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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야기 입니다

익명이라도 조회수 : 1,418
작성일 : 2004-11-05 16:02:26
이 상황에서 속으론 많이 화나고 심장이 뛰어서 조리있게 얘길 못할거 같지만
82식구들이기에  얘기해봅니다
오늘은 정말 미치고 싶어서, 평소에 비해 반 실성한듯이 얘기 했습니다,
우리 남편이 속으로 조금(?) 놀랐을 겁니다.

결혼하고 몇년동안은 이해하고 덮어주며 살았습니다.
제가 한(?) 이해합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바보 같이 온실 속에서 자랐지요
세상에 뭐 그렇게 이해 못할일이 없었으니까요, 상대방이 행동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을테니까요.
때로는 틀린 이유라도 이유가 있으니까 실수도 하고 오해도 한다고 생각하며
나 혼자 참 맘 편하게 화 날일 없이 애늙은이 같다는 소리 들으며 살았었지요

용서도 했지요...
그런데 용서라는게 저는 끝없이 했는데 이사람은 뭐가 잘못 되었는지 모르기 때문에
용서라는 말은 이사람은 용납 못할거예요...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참 많았지요.....

그런데 오늘은 이런생각이 드네요...
나한테도 가만히 잠자고 있던 화라는 것이 조금씩 조금씩 남편에 의해 개발되는거 같은 생각요...

기분 좋게 얘기하면 지나고 보면 완전히 무시된 상태로 자기 하고 싶은데로 하고 그냥 적당히 둘러뎁니다
그말 믿고 있다가... 후에 당황스런일들 생기고 들통 나서 저도 당황한 경험이... 음... 셀수도 없네요
그래서 말을 듣지 않거나 작은 약속을 어긴데서 화가 나고 거짓말에 또 화나고 늘 배신감에 허탈해 지곤 하지요
들통나면 의미없는 미안하다는 말로 얼버무리고 넘어가고
조금 더 자세히 얘기하게 되면 마구 큰소리 지르고 화냅니다
매일매일이 이렇게 이어가는거 같습니다
제가 모르는척 넘어가주면 그저 신나게 지나갑니다
성격이 참 급하지요
그많던 지난 힘든 일들 남편 자존심 상할까봐 조심 조심 꺼내지 않습니다
Brat 처럼 행동하지만 많이 상처 받은 사람 같아서요, 돈얘기 저 못하지요.
아낄수 있는건 아끼자고 조금 절약하자고는 하지요  

공부 많이하시고 교양 있으신(부모님 스스로 늘 강조하심) 부모님밑에 자라서 그지위에 맡는
아들이 될수있도록 도움이 되고자 참 많이 욕도 먹어가며 조금씩 조금씩 사람 만들어가자 했지요.
사실 10년전에 비하면 많이 다른 사람 되었구요

이런 남편, 부모님 보며, 전 우리 아이들을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지요
그저 열심히 사는게 최선이 아니라 우부모로서 우리 아이가 숨쉬듯이 알게 모르게 우리아이에 맞게 최선을 다해야겠구나....
아동심리, 발달 과정, 자라는 과정 이런 책들, 방송, 글들 열심히 읽고 생활하면서 꼭 실천합니다
우리 딸  3-4살때는  아빠 닮아서 성격도 급하고
저와 너무다른  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까 저의 큰 과제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8살, 그 성격은 지금도 있지만 이젠 천사랍니다
제가 한마디 한마디 어떻게 하고, 그 아이의 생각에 어떻게 대답하고 관심을 보이고
꾸준히 노력하느냐에 따라 이 아이는 커갑니다,
변하는게 눈에 보일때는 순간 순간 힘들었지만 흐뭇하기도 하구요

그런데 살다보니  남편도 불행하게도 7살아이와 같은 정도의 정신상태가 자리 잡고 있음을 깨달을 때가 많아요
말하는거나... 행동하는거나...이부분은 정말 말로 설명하기가 힘들어요...
다른 남자들도 그렇다고 하실지 모르지만 그런거랑은 차원이 다른 문제지요...
보통 사회생활한 남자들처럼 약았더거나 얌체 같다거나 이런건 우리남편한텐 너무 차원 높은 얘기예요
그런 머리회전이나 생각이나, 또는 제 머리위에 있다거나 그런건 아니예요
저도 어리숙한데 오히려 제 속이 다 터지니까요

어디 무슨 자리에서건 할말 않 할말, 남한테 들은 얘기등 구분을 잘 못해요,
특히 자기 기분이 좀 상하거나 하면은...이얘기 저얘기 막 해버리구요...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뭔지 잘 몰라요..그로인해 어떤 상황이 생길지 예측을 못해요
정신적 성장이 어느부분에서 멈춘듯해요...판단 능력, 감정조절, 이해관계...등
많이 상처받은 부분이 있는거 같구요

항상 내 주변에 무슨일 있냐...하며 무관심 하다가,
누가 내 듣기싫는 소리하나 해서 괜한걸로 예민하곤하구요
다른 사람의 말하는 진의를 잘 못 알아들어 이해 못하고 화내고 기분 나빠하는 경우가 다반사구요
아이들에게 처럼 항상 상대방은 이런 이런 뜻이다... 제가 이해를 시키곤 하죠..
자기와 다른사람의 처지나 입장을 전혀 몰라서요...
아이들 대하듯 때론 사정하듯 하나하나 나긋나긋 얘기하지요

