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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고도 아름다운 어떤 고부 이야기

프린세스맘 조회수 : 1,067
작성일 : 2003-10-29 19:39:09
어떤 고부

아들은 독신주의 자였다.
그래서 33살이 되도록 이성에 괸심을 보이지 않았다.
아들의 어머니는 그런 아들이 염려스러웠지만 독신생활 또한 하나의 삶의 형태라고 인정하고 아들의 그런 思考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이 아들이 북경지사로 발령 받았다.
어미는 외지에서 고생할 것만 걱정하고 있는데, 느닷없이 아들이 장가를 가겠다는 전갈을 보냈다.
상대는 13살 연하의 연변 아가씨.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고 있는데, 예쁘고 총명하기가 샛별 같다는 것이다.

수시로 부모를 까무러치게 하는 것이 자식이다.
그래도 어쩌는가.
자식을 이기는 부모가 있었던가.
아들의 엄마는 북경을 들려 연변으로 찾아갔고.
33살 아들이 미혼이라는 증거로 호적등본을 보이며 정중하게 청혼을 하였다.

이렇게 해서 후이쩐은 곽석자의 며느리가 되었다.
이듬해 세종호텔에서 치뤄진 결혼식은 축제 그 자체였다.
투피스 차림의 신랑 어머니는 전문 리크레이션 강사를 초청하여
예식 후 신랑신부와 혼주 그리고 하객이 어울리는 질펀한 놀이마당을 펼쳤다.
그리고 유별난 시어머니의 길을 갔다.
참으로 그 친구 다웠다.

맨 먼저 한 일이 며느리를 문교부가 인정힌 고등과정학교에 입학시킨 일이다.
하학 후에는 자기가 운영하는 학원에서 중요 과목을 공부하게 하였다.
그리하여 대헉입시 자격을 획득시킨 후 북경대학 서울 분교생이 되게 하였다.

2학년이 되어 북경의 본교에 갈 수 있는 자격이 되었을 때
아들은 불행하게도 간경화로 입 퇴원을 반복하며 치료를 받는 시점이었다.
누가 보아도 며느리는 환자 곁에 있어야 했다.
그러나 이 시어머니는 주저 없이 결단을 내렸다.

후이쩐은 아내이고 며느리기 전에 한 여대생이다.
그 아이 인생에서 학업의 시기는 중요하고 나는 그 것을 지속시켜야할 그 아이 부모다.
환자는 내가 맡는다. 너는 열심히 공부하여라.

늙은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몫까지 지성으로 아들의 병구완을 하였고
젊은 아내는 임종직전에 귀국하여 남편의 눈을 감겨 주었다.
그리고 북경으로 돌아가 나머지 학기를 끝내고 학사학위를 받았다.

자기를 딛고 높은 창공으로 비상하라고 날개를 달아 준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 인생의 선배요 스승이며,
이 시어머니에게 며느리는 처음부터 독립된 인격을 가진 하나의 자연인이었다.

나는 이 고부(姑婦)를 지켜보면서 인간의 승리를 체험한다.

"새로운 배우자는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 그 날이 오기를 나는 축수한다.
그러나 먼저 너를 어느 경지에 올려놓는 일을 하거라..
그래야 너도 그 수준에 어울리는 상대를 만나게 된다."

"어머니는 제게 시어머니가 아닙니다 제 새로운 존재의 모성이십니다.
제가 결혼을 하든 안 하든 제 일생을 통해 어머니를 모시고 살 것입니다."

이 시어머니와 며느리에게 신의 축복이 있기를 진심으로 빈다..

- 유선진님이 고 유광선님 추모 홈피 www.heavysun.pe.kr에 쓰신 이야기 퍼 왔습니다.

IP : 211.215.xxx.130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수국
    '03.10.29 8:17 PM (220.86.xxx.124)

    이게 과연 실화입니까?
    저 자신도 정말 이렇게 할 수 있을까요?

  • 2. 프린세스맘
    '03.10.29 8:20 PM (211.215.xxx.130)

    저는 이런 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습니다. 정말 훌륭한 분이시죠?

  • 3. 고참 하얀이
    '03.10.29 9:46 PM (211.203.xxx.71)

    사이트 갔다가 너무 마음이 아파서 실컷 울고 왔답니다.
    수술시키지 말았어야 한다는 어머님의 후회가 가슴을 칩니다.
    너무 자책하지 마시고 사셨으면 좋겠어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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