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낳기 전에는 사회 문제에 둔감했었던 저였어요
옆에 누가 사는지도 관심없는 속좁은 그런 여자였는데
아이를 낳고 쌍둥이를 낳고 키우면서
정말 많이 달라지네요
쌍둥이라 어디 맡길데도 없어
늘 제가 데리고 다녔어요
5살때 동네 산책하는데 휠체어 탄 아저씨를
가끔 만나면 인사하는 정도였는데
결혼 앞두고 교통사고 나서 다리를 못쓰신다고
약혼자는 떠나 보내고 지금은 부모님이랑
살고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는 분이였는데
어느날 휠체어에 소변줄이 끼어서
휠체어를 못 움직이시더라구요
그래서 도움을 드리려고 했는데
완전 바퀴에 끼어버려 가위가 필요했어요
그래서 애들을 아저씨랑 있으라고 하고
제가 가위를 집에 가서 가져오는 동안
5살짜리 아이들이 바퀴에 낀 소변줄을
풀려고 애쓰고 있더라구요
엄마로서 보는 순간 코끝이 찡 했던 적이 있었어요
어제는 아이들과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는데
정류장 있는 곳이 약간 오르막길이였어요
리어카에 폐지를 싣고 한 할아버지가 올라 올려고
애쓰는데 지켜보는 사람은 많았어요
남자 어른들도 있고
하지만 아무도 안 도와 드리기에 제가 얼른 (아이들 볼것을 염두하고ㅎㅎ)
할아버지 리어카를 밀어 드리고 왔어요
그리고 애들 한테는 아무말도 안하고 집에 돌아왔고
저는 그 일을 잊어버렸는데
어제 저녁에 애들 목욕 시키고
제가 목욕하고 있는데 큰 녀석이 아빠 한테 낮에 있었던 일을
말하는거에요
엄마가 어떤 할아버지 밀어줬다고...아빠가 뭘 밀어줬다고?
할아버지 종이 가져가시는데 아무도 안 도와줘서 엄마가 밀어줬다고....
아빠 대충 알아듣고 그러니까 우리 엄마 진짜 좋은 엄마지?라며
부자간의 대화가 들리는데 저 목욕탕에서 혼자 웃었네요
이런 맛으로 아이들 힘들게 키우는거 보상 받는 것가요?
아이들이 있어 좀 챙피하지만 용기내게 되고
누가 뭐라 그러지 않을까 싶은 일도 서슴없이 하게 되네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내 자식들 한테는
좋은 엄마 훌륭한 엄마였다고 기억되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그런가 봐요
아이들 내가 키우는게 아니라
아이들이 부모를 키우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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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엄마를 달라지게 하네요^^
부모되기 조회수 : 519
작성일 : 2011-03-09 09:46:16
IP : 175.119.xxx.161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11.3.9 11:09 AM (121.128.xxx.158)아이가 원글님 에게 그렇게 보고 배웠기 때문에 아이들도 그렇게 이쁜짓 하는거에요.
하긴 저도 5살 아들아이 키우고 있는데 일부러 동네 어른들 뵈면 인사하고 도와드릴려고 노력을 해요.
그러면 아이도 같이 도와주려고 하더군요.
엄마는 아이덕에 생각이 자라고, 아이는 엄마를 보고 성장을 하네요.2. 아웅
'11.3.9 11:16 AM (57.73.xxx.180)원글님 이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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