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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써 당한거 갚아주니 통쾌해요.

소심한 복수 조회수 : 2,157
작성일 : 2011-07-02 14:01:44
네~~ 저는 한 소심해요.
남자들 틈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자고 제 일에 최선을 다했어요.
갖은 우스꽝스러운 일들 목격하고 살아왔지만
저는 부귀영화를 얻는 것보다
제 영혼이 언제까지나 저 자신이기를 원했기 때문에
나 자신에게 부끄러운 짓은 하지 않으면서 살아왔어요.

그랬지만, 어찌되었건 남자들 사이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치이면서
나름 속으로는 쌈닭이 되었지만
겉으로 볼 때에는 정치적인 성향은 없으면서 그냥 곧이곧대로 제 갈길만 가는 사람처럼 보였을 거예요.

일로써 얽힌 관계라는게 늘 그렇지만
굳이 누가 꼭 잘못했다기 보다는, 일을 하다가 보면
서로가 상황을 파악하는 입장 차이 때문에 은근히 부딪히고 서로 안 맞는 그룹이 있어요.
그중에 리더인 사람이 작년에 저하고 전화통화를 하는 중에 제게 심하게 결례를 범한적이 있었어요.
말하다가 보니 그 사람이 확~~ 짜증이 났던가 봐요. 있는대로 신경질..
저한테 갑자기 퍼붓더라구요. 그 이후로 그 사람하고 가까운 사람들이 다들 제 흉을 보고 다니더군요.
사실 저는 당한 죄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요.
제가 여자가 아니었다면 그렇게 하지는 못했을 거라는게 제가 내린 결론이었어요.

그때 전화로 상대방이 신경질 있는대로 낼 때
제가 갈등을 피하고자 그냥 서둘러 전화를 끊었었거든요.
제대로된 사과를 안 받았기 때문에 정말 자존심이 상했었거든요.

어제 뭔 일로 회의가 있는데
제가 제가 속한 단체의 대표 자격으로 나갔어요.
제가 잘났다기 보다는 오래동안 업계에 몸담고 있으니까
남자들로만 모인 모임에서도 제가 대표가 되는 일도 생기더라구요.
여러 대표자들이 함께 회의를 하는거였는데
그 상대방은 제가 대표인줄 몰랐으니
이건 원수가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거죠.

그런데 어젠 상대방이 우리들에게 뭔가 꼼수를 쓰려고 하더군요.
제가 직관력이 뛰어나서 이런 꼼수 단박에 알아차리는게 있어요.
그래서 의사진행발언을 요청한 뒤에
논리적으로 반박을 했습니다.
꼼수 알아차리는데 2초, 의사진행발언 신청하고 일어나서 말하기 시작하면서 머리속으론 논리를 정리하면서
네!! 순간적으로 정말 머리가 바빴답니다.
다른 대표들은 그냥 어벙벙하게들 있던데, 상황판단을 못하고 가만 있으면
상대방 꼼수에 휘말리게 될 것이 뻔한 상황이었어요.
제가 작년에 전화로 당한거 이번엔 제대로 갚아주겠다 작정을 하고 차근차근 발언을 했습니다.
신경질을 내는게 아니라 논리적으로 상대방을 꼼수를 지적하고
이럴 때는 그런 자세가 아니라 협조를 부탁하는게 옳은 자세이다.. 훈수까지 했습니다.

상대방이 말이 꽉 막혀서 당황하는거 얼마나 통쾌하던지요!!!
그러게 왜 꼼수를 써요? 제대로 부탁해도 들어줄까말까 한데.
내가 당하고 가만이 있을 줄 알았나요? 나는 뵐(밸??)도 없는 줄 알아요?
끝나고 나오면서 차타자마자 남편한테 전화걸었어요.
복수라는게 이렇게 달콤한 거라서 사람들이 하는거구나.. 하구요

남편 말이 그래도 뒤를 조심하래요.
이젠 그래도 좋다 싶네요.
네~네~ 저도 순하디 순한 사람이라 당하고 가만있는거 아닙니다.
내 처신에 알맞게 사느라고 참고 있었던 거지요.
지렁이도 밟으면 움찔하잖아요. 저는 움찔하는데 1년 걸렸지만요.
IP : 175.205.xxx.170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1.7.2 2:05 PM (211.104.xxx.8)

    읽는 저도 통쾌하네요 너무 너무 잘하셨어요 ㅎㅎ
    남편 말대로 뒤를 조심해야하는 건 맞지만,
    그런 사람들은 오히려 상대가 만만하지 않다 싶을 때
    외려 더 못 건드리더라구요. 만만하게 보이면 더 밟으려고 들구요.
    아마 뜨끔했을 겁니다 ㅎㅎ
    준비 든든히 하시고 또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마세요! 님 화이팅!

