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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극장에서 passion of Christ 를 보다

희주맘 조회수 : 936
작성일 : 2004-04-14 10:16:52

  남편의 배려로 두 아이를 남편에게 맡기고 저혼자 홀가분하게  The passion of the Christ 영화를
대한극장에서 보았습니다. 극장에서 영화보는 것은 타이타닉 이후 처음이니까 거의 5년만인가요?

  저녁 6:15분 표를 끊었는데 30분정도 시간이 남아있었습니다.커피를 한잔 뽑아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7층 스카이라운지에 잠시 앉았습니다.  10여년전에 회사일때문에  충무로를 지주 다녔었는데 그때의 대한극장과는 전혀  다르더군요.스타벅스도 있고.. 아무튼  충무로를 내려다보며 잠시 옛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다른 상영관에는 다 젋은이들뿐인데 그리스도의 수난영화가 상영되고 있는 7층에는 수녀님들도 보이고  노부부도 보이고 교복입은 학생들, 저와 같은 아줌마들도 삼삼 오오씩 와서 앉아있고 .다양한 연령대가 눈에 띄더군요. 그래도 좌석이 한 1/3쯤정도 밖에 차지 않아  편안하게 볼수 있었습니다.

  먼저 말씀드리자면 전 별로 울지 않았습니다. 어치피 울거라고 생각해 화장도 안하고 갔지만...
다만 영화를 마치고 돌아올 때 이 영화가 제게 준 충격때문에 지하철을 타고오는 내내 가슴이 얼얼했습니다.

   제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하나님의 눈물이었습니다.

예수님이 "다 이루었다" 하고 운명하신후 화면이 십자가 사건을 공중에서 내려다보이는 장면으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그 모든 십자가 사건이 한장면으로 동그랗게 하나로 응축된  커다란 물방울이 한방울 떨어집니다.

하나님이 우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십자가 사건을 목격한 마리아와 제자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울었다고만 생각했었는데 그 하늘에서 내려온 하나의 물방울은 제 가슴을 정말 뭉클하게 만들었습니다.왜 그 생각을 미처 못했을까요?
아마도 마리아보다 분명 하나님이 더 아프게 우셨을겁니다.

그리고 저에게 뭉클했던 장면은 십자가를 지고 가다 쓰러진 예수님을 바라보는 마리아였습니다. 아마도 이 부분은 제가 아이를 낳아 키웠기 때문에 충분히 동일시되었던 듯합니다.

피투성이가되어 십자가 밑에 쓰러져있는 아들 예수를 바라보며 옛장면이 회상처럼 지나갑니다. 아기예수가 골목길을 뛰어가다 넘어졌을때 집안일을 하고 있던 마리아는  너무 놀라  우는 아기를 안아주며 "엄마 여기있다 엄마 여기있다" 다독이며 위로 합니다. 그런데 지금 아들 예수가 저렇게 깊은 고통을 받고있는데 지금 그녀는 그를 위해 아무것도 할수 없는 것입니다. 아들의 고통을 목도하면서 자기가 할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는 것에 마리아는 고통스러워합니다.

그러면서 마리아는 "내영으로 내살로 낳은 아들이여, 나도 같이 죽게 해다오" 울부짖습니다.  

전 너무나 울었습니다.  엄마로서는  그말이 나올 수 밖에 없지않았을까 싶습니다.제가 마리아라 할지라도 하나님께 나도  같이죽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또하나의 인상깊었던 인물은 강제로 십자가를 지고가야했던 루포의 아버지입다. 그는 정말 복된 사람입니다. 비록 원치않은 십자가였지만 가장 가까이에서 예수님과 함께 할수 있었으니까요.카메라는 몇번이나 그가 고통받으시는 예수님의 눈과 마주치는 장면에 촛점을 맞춥니다.그리고 그 장면이 거듭될수록 그는 변화됩니다.
  처음에는 "왜 재수없이 내게..."라고 했던 반응이 골고다 언덕에 이르러서는 로마병정들이 그만 가라고 쫓아도 그 자리에서 떠나지 못하는 반응으로 ...그는 차마 예수님곁을 떠나지못합니다. 비록  예수님에게 한말씀 조차 듣시못했다 할지라도  진리와 직면한 이라면 분명 이 루포의 아버지와 같은 일이 일어났으리가 확신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를 결심하게 만든 장면은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 "다 이루었다"
입니다. 나의 마지막도 저렇게 될수 있을까.. 나의 매일매일이 예수님처럼 다 이루었다하는 고백이 될수 있을까 ..하며 안일하게 살았던 저를 돌아보게했습니다. 미루지말고 핑계대지말고 선한 일에 더 열심을 내야겠다는 결심이 들었습니다.

