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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라는 그림책
같이 나가면 찬찬히 못보거든요.
한달에 3-4번 큰 서점에 나가서 점심시간 통째로 할애해
이것저것 집어들고 내용 뜯어보고 해서 갈때마다 두 권쯤 삽니다.
그런데 이렇게 사오면 절반 이상이 실패예요.
이상하게도 저희 아이들은 `피터팬' `신데렐라' `알리바바와 40명의 도둑'같은
검증된 옛날얘기를 좋아하지, 창작동화 영 별로더라구요.
국내 작가 것이나, 외국 작가 것이나 큰 차이가 없습니다.
오히려 외국 작가 동화는 정서적이고 문화적인 바탕에 이질감도 있구요.
그런데 창작동화를 보면 어른인 저도 너무 재미없는 전개가 많더군요.
대표적으로 동.식물 등 사물의 다양성을 학습시키는데 주안점을 두고
스토리를 단순하게 엮어가는 것은 저희 아이들 읽어달라고 가져오는 법이 없어요.
그나마 교훈적이지 않고 아주 웃기거나 재미있는 스토리를 가진 것은
그래도 좀 봅니다.
그런데 오늘 제가 앤소니 브라운의 <고릴라>에 아주 충격을 먹었습니다.
솔직히 이만큼 아이들의 깊은 감성까지 건드리는 책을 못봤어요.
동화책도 이렇게 만들수 있구나 했습니다.
이 책 얼마나 고민하고 샀는지 몰라요. 이렇게 심각한건 애들이 안 좋아할거 같아서.
주인공 여자애가 고릴라를 좋아해서 동물원에 한번 가보는게 소원인데
아빠가 너무 바빠서 일찍 출근하고, 집에서도 일하고, 아침 식탁에서도 신문보고 그래요.
그림 보면 더 가관이죠. 어린이 동화책엔 다들 방긋방긋 웃는 얼굴 천지인데
이 아빠 무표정하고, 주인공도 그렇고.....
줄거리는 주인공이 생일날 선물받은 고릴라 인형이 아빠만한 크기로 되살아나
아빠의 코트를 걸치고, 같이 동물원도 가고 극장도 가고 식당가서 맛있는것도 사먹고....
아이에게 결여된 부성을 채워주는 겁니다.
나무도 타고, 아이를 껴안고 높은 담장까지 넘어가면서. 언뜻 상상의 세계를 자극하는것 같지만
아이에게는 그 무엇도 다 이뤄줄수 있는 그런 아빠의 모습이 투영된 것이죠.
그냥 스토리 전개 그 이상입니다.
워낙 유명작가라 일러스트도 비할데 없이 훌륭하지만 이 작품은 `깊이'가 있네요.
저희 아이들이 공감하는 부분이 있나봐요.
아빠도 바쁘니 왜 안그렇겠어요.
오늘만 세 번 읽어줬습니다.
1. 헤스티아
'04.11.1 12:34 AM (221.147.xxx.84)-0- 고릴라... 기억해 두겠습니다!~ 다른 좋은 책도 소개해 주세요..
저두 요새 아기 책을 읽어주고 있는데, 좋다는 책을 얻어 보고 있는데도,,, 어떤 책들은,, 교육에 너무 치중한 책들이라, 재미도 없구.. 부모에게 어필하는 책들이 꽤 있네요.. 아이들이 정말 이 책을 좋아할 까 싶게요... (머.. 아기랑 놀아줄 거리가 없을 떄 들고 보여주는 수준이긴 합니다만...^^ 책이란 자고로 재미있어야 한다는 지론인지라..)
그러고 보니, 어릴떄 부모님이 (아마, 어떤 사정이 있어) 구입하셨던, 50권 짜리, 디즈니 명작 동화 그림책을 하루밤만에 다 봐버렸던 때가 생각나네요.. 책 읽는게 그간 해 왔던 어떤 것보다 재밌더구먼요..^^;;
그 날이후, 책 중독에 걸려버렸던 헤스티아입니다요..2. 깽굴
'04.11.1 12:40 AM (220.75.xxx.93)goodmom.pe.kr
가보세요
개인 홈피긴 한데(회원가입해야 하는 번거롬이 있긴하지만... 여기두 그렇잖아요??)
