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Easter!! - 캐나다에서의 부활절

[champlain]

부활절에 왜 토끼가 등장하느냐는 솜사탕님 외 다른 분들의 궁금증도 해결해 드리고
한국과는 다른 이곳 명절 소식도 전해 드릴 겸
전에 제가 칼럼에 썼던 부활절 글을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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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는 이번 금요일(오늘) Good Friday를 시작으로 그 다음주 월요일까지 4일간 부활절 휴일이 이어집니다.
캐나다 사람들에겐 크리스마스 다음으로 큰 명절(?)이라더니 크고 작은 그로서리나 마켓들이 모두 문을 닫은 걸 보니 정말 중요한 휴일이긴한가 봅니다.

사실 이곳에서 부활절 바람은 발렌타인데이 바로 다음날부터 불기 시작합니다. 발렌타인 초코렛이 자취를 감춘 바로 그 자리에 귀여운 토끼인형과 계란모양의 각종 초코렛과 장식품, 부활절 계란을 담는 바구니 선물세트가 다양하게 들어서서 부활절을 기다립니다.

부활절에 집안 곳곳에 예쁘게 색깔을 입힌 계란(Easter eggs)이나 토끼인형(Easter bunnies)을 숨겨두고 아이들에게 찾게 하거나 그것을 이웃이나 친지와 나누는 이들의 부활절 풍습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그 유래에 대해서 아시나요?

우선 달걀은 죽은듯이 보이는 껍질 속에 생명을 가지고 부화하여 병아리가 되는 <생명의 소생>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토끼는 다산을 많이 하는 동물로 Fertility(번식력)을 나타내구요.

"모든 생명은 알에서부터 나온다."라는 로마의 속담도 있지만 아무래도 이 계란풍습은 기독교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갈보리까지 갈 때 잠시 십자가를 대신 져준 구레네 시몬의 직업이 계란장수였는데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뒤에 그가 집으로 돌아가 보니 암탉들이 낳은 계란이 모두 무지개빛으로 변해 있었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 교회에서는 자연스럽게 계란을 부활의 상징으로 사용하기 시작한거죠.

또 이스터축제에서 이스터 여신을 상징하는 토끼를 주로 사용하던 독일 사람들이 이곳 북아메리카로 이주해 오면서 토끼풍습이 전해졌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초코렛을 무지 좋아하는 캐나다 사람들은 부활절에 실제 계란보다도 계란모양이나 토끼모양을 한 초코렛을 더 많이 준비하는 듯합니다. 속이 빈 무지 큰 계란 모양의 초코렛 안에 또 다른 초코렛이나 사탕을 넣은 상품도 있고 손톱 크기만한 앙징맞은 고운 무지개 색깔의 알모양 초코렛, 토끼모양 밀크초코렛, 화이트 초코렛, 둥지모양으로 꾸민 바구니에 예쁘게 담긴 달걀초코렛까지...

부활절이 가까워 오면 은행이나 관공서, 가게등에서는 바구니에 이런 이스터 초코렛을 준비해 놓고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Happy Easter!!"라는 인사와 함께 건네줍니다. 쇼핑몰에는 이스터버니 가면복장을 한 사람이 다니면서 사진도 찍어주고 풍선을 만들어 주거나 face painting을 하기도 하구요.

어제 오전엔 잠깐 어린이 도서관에 갔었는데 직원이 도서관 여기 저기에 달걀 모양으로 오려 장식한 종이를 붙여놓고 그걸 찾아서 가져오는 어린이에게 초코렛을 주는 Easter Egg Hunting을 하더군요. 아들아이가 어찌나 재미있어하던지...

부활절 주일에 교회에 모여 예수님의 부활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즐거워하며 신선한 꽃 한송이를 바치는 이곳 캐나다 사람들의 소박한 모습을 보며 선물의 부담이 많은 크리스마스나 시끄럽고 요란한 Halloween보다 전 이 부활절이 더 좋아질 것만 같습니다.

[솜사탕]

고맙습니다. 참 궁금하던 거였는데.. june님도 글을 올리셔서.. 좀전에 읽었었어요.
계란은 ㅎㅎ 여전히 많이 연관이 되는데.. 토끼는.. ㅎㅎ 여전히 설득력이 좀 부족하다는.. ^^

아.. 설명의 설득력이 부족한것이 아니라요.. 그런 풍습을 따르는 이유의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말이에요. ^^ 이제 궁금증이 풀려서 너무 기쁘네요. 부활절 잘 지내세요~~~

[안나]

잘 읽었어요~감사합니다~

[호야맘]

champlain님
왜 글짓기대회에 나가셔서 상받았는지 알거 같아요.
글이 아주 깔끔하고 눈과 뇌에 팍팍 꽂히네요.
포터리반키드 사이트 보면 토끼랑 관련된 상품이 많잖아요.
참 궁금했었는데....감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