  집에 돌아와보니 아이고...밥을 분명 해놓고 갔는데..
두 아이는 꼬질꼬질한 얼굴로 양손에 과자부스러기를 들고 제엄마를 맞이하고 남편은 라면을 끓여먹었더군요.잠시 속이 터졌지만 좋은 영화를 보고왔는데 어쩌겠어요?

애들아빠는 두아이를 달래느라 저녁에 수퍼까지 갔다 왔었나 봅니다.
제가오자마자 "나 들어가 잔다"하고 방에 들어가고 전 다시 아그들을 돌보는 저의 본연의 임무로 돌아갔습니다.큰 애가 좀 투정을 하더군요.
  "엄마는 영화를 왜 혼자보았어? 내가 얼마나 걱정한줄 알아?"

사단만 좀 무섭게 묘사되지 않았어도 보여줄수 있었을텐데...

팁 하나, 한 장면을 놓치지 않으신다면  멜깁슨을 영화에서 보실수 있습니다. 인터뷰에서는 십자가에 못을 박는 손만 멜깁슨이 등장한다고 했는데 카메라가 패닝하면서 동작을 취하려고 몸을 굽히고 있는 멜깁슨의 얼굴이 잠시 지나갑니다. 0.5초도 안되지만...
IP : 61.111.xxx.142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비니맘
    '04.4.14 10:39 AM (192.193.xxx.66)

    엄마를 걱정하는 아이의 마음이 저에게까지 전해지네요...
    참 따뜻한 가정 속에서 하루하루가 아름다우시기 바랍니다..

  • 2. 하늘하늘
    '04.4.14 12:39 PM (61.72.xxx.165)

    저도 봤어요~~어제 대한극장에서 8시 40분껄루요~ 전 그 물방울의 의미를 몰랐는데
    그런거였군요 하나님의 눈물이 떨어져...땅을 진동시킨거였군요~ 새롭게 의미가 다가옵니다

  • 3. 이론의 여왕
    '04.4.14 1:24 PM (203.246.xxx.159)

    설명이 너무 자세해서... 죄송하지만 중간에 그만 읽었어요.
    저도 곧 볼 영화라서요.

  • 4. 샘이
    '04.4.14 1:56 PM (165.213.xxx.1)

    보실분은 읽으시면 안되겠네요..암튼 저두 하나님의 눈물이 너무 감동적이였습니다.. 어쩜 그렇게 표현을 했는지.. 멜깁슨이 다르게 보이더군요

  • 5. 헤스티아
    '04.4.14 3:26 PM (218.152.xxx.7)

    저도 볼 예정이라서 설명읽다가 중단!! 멜깁슨이 독실한 신자라면서요..? 신기하더군요..^^

  • 6. pabi
    '04.4.14 6:29 PM (221.138.xxx.82)

    설명이 너무 감동적이라 읽으면서두 눈물이 나내요.
    저두 꼭 보고싶은 영화중 한편인데요....
    예전에는 미처 몰랐죠? 결혼하구 아이를 낳고 또 그아이가 수능을 보고 또 군대라는곳을
    가니 부모의 마음이라는것을 조금은 알것 갔네요.
    성모님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글을 너무너무 잘 쓰시네요, 그장면마다 생각하며 영화를 보면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것
    같아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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