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고서...
개봉영화를 때맞춰 잘 보고 다녔지만
결혼하고 애가 딸리기 시작하면서부터
극장가 구경은 정말이지 명절때나 친정에 애 맡기고 가는
연례행사처럼 되고 비디오 빌려보는 것도
점차 돈이 아까워지기 시작하더니
예전보단 비교적 신작으로 해주는 TV방영 영화도
그 시간을 못맞춰 놓치기 일쑤가 되버렸습니다.
그러다 드디어 태극기를 봤습니다.
남들 다 본 영화를 꼭 뒷북치며 보기에
영화 줄거리나 감상문을 쓰자고 하려는게 아니라
영화를 보면서 정작 나자신에 대해
놀랐단 사실을 말하려구요.
거대한 스케일과 발전된 CG효과와 카메라 기술등에 비해
정작 시나리오는 허술하더라는 평 그대로
예전에 봤던 '남부군'보다 가슴 찡한 드라마가 없더군요.
그래서 보는 내내 지루해서 허리를 꼼지락 꼼지락..
안가도 될 화장실을 일부러 2번이나 바람쐬러 나갔다가
느릿느릿 들어오고(다른 사람에게 민폐는 없었습니다.
저희가 젤 뒷자리라서요.)
덕분에 최대 장관이라는 중공군의 인해전술도 못봤지요. ㅠ.ㅠ
펭님께서 울렁증이 나서 못보셨다던
그런 잔인한 장면이랄까 전쟁의 참혹한 장면에서도
별 동요없이 묵묵히 응시하듯 보는 제 모습에
제가 더 깜짝 놀랐습니다.
엄마는 보시고선 귓청이 떨어져 나갈것 같더라는
포탄, 폭격의 사운드도 옆에서 우퍼음이 작다고
궁시렁대는 남푠과 함께 별로 크게 들리지 않았구요.
( -_- 다 이 인간 덕분입니다.)
혹여 무서우면 든든한 자기 팔뚝을 부여잡으라고
제 좌석쪽으로 넘어온 남푠의 팔이 무용지물로 ㅋㅋ
앵간한 장면에도 눈하나 꿈쩍하지 않고
외려 지루하다며 하품을 하면서 보고 말았으니....
가랑비에 옷젖는 줄 모른다고
매일밤마다 미친듯이(?) 틀어대는 전쟁영화를
접하게 돼서 그런 모양입니다.
전쟁영화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남편이 옆에서 볼 때마다
"제발 볼륨 좀 줄여라" 하며 인상을 쓰고
전 저대로 제 할일을 하곤 했는데
제대로 보질 않았다 해도 오며가며 흘끗흘끗 보이는
전쟁의 참혹한 영상이나 꽝꽝 울리는 사운드에
만성이 되어서 이젠 웬만한 영상에 놀라지 않게
되어버렸다는 사실이 슬프더라구요...
예전엔 만화에서 팔 하나 잘린 장면 나오자 마자
책장 팍 덮어버리고 벌벌 떨다가 일주일 뒤
마음 독하게 먹고 겨우겨우 읽을 정도였는데요.
잔인한 영상도 자꾸 보면 둔하게 인식되듯이
정말이지 고운 환경에서만 아기를 길러야 겠단 생각이
들더군요.(저야, 이왕지사 버린 몸..)
그런데 영상이야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지만
(생각해보면 저도 참 끔찍한 장면을 많이 봤는데
그냥저냥 잊혀지더군여...)
말로써 얻은 상처는 그보다 더 오래 가더군요.
두고두고 떠올려지고 생각나고...
말이나 글로 남에게 상처 주지 않고 살아가기가
점점 힘들어 지는 세상이지만(인터넷 땜에)
그래도 일부러 작정하고 하는 말이나 글은
자신이 조절할 수 있으니까 내가 하는 말이
남을 얼마나 할퀴게 될까 한번 더 생각해서, 정화해서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1. ...
'04.3.26 4:52 PM (203.238.xxx.216)근데..지난 번에 올리셨던 이름풀이 사이트 왜 내리셨어요?
보려구 했는데 사라졌더라구요..흑흑2. 아라레
'04.3.26 4:55 PM (210.221.xxx.250)흑흑... 상처받으신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3. 이론의 여왕
'04.3.26 4:56 PM (203.246.xxx.183)전 아직도 그 영화 못 봤습니다. 흑흑...
