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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가사도움 + 시어머니가 싸주시는 과다한 음식 = 짜증 폭발
긴 글 싫으신 분들은 패쑤~
***
모처럼 편히 쉬려던 오늘, 남편이랑 한바탕 했어요.
남편이 성격상 살림살이에 손을 많이 대요.
문제는 자기가 그러는 게 도와주는 줄 안다는 거....
남편이 안 도와줘서 스트레스 받는 사람도 있지만
전 안 도와주는 게 도와주는 거예요....ㅠㅠ
발단은 어제밤부터....
퇴근해서 절여놨던 배추김치를 다 담그고 나니 거의 12시... 혼잣말처럼 한 마디 했죠.
- (남아있는) 총각김치 시어서 안 먹던데 볶아먹을까?
남편이 좋다고 하더군요.
그러더니 밤 12시가 다 됐는데 자기가 총각김치를 볶아놓겠다는 겁니다.
총각김치가 김냉 김치통으로 반통 정도 남아 있어요.
그걸 다 볶겠다는 얘기예요.
남편이 요리를 잘 하느냐.............전혀........... 아닙니다!!!!!
요리의 기본도 몰라요.
이 사람이 볶겠다는 건 총각김치 통째로 넣고 (아무것도 안 넣은 채) 무작정 끓이겠다 이 말입니다.
그 많은 걸 그리 해놓으면 어찌 먹나요?
총각김치도 아주 신 것도 아니고 아직 먹을 만하거든요.
그냥 몇 개 얇게 썰어서 부재료 넣어 볶아 먹으려 한 거지
누가 총각김치 그냥 삶아서 먹나요? 이건 뭐 6.25도 아니고...
그걸 하겠다고 부득부득 우기는 걸 네 번인가 뜯어 말렸어요.
보나마나 내가 나서서 다 해야하는데 저도 좀 쉬고 싶었거든요.
내가 내일 할테니 가만 좀 있으라고 짜증 냈더니 겨우 가만있더군요..
그리고 오늘 아침...
저흰 주말에도 아침은 안 먹고 아점식으로 12시 반쯤 먹는데
아침 댓바람부터 총각김치 볶아놓으라고 성화를 떨더군요.
알았다고 하고 서재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있는데
주방에서 우당쿵쾅 소리가 난리도 아닌 거예요.
아직 밥 먹기에는 이른 시각....
전 주방에서 이런 소리나면 스트레스부터 만빵 옵니다.
또 무슨 부엌 살림을 엉망으로 아무데나 쑤셔넣고 있나 그런 생각부터 들거든요.
결국 20분을 못 버티고 나가봤더니
그 새 총각김치를 곰솥에 전부 쏟아붓고
시어머니가 주신 신김치와 섞어놓았더군요.
짜증이 밀려왔지만 성격을 알기에 그냥
-이걸 다 넣었어?
그 말 한마디만 하곤 김냉에 어제 담근 김치통 넣으려고 김냉정리에 들어갔어요.
저희집 김냉은 항상 꽉꽉입니다.
냉동고도 꽉꽉입니다.
이윤즉슨, 시어머니가 항상 과다한 김치와, 된장, 반찬 등등등을 싸주시기 때문인데요,
요샌 고추장까지...ㅠㅠㅠ (음식에만 넣으면 맛이 없어지는... 차라리 고추가루로 주시지...)
이것때문에 남편이랑 싸우기도 많이 싸웠어요.
너무나 과다하게 많은 시어머니 음식 때문에
냉장고는 항상 꽉 차서 정작 필요한 음식물을 넣을 수가 없고...
남편이 그걸 잘 먹느냐..... 전혀 아닙니다.
시어머니는 제가 시댁에 갔을 때는 안 주시면서
남편 혼자 시댁에만 갔다하면 엄청난 음식을 싸서 보냅니다.
효자인데다 가까워서 혼자서도 시댁에 자주 들르거든요.
제발 적당히 좀 가져오라고 해도 싸주시는걸 어쩌냐고 화를 내지요.
하긴 중간에서 곤란할 거란 생각도 합니다.
남편이 어떠냐면요,
제가 만든 음식을 최고로 생각합니다.
인스턴트 안 먹어요...
외식은 일 년에 서너번이나 될까요...
시켜먹지도 않습니다...
다른 사람이 만든 음식은 대부분 타박합니다
제가 만든 음식이 젤 맛있다면서요. (이건 뭐 나보고 죽으라는 거지....)
밑반찬은 물론, 저녁엔 안주거리로 탕수육이니 양념통닭이니 다 직접 만들어 줍니다.
거의 매일마다 저녘 먹고 나서 또 만들어줍니다.
짜장면, 짬뽕도 면까지 직접 뽑아 다 직접 만들어 줍니다.
회사가 가까워 점심도 거의 집에서 먹어요.
제가 직장일로 바쁠땐 미리 음식 만들어놓으면 와서 먹고 가지요.
........이 느무 음식 시중 들기도 지겨울 때가 많은데.......
