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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 아내는 우리집 가는게 싫을까? (펌)

행복한토끼 조회수 : 1,561
작성일 : 2004-01-09 09:31:51
마이클럽에서 퍼왔습니다.

그리 매운 시집을 사는 것도 아닌데....
어린 내가 읽어도 눈물이 나네요.

==============================================================================================


제발..
명절 증후군...을 외딴 섬 보듯이 하지마세요.
배부르니 별 소릴 다한다..우리 엄마는 뭐도 하고 뭐도 하고 뭐도 했지만 여태껏 군소리 한번 안했다.
뭐가 힘들다고 맨날 투덜거리느냐..하지마세요.
우리 엄마는 세탁기 없어도, 도랑가에서 시린손으로 빨래 잘만 하셨고, 가스렌지는 커녕 난로불에 그 많은 식구들 건사해도 군말 없었고, 아버지 돈 얼마 안벌어와도 쪼개서 우리 잘만 키우셨다..하지마세요.
그렇게 고생하신 어머님이,,
당신들 아내에게도 있습니다.
그렇게 군말없이 사신 어머님을 당신들만 두지 않았습니다.
당신들의 아내들도 그런 어머니를 생각하면 늘 가슴이 저립니다.

그렇게 고생하시는 어머님이 다리한번 쭈욱 뻗지 못하고 늙어가시거나,
혹은 돌아가시는 것이 싫어서..
그래도 영광은 커녕 일못하는 며느리로 늙어가는 것이 싫어서
당신들의 아내는 당신들의 딸에게 아들에게 그런 답습을 남기지 않으려고 지금 몸부림치는 것입니다.

왜 내 아내는 우리 집에 가는 것이 싫을까?
왜 명절만 되면 인상부터 쓰는 걸까?
우리 엄마 아빠만큼 좋은 사람이 어디 있는데..
라고 생각하기 전에,
나 진심으로 아내의 엄마 아빠에게도 아들 노릇을 했는지 되짚어 보세요.
그리고..진심으로 내 아내를 아내로 생각했는지 되짚어 보세요.
한보따리 장을 봐도..
무거운 장보따리를 양손에 들고 낑낑거려도 내가 한번 들어줬기는 했는지..
전부치고 국끓일때 나는 뭐했는지..한 번 되짚어 보세요.

티브이 없애고, 컴퓨터 없애면..그때는 아내 곁에 서실렵니까?
당신들이 티브이 채널을 돌려가면서 재미있는 꺼리를 찾으러 다닐때
제발 한번만이라도 내 아내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돌아봐주세요.
당신들이 컴퓨터 화면안의 고스톱에 빠져서 담배연기 피워갈 때
내 아내의 손에 무엇이 들려 있는지 한 번만 돌아봐주세요.

리모콘 채널 아이들한테 쥐어주고 당신들이 팔 걷어부칠 용의는 진정 없으십니까?
하다못해 어질러진 그릇들을 차분히 모아줄 용의도 없으십니까?
빽빽 울어제끼는 어린아이 들쳐 없고 시원하게 바깥 바람이라도 쐬어줄 용의는 없으십니까?
전부치다가 뛰어와서 아이 기저귀 갈고,
국끓이다가 뛰어와서 아이 우유먹여주고..
당신들이 원하는 모습이 아내의 홍길동처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는 모습이었습니까?
엄마 눈이 무서워서, 형수님 눈이 무섭고, 누나 형님 눈이 무서워서 못한다 하십니까?
그런 눈들을 의식하는 동안,
당신들의 아내는 당신이 자라온 집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그리고도 왜 내 아내는 우리 집을 싫어할까..라는 어리석은 질문은 하지마세요.
멀어지게 하는 건, 당신들입니다.

나는 요리도 못하고,
아이 달래는 것도 못하겠다 하시는 분들..
당신들의 엄마 옆에 서서 아내 자랑이라도 몇가지 늘어놓으세요.
엄마, 선영이는 보기보다 미역국을 참 잘끓여..엄마가 끓인 그 맛이 나는거 같아..
엄마, 선영이는 참 알뜰해. 화장품 떨어져도 살 생각을 안해..

아내가 듣지 않는 거 같아도,
엄마가 팔불출 같다고 여길 것 같아도..
아내는 당신이 티브이 화면에 넋을 놓고 있는 것 보다는 사랑스러울 것이며
아내 욕하는 못난 아들보다는 가슴 흐뭇해 하실겁니다.