아라레 님의 심정이 이해가 되네요.
예전에 9.11 때도, TV뉴스에서 그 장면 보여주는데 꼭 실제상황이 아니라 영화처럼 느껴지더군요.
그렇게 느끼는 저를 깨닫곤 제 자신에게 더 놀랐었어요.4. ....
'04.3.26 5:01 PM (203.238.xxx.216)그래서...
저는 아이들에게 휴대폰,카드,인터넷,폭력영화를 금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린다고 모르냐..하시는 분들이 있으시지만...
자꾸 보여주면... 하게 해주면... 쓰게 해주면..무감각해집니다...5. 코코샤넬
'04.3.26 5:29 PM (220.118.xxx.204)저도 봤는데요.
영화는 정말 좋았습니다.
시상식에 나가면 상 다 휩쓸꺼란 예감이 들 정도로...
그런데...좀 잔인했어요.전 잔인한거 못보거든요.
로맨스,코메디,에니메이션 그런류를 좋아하다보니......
"태국기 휘날기며" 는 쫌 무섭고 영화보구서 그날 저녁에 잠도 설쳤어요...
막 수류탄이 터지고..비행기가 추락하는게 보여서리...-.-a
.6. 키세스
'04.3.26 5:47 PM (211.176.xxx.151)내가 하는 말이
남을 얼마나 할퀴게 될까 한번 더 생각해서, 정화해서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조금 더 노력해야 할 과제네요.
예전 철 없을 때 내 의도와 상관없이 친구를 아프게 했었다는 걸 이 나이 되어서야 깨닫고 놀란 적이 있었습니다.
그 친구가 속이 깊고, 제가 고의로 그런 것이 아니라 단지 철이 없었다는 걸 알아서 제게 말을 안했을 뿐이지만 지금 생각하니 마음이 아픕니다.
내가 한번만 친구의 입장에서 생각했더라면 좋았을텐데...
저 아라레님 때문에 상처 받았습니다. -_-
신랑이랑 같이 영화보고 싶어도 애 맡길 데가 없어요. ㅜ.ㅜ
혼자 가면 삐질테고... ^^7. 코코샤넬
'04.3.26 5:51 PM (220.118.xxx.204)데리고 가세요..저는 여지껏 꼭 유지 데리고 갔어요.
우리 유지도 조용히 앉아서 영화보던데요...아이들 생각보단 얌전해요..
장면 심한거 나올땐 엄마 무릎에 앉혔다가..눈가려주고,귀가려주고 하시면 됩니다.
단,한가지 안좋은거..극장 갈때마다 쉬 렵다고 그래서 줄거리가 좀 입력이 안되요...
암튼 전 유지아빠가 시간이 안되면 저 혼자라도 꼭 유지데리고 영화보러 다녀요^^*8. 푸우
'04.3.26 7:50 PM (219.241.xxx.59)전 아이 낳고 영화라곤 ,,, 전에 둘이서 번갈아 가며 본,, 올드보이,,,입니다,,
비디오 한편도 못봤어요,,
우리 아이도 광고만 보면 정신을 잃습니다,,
텔레비젼을 틀어놓으면 안되는데,,하면서도 제가 워낙 태순이라,,
클래식 듣고 ,, 책읽고 그래야 되는데,,
에효~~9. 바스키아
'04.3.26 8:54 PM (220.91.xxx.87)아라레님 왠지 공포물도 잘보실듯
제 남푠은 음산한 사운드만 들려도 무지무지 겁내거든요?
호러물은 큰화면에 봐야 제맛인데...쩝
아라레님 저랑 찐~한 공포영화 보러가요.10. 아라레
'04.3.26 9:41 PM (210.221.xxx.250)키세스님, 푸우님. 저흰 안방에 컴하고 tv가 같이 붙어 있어서 최신 영화는 대부분 컴에서 다운 받아서
tv로 봐요. 꼭 극장가서 볼만한 대작영화 아니라면 그렇게 보니까 좋더라구요.
좀더 크게 보고 싶다면 남푠이 극성 떨면서 스크린까지 펼쳐놓고 볼 때도 있지만... 떱.
애딸린 아줌마가 영화 볼려면 그 수밖에 없어요. 돈도 아끼고..
