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예전부터 봄비를 좋아했거든요.
봄비가 내린 뒤 더 깨끗한 연두빛으로 돋아난 새싹이며 나뭇잎을 보는 것도 좋았고
봄비가 내린 뒤 한결 맑아진 봄하늘을 보는 것도 좋았고
봄비 내리는 날에 우산 쓰고 빗소리 들으며 공원을 걷거나
집에서 창 열고 비 내리는 풍경을 보는 것도 좋아했는데...
유치한 소녀 취향이라고 해도
전 정말 봄비가 토독토독 떨어지는 소리를 사랑했는데...
아직 이 곳에 비는 내리지 않고 있지만
이젠 그 봄비가 기다려지지 않네요.
......
비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며 삶의 짐을 잠깐 내려놓을 여유조차
이젠 허락되지 않네요.
내 아이가 살아갈 날들이
내가 살아온 날들보다 더 척박하지 않기만을 기도할 뿐입니다.
저는 종교를 믿지는 않지만
어떤 거대한 존재를 향해 빌어 봅니다.
봄비를 사랑하던 소녀의 마음에서
약한 새끼를 품은 어미의 마음이 되어 빌어 봅니다.
내 아이와 ,
내 아이와 함께 살아갈 다른 모든 아이들을
부디 그 죄없는 아이들을
어른들의 잘못 때문에 힘들게 하지 말아 달라고....
이 아이들도 비 내리는 풍경이 아름답다고 생각할 수 있는 삶을 살게 해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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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내리는 밤, 음악 들으며 커피 한 잔 마시던 여유는 어디로 가고...
ㅠㅠ 조회수 : 329
작성일 : 2011-04-06 23:46:36
IP : 218.233.xxx.6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저두요
'11.4.6 11:49 PM (222.235.xxx.144)비 좋아하고
비 오면 늘 부침개 부쳐먹었던 1人이였는데 ...
내 낭만 돌려줘 ㅠㅜ2. 초록
'11.4.7 12:15 AM (211.44.xxx.91)하늘보고 같이 울고 싶은 심정이 문득 듭니다.
아침에 편백에 꽃이 핀것을 보았어요 아주 작은 살구색 꽃인데 너무 이쁘다고 쳐다보며서
맘 한 쪽이 아린것이...이대로 보고 즐기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아쉬웠어요
아니 아쉬움 보다 큰 ,,,3. 빗소리
'11.4.7 6:41 AM (121.138.xxx.106)창을 두드리는 빗소리 참 좋아해요.
봄비오는 날도 좋고 , 주룩주룩 시원하게 내리는 소나기도 좋아하구요. 한동안 비가 안 오면 언제 오나 기다리게 되고... 그런데 이게 왠 날벼락인지 정말 이게 현실인지 멍 해요.
오늘 아침엔 소풍가는 아이가 일어나자마자 창문열어 날씨확인 하듯 창문부터 열어보게 되네요.
아직 비가 내리기 시작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곧 주룩주룩 내릴 하늘이지만요.
정말 앞으로의 우리들의 삶, 아이들의 삶 마음이 너무 무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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