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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집 도우미아주머니 이야기..(약간 재미있는 이야기도...)

@ 조회수 : 6,802
작성일 : 2011-06-09 20:33:49
저희집에 오시는 아주머니 이야기를 좀 해볼게요.
이곳에서 사람 구하기 너무너무 어려웠는데
정말 운좋게 아는분께서 소개해주셔서 만나게 되었는데 첨엔 체구도 크시고 목소리도 크셔서
조금 긴장했답니다. 막 환갑 지나신 분인지라 조금 어렵기도 하고..
근데 이야기를 나눠보니 마음씨가 무척 좋으시더라구요. 일도 살림 못하는 저로썬 마법 부리듯 매일 온갖 살림을
척척 해 내시고 농사지으신 야채며,과일,직접 담근 장류까지 막 퍼다 주시고..
출산 후 친정 사정상 집에서 혼자 조리하는데 아주머니가 산후조리까지 도와주셨네요.
알고보니 인심좋기로 동네에 소문이 난 분이셨어요. 심지어 저희집 도배하러 온 어르신도 저희 아주머니를 알고 계신다며 칭찬을...
저도 큰엄마처럼 따르게 되었네요. 명절이나 여행 다녀올 때,어버이 날 등 꼭 챙겨드리려 하고
어젠 저희 아기가 유아세례를 받았는데 가족과 함께 아주머니도 참석해주셨어요. 무척 감사하게도..
제겐 과분한 분인 것 같기도 해요..


얼마전에 아주머니가 해 주신 이야기인데

저희집 오시기 전에 근처 모텔에서 일하셨거든요.
어느날 외국인 관광객(아빠+엄마+갓난아기1+3~4살 가량 아이)이 묵고 있는 방을 청소하러 올라가셨는데
배낭여행객들인지라 짐도 무척 많고 출입구쪽에 거대한 비닐봉지가 있어서
뭔가...하고 열어보니 밀린 빨래가 잔뜩 있었나봐요,
여기가 시골인지라 빨래방같은게 따로 없거든요..
그래서 아주머니께서 그 빨래를 전부 깨끗이 삶아 빨아서 세탁소 옷걸이에 하나씩 걸은 담에
방 한쪽 천장 홈에 죽 걸어놓으셨대요.
그런데 다음날,
모텔 사장님께서 &&아줌마!!!빨리 외국인방으로 가봐요!!하고 다급하게 부르시길래
아주머니는 뭐 잘못한게 있나 놀라서 얼른 달려갔더니
어제 빨아놓은 빨래는 싹 거둬져있고 옷걸이마다 천원짜리 지폐가 하나씩 붙어있더래요.
옷걸이가 전부 33개였는데, 총 3만 3천원인 셈이죠.ㅎㅎ
외국인부부가 쪽지에 한글로 어설프게
"고맙습니다"라고 써 있었다고..

아주머니는 그날 그돈으로 같이 일하시는분들하고 간식파티를 하셨다더라구요.

이상한 도우미아주머니들도 몇 번 겪은지라,
사람을 잘 믿지는 못하지만 저희 아주머니같은분도 계세요...^^ 어쩌다보니 자랑이...ㅎㅎ;;
IP : 110.44.xxx.163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6.9 8:36 PM (175.113.xxx.210)

    와우...대박~

  • 2. ..
    '11.6.9 8:37 PM (175.113.xxx.210)

    정말 좋으시겠어요.
    부럽네요.
    그렇게 인심 좋으신 어르신 보기가 요즘 힘들더라구요.
    원글님이 복이 많아신가봐요.
    잘 해드리세요.^^

  • 3.
    '11.6.9 8:38 PM (211.110.xxx.100)

    너무 좋은 아주머니세요~
    원글님도 좋은 분이시구요. ^^
    오래오래 좋은 관계 유지하세요~

  • 4. 그러게요~
    '11.6.9 8:43 PM (175.120.xxx.162)

    가슴으로 하는 일에 바라지는 않았지만 댓가도 주어졌네요,,
    아까 도우미아줌마얘기에 다들,,,
    전 일을 하는터라 죽기살기로 집안일에 스트레스 덜 받으려면 일주일에 한 번이라두 쓸까했거든요,,
    근데 댓글이 다들 그래서,,
    좋은신분들 많죠~~

  • 5. 휴우~
    '11.6.10 12:05 AM (61.109.xxx.163)

    저도 아래 도우미 글에 저희 도우미 아주머니 얘기 썼는데요...
    정말 좋으신 분들도 많은 것 같아요... ^^

    좋은 분 오시면 신세계가 열립니다. 정말 한 번 왔다 가시면
    집이 반짝반짝.... 내 몸 안 힘들고 집이 깨끗해지면 기분이 날아갈것같아요...

