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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를 가르치신다면

글로리아 조회수 : 1,028
작성일 : 2004-04-17 09:42:57
피아노 배우는 꼬마들이 많길래
그냥 제 얘기를 들려드릴테니 한번 참고해보십시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음악을 하는데 있어서
`듣는 훈련'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저는 정말 `좋은' 진짜  스승을 피아노 친지 10년만에,
음대를 안가기로 포기하고 난 다음에야 만났습니다.
그전에 선생님들처럼 학원이나 비싼 레슨을 하시는 분이 아니었고
국내 최고 음대를 나왔지만 그냥 집에서 동네 레슨을 하셨죠.
선생님은 유복한 가정주부셨지만, 피아노를 건반에서 떼지않아
그 집에는 피아노가 그랜드와 그냥 피아노 두 대나 있었답니다.

그분의 레슨은 굉장히 철학적이어서 저에게 음악을 이해하는 근본에 대해
무지 많은 말씀을 해주셨지만 그당시 고교생인 제 머리에는 솔직히 들어오지 않았구요.
다만 몇가지 지침이 지금까지도 음악을 이해하는 저의 자세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소리를 들으라는 것!!
작은소리 큰소리 부드러운소리 강한소리.....그 다양한 소리가 어떻게 건반에서 나오는지
건반 잘못 누르는게 골몰하지 말고 건반이 실제로 내는 소리를 듣는게 핵심이라고 하셨습니다.
이것이 공자님 말씀 같아도 실제로 소리에 집중하면서 내가 내는 소리를 들어보니
스스로도 한심할 때가 많더군요. 이 `소리'를 듣지 못하면 아무리 테크닉이 좋아도
음악을 멋있게 표현해내지 못하는것 같습니다.
한번은 초등학생 쯤으로 보이는 꼬마를 피아노에서 열 발자국쯤 떨어진데 세워놓고
선생님이 건반을 하나씩 누르시면서 음을 알아맞추기하는 것도 봤습니다. 소리듣기 훈련이었죠.
그리고 선생님은 악보는 완성품이 아니다, 음악이란 작곡가가 절반만 만든 것이고,
나머지 절반은 제가 연주해야 하는것이라도 하셨죠.  

선생님처럼 자신만의 방법으로 소리듣기 훈련을 시킬수도 있겠지만
피아노를 가르치신다면 집에서 여러가지 음악이나 소리를 들을줄아는
귀를 틔워주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IP : 210.92.xxx.230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최미경
    '04.4.17 12:22 PM (210.206.xxx.136)

    네..그렇네요..듣는것,,청음이 잘되어야지 시창이 잘되죠...전 피아노를 전공하진 못했지만 예고를 다닐때 학교에서 청음위주로 훈련을 받았죠...어릴적부터 음악을 하던 아이들이 모였으니 당연히 무슨전공이든간에 피아노는 다 필수죠...듣기훈련이 잘되어야지 음감이 살아나죠..남의 소리도 듣고 꼬집어 낼줄도 알구요..좋은 선생님을 만나셨네요....그런 선생님들이 많아야할텐데..입시위주의 교육이다보니 틀에만 박혀 좁은것만 보고 달리는게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인거 같아요....어떤 분야에서든 스스로를 표현할줄 아는 아이가 이뻐보입니다.

  • 2. 꾸득꾸득
    '04.4.17 2:44 PM (220.94.xxx.38)

    저두 지후데리고 문화센터 다디면서 배운거데...
    달크로즈 수업하면서 선생님도 듣기를 많이 강조 하시더군요..
    강약,,리듬,,그선생님이 넘 좋아 1년을 줄기차게 다니다 보니
    자연스레 지후도 음악을 표현하고,,,,

    말하자면 피아노앞에서 사자소리하면 낮고 큰건반을 두드리고 참새소리,,하면 높고 약하게 두드리구요....지후가 잘한다는게 아니라 그 수업을 오래 들었던 아이들 모두가 그정도 표현을 했거든요...
    정말,,,예체능은 선생님이 굉장히 좌우를 많이 하는것 같아요...
    글로리아님 좋은글 감사해요..

  • 3. 키세스
    '04.4.18 12:06 AM (211.176.xxx.151)

    전 정말 몇달만 하다 말았거든요.
    자 들고 때려가면서 하는 선생님...
    끔찍했어요.
    그에 비하면 지금 피아노 교육은 정말 해볼만 하다는...
    그런데 아이들은 어른보다 청각이 예민해서 뭐든 좀 작은 듯한 소리를 들려줘야 한대요.
    아는 분 중에 작곡하면서 사설 문화센터 운영하는 분이 계시는데 그런 의미에서 아마데우스클레스수업을 별로 안 좋아하시더라구요.
    좀 작은 듯 해야 집중해서 듣고 생각을 해보게되고 기계음을 자꾸 들려주는 것도 마음에 안든다고...

  • 4. 햇님마미
    '04.4.18 12:38 PM (220.79.xxx.98)

    안녕하세요......
    글로리아님 말씀이 맞는 것 같네요..
    저도 음대는 아니지만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어서......
    옛날에는 음대지망생이었꺼든요....
    옛날 음대시험에는 청음(소리 듣기)시험도 있었어요..
    지금도 있을 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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