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친정 어머니는 천주교인이신데도 불구하고 크리스마스 트리는 커녕
크리스마스에 저한테 선물 한 번 주신적이 없었어요.
친정살림이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죠.
심지어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는 있다'고 얘기하는 저한테 '그런건 다 거짓말이다' 라고 말씀하시기까지..
그래서 매년 크리스마스 아침마다 휑한 머리맡을 보며 어린 마음에도 얼마나 상처가 컸었는지 몰라요. ㅠ.ㅠ
'나는 나중에 결혼하면 크리스마스에 트리를 예쁘게 장식해놓고
내 아이한테도 꼭 크리스마스 선물을 줄거야.' 라고 다짐했었죠.
그러던 어린애가 자라서 결혼을 하고, 드디어 처음 맞는 크리스마스!!
11월부터 마음이 들떠서 이제나 저제나 하다가 드디어 어제~~
집근처 크리스마스용품 도매점에 가서 트리와 오너먼트, 조명을 사와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었답니다.
![](http://pds7.egloos.com/pds/200712/10/48/d0023448_475cc2c0ac158.jpg)
90cm 짜리 트리는 15000원이었어요.
싼건지 비싼건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도매점에서 산거니까 마트보다는 싸려니.. 생각합니다.
잘 끊어지는 비닐끈으로 만들어진게 아니라서 좋았어요. ^^ 가지도 촘촘하구요.
오너먼트는 보라색, 분홍색, 은색으로만 샀어요.
아기자기한 맛은 없지만 저는 이렇게 색깔이 비슷비슷한 오너먼트가 모여있는게 이뻐보이더라구요. ^^
![](http://pds6.egloos.com/pds/200712/10/48/d0023448_475cc329da8e9.jpg)
처음엔 무더기로 쌓여있는 장식물들 앞에서 뭘 어떻게 골라야 할지 모르겠더라구요..
이것도 이뻐보이고, 저것도 필요해보이고..
하지만 첨부터 한꺼번에 왕창 사기보다는 매년 조금씩 장식을 모으자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딱 필요한 것으로만 골라왔어요. ^^
구슬은 크기별로 한세트씩만 사고 (작은건 8개들이, 큰건 6개들이 였어요)
꽃 한가지 (한 가지에 7~8 송이가 붙어있어요)
메리 크리스마스 글씨랑 은색 종, 전구(120구짜리) 해서
장식품은 모두 17000원 줬네요. (꽃이 비쌌어요. 7000원)
이렇게해서 생전 처음 만든 나만의 트리가 완성되었어요. 감격~ ㅠ.ㅠ
어제는 어찌나 행복하고 뿌듯했던지...
이제는 선물 줄 아이만 있으면 되겠네요.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