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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분을 찾고 싶어요.
어떻게 찾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저희 애가 이제 중1이어요.
그런데 애가 태어났을 때 제가 직장을 다녔기 때문에 100일 무렵부터 두돌 때 까지
이웃에 계시던 분께 맡기고 다녔어요.
월 얼마 드리고요.
지금 생각하면 굉장히 적은 액수였어요.
정말 저희 애를 둘째 키우듯 키워주셨어요.
저희가 이사가는 바람에 헤어지게 되었는데
그 분이 밤새 얼마나 우셨는지 눈이 퉁퉁 부으셨죠.
처음에는 돈때문에 아기를 본다고 했는데
다시는 하지 않으실 거라고 했어요.
저도 맘이 아팠답니다.
그러고는 제가 연락을 못드렸어요.
감사한 맘이 없었던 것은 아닌데 바쁘니까 잊고 산거죠.
전화도 한 통 없이....난 무심한 여자.
그러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
바빴던 세월은 지나고, 그동안 외국에 나갔다가 들어오고, 애는 다 커서 지 앞가림 얼추 혼자 해내고,
집에서 시간이 많아지니 그때 그 언니가 생각나는거에요.
다시 만나서 고맙다고 한 번 이야기하고 싶다............
형편이 그래서 2년마다 계속 이사를 했고
국제 이사도 두 번, 외국에서도 큰 집에서도 살다, 작은 집에서도 살다,
귀국해서도 평 수를 외국에서 살 던 집보다 팍 줄여 오다보니
왠만한 물건이 남아있질 않아 그 언니 연락처가 어딜 봐도 없는겁니다.
꼭 만나고 싶은데....
그 언니 댁에는 그 당시 유치원 다니던 외동딸이 있었어요.
그 딸내미 이름도, 언니 이름도 모르겠어요. 그래서야 어떻게 사람을 찾지요?
언니가 어떤 분이었냐면,
굉장히 부지런하셔서 항상 작은 집이지만 반들반들 했어요.
꾀죄죄한 아이를 아침에 대려다 주면 샤워부터 후딱 시키시고,
저녁에 한 번 더. 저녁에 데리러 가면 파우더가 뽀송한 아기가 저를 반기죠.
그러다 제가 주말에 데리고 있으면 바로 꾀죄죄...
월요일 날 아침, 언니는 측은한 표정으로 아기를 맞이했죠.
엄마랑 있으면서 고생했쟈???하는 표정으로 ㅎㅎㅎ
언니가 정작 자기 딸은 한 명인데도 아기를 얼마나 반짝 업고 다니시는지 몰라요.
제가 업으면 열걸음도 못가서 포대기가 다 흘러내렸는데...
성격이 굉장히 좋으셔서 그 동네 언니들이 그 집에 많이 모여 계셨어요.
저녁에 퇴근해서 아기를 데리러가면
그 동네 언니들이 대여섯명이 모여 삼겹살 구워 드실때도 많았죠.
아이들도 바글바글...저도 슬쩍 껴서 고기 얻어 먹고 오는 때도 있었어요.
항상 그 집에 아이들이 바글거리니 울 애기가 그 집에서 있는 것을 좋아했어요.
제가 데리러 가면 어떨때는 울기도 했다는...
말 못하는 아기가 "엄마, 여기서 더 놀고 싶어..."하며 울었어요.
언니가 애 돌 때는 발모양 찍어서 액자 해주는 것을 해주셨어요.
그건 아직도 보관하고 있어요.
거기 액자 뒤에 언니 성함이라도 적어놨으면 경찰서에라도 가서 찾아보는건데...
제가 돈아낀다고 애 옷을 항상 큰 것을 사줬어요.
특히 겨울 코트류.
애를 안으면 애가 옷보다 너무 작아서 아래로 쏙 빠지는 거에요.
언니가 웃으시며 잠바를 하나 사주셨어요.ㅠㅠ
그 잠바, 애가 세살 넘어까지 마르고 닳도록 잘 입혔어요.
언니가 다시는 애 맡아서 보지 않는다고 운 얼굴이 기억나요.
키는 좀 작으시고 약간 통통한 체격이셨어요.
언니도 가끔 울 아들 생각을 하시지 않을까요?
아..........전 왜 이렇게 늦게사 고마운 분이 보고 싶을까요?
어떻게 이 분 찾을 방법은 없을까요?
1999년 5월 경 아이를 맡기기 시작해서 2000년 경 헤어졌구요,
경기도 고양 화정 18단지에 살았었어요.
언니네 집은 1816동이었구요. 층수, 호수는 기억이 나지 않아요.
82에서 별걸 다 찾아주시던데...
혹시 이 언니 아시는 분 계실까요?
아님 어떻게 이 언니를 찾을 수 있는지 알려주실 분 계실까요?
1. .
'11.6.17 12:24 PM (121.127.xxx.91)아~~~
아름다운 한편의 동화같은 이야기네요.2. 괜시리
'11.6.17 12:27 PM (218.157.xxx.22)눈물이 핑 도네요.
내 아이 아닌 아이를 저리 지극정성으로 보는분이 계셨구나...싶은게.
글쎄 어디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지만 동사무소에 전출입 알아보면 안될까요?3. ...
'11.6.17 12:28 PM (221.155.xxx.88)세상에 그런 고마운 사람들이 있긴 있군요.
고양 화정 18단지 1816동에 가서 쭉 살고 계신 주민들을 수소문한 뒤 그 분에 대해 물어보시는게 가장 가능성 높은 방법 아닐까요?
그거 아니면 방송국에 문의하시는 방법 밖에 없어요 ^^;;4. 괜시리
'11.6.17 12:29 PM (218.157.xxx.22)아...층수 호수가 기억이 안나시구나..그런 전출입 알아보는것도 안되겠네요.
5. 근데
'11.6.17 12:29 PM (112.168.xxx.63)언니 이름도 기억이 안나신다니...
6. 그 분이 참..
'11.6.17 12:39 PM (116.121.xxx.196)마음이 따뜻한 분이시군요... 님도 그렇고...
우선 옛날 사시던 곳에 가셔서 그때 살고 계시던 분을 찿아보면 어떨까요
그 집에서 항상 사람이 많이 모였다하니.. 계속 살고 있는 사람을 찾아 보아요..
무엇보다 님이 그 분을 이리 찾고 있는 줄 안다면 그 분도 기뻐할꺼예요..
님 애기도 보고싶어할 테구요.. 나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좋아요 ㅎㅎ7. 개복숭아
'11.6.17 12:59 PM (175.208.xxx.124)사랑을 실고에 일반인은 못나가요? 아직 그 프로 있다면 좋은 소재고
많은 사람들 감동줄 수 있을것 같네요.ㅋㅋ8. 원글이
'11.6.17 4:52 PM (110.15.xxx.48)제가 유명인이 못되서 프로그램에는 나갈수도 없고,...
뭐,, 그 동네의 그 통로 앞에서 피켓을 걸고 서 있어 볼까요???
그쵸, 암만해도 방법이 없죠??ㅠㅠ
글게 좀 연락도 하고 그랬었어야 하는데...바쁜 인생사만 탓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