별차이 없이 받고,
대신 일도 많이 하지요. 아침에 같이 나가 저녁엔 빨리와야 8시-9시 퇴근이구요.
근데 이번 신정때.. 남편이 내려가자는 말을 이달중순부터 했었는데
솔직히..시댁내려가기가 너무 일입니다. (시댁은 대구, 전 서울 삽니다)
구정명절이 한달보름밖에 안남았는데.. 굳이 또 가야하나 싶은게
가면 우리가 잘 방도 없고, 아가씨 방에 껴서 불편한 잠 자고 제대로 씻지도 못하면서
연휴 다 보내고 와서 또 연초부터 피곤하게 출근할 생각하면 정말.. 좀 그냥 답답했어요
근데 남편은 그런것(제대로 못자고 거기 가면 지내기가 불편하다)들은 이유가 되질 않는다,
왜 집에 가자고 하면 그렇게 싫어하기만 하느냐 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길래 그럼 꼭 가야하면 가자고 했더니..
니가 가기싫으면 안가고 니가 가고싶으면 가는거다라고 하는겁니다.
작년에도 안갔으니까 올해라고 가자고 하고,
그리고 이번에 아가씨가 1월초에 이사가는데
본격적인 분가니까 가봐야하지 않겠냐고 하구요.
시어머님이랑 통화를 했었는데.. 시어머님은 연말은 그냥 너네끼리 보내고 구정전에 한번 내려와서
아가씨네 이사한것 보고 가라고 하십니다.
(사실..이것도 그냥 구정연휴때 휴가 하루 내어서 그떄 하고 싶습니다)
연애할때도 느꼈지만..
남편은 자기집에 가 있으면 너무 편해하고 너무 좋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기식구들끼리 같이
있는거 너무 좋아하구요.
저는 친정식구들이 그렇게 식구들끼리 부대껴하며 사는것 아예 좋아하지도 않고,
때맞춰 챙기는 것도 없어서 솔직히..결혼하면서 "챙겨야 할것들"에 대한 부담감이 너무 컸어요.
그런것때문에 내가 신정에 내려가기 싫다고 한게, 내가 잘못한것처럼 느껴져서
남편이 그럼 됐다 가지 말자라고 하는데 가야하냐고, 계속 확인하게 됩니다.
제가 잘못하는건가요? 작년엔 아버님어머님 생신, 제사, 명절때마다 꼬박 내려갔었는데..
사실 구정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합니다.
시댁 식구들 정말 많고 할일 정말 많아..
이건 명절이 아니라 정말 노동절입니다.
물론.. 제가 일하는 것보다 어른들이 훨씬 더 많이 하시지만 제 나름대로는정말
몸아프게 일하거든요.
시댁에서 저희 결혼할때 집 장만할때도 많이 도와주시고.. 그리고 시부모님이랑 식구들 다들
좋아요. 근데 그런걸 떠나서.. 아무래도 저에게도 적응할 시간도 필요하고
그리고 이렇게 가끔 생기는 연휴때는 정말이지 저와 우리부부에게 투자하고 싶은데
남편은 별로 안그런것 같아 속상하고 짜증이 납니다.
가서는 잘 지내겠지만.. 왔다갔다 피곤하고, 시간부족하고, 산더미같은 집안일 외면하고 다녀와서
엉망진창인 집에서 신년부터 다시 출근할거 생각해도 짜증나고..
그랬어요.
제가 정말 개인적인건지..생각이 부족한건지.. 그런 생각이 드네요.
1. 글로리아
'04.12.31 6:05 PM (210.92.xxx.238)어떤건지 너무 잘 알아요.^^
결론은 님이 부족한거 아니구요,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게 큰거 같아요.
아마도 님의 남편께서는 처가집에서 님과 비슷한 이질감을 느낄껍니다.
10년쯤 살면 나아지기는 한데, 그래도 잘 해소되지는 않을 거예요.
