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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먹을 거리가 이렇게 무서울 수가...'먹지마, 위험해!'라는 책소개글.

빈수레 조회수 : 1,536
작성일 : 2004-05-29 13:41:09
[화제의 신간을 찾아서] '먹지마, 위험해!'

먹을 거리가 이렇게 무서울 수가
식품 유통·제조의 문제점
일본의 소비자단체가 18년 동안 파헤쳐


먹지마, 위험해!
일본자손기금 지음, 이향기 옮김
해바라기, 252쪽, 1만3500원





예쁜 모양의 오렌지가 수퍼마켓 입구 가까이 진열돼 있다. 옅은 오렌지색은 상쾌한 캘리포니아를 떠올리게 한다. 바로 옆 감귤보다 훨씬 세련돼 보인다. 하지만 이 산뜻한 색채에 현혹되지 마라. 깨끗하고 윤이 나는 오렌지 껍질을 만드는 공정은 무시무시하기까지 하다.

일본의 대표적 소비자단체인 ‘일본자손기금’이 펴낸 『먹지마, 위험해!』에 그 과정이 실감나게 묘사돼 있다.

‘처리장에 들어온 오렌지를 먼저 솔질한다. 껍질에 붙은 연한 갈색의 상처딱지 등이 깎여나가 깨끗한 상태로 된다. 이 과정에서 오렌지 껍질에는 많은 상처가 난다. 세포막이 파괴됐기 때문에 이 상태로 그냥 두면 얼마 지나지 않아 곰팡이가 생긴다. 그래서 곰팡이가 피지 않도록 살균제를 뿌린 다음 흰곰팡이를 죽이는 왁스를 바르고 열풍으로 건조한다. 그리고 나서 녹색곰팡이를 죽이는 물질을 분무한다.’

일본자손기금은 위험한 화학물질의 조사를 위해 1984년 소비자들의 기금으로 설립된 단체다. 90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선키스트 레몬 처리장에서 베트남 전쟁때 사용된 고엽제 성분인 농약 2-4D를 살포하는 장면을 촬영한 뒤 이를 공개해 유명해졌다. 당시 일본 내 수입 레몬의 가격은 폭락했고 미국과 통상문제로까지 비화
되기도 했다.

이번에 펴낸 책은 일본자손기금이 지난 2002년까지 18년 동안 파헤친 식품의 제조 및 유통과정에 숨어있는 문제점을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며 사진과 함께 묶은 고발서다. 일본의 현실에서 쓴 책이지만, 읽다 보면 번역서라는 사실을 잊을 정도로 우리 실정과 비슷하다.

좁은 콘크리트 축사에서 위궤양·폐렴 등의 질병에 시달리는 돼지에게 사육자들은 엄청난 양의 항생제를 투여하고, 돼지의 몸에는 항생제가 듣지 않는 내성균이 자란다. 3평 남짓한 공간에 60∼80마리를 몰아넣어 키우는 양계장의 사정도 마찬가지. 항생제를 사료에 섞어 먹인다. 최상급 고기로 치는 ‘꽃등심’을 만들기 위해서는 소에게 먹이는 사료부터 달라야 한다. 녹색 풀을 주지 않고 곡류를 먹여 키운다. 육질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수소는 생후 3∼5개월 지나면 수소를 거세하고 호르몬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미국산 쇠고기는 살을 찌우기 위해 여성호르몬을 사용한다. 임신부가 먹을 경우 태아의 체내 호르몬 균형을 깰 위험이 크다. 요오드나 비타민 등이 보강된 ‘브랜드 계란’을 만들기 위해서는 닭의 뾰족한 부리가 무참히 잘리기도 한다.‘비싼 사료’를 먹다가 흘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수입 농산물은 이동 중에 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수확 후에 량의 살균제를 뿌려댄다.

간장의 원료인 ‘탈지 가공 대두’를 만들려면 대두에 휘발성이 강한 헥산이라는 용제를 사용해 기름을 녹여낸다. 사정을 다 알고 나면 먹을 만한 게 없다.

책은 서문에서 “안전한 먹거리를 선택하는 길잡이가 돼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난 후에 “맞아, 맞아”라며 무릎을 치게 되지만은 않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집필한 ‘식품 표시 알기 쉽게 보는 법’도 부록으로 붙어있지만, ‘어쩌나’하는 답답함은 각오해야 한다.

“값이 비싸도 건강한 사육법으로 돼지를 키우는 생산지의 고기를 구입하라”든가, “몸이 약한 사람은 봉투에 씌워 재배한 사과를 먹도록 하라”는 등의 조언을 지키기에는 우리는 너무나 정보력이 부족한 소비자가 아닌가.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IP : 211.204.xxx.142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라레
    '04.5.29 2:12 PM (221.149.xxx.24)

    ㅠ0ㅠ ........