아이 책 아주 잘읽어주는 엄만데요
가보면 좋은책 추천두 마니 해놓구 볼거 많아요
저두 거기서 검증된 책들 사곤 하는데 아이가 정말 좋아하구 마니 읽어달라 하거든요
돔이 됐기를...3. 향설
'04.11.1 1:39 AM (218.38.xxx.188)'고릴라'가 그런 내용이군요...저도 요즘 아이 핑계 대고 제가 좋아하는 그림책을 사 모으는 중인데 이 책도 한번 보아야겠네요. 저는 '행복한 미술관'만 샀거든요...좋은 글 감사합니다...^^
4. 차마
'04.11.1 5:02 AM (194.80.xxx.10)나도 그런 고릴라 인형 있으면 좋겠다.
결여된 남편 노릇 해주는...아내의 상상력을 충족시켜주는 동화책이 있으면 남편에게 읽어주고 싶네요.5. 벚꽃
'04.11.1 7:08 AM (61.85.xxx.252)좋은 동화책 한권사면 왠지 마음이 부자가 된거 같지요
저도 한번 봐야겠어요^^6. 포시기
'04.11.1 8:19 AM (218.39.xxx.193)저는...
그 고릴라가 아빠라고 생각했는데...
나름대루.. 아빠의 코트가 고릴라에게 꼭~맞고,
담날 아빠의 뒷주머니에 바나나가 꽂아져 있던게 눈에 띄어서..
아이 그림책은 그림을 잘 봐야.. 그 의미를 알 수 있는 거로군~ 했었어요..
.
.
여담으로..
그 이야기중에 아빠가 늘 바뻐서 아이가 tv만 보고 있는 장면이 있어서....
아이에게 이렇게 혼자 비됴 볼 때.. 넌 어때? 하고 아이한테 물으니~
"응... 디게 좋겠다! " 하더군요 --;
아이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해도..
여전히 전 어른이고, 어른 눈으론 절대 아이의 마음을 읽을 수 없는구나.. 싶었네요 --;7. 푸우
'04.11.1 8:36 AM (219.241.xxx.97)저두 좋아하는 책이예요,,
전 제가 읽으려고 샀답니다,,
좀 더 있으면 우리 아들들에게 읽어줘야 겠죠,,^^8. 글로리아
'04.11.1 9:03 AM (203.233.xxx.59)저도 생일날 아빠 뒷주머니에
동물원에 가져갈 바나나가 꽂힌걸 보고
해피엔딩이겠군...했습니다.
둘이 손잡고 동물원 가는게 마지막 장면이지요.
`사라는 행복했습니다' 대충 이것이 마지막 지문이구요.
<행복한 미술관>보다 아이들에게 더 어필하는 부분이 있는거 같아요.9. 건이현이
'04.11.1 10:31 AM (141.223.xxx.154)고릴라, 그림이 정말 좋지 않습니까?
언젠가 인우둥님이 앤서니 브라운의 책 전시회에 다녀오신 후기를 남기셨던데
아주 기억에 남아요.
저도 아이들 책사면 제가 더 빠져 드는것 들이 많은데 "눈 오는날" 이랑 "장갑"등이그렇구
아주 어릴땐 "달님안녕" 이란 일본 작가의 그림책에 아주 푹~ 빠졌드랬어요.
물론 아이도요.10. 꼬꼬댁
'04.11.1 11:18 AM (211.178.xxx.125)고릴라에 만족 하셨다면 같은 작가의 '돼지책'도 한번 읽어 보세요.
엄마의 고마움과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내용입니다. ^ ^11. 쿠키
'04.11.1 11:43 AM (211.38.xxx.180)www.blueink.pe.kr이라는 사이트도 정말 좋아요.
goodmom 과 같이 강추하는 사이트인데요.
저도 여기서 책에 관한 정보 정말 많이 얻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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