환경이 정말 중요하다.. 아이들 앞에선 무슨일이 있어도 큰소리 내지 말자..
아이들은 부모가 어떻게 자기 감정을 다스리는지 보면서 자기 감정 표출을 배우는거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상대방 말에 귀를 기울이자
잘 안들리면 대화 할때는 상대방을 쳐다보면서
아이들 반응도 보아가면서...일방통행 하면 안된다
작은 약속이라도 자기가 한 말은 꼭 지키자
화 날때는 호흡을 한번 들이마시자
상대방을 상처주지 않도록 한번더 생각하고 말하자. 낮은 소리로 부드럽게 말하자
항상 다른 사람을 배려하자,
뭐 이런것들이 급한 사람들한테는 필요한부분인거 같아서요

그런데 아이들은 반응이 오는데 이사람은 감감 입니다
오늘도 무슨 말을 하니 그냥 화를 버럭 입니다. 뭐 하고 있는데 말 시켰다고....
그리고 조금 있다가는 무안한듯 자기가 언제 화냈냐고
그냥 말한거라고...
그리고 조금 후에 저랑 아무일 없었듯이 말하던 도중에 은근슬쩍 어디로 사라집니다  
저는 오겠지했는데 이것저것 자기 볼일보는 겁니다
얘기 했어요...볼일있으면 있다, 어디가면 간다 얘기 해달라고...
알았다고 하더니 그런데도 그 후로도 2번을 계속 똑같이 하는겁니다 몇분사이에...
오늘은 저도 화를 냈습니다 저도 화내고 싶었습니다.
내가 미친거 같다고 정신병 걸릴거 같다고...
제가 만성위병도 생겼거든요...응급실에 간적도 있구요.
아무도 모르고 혼자서 해결해 나가다보니까요...
친정 식구들도 모릅니다
그저 허영허풍 좀 있고 사람 좋은 사람 그리 짐작할거예요
주변 사람들도 행복한 보기좋은 커플로 보고있지요. 시커먼 제 속은 모르구요...
아까는 저한테 잘하겠다고 하네요...
그런데 천성이라는게 있어서요...돌아서면 잊어요...

저는 다투고 난후 남편이 저의 눈치보고 그러느게 보기 힘들고 미안해서 토라져본적이 없는데
오늘은 지금 여기서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 지혜를 구합니다
지금까지 저의 지혜는 지혜가 아니라 저의 남편을 잘 몰랐었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으니까요....
착하다고 되는게 아닌거 같고, 얘기도 해보고,기다려주기도 하고, 싸워보기도 했지만 힘드데요....
성급하고,화잘내고,욕심도 많지만,겁도 많고,배려 없고, 즉흥적이기도 한 남편과
어떡하면 현실적으로 세상을보게하고 미래를 준비하고 얘기해나가야 될까요?

IP : 68.85.xxx.23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잠시 로그아웃
    '04.11.5 4:39 PM (68.227.xxx.167)

    저두 잘 실천 못하구 있긴 합니다만.....
    아이를 위해서가 아니라..교육을 위해서가 아니라...
    진심으로 남편을 이해해보세요....
    나이가 있으니...누구라도 느낀답니다....
    진심으로 이해하고 사랑하고 있는지.....
    제가 좋아하는 목사님 한 분이 이런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결혼은 누구를 고치려고 하는 게 아니라 그를 받아들이려고 해야하는 거라구요...
    이미 하신 결혼...님 성에 안차신다하여도....
    그대로 받아들이고 귀하게 여기시다보면....함께 변화한 모습 보실 수 있으시리라 생각합니다...물론 힘들구요...답글쓰고 있는 저두..원글님하구 비슷한 맘 많이 가졌더랬습니다
    제 남편 넘 순하구 착한 편이라...제가 자꾸 모질어지구...
    집에서 하는 것보담 밖에 나가서 다른 사람들한테만 넘 잘하는 거 같구...
    근데 어느 순간에 돌아보니...저두 뭐 그리..꽉 찬 아내는 아니더군요...
    일단 제 남편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구 자꾸 내 맘대루 하려고 하니
    그 사람은 얼마나 힘들었겠어요...적은 나이두 아닌데....ㅜ.ㅜ
    아마 이래서 부부는 사랑으로 결혼해서...연민으루 산다구..하는 거 아닌가 싶네요...

  • 2. 삼천포댁
    '04.11.5 5:02 PM (221.152.xxx.98)

    잠시 로그아웃님..
    세월의 연륜이 묻어나는 대답이시네요.
    실명으로 답글 달았으면 제가 쪽지 보냈을텐데요. 가끔씩 님의 지혜를 빌리고 싶을때요.

    원글님께는 지금 당장은 성에 차지 않는 너무 더딘 방법일 겝니다.
    어린 아이는 백지와 같아서 님의 노력에 7~8년 만에 효과가 있었지만...
    남편은 이미 많이 채워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다 지우고 백지인 상태에서 님이 그리고 싶으신 대로 그린다는 건 너무 힘든 일일 거에요. 나머지 공간에 이쁜 그림을 그려넣는다고 생각하시면 어떨까요?

    조금씩 더 노력해 보시라는 원론적인 답변밖에 못드리는 마음을 이해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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