근본적으로 싫은게 자꾸 접촉한다고 좋아지는건 아닌거 같아요. 견딜수 있게될 뿐.
큰 며느리라면 더 힘드시겠어요.
저희 큰 형님 보니까 지방에서 큰 며느리 역할이 어떤건지 존경심이 우러납니다. 전.
시어른 입장에서는 살림 잘하는 며느리도 이쁘지만, 돈 버는 며느리도 이쁠수 있다...
그런 전략으로, 좀 우아하게 설명하자면, `돈 버는 며느리'로서의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살림은 못해도 집안경제에 웬만한 남자 이상 경제적으로 기여하고 있다...이점을 부각시켰어요.
시댁에서 보시기에 초장에
저는 요리도 못하고 빵만먹고 다니는걸로 비쳤나봐요.
그리고 명절때는 반드시 내려갔지만 회사근무 걸리니까 연휴를 풀로 못 쉬었구요.
그러니까 고전적인 개념에서 보면 `도대체 어디서 부터 손대야 좋을지 모르는'...
그런 며느리로 비쳤던거 같아요.
시어머니께서 워낙 지혜로우신 분이고, 손윗 동서들도 다 너그러운 복도 제가 누렸겠지만
저에게 일종의 `포기' 상태가 아니었다 싶어요.
지금도 시댁가면 손윗동서들이 하시니까 제가 부엌에 끼어들 여지도 없지만....
하여간 이렇게 되니 제 살림실력은 시댁에서는 좀 저평가돼 있고 이건 저를 편하게 해주는
면이 있어요. 일단 `살림을 잘 한다'는 인상은 주지 마세요.
할수 있는만큼만 하세요.
이렇게 해도, 이런 살림의 기술과 무관하게
시댁 식구들=내 식구들 하는 생각으로 진심으로 생각하면
통하는 부분이 있는거 같아요.
못하는 부분이 많은만큼 평소에 전화 자주 드리고, 생일축하해드리고,
대소사때 인사드리고...커뮤니케이션만 원활히 해도 많이 해소될겁니다.2. Terry
'04.12.31 6:11 PM (59.11.xxx.81)남편 분이 좀 끈끈한 가족관계를 좋아하시나 봅니다. ^^
그렇다면 그래도 같은 서울에서 살고 있지 않으신 걸 다행으로 생각하셔야 할 겁니다. ㅋㅋㅋ
가까운 데 살면서 매일매일 얼굴 봐야 하고 자유가 전혀 없는 사람들도 많으니까요.
그저 남들은 일주일에 몇 번, 아니면 매 주 하는 일을 일 년에 몇 번만 하면 된다.... 뭐 그렇게 생각하시고
그냥 넘기세요.
항상 속상할 때는 나보다 더 힘들고 골치아프게 사는 사람들을 떠올리면 조금 위안이 되는 게 사람
심리더라구요.
시댁은요... 좋은 시댁이라고 해도... 적게 가면 갈 수록 좋은게 며느리들 솔직한 마음 아닌가요? ^^3. 글로리아
'04.12.31 6:30 PM (210.92.xxx.238)그건 Terry님 말씀이 맞아요.
정말 같은 서울 내지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끈끈하게' 가족관계가 형성돼 있다면
님은 더 힘드셨을 거예요.
사실 명절, 생신,(또는 제사) 때에만 그렇지
시댁분들과 늘상 접하는 것은 아니잖아요.4. 가끔은
'04.12.31 8:18 PM (221.140.xxx.207)글로리아님 말이 맞네요.. 남편은 저희친정 모임에 가면 힘들다고 그 얘기도 했었어요. 저도 마찬가지지만요..이런저런 얘기 들어봐도, 포기할수 밖에 없는 부분이 있네요. 쩝..
전, 가족이라 하면 이제 우리 둘을 중심으로 한 우리가족이 최우선인데.. 남편은 그렇지 않은것 같아 서운했던 마음과 시댁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느끼고 있는 제 압박감이 모두 결합되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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