  • 2. 깜찌기 펭
    '04.5.29 3:11 PM (220.81.xxx.208)

    ㅠ_ㅠ
    여름이면 오렌지 한상자식 사서 먹곤했는데..

    죠리퐁도 함부로 못먹겠어요.
    작년 11월초에 반쯤 먹고 냉장고위에 그냥뒀던 죠리퐁..
    어제 '곰팡이 슬었겠지?' 생각하며 꺼낸 죠리퐁.. 조금 눅눅해진것 말고는 변화없더군요. --;
    방부제를 얼마나 뿌렸음.. --*

  • 3. 재은맘
    '04.5.29 5:03 PM (211.209.xxx.118)

    저도 웬만하면..물 건너온 과일은 안 삽니다..
    방부제 땜시...
    에고고..

  • 4. 배영이
    '04.5.29 7:53 PM (203.249.xxx.105)

    어허..이런 이런..
    걱정스... 이만 저만 걱정스..

  • 5. genny
    '04.5.29 10:18 PM (220.75.xxx.89)

    뭘 먹고 사나 걱정되네요.

  • 6. 나나
    '04.5.29 11:32 PM (211.49.xxx.188)

    사람 입에 들어가는게 중한것을..
    잊고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이런일이 생기는 것이..
    씁쓸하네요.

  • 7. 김흥임
    '04.5.30 8:05 AM (221.138.xxx.115)

    글쎄,,,,
    이것 저것 따지다가 더 스트레스 받을걸요
    우리들이 한우니 삼겹이니 별 생각없이 일상으로 먹지만
    그것까지도 항생제 범벅으로 키워진 거란걸 알면
    과연 ....

    머리깍고 산속에 들어가 산나물이나 뜯어 먹고 살지 않는한,,,

    너무 많은걸 알려 하지 맙시다.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오히려 독이 되지않을까 싶거든요

  • 8. 저는...
    '04.5.30 11:51 AM (221.138.xxx.104)

    요새 서울우유 광고 볼 때마다 짜증이 나더라구요...
    거짓말하면 엄마 딸 아니라고 했지?-요새 엄마들 이렇게 애들 키웁니까?
    미국식도 아니고...
    그러면서 몸에도 안 좋은 우유 하루에 3번씩 먹이라고 그러고...

    김흥임님 말씀처럼 아는 게 병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현명한 소비자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습니다...

  • 9. 호야맘
    '04.5.30 12:24 PM (211.235.xxx.65)

    정말 이것저것 안따져 수도 없구...
    따져봐야 김흥임님 말씀처럼 정말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지 않는 한 답도 안나오는거 같구...
    답답하기만 하네요..

    저도 서울우유 광고 싫어요.
    우는 아이 모습이 넘 맘이 아파와서리....

  • 10. 이론의 여왕
    '04.5.30 3:10 PM (203.246.xxx.215)

    그런 광고 볼 때마다 궁금한 건데,
    아이를 일부러 울리는 걸까요? 아니면 100% 아이의 연기일까요?
    광고가 한두 번 찍어서 완성되는 것도 아닌데
    갓난아기도 아닌 다 큰 애를 하루죙일 울게 만드는 거.... 아동학대 아닌가요?

  • 11. flour
    '04.5.30 4:26 PM (211.177.xxx.41)

    전 삼성생명이던가요? 나중에 내새끼가 새끼낳느라고 고생했다고 울먹이는거...
    그 선전이 그리 싫더라구요...마침 그 광고가 나오길래 한마디 했더니
    바로 따라나온 서울우유 광고..울신랑 그러더라구요.."저거 찍을라고
    애를 얼마나 울렸겠냐...난 저거 싫다."

  • 12. Chris
    '04.5.31 9:58 AM (211.115.xxx.44)

    수요가 늘면 공급도 늘겠죠.. 라고 생각합니다. 요새 웰빙붐 덕분에 예전보다 훨씬 쉽게 유기농(이라곤 하지만 거의 무농약정도죠) 야채들을 구할 수 있잖아요. 가격도 좀 내린 거 같구요.
    알고 보면 먹을 거 없다 라고 얘기하고 넘길 상황은 아닌 듯 해요. 또 다른 점이 지금 어른 세대만 해도 어릴 적에 지금보다 덜 오염된 먹거리들을 먹고 자라서 튼튼하다는 점이죠. 요새 애들같은 경우 너무 많이 노출이 되어있어서 더 위험하다고 합니다. 점점 좋아져야 할 텐데 그렇지 않은 게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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