바스키아님, 제가 죽어도 적응이 안돼는게 귀신, 호러물이거든요... ㅠ.ㅠ
전설의 고향같은 드라마도 여름철에 테레비서 납량극이라고 잠깐 선전하는것도
무서워서 도저히 못본답니다. 재수없게 지나치다가라도 보게 되면 몇날몇일을 잠을 못자는...
그대신 심리 스릴러물은 좋아하는데(요람을 흔드는 손 같은거) 남푠은 그게 더 무섭대요. -_-;;11. 홍차새댁
'04.3.26 10:05 PM (211.179.xxx.68)저는 개봉쯤에 봤는데....잔인하지만 슬퍼서...눈물 찔끔 찔끔....휴지로 코풀고...
12. 푸우
'04.3.26 10:34 PM (219.241.xxx.59)저도요,,전에 친구가 우리 집에 놀러왔을때 여고괴담인가,,하여간 무서운 영화 해줬는데,,
제가 보면 앞으로 몇년간 시달린다고 못보게 해서 제 친구가 기가 막혀 했던 기억이,,,,
얼마전 명절 연휴때 장화홍련 해줬을때도,,정말 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는데,,
보다가 귀신 비스무리 한거 나올라 할때 다른 채널로 돌렸습니다,,
몇년 동안 밤마다 시달릴까봐,,,
전 아직도 귀신의 존재를 믿는 샤머니즘교도 입니당,,,ㅎㅎㅎㅎ13. 아라레
'04.3.26 10:36 PM (210.221.xxx.250)저도 그래요. 으...진짜 귀신얘기랑 그런 거 너무너무 싫어요.
장화홍련도 다운받아 놨는데 무서워서 못보고 있습니다.
밤에 화장실 가다 무서우면 자는 자기를 깨우라고 말하는데... 전 자는 사람들도
시체로 보여서 갑자기 섬뜩해지니 중증이죠... 아예 그 쪽하곤 눈도 마주치지 말고 살아야해요.14. 푸우
'04.3.26 10:54 PM (219.241.xxx.59)전 전에 친구가 화장실 가면 귀신이 내머리카락을 세고 있다고 밤에 화장실 가면 머리를 한번씩 흔들어야 한다는 말(고등학교때 들었음) 때문에 요즘도 밤에 화장실 가면 머리 흔듭니다,,
우리 남편은 지은 죄가 많아서 귀신을 믿는 다는둥,,ㅎㅎㅎ15. 깜찌기 펭
'04.3.27 1:44 AM (220.81.xxx.212)아라레님 장화홍련은 보세요.
세트장갔었는데 영화생각나서 기분 묘하더군요.
저도 귀신같은거 무서워서, 새로이사온집인데 아직 혼자못자요.16. jill
'04.3.27 3:06 AM (219.248.xxx.206)전 태극개 개봉하는날 봤는데 끝에는 엉엉 울었구 넘 잼있게 봤어요.
전 공포물 잘 보는 편인데 아직두 생각하면 몸서리 쳐지는 장면은
일본판 링에서 끝장면인 티비에서 귀신기어나오는것.. 그건 정말 압권이었구요.
그리고 저두 귀신자체가 겁나는건 아니구..예를들면 와일드카드에서 퍽치기 하는장면..
그런것들이 더 사람을 오싹하고 숨을 못쉬게 하는것 같더라구요..17. 김흥임
'04.3.27 8:13 AM (220.117.xxx.212)전 역시 때리고 부시고 죽이는 영화는 에구,,,친구따라 강남갔다가 ...역시나 꿈속에서까지
피튀기는 꿈에 시달리다가 지금 그 영화 보고 사흘째 두통중이네요.
예전에 6.25당시 김일성간호장교로 있던 리영희던가요.그냥반이쓴
떨어진 꽃은 줍지않는다란 책에 이념이 뭔지도 모른체
전쟁에 휘말리어 후퇴 당시 산속에 고립되어 며칠을 굶다가
택한게 인육먹기였다는...
내 엄마 피난시절 회고담에 피난길 동지섣달에 길가에
임산부가 총을 맞고 죽어 있었는데 터진 배 사이로
아가가 꼼시락 거리고 있었다던,,,
등등의 장면들이 오버랩 되면서....
