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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아름다우십니까?

익명 조회수 : 946
작성일 : 2004-07-22 16:20:10
우연히 예전에 만나던 남자의 미니홈피에 들르게 되었습니다.
새 애인과 잘 지내는 사진들이 미니 홈피에 있더군요.

제가 평생 소개 받은 남자가 10명 이내이니 데이트는 거의 안 해봤다고 하는게 맞겠죠.
그 중 몇달을 만났던 사람인데, 만날수록 가치 없는 사람으로 느껴졌죠.
선시장에서는 꽤 인기있을 직업의 소유자여서 속물적인 자부심이 일단 높았어요.
자기 몸값이 얼마네, 주변 동료는 어떻게 결혼을 했네, 그런데 자기는 사랑이 최고네..
(아니 사랑이 최고인 사람이 그런 말을 왜 하죠?)
게다가 멍청하고, 소견도 좁고, 자신감도 없고, 자기 조건중 나쁜 부분은 숨기더라구요.
뭐 이런 모자란 놈이 다 있나 했죠.
아무튼 만나던 중에 알게 된 거죠...제가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요.

근데 정이 뭔지, 이성친구가 뭔지 헤어지기는 힘들더라구요.
저는 점점 싫어지니 주도권을 잡게 되고, 그 사람은 매달리고...
헤어지면 이런다 저런다 위협도 받았구요.
"너같이 남자 단물 다 빼먹는 나쁜 *은 없을 것.", "세상 사람들에게 네 이야기를 하면 미친 *이라고 할 것."이라는 욕도 먹었죠.
그렇게 지지부진하게 서로를 괴롭히던 사이를, 어느날 제가 끝내자고 했습니다.
헤어지자는 말을 듣고도 계속 메일에 전화에 문자에...너무 괴로웠죠.
절대 널 놓아주지 않겠다, 네가 이렇게 하고도 잘 살 것 같으냐, 직장에서 내 행패 한번 볼래...그런 내용이었죠.
그 어머니에게 전화해서 당신 아들 때문에 괴롭다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하는 것으로 끝냈습니다.
그 후로는 연락하지 않더라구요.
****  

사랑은 죄가 아니라는 말이 얼마나 무책임한 건지 알게 되었구요, 연애가 싫어졌습니다.
단지 내게 잘해준다는 이유 때문에 그 싫은 사람에게 돌아가기는 싫어서 새사람을 만났구요, 그 새사람이 남편이 되었습니다.  
그의 미니홈피를 통해 보니 이전 남자친구도 저랑 끝내고 바로 여자 친구를 만나기 시작한 것 같더군요.
정말 감사했습니다.
결혼하고도 그 사람이 가끔씩 생각났거든요.
나를 또 괴롭히지는 않을까 걱정되어서요.
새 사람 만나서 마음의 평화를 찾으면, 밉겠지만 나를 향해 갈던 칼과 집착은 조금씩 둔해지지 않을까.
그렇게라도 괜찮을 거라는 것을 확인하고 조금 더 편해지고 싶었거든요.

이제 다시는 돌아보고도 싶지 않고, 지금은 속도 좀 편한데, 마음 한구석이 이상하네요.
나에게 해줬던 이벤트나 똑같은 애칭, 과도한 정열..
저에게 하던 것과 새 여자친구에게 하는게 다를바가 없더군요.  
나는 그 사람과 했던 걸 다시하기도 싫은데..
그 사람하고 팔짱끼고 걸었던게 싫어서, 남편과는 손을 잡고 걸을 정도죠.
그 사람도 그만큼 제가 싫고 밉겠죠.
저를 기억 못 한다면, 그게 제겐 제일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죠.
저는요, 연애가 싫어서 다시는 바람도 못 피울 것 같아요.
아들이든 딸이든 제 아이에게 연애를 권하는 에미도 못 되겠죠.

지난 일이고, 제가 잘한 것도 없고...
근데 이런 얘기를 털어 놓을 곳이 없네요.
가슴이 답답하고 마음이 아픈데 말이죠.

* 글 중의 과격한 표현은 죄송합니다.
IP : 220.94.xxx.130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4.7.22 5:01 PM (24.12.xxx.175)

    낙엽은 준수가 작년에 대만이던가.. 공연 갔다가
    새벽에 혼자 텔방에서 완전 그리움, 센치한 감정에 휩싸여 만든 노래죠.
    가사를 보시면 어떤 심정으로 만든 노래인지 아실 거예요.
    저도 이 노래 들을 때마다 애잔하고 그립고, 마음이 짠해요.

    '같은 하늘 아래서 같은 꿈을 꾸는
    빛의 별들의 향연 그 축제에 내 몸을 실어
    언젠가 다시 부를 노래 그날이 찾아오겠지~~~'

    팬들은 불후의 명곡 패티킴 편 영향이 아주 큰 노래라고 놀리죠. ^^

  • 2. 홍이
    '04.7.22 5:26 PM (61.84.xxx.225)

    27살에 만난 그사람은 저보구 그러더군여.자기 첫사랑 합쳐놓은것 같다구.두번째 만나니까 사랑한다하구(남자들은 사랑한다그말이 호감간다는 다른말인가봐요..ㅠㅠ;;) 그렇게 질질끌었어요 그사람이 공보의라 주중에는 시골에 있고 주말에 올라오는데 일주일에 한번보는것도 싫더라구요 근데도 나이랑 여러가지조건이 무난하다는 엄니말에 어거지로 끌다가 6개월만에 쫑냈죠. 근데 어.느.날...그사람이 테레비에 나오더군요 요즘은 없어진 프론데 예비신혼부부들 나와서 언제 만난는지 첫키슨언제했는지 어 이런거 묻고 맞추는 프론데 코맹맹이 소리내는 여시같은(^^)여자 데리고 나와서 저 만났을떄 입고왔던 그옷대로 입고 테베리에 나오는데 황당하더이다. 그 여자한테도 첫사랑 어쩌구 했겠죠.?기분에 꼭 저보여주러 나온것 같더라구요 ㅎㅎㅎ

  • 3. 이론의 여왕
    '04.7.22 5:52 PM (203.246.xxx.229)

    이런 건 '추억'이 아니죠... 그냥 지나간 과거의 일일 뿐.
    지금 행복한 가정 꾸미셨으면 된 거예요.
    여기서 털어놓으셨으니, 이젠 깨끗이 잊어버리세요.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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