남편은 시댁에서 어마어마한 음식을 싸오고
처음에만 딱 한번 먹고 먹지도 않아요.
사실 시어머니 음식은 누가 먹어도 맛이 없거든요.
너무 짜고.... 연세가 많으셔서 그런지 맛이 영 없습니다.
시어머니도 제가 음식 잘 한다는 거 알면서도 그렇게 싸주시네요.
그냥 아들에 대한 마음이겠거니 생각하다가도
정말 짜증 날 때가 많습니다.
달랑 2식구인데 그 음식 치우느라고 정작 먹고 싶은 건 하지도 못하고
툭 하면 그 남은 음식을 어떻게 처치할까를 연구하면서 식단을 차리게 되니까
힘은 힘대로 들고 맛은 맛대로 없고... 시어머니 원망을 하게 되더라구요.
얼마전 시골별장을 마련한 뒤론
시어머니가 주신 음식 다 거기 가져가서 먹겠다며 냉동고로 직행시키고 있어요
그 바람에 냉동고가 그 음식들로 꽉꽉 차서 아이스크림도 겨우 한 통 넣었어요...ㅠㅠ
오늘 발생한 총각김치 사건도 이 문제와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저도 직장인이라 매일 김냉을 살피지 못해 모르고 있었는데
나 몰래 시어머니가 주신 신배추김치를 두 통이나 넣어놨더라구요.
그걸 알았으면 어제 배추김치를 안 담갔겠죠.
먼저 이 신김치를 볶아서든, 지져서든 해결을 해야 하니까요.
한 마디로 남편은 내가 김냉에 김치통 넣을 자리가 없다고 투덜댈까봐
옳다구나, 미리 선수쳐서 총각김치통을 비운 겁니다.
그러고는 왜 도와주는 사람한테 투덜대냐며 화를 내더군요.
(투덜대다니! 그냥 전 조용히 김냉의 물건들을 꺼내고 있었다고요! 그리고 뭘 도와줬다는 거냐!! )
저도 쌓인 게 있던 터라 벌컥 화를 냈죠.
- 하지 말라고 할 때는 안 하는 게 도와주는 거야!
하려면 제대로 하던가, 하지도 못할 거면서 왜 (주방에) 주인노릇을 하려들어!
남편은 주인이라는 말 한마디에
- 그럼 내가 이 집 주인이지 하인이냐?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고
나는 나대로
- 왜 멀쩡한 총각김치를 이 모양 만드냐,
이렇게 만들어놓은 음식을 누가 먹냐, 어차피 먹지도 않고 굴릴거면서 하지 말라는데 왜 자꾸 일을 만드냐,
버럭버럭 맞대응.....
목청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부부인지라
아마도 동네에선 큰 싸움 난 줄로 알 거예요...끄응
아 암튼...
제대로 하지도 못하면서 살림살이에 무진장 손대는 남편 짜증 지대로...
이건 뭐 철딱서니 애 하나 키우는 것도 아니고...
....애는 덩치나 작지....
시어머니께서도 지발..... 음식 좀, 조금, 아주 조금, 한끼 먹을만큼만 지발요.....
어엉~~~~~
1. 음...
'11.7.9 4:42 PM (59.29.xxx.180)마을 경로당같은 데다 나눠주세요.
그렇게까지 스트레스 받는데 시어머니한테 음식 주지 말라고 말씀드리던지요.2. 큰언니야
'11.7.9 4:44 PM (124.148.xxx.38)원글님 어쩌대요 ㅠ.ㅠ
세계제일의 요리사라고 착각하고 사는 분이 바로 제 옆에도 계셔서 우찌 힘든지...
거기에 그 후예들도 나서서 제 주방이 말이 아니예요 ㅠ.ㅠ
저도 조용하게 부엌을 차지하고 싶어요~~~3. 참
'11.7.9 4:44 PM (116.38.xxx.23)세상 피곤하게들 사시네요.
그냥 삼시세끼 시어머니 반찬으로만 차려주세요.
뭐하러 따로 요리하시는지...4. ㅁㄻ
'11.7.9 4:46 PM (175.207.xxx.121)혹시 오늘 오전에 부부싸움 하던 분 님네였나요? 님 울었나요? 울음소리도 들리던데..혹시??
5. ***
'11.7.9 4:46 PM (175.197.xxx.9)그래서 우리 신랑은 스트레스 받지 말고 그냥 버리라고 하던데 ;;;;;;;;;
님 신랑도 일부러 망쳐서 버리게 만드는 건 아닐른지.... ;;;;;;;;;;6. 그냥
'11.7.9 4:47 PM (121.139.xxx.164)시어머니 싸 주신 음식 다 먹을때까지
새 음식은 하지 마세요...
제 남편은 그랬더니
절대로 시어머니 주시는 음식 못 받아오게
앞장서서 극구 말려요.7. 우와..