  • 2. ㅇㅇ
    '11.7.2 2:38 PM (211.246.xxx.16)

    멋지다~!

  • 3. ..
    '11.7.2 2:46 PM (121.181.xxx.184)

    짝짝짝!!!

  • 4. ^^
    '11.7.2 3:25 PM (118.33.xxx.152)

    잘하셨어요. 내가 대신 통쾌..
    그런데, 나같음 마음만 있지. 앞에 서면 버버벅~~ㅠㅠ
    부러워요..

  • 5. phua
    '11.7.2 3:30 PM (218.52.xxx.110)

    그런 논리를 가지고 싸우실 수 있는
    머리를 가지신 원글님...
    부럽다 못해 미워요~~~^^

  • 6. 쓸개코
    '11.7.2 3:39 PM (122.36.xxx.13)

    저도 원글님 부럽네요~
    저 얼굴이 온도계인 편이라..ㅡ.ㅡ

  • 7. 우와.
    '11.7.2 5:02 PM (175.113.xxx.7)

    제 속이 다 시원하네요.^^*

  • 8. 짝!짝!짝!
    '11.7.2 5:38 PM (1.227.xxx.88)

    잘하셨어요.
    남편 말대로,뒤를 조심하셔야 해요.
    그리고, 조용이~ 이 여세를 몰아 판을 님판으로 할수 있는 짤수있는 판을 짜세요.
    남자들 정말 말많죠?

  • 9. 소심한 복수
    '11.7.2 6:02 PM (175.205.xxx.170)

    네. 감사감사..
    정말 통쾌하구요, 십년 묵은 체증이 내려갔어요.
    내가 저같이 신경질 낼 줄 몰라서 안 내고 있나요?
    남자들이 하나도 잘난거 없으면서 여자라고 우습게 보는 버릇..
    그거 어따대고 그러는 건데요?
    나도 신경질 내려면 얼마든지 낼 수 있어요. 품위있게 사노라니 안 내는거죠.
    글고 내가 고따위 수준에서 치고박고 싸우면 되겠느냐구요.. 논리로 짤라야죠.
    어젠 상대방이 꼼수만 안 썼더라도 내가 점잖게 콤멘트 정도 하면 되는건데
    왜 치사하게 꼼수를 써서 매를 부르냐구요~~
    그 사람은 내가 왜 그러는지 혼자서는 알거예요.
    아마 상대방 측 다른 사람들은 내가 개인적인 이유를 가지고 있던 것은 모를테고
    자기네 발등을 자기가 찍었다고, 괜히 꼼수 노리다 중간도 못갔다고 할거예요.

  • 10. 소심한 복수
    '11.7.2 6:14 PM (175.205.xxx.170)

    오늘 아침이 실무책임자가 전화왔는데요,
    죄송하다고..
    제가 뭐 죄송할 것까지야 있겠느냐고..
    협조를 부탁할 마당에 이해 안가는 회의진행방식을 택해서
    유리한 방식의 결론을 쉽게 얻으려고 하는 어프로치는
    대표들의 협조를 얻는데 방해가 될 뿐인데, 왜 그런 방식을 택했느냐고 물었습니다.
    본인도 이유는 모르겠고 갑자기 그 사람이 이러저러한 발언을 하라고 해서 한 것 뿐이라네요.
    허.. 참..
    짜증이나 내는 사람이 일하는 방식이 오죽하겠어요.
    하여간에 저는 제 체증을 풀었으니 제 일이나 집중해서 열심히 살아야지요.
    못난 넘한테 당한거 갚는 생각은 그만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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