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초판의 동아 국어사전
'식겁'이란 낱말은 위 두 사전에는 없습니다.
나는 나이가 많아 약간의 친구가 있고 그 중 몇몇 경북 친구가 쓰는 '식겁'이란 낱말을 가끔씩 들어서 저 '식겁'이 경북 방언이란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오래 전부터.
어쨋든 결론은 식겁을 버리고 질겁을 써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왜냐면 이게 우리나라가 오랜 동안 지켜온 원칙이니까요. 이게 흔들리면 나라에 질서가 없어집니다. 말로, 대화는 식겁을 쓰더라도 글로, 문장 중에는 반드시 우리가 스스로 정한 표준 맞춤법을 써야한다는 주장입니다
식겁食怯. 이 방언은 인터넷 세상이 되어서 나타난 낱말입니다. 원래 우리 사전에는 없는 말이었습니다.
어찌됐던 한 국가의 어문 정책이 표준을 따르지 않으면 문제가 많아집니다.
레바논
저 나라도 근현대 들어 내전으로 많은 슬픔을 간직한 나라라고 알고 있는데...... .
칼릴 지브란의 사원의 문 앞에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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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의 문 앞에 서서 지나가는 이들에게
사랑의 신비와 미덕에 대하여 묻던 것은 불과 어제의 일이었네 .
중년의 한 남자가 지나가며 지치고 찌푸린 얼굴로 말하였네 .
“ 사랑이란
우리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타고난 섬약함이라오 .”
그때 힘이 세고 건장한 체격의 한 젊은이가 노래하면서 걸어왔네 .
“ 사랑이란
우리의 삶에 늘 따라다니며 현재의 시간을 과거와 미래에 동여매는
하나의 결단이지요 .”
그러자 슬픈 표정의 여인이 지나가며 한숨지으며 말하였네 .
“ 사랑이란
지옥의 구렁으로부터 온 어둠과 두려움의 독사들이 토해내는
무서운 독액과 같지요 .
그것이 방울져서 목마른 영혼 위에 떨어지면 그 영혼은 거기서 잠시 취하게 되고
일 년 동안 깨었다가 영영 죽게 되는 것이지요 .”
그러나 젊은 아가씨가 장미빛 입술에 미소를 머금고 말하였네 .
“ 보세요 , 사랑이란
새벽의 신부들이 용사들을 위해 떠올리는 감미로운 음료수랍니다 .
그들은 일어나 별빛 아래 찬미하며 햇빛 아래 즐거워한답니다 .”
잠시 후에 , 거무칙칙한 옷을 걸치고 가슴팍에는 털이 듬성듬성한 남자가 와서
엄숙하게 말하였네 .
“ 사랑이란
젊음의 새벽에 찾아왔다가 저녁 무렵에 가버리는 일종의 어리석음이지요 .”
그를 뒤따라 온 빛나고 평온한 표정의 한 사람이 기쁜 어조로 조용히 말하였네 .
“ 사랑이란
우리의 눈과 우리 마음 속의 눈을 밝혀주는 하늘의 지혜랍니다 .
그래서 우리는 신처럼 세상의 어떤 것도 볼 수 있는 거예요 .”
그때 낡은 지팡이로 땅을 더듬으며 어느 눈 먼 사람이 지나갔는데
그의 음성에는 어떤 울부짖음 같은 것이 깃들어 있었네 .
“ 사랑이란
영혼을 완전히 덮어버리는 짙은 안개이며 삶의 모습을 가리우는 베일입니다 .
그래서 그 영혼은 욕망의 그림자밖에는 아무 것도 볼 수가 없어
가파른 돌언덕에서 길을 잃고
황폐한 골짜기에서 외치는 소리의 메아리밖에 듣지 못하는 겁니다 .”
그때 수금을 켜면서 노래하는 한 젊은이가 지나갔다네 .
“ 사랑이란
섬세한 내면의 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반짝여 그 모든 것을 비추어주는 천국의 빛이지요 .
그 빛은 세상을 푸른 풀밭 속의 행렬처럼 삶을 깨어 있는 동안의 아름다운 꽃처럼 보여줄 거예요 .”
그 젊은이 뒤로 발을 질질 끌며 오던 한 노인이 떨면서 말하였네 .
“ 사랑이란
조용한 묘지 속에서 슬픈 육신이 쉬게 되는 것이지 .
내세의 보루를 지키며 영혼의 안식을 얻는 것이야 .”
마지막으로
다섯 살밖에 먹지 않은 한 아이가 왔는데 아이는 뛰어다니며 외쳤네 .
“ 사랑은 나의 아버지 , 사랑은 나의 어머니 .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 말고는
아무도 사랑을 알 수가 없어요 .”