  • 6. 저도 이 글보니
    '11.6.10 2:51 PM (112.162.xxx.191)

    저희 아줌마가 생각나네요..
    저도 맞벌이로 벌써 8년째 저희 집에 오세요..일주일에 한번..
    그러다 보니 일도 많고 시간도 많이 걸리지요. 그래도 아쉬운 표정없이 남자아이 둘 키우면서 맞벌이 한다고 항상 힘들다..고생많다고 하세요.
    처음에는 속옷도 제가 다 빨고 했는데 그러지 말라고 자기가 다 삶아서 빤다고 하시고
    그냥 편하게 언니,이모처럼 생각하라고 하시고 지금은 좋은데 취직을 하셔서 도우미 일 안하시는데도 저희집은 일주일에 한번 꼭 해주세요..그 대신 요일 정하지 않고 쉬는날 오셔서 해주세요.
    이제 애들도 얼마나 아줌마를 따르는지..신랑도 고맙게 생각하구요..
    진짜 잘 해드리고 싶은데..같이 나눠 먹고 하고 싶어도 잘 안가져 가실려고 하고 그래요..
    얻어먹기 미안타 하시면서..저는 우리 아줌마 없음 못 살아요..
    나중에 정말 그만두신다고 하면 퇴직금이라도 드려야 될 만큼 좋은 사람 만났어요..

  • 7. Genie
    '11.6.10 3:03 PM (112.173.xxx.55)

    지역이 어디신가용?
    저도 아주머니 도움 너무 절실하답니다~

    혹 괜찮으시면 살짝 귀띔해주실래용?
    ^^*

  • 8. 긴장
    '11.6.10 4:15 PM (119.193.xxx.245)

    마지막 내용 있기 전까지 막 긴장했어요.
    그 사람이 고소한다는 거였나? 문제의 봉투인가? 막 이럼서... ㅎㅎ

    훈훈한 이야기는 언제나 참 좋네요^^

  • 9. 가스밸브
    '11.6.10 4:16 PM (59.10.xxx.164)

    예전에 도와주시던 분은
    저희집에서 받은 돈으로는 오로지 봉사활동을 하셨다는^^
    시작하실땐 아이들 학원비 버실려고 하시다가 바깥어른 사업이 번창하시고는
    불쌍한 나를 도와주시고 우리집서 받은 돈으로 봉사 활동 다니셨지요
    가끔 생각나면 존경스럽네요^^

  • 10. ggg
    '11.6.10 4:18 PM (59.7.xxx.177)

    13년전 회사에서 보내준 14박15일 유럽베낭여행시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민박을하는데,
    한적한 교외에 있는 숙소에 짐(베낭)을 두고 시내 나갔다가 막차타고 돌아와 보니
    숙소 주인(현지인)이 베낭에서 빨래거리를 꺼내서 세탁을 해놓았었습니다.
    참 고맙게 생각하고 빨래널어논 베란다를 보니
    한 동료가 새로 사입고 온 청바지에서 파란물이 빠져서 하얀 속옷들이 예외없이 푸르딩딩.....
    그래도 성의가 고마워서 팁을 후하게 주고 나왔답니다.

    열한달 일해서 한달간 몰디브로 여행간다던 이리나 아줌마는 잘 지내고 있는지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 11. @
    '11.6.10 4:25 PM (115.139.xxx.35)

    저도 저 산후조리할때 오신 도우미분이 너무 좋았거든요(산후도우미아니고 일반도우미분)
    말씀안드려도 손걸레질 다 해주시고..반찬도 뚝딱뚝딱 잘해주시고..
    그렇 3주정도 계시다가 마지막날은 부탁도 안드렸는데 냉장고재료 다 털어서 반찬몽땅 해주시고 가셨는데..
    너무 고마우신분이라 아는사람에게 소개시켜드렸는데..
    그집에 가서는 좀 박하게 구셨더라구요...비용도 더 달라하셨다하고..시간도 잘 안지키셨다하고..

    사람쓰는것도 다 인연인것 같아요..
    아무리 좋은사람도 나랑 안맞으면 나쁜사람이 되고...
    이사와서 다른 도우미분 구했는데...
    인연맞는 사람 구하기 너무 힘들더라구요 ㅜㅜ

  • 12. 장터에
    '11.6.10 5:10 PM (121.172.xxx.131)

    가끔 도우미 구한다는 글 올라오는것 봤어요.
    여기 82에도 도우미 하시는분 꽤 있는걸로 알아요.
    댓글에 구하신다는 분이 계셔서 알려드려요. 한번 올려보세요. ^^*

  • 13. ^^
    '11.6.10 6:55 PM (123.109.xxx.56)

    정말 좋으신 분이네요~^^
    저도 지금 출산 앞두고 산후도우미 알아보고 있는데
    혹시 괜찮으심 댓글로 살짝 정보 좀 주심 안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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