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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 a woman이 된 사연

beawoman 조회수 : 1,153
작성일 : 2004-01-09 22:19:55
제가 멋진 아이디라고 말씀해주신 분이 계셔서 써봅니다. 아이디 탄생기입니다.

3년 후면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이 되어 저도 학부모의 대열에 끼이게 되겠네요.
보통 그 쯤되면 안정된 집 이런것을 바라지요. 저 또한 아이가 커가면서 그런 것을
바라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실제는 거리가 먼 여전히 진행중인 집이었어요.
제가 직장을 다니는 지라 살림을 잘 못하고 아이는 시부모님 댁에 있어서 주말가정이었거든요.
남자 여자를 가리는 것을 싫어했지만 집에서는 여전히 여자가 살림과 육아를 담당하는 구조라는
것을 전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부터 고민은 시작되었지요.

집도 이사를 다니지는 않았지만 전세보다는 사야된다고 생각하게 됐고
집에서 음식도 척척 만들어내야 했고, 화목한 집안 분위기를 돕기 위하여 예쁘게 꾸며야 했고
무엇보다도 아이에게는 부모와 함께사는 생활 그 자체가 교육이니 자꾸 집에 매달리게 되네요.
그럼 그 나이 먹도록 음식도 못하고 집도 못 꾸미고 뭐 햇냐고요?
글쎄 직장 생활이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기에 공부하고 야근도 많고 스트레스로 잠도 못자고
또 지금까지 밥먹고 살았잖아요. 나름대로 아이도 키우고. (게으름도 쫌 많이 피우고)

아까도 말했지만 여자가 살림과 육아를 담당하니 그것을 제대로 못하는 스트레스 장난아니어요
그러던 중에 82cook도 알게되고, 처음에는 눈팅만으로 몇개월 보냈지요. 82cook정신 있지요?
보고만 있어도 내가 하는 것인양 기분 up되는 것. 막 따라하게 되고. 사들이게 되고.
비슷한 시기에 모 카페에서 다짐을 쓰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여자가 되어라"지요.
내가 거부한 여자가 되면 다 잘 될 것 같아서. 영어로 하니까 "be a woman'이면 되겠더라구요.
영어권에 계신분 맞는 말인가요?  꼭 갈켜주세여. 더 좋은 다른 말이 있나요?
그 때 쓴 다짐이
     나는 좀더 여성 편향적이되는 것에 투자하겠다.
     어느 것이 여성 편향적인지는 전적으로 나 개인의 기준일 것이다. 일테면
     1. 집안 청소(닦아서 반짝반짝한 느낌이 드는 )
     2. 집안 꾸미기(예쁜 커튼, 벽지, 가구, 소품)
     3. 음식해서 예쁜 그릇에 담아내기(음식 배우기, 그릇사기)
     4. 피아노를 배운다(피아노 장난감을 사주려고 하니 나도 모르겠고 아들도 안사겠다네)
     5. 요가배우기(지금 진행중이나 남산만한 배를 보면 아직도 갈길이 먼듯)
     6. 정말 가족여행을 해보고 싶다. 이제 아들도 좀 컸으니 여유을 만들어서 가야지.
저게 작년 10월 30일날 쓴 것이어요.

여튼 그래저래 아이디를 be a woman으로 정하고 조금씩 배우고 있습니다..
아이디 탄생기 재미있으셨나요?
지난번에  서버 이전하기 바로전에 올렸는데.... 올리고 보니까 러브체인님 시어머님이 돌아가셨다는
말씀이 바로 제글 아래에 있더라구요. 그래서 바로 내렸어요.
아무래도 추도의 기간을 가져야 할 것 같아서요. 충분한 시간이 되었나요?
일요일 모임에 가려고 아이디도 알릴겸해서 올립니다.
IP : 211.229.xxx.56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경빈마마
    '04.1.9 10:27 PM (211.36.xxx.231)

    에구...착하신 님...^^

  • 2. 깜찌기 펭
    '04.1.9 10:51 PM (220.81.xxx.141)

    아하~ 그런 아이디였구나 ^^

  • 3. 김혜경
    '04.1.9 10:56 PM (211.212.xxx.31)

    그렇군요!!

  • 4. 푸우
    '04.1.9 11:00 PM (211.109.xxx.163)

    일요일 모임에 꼭 가야하나,,
    참 큰일이네요,,
    무지 갈등됩니다,,

  • 5. 솜사탕
    '04.1.10 4:03 AM (68.163.xxx.133)

    마음이 정말 고우시네요. 아이디가 여자가 되자라는 의미가 있다는걸 예전에 엘렌님 홈피에서 봤는데요.. 맞는 말씀이에요. 여자는 여자구.. 남자는 남자이겠지요.
    저두 한때 어릴적엔.. 참 남자가 되고 싶었어요.. ^^;; 아니.. 무슨 성별을 바꾸고 하는 문제가 아니구요.. ^^;; 남자들의 좋은 면들이 참 부러웠던 거였지요. 강해지고 싶었다고 해야 하나요? 어릴적 철부지의 생각이였던것 같네요. 지금은.. 저두 여자가 되고 싶어요. 현명한 여자.. 그리고 인간..
    님.. 멋있고 예뻐서 박수 올리고 갑니다~~~ *^^*

  • 6. beawoman
    '04.1.10 7:50 AM (61.85.xxx.32)

    솜사탕님이 이해를 잘 해 주신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솜사탕님 박수

  • 7. GEENA
    '04.1.10 10:33 AM (218.53.xxx.51)

    아... 그런 의미였네요. (저의무식이 하늘을 찔렀던 듯...)

    무조건적인 남녀동등(평등이 아닌)보다 저한테는 더 와닿네요.

  • 8. 김소영
    '04.1.10 5:14 PM (211.228.xxx.241)

    저는 평소에도 그 아이디가 참 좋았어요.
    설명을 듣고보니 뜻이 좋아 더 마음에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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