'11.7.9 4:50 PM (115.64.xxx.230)직장다니시며.. 어찌 꼬박꼬박 하루세끼에 야식,, 간식까지,, 다 만드시나요?? 정말 슈퍼우먼이시네요.. 전 돈안버는 대학원생인데,, 학기중엔 하루한끼 저녁도 매일 잘 못챙겨줘서.. 많이 사먹어요 ㅜㅜ 남편한테 시어머님이 주는 음식으로 차려달라고 하세요~ 아예 주방에서 빠질테니 주인하라고 하세요~
8. 유유
'11.7.9 4:51 PM (115.21.xxx.51)그 음식 다 먹을때까지 안 차려보고 별 짓 다해봤어요.
그러면 또 해준 거 암것도 없다고 버럭버럭
또 나도 시어머니 음식 지겨워서 새로 하게 되고...
시어머니 연세도 많으신데 음식 싸서 주시는 게 유일한 낙인 거 같아 말씀드리기가 참 조심스럽죠. 말씀드려도 또 잊으시고...
글고 안 울었어요. 스트레스야 받지만 뭘 이런 걸 갖고 우나요 ㅋㅋㅋ9. ㅇㅇ
'11.7.9 4:52 PM (211.237.xxx.51)우리집좀 나눠주시지 ㅠㅠ
저는 아무도 싸주는 사람도 없고 ㅠㅠ 맨날 제 손으로 삼시 세끼 해먹는데
아주 해먹을 반찬 없어서 미치겠어요
맨날 인터넷으로 이런 저런 재료 시켜서 장을 봐도
그 다음날 보면 먹을게 또 없어요
헉 .. 제발 저 좀 ㅠㅠ 주세효 ㅠㅠ
김치볶음 너무 맛있겠어요 ... (쓰다 보니 죄송하네요 왠지)10. 유유
'11.7.9 4:54 PM (115.21.xxx.51)아침은 안 먹으니까 세끼는 아니고, 두 끼랑 야식이요... 애 안 키우니까 이 정도 하는거야 생색은 무지 내면서 합니다
11. ㅁㄻ
'11.7.9 4:54 PM (175.207.xxx.121)원글님 아까 농담으로 적은 거예요....이모티콘을 빼 먹어서..ㅋㅋ
12. 제목보고
'11.7.9 5:05 PM (14.52.xxx.162)뭐라고 하려고 들어왔는데 읽다가 짜증이 옮았어요 ㅎㅎ
그냥 몰래몰래 좀 버리세요,
매일 일정량씩,,,남편도 안 먹는거 어쩌겠어요,
그리고 너무 잘해주지 마세요,13. ,
'11.7.9 5:17 PM (110.13.xxx.156)시어머니께 말씀하세요 아무도 먹는사람 없으니까 싸주지 말라고
한마디만 하면 어머님 안싸줄겁니다
자식생각해서 피곤해도 하는건데 싫으면 정직하게 말하세요 노친네 고생이나 안하게14. 혹
'11.7.9 5:19 PM (115.136.xxx.27)주변에 나눠주실 곳은 없나요?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드네요.. 근처에 살면 버리시는 김치 제가 받아오고 싶어요...
그나저나 원글님 대단하세요. 면까지 뽑아서 자장면 짬뽕까지 만드신다니.. 저는 상상도 못 하네요.. 존경스럽습니다..15. 유유
'11.7.9 5:47 PM (115.21.xxx.51)주변에 곧잘 나눠드렸어요... 근데 첨엔 고마워하시더니 언젠가부터는 부담스러워하는 눈치가 보이더라고요. 하도 자주, 많이 드리니까..ㅋㅋㅋ 글고 아무리 짜증나도 상하지 않는 이상 버리는 일은 없어요. 그건 인간의 기본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글고 어머니께는 말씀드려도 두어 달 지나면 또 잊으시고 주시네요. 자꾸 기억이 옛날로 돌아가셔서 아들이 어릴 때 엄마 음식 잘 먹던 생각이 나서 무작정 만드시는 거 같아요. 어쩌겠어요. 그냥 양을 좀 적게 달라고 자꾸 졸라야죠.
16. 유유
'11.7.9 5:49 PM (115.21.xxx.51)문제는 하지 말래도 부득부득 하고야 마는 철부지 남편!
17. ㅎㅎ
'11.7.9 6:26 PM (124.51.xxx.61)무조건 남편 드리세요.
님은 한개씩 딴거 해서 드시구요
남편이 성질부리면
차분하고 애정이 넘치게 말씀하시면 됩니다.
어머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다~ 먹으라고
어머님이 피땀흘려 만드신걸 버릴려고 받아왔느냐
자식이 그러면 안된다.
어머님이 당신을 우째 키우셨는데 그런 불효스런 말을 하느냐
하고 일장 연설을 하시고
다 먹을때까지 먹이십시오.
같이 큰소리 내실 필요가 없습니다.18. 타이탄
'11.7.9 7:50 PM (118.45.xxx.87)멀쩡한 음식 버리는 것도 내키지 않으신다니...
시어머님 주신 음식은 남편 도시락으로 싸드리세요.
받아오는 손만큼 그 입도 함께 책임을 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