식구들이 모인 자리에서 당신 아내의 흉을 누가 볼라치면
"선영이를 잘 몰라서 그렇습니다. 선영이는 그런식으로 말하지 않았을겁니다. 제가 장담하지요."
짧고 강경하게 맞서주세요. 누구던지 함부로 내 아내의 잘못된 흠담을 늘어놓을 수 없게
지켜주세요.
어떤 사건이 터지더라도 아내편을 들어주세요. 나중에 흑백이 가려지더라도
그자리에서 아내를 외롭게 하는 것 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왜냐하면..
당신들의 아내는 당신들이 내편이 되어줄꺼라는 그 믿음 하나만 가지고 당신옆에 왔기 때문입니다.
당신들은 잘잘못을 가리는 판사가 아닙니다.
아내의 변호사지요.

마지막으로..
아내가 먼저 이제 우리 친정가자..라는 말 하지 않게끔 해주세요.
당신들이 먼저..
당신들이 행복했던 시간 만큼 아내에게 돌려주세요.
선영아.. 장인 장모님 기다리시겠다. 장인어른 약주 사들고 인사가야지..안 찾아뵌지 오래됐잖아..
라면서 손 끌고 나와보세요.
엄마가 저녀석..하고 눈 흘기실 찰나에..
"우리 장인 어른은 나를 제일 좋아하셔..당신 딸보다 날 더 좋아하셔서 큰일이라니깐.." 하면서
다독여주세요.
행여 아내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다 하더라도 우리집 식구들이 싫어서구나..라면서 입 삐죽거리지 마세요.
그저..아내도 나와 같은 심정이었구나..라고만 생각하셔도 90점은 받습니다.
당신들의 아내가 당신들이 살아온 집을 빠져나오기 위해 머리굴리게 하지마시고,
밝고 명쾌하고 건강한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당신들이 손내밀어주세요.

진정으로 당신 아내들이 당신 부모님을 존경하도록 하고 싶으세요?
그럼..받을려고 하지마세요.
지금까지 받은 것 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이제라도 내 즐거웠던 시간들..고향품에서 느그러웠던 시간들을..
아내에게 돌려주세요.
당신의 아내들에게도 그런 느그러운 고향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그리고 당신들의 손에 세제거품이 묻고, 튀김기름에 데인 자국이 늘어날 때,
당신 아내들의 어깨가 가벼워 질껍니다,

하나 빠졌군요.
제발..
이런 기본적인 것들을 부탁 안하게 해주세요.




- 남편 잡잡 게시판에서 퍼왔다는 글을 제가 또 퍼왔네요.
IP : 210.102.xxx.9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포시기
    '04.1.9 9:47 AM (203.239.xxx.231)

    읽다 보니.. 눈물 나네요~
    더욱이... "당신들은 잘잘못을 가리는 판사가 아닙니다. 아내의 변호사지요.", "아내가 먼저 이제 우리 친정가자..라는 말 하지 않게끔 해주세요." 부분은 정말... 제 신랑에게도 해주고 싶은 말이네요^^

  • 2. 지윤마미..
    '04.1.9 11:19 AM (221.158.xxx.6)

    이거 남자들한테만 이멜로 짝--돌리는 방법없을까요? 정말 많은 곳을 콕콕 찍어주네요..

  • 3. 열쩡
    '04.1.9 12:53 PM (220.118.xxx.157)

    제발 저걸 읽고 좀 찔려라 찔려!

  • 4. 해내리
    '04.1.9 1:45 PM (221.141.xxx.87)

    저도 판사가 아닌 변호사라는 말에 눈물이 납니다.
    남편,아이에게 변호사가 되어주는 새해가 되렵니다

  • 5. 우렁각시
    '04.1.9 1:49 PM (65.93.xxx.99)

    결혼하고 제가 잔머리굴려 작업들어간거...
    ..우리 가족들이 자길 얼마나 좋아하고 기다리는지 알지??...압박넣기를 어언 몇 년.
    친정언니들도 눈치를 채고 ..아이고, 우리 제부..맞장구 쳐주고요.

    명절이 오면...이젠 남편이 먼저 스스로 말합니다..
    " 처가 식구들이 절 얼마나 이뻐하는지..다들 난립니다,흐흐흐.저 다녀올께요."...휴~~

    아님??? 전 아마 친정가는 길을 잊어먹었을 겁니다...ㅠ.ㅠ
    그 덕에 전 완전히 시아버지 눈 밖에 난 며느리지만 할 수 없죠...

    전 며느리인 동시에 또 누군가에겐 딸이니까요...

  • 6. 산.들.바람
    '04.1.9 2:47 PM (220.82.xxx.231)

    읔!....억!.....악!

    털썩!...널브러 짐!

    겨우 겨우 추스려...집으로 전화 한통 때림.

    '마눌님...이번 연휴때..엄니께 애들 데리고 갑시다.....'

  • 7. ky26
    '04.1.9 3:26 PM (211.216.xxx.195)

    눈물 나서 목이 메이네요
    져두 시집살이랄꺼도 없는데
    사실 철없는 며느리인데...

  • 8. 남편교육용
    '04.1.9 9:38 PM (211.168.xxx.75)

    교육용으로 프린트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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