휴~~~
사람사는것이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 하단걸
몸소 체험 하며 살아 오지만...
역시나 예민한 내가 볼영화는 아니었구나,
뒤늦은 후회하며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18. rainforest
'04.3.27 10:58 AM (24.108.xxx.77)전 얼마전 "passion of the christ" 보고 나서 아직까지도 마음에 뭐가 걸려 남아 있읍니다.
당연, 그거 본날 밤에는 뒤척거리며 잠도 설쳤구요. 감동적이긴 했는데요..
한국서 4월 2일 개봉이라 들었는데 참고로, 꼬맹이들 절대 데려가시면 안돼요. 어른도 마음이 안좋은데 꼬마들은 저얼~대 아니되옵니다. 물론 관람 나이 제한이 있겠지만서두..
tv 도 그런데 영화야 말할 것도 없죠, 아이들에게는 최소한 부모선에서라도 꼭 영상물은 통제가 되야할것 같아요.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
17929 | 이름이 귀여워서... 14 | 키세스 | 2004/03/27 | 1,172 |
17928 | 결혼전 바람.. 16 | 죄송해요. | 2004/03/27 | 2,888 |
17927 | [re] 결혼전 바람.. | 유혜영 | 2004/03/29 | 916 |
17926 | 아내의 뱃살 6 | 오데뜨 | 2004/03/27 | 1,447 |
17925 | [re] 감사하기에 앞서. 우선 생각하기. 2 | 손.오.공 | 2004/03/27 | 883 |
17924 | 항상 감사하기 5 | 솜사탕 | 2004/03/27 | 963 |
17923 | 소쇄원에서..... 3 | 싱아 | 2004/03/27 | 901 |
17922 | 이상한 고독 - 인맥관리 어케 하세요? 15 | 삼월이 | 2004/03/27 | 1,654 |
17921 | 진공청소기가 부서졌는데... 도움 주세요. 6 | 하얀목련 | 2004/03/27 | 895 |
17920 | 영어듣기교재요? 4 | 희망맘 | 2004/03/27 | 924 |
17919 | 좀 지저분하지만..재미로.. 2 | 헤이즐넛 | 2004/03/27 | 998 |
17918 | 이사한 후에.......... 2 | 오데뜨 | 2004/03/27 | 887 |
17917 | 예쁘게 마르고 있어요.. 7 | 경빈마마 | 2004/03/27 | 1,501 |
17916 | 둘째 갖기... 6 | 현석마미 | 2004/03/27 | 891 |
17915 | 잘 안다고 생각하던 사람의 전혀 낯선 모습을 보았을때 어떠세요? 2 | 코를 킁킁 | 2004/03/27 | 1,036 |
17914 | 음식물 디스포저에 관한 단상.. 3 | 아보카도 | 2004/03/27 | 928 |
17913 | 날으는 곰돌이 6 | 바스키아 | 2004/03/27 | 877 |
17912 | 대기업의 횡포(?) 6 | genny | 2004/03/26 | 1,051 |
17911 | 9살 인생 봤어요. 4 | 룰루 | 2004/03/26 | 886 |
17910 | [펌] 휴지의 시 7 | 귀차니 | 2004/03/26 | 892 |
17909 | 증명사진 찍기 12 | 프림커피 | 2004/03/26 | 918 |
17908 | 너무도 쓸쓸한 당신 26 | jasmin.. | 2004/03/26 | 1,885 |
17907 | 사랑이여~~(잠시 취해 보자구요..) 8 | 경빈마마 | 2004/03/26 | 887 |
17906 | 실내정원 5 | 이향숙 | 2004/03/26 | 875 |
17905 | 저 내일 부케 받으로 갑니다요!!! 5 | 도전자 | 2004/03/26 | 916 |
17904 | 저 이제 옥탑방생활해요 5 | 유리 | 2004/03/26 | 1,023 |
17903 | 우리가 모르는 많은사실들...(펌) 8 | 몬나니 | 2004/03/26 | 1,041 |
17902 |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고서... 18 | 아라레 | 2004/03/26 | 892 |
17901 | 살다보니... 4 | 비니맘 | 2004/03/26 | 900 |
17900 | 세상은 좁고 ... / 사람일은 아무도 모른다 ... 20 | 우렁각시 | 2004/03/26 | 2,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